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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그림이 전하는 따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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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은 때론 우리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곳으로 데리고 가기도 하는 것이다. 저자는 우연히 도서관에서 만난 책 한 권에 이끌려 반고흐의 무덤을 찾았고. 그때부터 미술에 대한 관심으로 10여년동안 전 세계 50여개의 미술관을 돌았다. 그런 그녀에게 2015년 나타난 또 한 사람. 덴마크 화가 빌헬름 하메르스회이 (). 그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3년동안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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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은 때론 우리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곳으로 데리고 가기도 하는 것이다. 저자는 우연히 도서관에서 만난 책 한 권에 이끌려 반고흐의 무덤을 찾았고. 그때부터 미술에 대한 관심으로 10여년동안 전 세계 50여개의 미술관을 돌았다. 그런 그녀에게 2015년 나타난 또 한 사람. 덴마크 화가 빌헬름 하메르스회이 (). 그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3년동안 북유럽의 미술관을 찾으면서 만났던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모았다. 왜 북유럽인지 알 수도 없었고,자신의 마음 속 변화도 알아차릴 수 없었지만, 그런 설명하기는 어려운 감정들을 모아서 쓴 글들은 그녀에게 단단한 무언가가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건너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자기 착취와 정열을 헷갈려 곧잘 스스로를 소진시켰던 시간과 이별하는 이야기다. - p 13 (작가의 말)

 

 그녀는 책 속에서 자신의 성격을, 살아왔던 과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그런 감정들이 북유럽 그림들을 만나면서 어떻게 변화되어가는 지를 보고나니 다시 만난 저 글의 의미를 조금은 알것 같았다.  저자가 가장 먼저 소개하고 있는 하메르스회이의 작품들을 참 좋아한다. 검은색, 회색의 색감때문에 침울함이 느껴질법도 하지만, 그것은 고요한 정적과 내면의 평화로 읽혔다. 어수선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조금은 쉬어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는듯했다. 단지 편안하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였는데, 저자는 그림 속 색감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하메르스헤이의 팔레트를 보며 회색의 가능성을 생각했다.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고,찬성 아니면 반대라고, 내 편 아니면 적이라고, 성공아니면 실패라고, 1등 아니면 루저라고 단정지으며 우리를 궁지로 몰아넣는 폭력이 횡행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회색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고 말하는 목소리, 회색이 품고 있는 넓디넓은 가능성의 공간인지도 모른다. -p 22

 

 

 빌헬름 하메르스회이, [스트란가데 30번지 실내 ] 1908년

 

다른 미술책에서 만났던  P.S 크레위에르와 아나 안세르의 그림들을 좋아한다. 하지만, 화가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한 적이 없었기에 자세히 알지 못했었다. 그들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근대 북유럽 화가들의 공동체인 스카겐과 북유럽의 여성 화가들에 대해서 알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다.  

 

  P.S. 크뢰위에르, [스카겐 해변의 여름 저녁] ,1893년

 

북유럽의 문화를 대표하는 휘게, 라곰과 함께 소확행의 공통분모를 '가꾸다'란 동사가 떠오른다는 저자는 일상의 모습을 담은 북유럽의 그림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타인의 시선이 닿지 않는 오직 나만 아는 공간, 일상의 반경과 몸과 마음, 그리고 관계를 가꾸겠다는 자세, 소박한 생의 감각을 아끼는 태도, 결국 살림하는 마음이다. 아나 안셰르, 비고 요한센등 북유럽 화가들이 집안일 하는 사람들이 바지런한 몸짓과 담백한 표정, 그들을 가꾼 공간의 질서 정연함을 포착하고자 했던 가치는 아마도 이것 아닐까? -p 92

 

 

 

 비고 요한센, [ 부엌 안, 꽃을 꽂는 화가의 아내],1884년

 

 

17세기 네덜란드 장르화를 비롯하여 북유럽의 많은 그림들이 집안의 소소한 풍경들을 담고 있는 그림들이 많다.북유럽 국가하면 복지가 잘 되어 있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림 속에 남아있는 것처럼 소소한 일상을 중요시하고, 가꿔나가는 것에 정성을 다했던 모습들이 지금의 그들을 만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칼 라르손 [ 부엌, <집> 중에서 ] 1898년 경 ,

[아늑한 한 켠, <집> 중에서 ], 1894년

 

 우리나라에 북유럽 열풍이 불었었고 아직도 그 분위기는 남아있다. 단순한 디자인, 화려하지 않으면서 차분한 색감등 나도 그런 분위기를 좋아한다. 저자의 북유럽 예술에 대한 관심은 그런 북유럽 미감의 뿌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졌고, 그러던 중 근대 회화 미술과의 이음새를 찾았다고 한다. 그 중심에 빌헬름 룬스트룀이 있었다. 극도로 선을 단순화한 정물화등은 포올 헤닝센의 조명으로,'치프테인' 의자의 설계자인 핀 율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데, 룬스트룀의 작품을 보니 이해가 되었다. 한 나라의 문화라고 하는 것이 똑딱 한 순간에 태어나는 것은 아닌가보다. 

