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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한 것을 접하고도 어째서 그 맛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하는 말을 특별히 남기지 않았을까.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조차 자신하지 못했던 그 시절에 먼 바다를 탐허하러 항해를 떠난 용기를 가졌으면서도 왜 그랬는지 정말 이상하다. - 본문 중에서 (p.96)
참 한권의 토마토같은 책을 만났다. 이게 무슨 소리냐면, 겉과 속이 한결같이 똑같다. 표지도 카레를 생각나게 하는 카레빛깔의 노랑이더니 내용 역시 한결같이 카레를 이야기한다. 심지어는 장을 넘기면서 이번엔 다른 이야기도 좀 하겠지? 기대를 가졌다가 번번히 나오지않아 실망감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도 끝까지 읽은 까닭은, 우리의 삶이 어쩌면 카레와 참 닮았다 싶어서였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무엇을 가장 우선으로 두는가 이다. (p.43) 이 심오한 멘트는 다른 그 어떤 이야기가 아닌 카레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채소 다듬기부터 볶기, 향신료 섞기 등을 차례로 설명하는 사이 저자는 이런 말을 사용하는데, 난 이 문장이 큰 폰트라도 되는 것처럼 선명하게 보이더라. 그래, 하물며 카레를 하나 만드는 데도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는지가 그토록 중요한 일인데 왜 우리는 삶을 살면서 그리하지 못할까?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작 가려내지 못할까? 나에게 별 의미없는 것들은 과감히 빼버리자. 의미있는 것들만 넣어도 나의 삶은 충분히 "풍미"있을테니. 생각해보라. 고기가 들어있지않아도, 심지어는 야채도 없이 노란 국물만 있어도 우린 그것을 카레라 부르지않는가?
저자는 카레에 대한 호기심하나로 인도에 가고 영국에 간다. 또 일본의 카레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후에서야 약간 달라진 어조로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카레와 일본의 근대사를 이야기한다. 사실 카레를 만드는 법과 근대사 이야기가 왔다갔다하는 터라 조금은 집중하기 어려운 면도 있었으나 워낙 치밀한 조사를 한 탓인지, 이해가 안되지는 않았다. 일본이 육식을 부활시킨 탓에 카레가 흥행하게 되었고, 그럼에도 일본이 카레와 덴뿌라, 미소 등에 차이를 두는 이유를 꼼꼼한 예를 통해 설명한 점은 흥미로웠다.
일본에서는 영향을 서로 주고받기보다는 근대화을 모조리 받아들여 자급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었다. 카레가루를 스스로 만들게 된 것도 그런 배경 때문은 아니었을까? (p. 196) 일본이 근대화문동을 하고,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우리나라에 여전히 "사과하지않은" 자행을 벌이는 등의 행동을 할 때 그 배경에 카레의 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화가 났다. 노랗고 알싸한 향이 나는 카레에 밥을 비벼먹고 우리나라 국민들의 눈에서 싸한 눈물을 뺐다고 생각하니 미우라 고로 (이름도 어찌 이렇게나 미운지) 이토 히로부미 등의 눈에 카레라도 퍼붙고 싶어졌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한국으로 인해 음식문화를 알게 되었으니, 한국에서 이 책이 발간됨이 기쁘다고 한국과 일본간의 얽힌 관계처럼 음식들도 얽혀있다는 말을 한다. 음식을 통해 더 많은 연대를 맺어가면 좋겠다고. 물론 역사적 책임을 카레에 대해 공부한 저자에게 물을 생각은 없다. 하지만 카레 등, 음식을 공부하고 음식관련 책을 쓴 사람도 알만큼 한국과 일본은 "얽혀있다". 그리고 그 얽힌 것을 풀려면 진정한 이해와 사과, 반성 등 "진짜"의 것들이 필요함은 분명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가장 우선으로 두는 것 아니었던가. 카레를 먹고 난 후, 입에 남는 텁텁함과 노란 색처럼 내 마음에 텁텁함이 남는 독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리뷰를 남기는 것은 오사카에서 사왔던, 누군가 오사카에 갈 적마다 부탁했던 고체카레의 알싸함보다, 더 "화끈"하게 풀리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물론 중요한 것은,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먼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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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호기심을 유발하는<카레라이스의 모험>이란 일본의 저널리스트이자 음식문화에 대한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는 모리에다 다카시의 책을 읽었다. 카레라고 하면 그에 얽힌 경험들과 추억과 취향에 관한 스토리가 몇가지씩 있을 것이다. 이 책 역시 이런 카레에 대한 이야기, 에세이로 시작하지만 특이한건 이 책의 일본인 저자는 카레에 대한 여러 의문들을 알아내고 싶어 여행을 떠나버린다. 향신료의 나라 인도를 가고 카레 가루가 탄생했다는 영국에도 가고 다시 일본에 와서는 공간적 여행에서 시간 여행으로 전환된다. 카레가 일본에 상륙하고 부터 근대를 지나 현재까지 일본에서의 카레역사를 살펴보는 아주 알찬 카레 여행을 가이드하는 내용들이다.
