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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에게는 자기만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출간되는 시집마다, 시집별로 여러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이 시인만이 만들어 내는 세계관이고 자신만의 영원한 주제가 아닌가 합니다. 이번에 읽은 김규린 시인의 시집 나는 식물성이다는 최근에 본 시집 중에서 가장 주제가 명확하고 시원한 느낌마저 주는 뚜렷한 주장을 가진 작품집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나의 시집을 아우르는 주제를 가지고 한 권의 시집을 만들어 내기는 쉽지가 않은데, 김규린 시인의 세계관이 명확하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이미지를 확실한 하나의 상징으로 만들 수 있기에 이번 나는 식물성이다와 같은 시집을 엮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남성과 여성의 대립이라는 명확한 이미지를 가지고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담아낸 시들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보통은 이런 주제의 작품들은 편향된 사고로 나아가기 쉬운데 그런 균형을 잘 맞추면서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확실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 좋았습니다. 이렇게 특별한 느낌의 시집은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마치 연작 시들을 보는 느낌으로 한 권의 시집을 읽은 것 같고 표현이나 화자의 시선 등이 무척 좋았던 나는 식물성이다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