 

빌헬름 룬스트룀, [병이 있는 정물화] , 1925년

 

 

< 빌헬름 룬스트룀에게 영향을 받은 디자이너 핀 율, 포울 헤닝센의 작품을 함께 전시한 올보르 현대미술관 쿤스텐 >

 

 북유럽하면 뭉크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뭉크의 삶을 보면 어머니와 누나의 이른 죽음으로 항상 불안해했고, 그런 불안감은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처음 '절규'라는 작품을 보았을 때 받은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보다보면 왠지 그림 속에 자신의 불안을 담으면서 꿋꿋이 견뎌나가고 있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그렇게 불안해 보이는 그림들이었고, 불안정한 뭉크였지만 그녀가 뭉크를 닮고 싶다고 말했을때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것 같았다.

 

뭉크는 삶의 여러 고비에서 스스로를 피해자 자리에 두지 않았다. 근원적 불안을 심어놓은 가족의 죽음, 기이한 연애, 격렬한 감정들 앞에서 선언했다. 삶은 전혀 상냥하지 않았지만, 그저 당하는 게 아니라 겪고, 이해하고, 납득하고, 극복해서 궁극에는 삶의 주인이자 작가가 되겠다고. 뭉크가 남긴 수천 장의 그림은 그가 주술을 외듯 되뇌었을 흔적이었다. -p 257

 

 

 

 에드바르 뭉크 , [스페인 독감에 걸린 자화상 ], 1919년

 

 이렇듯 저자는 북유럽 그림들을 만나면서 스스로를 다독이고, 변화시켜 나가는 과정들을 들려주었다. 처음 하메르스헤이를 만나고 3년 동안 틈이 나면 북유럽의 미술관을 향했던 총 2만 4870킬로미터의 여정은 그녀에게 분명 강한 흔적들을 남겼을 것이다.  무모해 보일 정도의 여정이었지만 좋아하는 것을 위해 움직이는 그녀의 열정이 부러웠다. 그런 그녀 덕분에 나는 많은 북유럽 작품들을 만나는 호사를 누리고 새로운 관점들을 배울 수 있었다. 그 모든 것을 다 제쳐두고라도 아름다운 작품들을 만나는 시간들은 언제나 가슴 떨리는 일이었다. 미술책들을 보면서 북유럽 그림들을 많이 만났다. 하지만, 북유럽 화가들만 모아둔 책은 처음이었다. 다른 미술책에서 많이 봤던 그림들인데도 이렇게 한 자리에 모아두고 보니 또 새로웠다. 표지의 그림만큼이나 아름다운 그림들과 저자가 전하는 솔직담백한 글들은 나의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것으로 만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리뷰를 쓰면서 문득 떠오른 것이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은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라든지 종교적인 작품이 거의 없다. 많은 정보를 주려고 하는 작품들이 아니라 내 이웃의 일상이나 나의 평범한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일상의 소중함,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감,힐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본다면 만족스러운 시간이 될듯하다.


페테르 한센, [엥하베 광장에서 노는 아이들] 1907~1908년

j*****3 2019.02.19. 신고 공감 8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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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그림이 건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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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 작가의 북유럽 그림이 건네는 말은 에디터이자 작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저자가 미술관 여행자로서, 북유럽 5개국의 여러 미술관들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작품들을 감상한 이야기를 담은 여행 에세이인 동시에, 단순하게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북유럽의 여러 그림들을 통하여 저자 자신은 물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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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 작가의 북유럽 그림이 건네는 말은 에디터이자 작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저자가 미술관 여행자로서, 북유럽 5개국의 여러 미술관들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작품들을 감상한 이야기를 담은 여행 에세이인 동시에, 단순하게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북유럽의 여러 그림들을 통하여 저자 자신은 물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이 책의 구성 덕분이라고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으나, 다른 형식의 글보다 필자가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보다 더 잘 드러내는 수단으로서 잘 기능하고 있기도 하였고 다른 무엇보다도 이 책을 통하여 제가 알지 못했던 (또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던) 북유럽의 그림들에 대하여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큰 메리트 중 하나가 아니었던가 합니다.
r*********s 2024.03.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