이런 신박한 전개는 역시 일본은 오타쿠의 나라답지만 그렇다고 마냥 괴짜가 쓴 카레 덕질은 아니었고 카레를 통해서 일본이란 나라의 변모, 근대 서양을 받아들인 과정, 이런 문제를 흔히 접하는 일상적인 음식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접근법들이 인문학적 연구결과이기도 했다. 카레의 어원은 타밀어에서 무언가에 끼얹어 먹는 소스를 의미하는 카리가 그런 종류의 요리를 대표하는 이름인 것처럼 포르투갈인에게 전해져 카릴이 되고 인도에 흥미나 관심을 가진 유럽 각국에 소개되면서 커리라는 음이 정착된 것으로 추측하는 설 외에도 여러가지 학설이 있다.
일본카레가 인도의 카레에서 유래한 것은 틀림없지만 인도카레를 볼수록 먹을수록 전혀 다른 음식이라는 생각이 점점 강해진다. 오래전 혈연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 먼 친척관계 같다는 느낌, 그래서 인도와 일본의 둘 사이를 이어준 영국에서 큰 변화가 일어난 것 같아 영국으로 가보기로 했다. 정형화된 카레 가루를 만들어 파는 식으로 카레를 상품화한 것은 영국이었다. 그리고 크로스 앤드 블랙웰사(나중에 네슬레에 흡수 된다)의 제품이 일본에 들어왔다. 인도를 식민지로 삼았던 영국의 초대 벵골 총독이 영국으로 들여왔고 나중에 빅토리아 여왕에게 헌상되었다.
인도에서는 카레를 만들 때 따로 카레 가루 같은 것을 쓰지 않는다. 향신료를 혼합한 페이스트를 그때 그때 만든다. 현대 영국에서 카레는 굳이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이 아니다. 영국으로 넘어온 인도인(프레디 머큐리도 그렇고)들이 많다보니 그들이 직접 운영하는 인도요리 레스토랑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사먹는다. 일본 초기의 카레에는 감자, 당근, 양파가 없었다. 아예 그 시절에는 일본에 그 채소들이 안 들어왔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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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라이스의 모험이라니. 카레라이스가 의인화된 것에 한 번, 그리고 카레라이스에 모험이랄 것이 있나 하고 두 번 놀랐다. 저자 모리에다 다카시가 말하길 일본의 가정에서 카레는 1주일에 1번 정도는 먹는다고 한다. 빈도에 있어서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많은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되는 점이 있었다면 카레는 신선하게(?) 바로 해먹는 다기 보다는 두고 두고 오래 먹는 음식이라는거. 왜 우리나라에도 엄마가 집을 오랫동안 비울 때 카레를 해두고 간다 하지 않는가(엄마에게 죄송한 일이죠. 내 밥은 내가 알아서...ㅎㅎㅎ). 그렇다 보니 카레라이스는 군침을 돌게하진 않는 것 같다. 아무래도 3분 카레보다는 일본경양식 집 카레가 맛있고, 인도 커리 집이 맛있는 것처럼. 그런데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카레라이스마저 너무나도 먹고 싶어진다. 잘 짜여진, 오감을 자극하면서 지식도 전달하는 맛집 프로그램 같은 느낌이다. 저자는 일본에서부터 카레라이스의 기원, 정의를 찾으러 인도로 떠난다. 그리고 인도에서 영국으로 떠난다. 영국인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 그리고 독자들이 왜 영국에 카레를 찾으러 갔나 싶겠지만, 일본의 카레 상품 스티커에는 이것이 영국에서 왔다고 버젓이 써있다고 한다. 그리고 인도의 커리보다는 영국의 카레가 일본의 초기 카레와 카레 발전에 다소 영향을 미친 듯 하다. 영감이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카레라이스에 대해 다양한 지식을 재밌게 알게되어 좋기도 했지만, 이렇게 하나의 음식에 대해 멋진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점과 그렇게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는 저자의 역량에 부러움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음식에는 역사와 문화, 생활 모든 것이 어우러져 있었고 따분하기보다는 오감이 만족스러웠다.
