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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면 처음 읽게 되는 문장이 '지혜롭게 나이 들기 위한 지적 여정'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나이듦이란 후회, 걱정, 인색, 빈곤을 뜻할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들에게 나이듦이란 자발적인 봉사, 깊은 이해, 조언, 제공하기, 재발견, 용서, 그리고 점점 잦아지는 건망증일지도 모른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 나이듦이란 은퇴와 증여, 그리고 당연히 과거의 저축 및 소비와도 연관이 있다 ---p8
많이 들어온 말이며 익히 알고 있던 사실인데도 마음 한 쪽이 물컹한 무엇에 걸린다. 올해 예순이 되는 나는 여태 깊이 생각하지 않던 노년이라는 문제에 약간 민감해진다. 피부가 탄력을 잃고 얼굴이 변형되고 혈압이 약간 높아지면서 건강에 적신호가 걸리고 일을 무리하게 하면 밤에 몸이 힘들다는 것을 느낀다. 그뿐만이 아니라 마음가짐도 달라지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일전에 붕어빵을 사는데 7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빤히 쳐다보더니 "늙었는데?"라고 말하며 나를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었다. "할머니니까 늙었지."라고 말하는데 심장이 쿵, 하는 소리를 냈다." 머리가 하얗네?" 아이는 또 묻는 듯 혼잣말인 듯했다. "염색을 안 해서 그래." 그랬더니 "그런데 왜 머리가 그렇게 길어요?" 하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보았다.
그거였구나. 나는 내가 아직도 예순이면 청춘은 아니라도 늙었다는 생각은 안 하고 산다. 처녀 때부터 긴 생머리를 고수하고 살았고 몇 번 짧은 머리를 한 적은 있어도 거의 긴 생머리카락으로 살았다. 그러니 그 어린아이의 눈에는 머리카락이 하얀 할머니가 긴 생머리를 풀고 서 있으니 이상하게 보였던 것이다. 그 아이 할머니 나이가 어쩌면 내 또래와 비슷할 것이며 짧은 머리에 염색을 했을 것이고, 더 나이가 위 연배이면 짧은 퍼머 머리에 흰머리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 내가 이상하게 보였을 게다.
그날 나는 집에 돌아와서도 그 아이의 갸웃거리는 얼굴이 자꾸 생각났다. 우리 아들이 결혼을 했으면 벌써 저 만한 손자가 있을 테지. 그러나, 나는 아직도 전혀 할머니라는 생각을 안 하고 살았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마침 이 책이 도착했고 이튿날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다 읽었다.
지혜롭게 나이든다는 것은 이런 외모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것은 별것 아니다. 그러나 곱씹게 된다. 나는 과연 잘 늙어가고 있는 것일까? 현명하고 우아한 인생 후반을 위한 책이라고 주문해서 읽고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열심히 살았다. 아니, 그 말로는 부족하다. 아주 치열하게 살았다. 그래도 늘 후회도 남고 아쉬움도 남는다. 비단 나이 들어서가 아니고 젊었을 적에도 그랬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지나고 나면 늘 부족했다고 느끼는.
책의 1장은 나이듦과 우정, 2장은 나이 들어가는 몸, 3장은 지난날을 돌아봄, 4장은 통제권과 상속 돌봄, 5장은 은퇴시기, 6장은 중년 이후의 사랑, 7장은 노년의 빈곤과 불평등, 8장은 나눔의 역설과 해결책에 대해서 나누어져 있다. 지금의 현실은 100세 시대라 노인들도 장수하는 때이니 노인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그러니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나는 아직 노인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늙은 노인이 아니어도 은퇴를 하고 건강이 약해지면서 경제권이 약해지면 사정은 달라진다. 또 친구나 배우자와 이별과 사별을 하게 되고 자녀가 떠나가면 빈 둥지에서 홀로 남게 되는 것은 준비해야 한다.
마음은 정정하다고 여기는데 몸은 점점 나빠지고 기억도 가물거리게 되고 친구나 배우자도 떠나게 되면 상실감으로 인생 후반기의 삶이 어두워진다. 그런 상황에서도 몇 십 년을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슬픈 노후가 된다. 알면서도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자녀들 키우고 뒷바라지하느라 경제적으로 자립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경제력이 되는 사람이라고 해도 외로움과 허탈함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나이 들수록 친구가 있어야 하고 할 일이 있어야 하고 건강관리를 해야 스스로를 지켜 노후를 잘 지낼 수 있다. 그런 현실을 인식하면서도 그냥 어쩌다 보니 노인이 되어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조목조목 분류를 나누어 설명한다. 나이가 쉰이든, 예순 또 일흔 여든이든지 언제나 나이 들어가며 느끼는 불안은 크게 다르지 않다. 스스로 자신을 다스리고 준비하며 활발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어느 타인이 해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차근차근 해나가야 하는 일이다.
470 페이지의 적지 않은 쪽수에 마사 누스바움과 솔 레브모어 두 석학은 철학, 문학, 경제학, 법학을 넘나들며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마치 나는 혼자가 아니고 당신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들어주고 문제를 같이 의논하자는 듯이 하나씩 대화를 풀어간다.
나와 당신들이 모두 겪었을 것이고 가야 하는 길을 걱정 보따리를 짊어지고 무작정 갈 것인가? 영양가 있는 조언을 건네는 이 책을 친구 삼아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정리해가며 준비하는 시간이다. 흥미나 재미가 아니라 꼭 한 번쯤은 읽고 두 번쯤은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 시간을 가지게 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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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사 누스바움 아니었으면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 같은 책이이랄까 제목도 그렇고 내용도 지금의 나에겐 별로 와닿는 게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현명하고 우아한 인생 후반을 위한 대화니까요 인생 후반은 아직 좀 멀죠
* 솔 레브모어의 글은 대충 읽었다 마사 누스바움과 지적 대화를 나눌만큼의 수준이 아닌 것 같은데 왜 나란히 앉아있는거죠
* 일반적으로 자아성찰은 가치 있는 일이며 완전한 사람이 되는 과정의 일부다. 우리가 과거에 했던 행동들을 솔직히 인정하고 이해하려고 애쓰는 일은 현재에 우리가 완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그래서 정신분석은 언제나 과거를 돌아보지만 정신분석 자체는 회고적인 과정이 아니다. 우리에게 남은 삶이 얼마나 긴가를 떠나서 정신분석은 '앞으로 나아가는 삶'이라는 과제와 긴밀하게 관련된다. 정직하게 과거를 돌아보는 작업에는 자연히 회고적 감정이 수반되며, 이런 회고적 감정들 가운데는 유쾌하지 않은 것도 있다. 우리 모두의 삶에는 슬픔과 잘못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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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 리뷰입니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나이든 삶을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철학자와 경제 전문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으로 실제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용한 책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 마사 누스바움, 솔 레브모어 작가님의 <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 > 에 대한 리뷰입니다. 세월이 간다고 다 지혜롭게 나이드는 건 아니죠 이 책은 우리가 교양있게 나이들기 위한 해법들을 많이 제시하고 있어서 흥미롭게 잘 읽었어요. 재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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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선물 겸 나를 위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서 골라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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