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세 유럽. 로마 제국이 무너지고 나서 들어선 시대가 바로 중세였다. 이 시대를 가리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은 문명의 퇴보라느니, 인류가 다시 원시적 미개함으로 돌아갔다느니, 역사가 낙후될 수도 있다느니 하며 부정적으로 보아왔다. 물론 중세 유럽의 많은 부분이 로마 제국의 시절보다 뒤떨어지거나 했던 것은 사실이다. 한 예로 로마의 원형 경기장인 콜롯세움만 해도 로마가 무너진 이후에 들어선 중세 시절에는 사람들이 집을 짓기 위해 그 돌을 빼가는 바람에 원래보다 3분의 1 크기로 줄어들었다고 하니까. 그리고 로마 시절에 놓은 각종 다리들도 중세 시절이 되자 누가 그 다리를 세웠는지 알 수가 없다고 하여 악마의 다리라고 불렸다고 하니, 찬란한 로마 문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런 중세를 싫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세가 그러한 어두운 부분만 있었던 야만적인 암흑시대이기만 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비록 로마 제국 시절처럼 거대하거나 웅장하고 화려한 맛은 부족했으나, 중세는 하나의 문명이 붕괴된 이후 새로운 문명이 싹을 트기 위해 다시 준비를 하던 기간이라고 볼 수 있다. 중세의 혼란한 시절은 곧 기독교의 발흥으로 이어졌다. 이 기독교가 지금은 많은 비판을 받고 있으나, 그래도 중세 유럽에는 나름 문명의 빛을 보관하고 있었던 역할도 했다. 로마 시절에 있었던 각종 기술이나 문명에 대한 기록들은 기독교 수도원에 비교적 잘 보관되어 있었으니까. 아울러 기독교가 국교나 다름없었던 중세 시절, 기독교 교리로 인해 중세 유럽인들은 나름대로 다른 이웃들과 정신적인 동질감과 일체감을 느끼며 안정된 심리를 지니며 살아갔다. 또한 중세는 기사들의 시대이기도 했는데, 십자군 전쟁은 곧 기사들로 대표되는 유럽인들의 해외 진출이라 평가할 수 있다. 비록 200년에 걸친 전쟁 끝에 성지 예루살렘을 탈환하려는 십자군은 실패했으나, 그 과정에서 유럽인들은 자신들과 다른 새로운 세계에 대해 눈을 떴고, 이러한 경험은 그로부터 2세기인 15세기에 들어서 대항해시대라는 이름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서구의 세계 주도를 만들게 된다. 아울러 중세라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오직 기독교만 믿고 살았던 것은 아니었다. 중세 시절에도 유럽인들은 정령이나 괴물 같은 민간 신앙에 친숙했는데, 이는 엄연히 비기독교적인 요소이자 기독교가 전래되기 이전에 유럽인들이 믿었던 토착 신앙에서 비롯된 요소들이었다. 그 밖에도 중세 유럽의 온갖 흥미로운 문물들이 이 책에 실려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
|
그냥 이렇게 말하고 싶다. |
| 우리는 흔히 중세를 ‘암흑기’라는 한 단어로 정리해버립니다. 하지만 '낯선 중세'는 그 단순한 인식을 단번에 뒤흔듭니다. 기적과 마법, 신앙과 환상이 공존하던 세계를 낡은 미신의 잔재가 아니라 하나의 살아 있는 문화로 보여줍니다. 중세를 부정해야 할 과거가 아니라 오늘의 유럽을 만든 토양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특히 빛과 어둠이 뒤섞인 복합적 풍경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감수성”을 돌아보게 합니다. |
| 천년에 이르는 긴 세월에 걸쳐 다양한 전통과 문화가 혼재하던 중세는 오늘날 유럽 문화를 있게 한 산실이다.그만큼 중세를 바라보는 역사적 관점과 해석의 스펙트럼은 넓고도 다양하다.암흑기 혹은 황금기라는 평가 역시 시대와 역사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그렇다면 과연 중세의 실제 모습은 어떠했을까?이 책은 역사적 평가 이면에 살아 숨쉬는 중세인들의 삶의 픙경을 오롯이 되살려낸다. |
| 문학과지성사 출판사에서 출간된 유희수 작가 저 <낮선 중세> 리뷰입니다. 서양 유럽 중세 시대의 역사가 두꺼운 한 권으로 개괄되어 있어 중세사를 정리하기에 좋은 책입니다. 큰 주제에서부터 일상적인 작은 주제까지 아울러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
|
최근에 서양 중세사를 볼 일이 있어 정평있는 몇 권의 책을 봤었습니다. 그 중에는 브라이언 타이어니의 서양 중세사나 자크 르고프의 서양 중세 문명 같은 이미 고전이 된 책들도 있었죠. 그러다가 국내 학자가 쓴 이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국내 학자가 서양 중세를 개괄하는 책을 쓰다니. 그 자체로 흥미가 갔네요. 이 책은 서양 중세를 여러가지 각도로 보여줍니다. 경제생활, 공동체의 모습, 도시, 고대에서 중세로 넘어오면서 계층과 계급의 이동과 변천, 일상생활, 종교, 관념과 열망 등을요. 이런 체계는 이전의 책에도 나오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책에는 정말 실제 사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중세시대 인구의 압도적 다수가 농민이었음에도 농민의 이야기는 기록이 많지 않아 알기 힘듦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료와 기록을 종합하여 기층 민중의 삶을 유추 해 냅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사람의 이야기가 당대의 사람들의 삶을 보여줄 수 있는 보편성으로 끌어올려주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네요. 일단 한국 학자가 쓴 책이란 점에서도 새롭지만, 그걸 뛰어넘어 너무나 훌륭한 서양 중세사의 종합 개괄서적이 나왔다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