정말 맛있고 즐거운 책읽기, <카레라이스의 모험>과 함께하자! |
카레라이스의 모험
카레는 우리의 밥상에서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음식 중 하나다. 요즘은 특히나 즉석조리식품들이 발달해 카레같은 경우는 직접 해먹지 않아도 쉽게 전자렌지에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고 각종 다른 음식과 궁합도 좋아 빵이나 밥, 만두등 다양하게 카레를 이용해 조리된 식품들도 많다. 그런데 처음 우리가 먹는 카레가 카레에 종주국 인도와는 다른 음식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처음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상당히 놀라며 그럼 인도의 카레는 어떤 카레일지 정말 궁금해했었다. 사실 우리가 먹는 카레는 인도보다는 일본의 음식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카레라이스는 일본이 원조다. 특히 밀가루로 걸쭉하게 만든 밥과 비벼먹는 카레는 커리의 종주국 인도에는 없는 일본만의 음식이다. <카레라이스의 모험>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을 돌며 취재 활동을 하며 주로 음식에 관한 글을 많이 집필한 일본의 모리에타 다카시 저자의 책으로 카레란 무엇인가인지에 대한 것부터 카레는 어디에서 왔고 카레는 어덯게 변화해왔는지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있으며 1부는 카레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며 각양 각색의 카레들 중에서도 카레라는 말로 통할 수 있는 공통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며 '카레'에 대한 흥미를 돋운다. 2부는 커리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인도에 대해 다루면서 인도의 커리와 카레의 차이점에 대해 비교하면서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하는 인도의 커리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하는 인도의 커리를 설명하면서 카레의 대표적 향신료인 커민부터, 팬넬, 카르다몸, 클로브, 인도 월계수 잎, 양귀비 씨, 코리앤더등 다양한 향신료들에 대해 다루고 있어 흥미로웠다. 그리고 인도의 커리를 조리하는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학문적인 자료에서는 볼 수 없는 인도의 문화와 생활방식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3부는 우리가 흔히 카레를 요리해먹을 때 사용하는 카레 가루의 탄생지가 영국임을 소개하면서 영국에서 카레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3부가 제일 흥미로웠는데 카레와 전혀 상관없을 것 같고 보통 영국하면 '피쉬앤칩스'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사실 카레 가루를 처음만든 나라가 영국이었다는 사실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이 챕터에서는 영국인조차 영국에서 카레의 역사에 대해 조사하는 것을 놀랍게 생각하는 것을 보면서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카레를 좋아해서 관련 지식을 꽤 알고 있다하더라도 카레와 영국이 관련되어있다는 사실을 잘 몰랐기때문에 인도와 영국의 관련 역사뿐만아니라 카레와 관련된 문화역사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4부는 본격적으로 카레와 관련된 일본의 역사에 대해 소개하면서 일본의 최초의 카레는 개구리 카레였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일본 저자답게 일본의 역사와 관련된 카레 요리법이나 다양한 카레 요리법과 군대음식에서 국민음식으로 변화해온 과정을 설명하면서 일본의 카레 문화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5부는 카레에 관한 일본 근대사를 설명하면서 현재의 일본카레로 발전하게 된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다양한 문화인문학적 자료와 역사적 자료를 토대로 설명하여 신뢰성을 높였고 현재의 카레 요리가 20세기 초의 카레와는 어떻게 다르고 지금의 모습으로 변한 이유등에 대해 그리고 전쟁들을 거치면서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해 자세히 다룬다.
6부는 지금까지의 앞선 내용들을 바탕으로 카레에 관한 고찰에 대한 내용으로 저자의 경험과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인도와 영국, 동남아, 일본등 다양한 나라를 넘나들며 카레의 흔적에 대해 이야기한 것들을 정리하며 앞으로 일본의 카레가 다양한 지역에 따라 다양한 맛이 전개될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끝이 났다.
이 책을 통해 흔히 먹는 단순한 음식에서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음식이라는 것으로 인식이 바뀌었고 즐겨 먹는 카레에 대해 그동안 단순히 몇개의 조리법만을 알고 있었는데 다양한 조리법과 방식, 재료들과 향신료들의 종류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단순한 인스턴트 음식이 문화역사를 품고 있는 풍미있는 음식으로 이 책을 통해 탈바꿈하여 개인적으로 몰랐던 카레의 본 모습에 대해 알 수 있었기에 음식에 담긴 문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인도부터 영국 그리고 일본에 이르기까지 그 역사와 음식 문화에 대해 알 수 있어서 한 편의 역사책을 본 기분이었다. 이 책이 평소 카레를 좋아하는 분들께는 색다른 경험을 줄 것이기에 또 문화인류학 특히 음식문화와 관련된 이야기에 관심있으신 분들께는 카레가 전해주는 문화인류학적의미에 대해 알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다. 카레를 좋아하는 카레덕후라면 따뜻한 카레라이스 한끼와 함께 카레가 들려주는 역사와 문화의 여정을 다룬 <카레라이스의 모험>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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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대로 나 역시 내 나름의 '카레라이스 모험'을 떠나게 한 재미있는 책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난 카레가 그저그랬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언제 어디서나 접하기 쉬운 음식이다보니깐 '알고 있는 맛'이라는 고집에 사로잡혔기 때문같다. 그러나 <카레라이스의 모험>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카레의 매력에 흠뻑 빠졌고, 레트로트 식품으로나마 다양한 카레의 맛을 즐기고 싶다는 신선한 취미도 생겼다! 그래서 부랴부랴 달려가 사온 카레가 바로 아래 사진! 책을 읽고나서야 온전히 음미하게 된 카레의 맛은 전과 달랐다. 맛있었다!
<카레라이스의 모험>은 세계 각국의 음식 문화를 취재하시는 모리에다 다카시 님이 집필한 책이다. 책에 따르면 일본인은 평균적으로 한 달에 세 번은 카레를 먹는다고 한다. 그만큼 일본인에게 사랑받는 카레는 간장을 뿌려서 먹거나 삶은 달걀을 으깨서 먹거나 하는 등 저마다 취향은 달라도, '카레'라는 보편적인 이미지 안에서 큰 차이가 없는 대표 음식이었다. 그러나 이국 식당에서 맛본 카레를 통해 그동안 구축한 '카레'의 대표 이미지가 해체된 작가는 그 정체를 쫓고자 일명 '카레 순례'를 떠나게 된다. 책은 단순히 카레의 역사와 종류가 이렇다 저렇다 기계식으로 설명하는 대신 작가의 행적과 생각을 고스란히 녹여 그 모험에 동참한 기분이 들게 했다. 처음으로 카레 가루를 만들었다는 회사에 찾아가려고 영국행 비행기를 타고, 백년을 띄어넘는 기록들을 들쳐 다양한 레시피를 진지하게 곱씹는 모습을 보면 카레에 대한 작가님의 엄청난 열의에 압도될 수밖에 없다. 도저히 레시피가 상상 안 되서 직접 재료를 사와 '개구리 카레'를 만드실 정도니깐 말이다(웃음). 조사한 사실을 알기 쉽게 풀어주시면서 본인의 솔직한 견해를 덧붙여 주시니 그 문체가 방금 완성한 카레처럼 따끈따끈하고 푸근했다. 카레의 정형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재료를 추가해 나만의 카레 레시피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을 준, 그런 맛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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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 새하얀 밥 위에 노란색의 유혹. 그리고 친숙한 노래, 노라조의 <카레>. 샨티 샨티 카레 카레야 완전 좋아 아 레알 좋아 저 역시도 요리를 잘 못하지만 유일하게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음식, 카레. 그래서 애정이 가는 '카레'에 대해 모험을 떠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카레라이스의 모험』
이 책. 표지도 새하얀 밥에 노란 카레가 덮고 있었습니다. '카레라이스'. 그 흔적을 찾아 떠난 이는 다름아닌 일본인 '모리에다 다카시'. 일본인들의 소울푸드가 되었다는 '카레라이스'의 흔적을 찾아 출발해 보았습니다. '카레'. 그 사전적 정의가 인상적입니다. "카레 가루, 카레 페이스트 - 고기와 쌀 요리에 첨가하는 복합 조미료. 넣으면 매콤한 자극이 있어 식욕을 돋운다. 카레 가루는 일반적으로 서인도에서 조리할 때 사용되는 것으로 '동양의 소금'이라고 불렸다." - 《엔사이클로피디어 아메리카나》 "카레 - 혼합 향신료, 또는 그것을 조미료로 사용한 요리." "카레 가루 - 일본에서 가자아 널리 보급된 혼합 향신료... 인도에서는 터메릭, 커민, 후추, 카르다몸, 코리앤더 등의 향신료를 혼합하여 만든 조미료를 마살라라고 부르는데, 일본의 화학조미료처럼 모든 요리에 사용된다... 이 마살라를 사용한 요리는 전부 '커리'라고 부른다. 그래서 인도 요리는 전부 카레 요리이며, 그 종류는 삼백 종 이상이라고 한다. ..." - 《일본대백과》 이 외에도 여러 사전에서 정의된 '카레'의 의미는 조금은 모호하기만 하였습니다. 카레 가루가 단순한 가루가 아닌 복합 조미료라는 점. 그래서 카레를 알기 위해 떠난 여행기가 소개되었습니다. 우선 찾아간 곳은 인도. 인도에서 먹게 된 카레는 일본 카레에서 볼 수 있던 고기와 감자, 당근, 양파라는 조합이 없이 양파는 건더기라기보다는 조미료나 향신료의 역할을, 시금치를 아주 잘게 썰거나 갈아서 페이스트 상태로 만든, 인도에서 유래되었지만 오래전 혈연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의 관계의 느낌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찾아간 카레 가루의 탄생지, 영국. 오히려 영국에서 탄생한 카레 가루로 이용한 음식은 집에서 먹는 음식의 의미가 아닌 레토르트식품 같은 인스턴트 식품을 간식으로, 또는 혼자서 간단히 때우는 식사로 먹는다는 의미로 변해있었습니다. 그리곤 일본에서의 카레의 변천사가 소개되면서 비로소 자신들만의 음식으로 재탄생됨을 보여주었습니다. 메이지 시대가 끝나던 해인 1912년, 《산요신문》에는 카레에 관해 이런 기사가 나온다. "... 서양 문명과 일본 문명이 한 접시 위에 섞여 일종의 풍미를 내고 있다는 점, 거기에 과도기의 애수가 담겨 있다. 그다지 맛도 어ㅓㅄ고, 또 배도 부르지 않으니 그렇게 훌륭하지 않다. 라이스카레 문화는 앞으로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그러나 카레는 과도기의 애수는커녕, 메이지 시대 이후 다이쇼 시대, 쇼와 시대를 거치면서도, 또 관동대지진, 제2차 세계대전 등 여러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도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더욱 국민 음식으로서 지위를 굳히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상황을 상징이라도 하듯이, 일본의 전통문화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지금의 천황도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는 질문에 카레라이스라고 답한다고 한다. 카레는 이제 '서양 문명과 일본 문명이 한 접시 위에서 섞인 것'이라기보다는 일본 문화 그 자체로 변한 것이다. 안으로만 향하지 않고 바깥의 것을 받아들여 형성되는 일본 문화의 모습을 카레가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카레는 이미 일본 요리가 된 것이다. - page 203 ~ 204 '카레라이스'란 한 음식을 향해 그 흔적을 찾아가다보니 어느새 여러 나라의 역사가 흘러 일본에서 자신들만의 역사를 만들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우리 나라도 이와 비슷한 음식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짜장면'. 얼핏 중국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그 흔적을 찾아가다보면 우리의 역사가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이와 관련된 책도 출간이 되면 재미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오늘은 '카레라이스'를 먹어야겠습니다. 한 음식에 담긴 나라와 문화와 역사. 그리고 이어질 나의 이야기까지. 유쾌한 모험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