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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가 쉬는 집-이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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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 이정임이 등단 이후 10년 동안 여러 매체에 발표했던 산문들을 다시 주제별로 정성스레 묶은 책이다. 우연히 크레타서점을 알게 되었고 독서모임을 하면서 작가의 북토크에서 만나게 되었다. 지금 이사 간 동네의 이야기 소설 속이나 산문에 나오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순수하면서도 정감이 있었다. 동네에서 폐지, 고물을 수거하는 사람들은 각자 폐품이 나오는 시간을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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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 이정임이 등단 이후 10년 동안 여러 매체에 발표했던 산문들을 다시 주제별로 정성스레 묶은 책이다. 우연히 크레타서점을 알게 되었고 독서모임을 하면서 작가의 북토크에서 만나게 되었다. 지금 이사 간 동네의 이야기 소설 속이나 산문에 나오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순수하면서도 정감이 있었다.


동네에서 폐지, 고물을 수거하는 사람들은 각자 폐품이 나오는 시간을 두고 움직인다. 새벽, 서너 시에도 수레를 끌며 고물을 줍는다. 앞 사람과 시간 간격을 맞추지 못해 매번 허탕을 치던 노부부에게 엄마는 폐지 따위를 챙겨뒀다가 드리곤 했다. 어느 날 신문에 든 것을 건네는데 직접 키운 호박잎과 풋고추였다. 할머니가 이것밖에 없어서 라고 말씀하셨다.


수업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위대한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 질문에 2학년들이 가장 많이 먼저 외친 대답은 바로 대통령이었다. ‘우리나라의 최고 높은 사람이니까요, 힘이 세니까요, 사람들이 대통령이 하는 말은 잘 들으니까요..’


2009년 파킨슨병 확진 판정을 받은 엄마는 움직임이 느려지고 손과 입술을 떨며 몸이 굳어버려 방향 전환이나 자연스러운 동작이 힘들다. 변비, 우울증, 인지기능장애, 야간빈뇨 등의 증상은 덤이다. 엄마와 약을 두고 매일 줄다리기를 하고 하루하루를 보낸다. 하루를 보낸다고 썼지만 간단한 문장 속에는 엄청난 사건사고들과 고통과 분노와 슬픔과 약간의 헛된 희망이 도사리고 있다. 얼마나 힘들까 글만 읽어도 알 수가 있다.


작은 마을버스 문을 통해 2단 플라스틱 화분 선반이 올라왔다. 선반은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오더니 뒷좌석 앞 통로에 놓였다. 선반과 함께 60대 할머니가 그 위에 걸터앉았다. 다른 사람의 승하차를 방해했지만 아무도 할머니에게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 할머니의 대화는 각자 집에서 키우는 채소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더 나이 들은 할머니가 멀리 사라지는 선반을 보며 “좋을때다. 저 나이 땐 저런 게 재밌거덩. 젊을 때, 내도 그랬다 옥상이 전부 밭이었다꼬.” 노인들은 자주는 아니지만 정류장에서 만난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담장이 붙어 있는 옆집에는 할머니 두 사람이 아침 6시부터 공업용 재봉틀을 돌렸다. 찾아가 8시부터 하시면 안 되겠냐고 사정하는 남편의 말에 할머니가 화를 냈다. 그 시간에 눈이 떠지는 걸 우짜라꼬? 나이 먹으면 초저녁에 자고 새벽에 일찍 일어난다. 내가 그렇게 하고 있으니나이를 실감하고 있다.


2004년은 지독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저자는 철없는 어른이었고 쿨한 글을 쓰고 싶었으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없었고 회사에 취직하기에는 가진 능력이 부족했다. 송도가 고향이다. 횟집을 운영하는 큰집에서 태어나 그 근처의 단칸방에서 서너 살까지 살았다. 아들만 셋을 키우는 큰집의 귀한 딸 대접을 받았다.


2017년 첫 번째로 배우는 일은 난로에 불붙이기다. 수정동 산복도로에서 맞는 첫 겨울, 지금참나무 장작과 씨름을 하고 있다. 작년에 운 좋게 지금 사는 집을 알게 되었고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남편이 리모델링을 했다.


저자는 구안와사, 대상포진, 안면마비 진단을 받았다. 젊은 나이에도 올 수 있는 병이구나 생각했다. 엄마가 외할머니에게 하지마라고 역정을 내던 것을 이십여 년이 지난 지금, 자신도 엄마에게 하지마라 짜증을 낸다. 몸이 좋지 않으면 쉴 만도 한데 수십 년 쌓인 살림의 습관 때문에 엄마는 틈난 나면 부엌으로 가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고양이에게 일광욕은 보약이다. 햇빛을 쐬면서 비타민D를 합성하고 털도 살균한다. 햇빛은 피부의 곰팡이를 없애주고 우울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고양이를 키운다. 고양이라 하면 많은 분들이 ’주인도 못 알아보는 요물‘이라며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사랑을 받은 동물치고 주인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고양이를 키우며 사람구실을 하게 되었다. 길고양이도, 참새도, 먼 나라에 사는 북극곰도, 사실 지구 안에서는 사람과 똑같은 지분을 자눠 가진 존재들이다.


지금, 여기, 우리 모두, 누군가의 산타다. 만원 버스에서 가방을 들어주는 아줌마, 길 고양이 밥을 챙겨주는 청년, 늙은 강아지를 등에 없고 폐지를 수거하는 노인까지 우리는 누군가에게 잠깐의 산타다. 이 산타들이 일을 마치고 돌아가 쉬는 집은 아주 아늑하고 편안한 곳이면 좋겠다.

g****n 2024.04.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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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가 쉬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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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가 쉬는 집은 이웃, 개인, 가족, 고양이, 예술가 등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보여주는 책이었는데, 마치 동네 언니가 이런저런 소소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라 쉽게 읽혔다. 또한 작가가 부산사람이라 낯익은 지명이 자주 나와서 그런지 더욱 친근한 시선으로 작품을 읽을 수 있었다. 특히 깡깡이마을이란 지명도 그 의미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되어서, 다른 마을 이름의 유래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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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가 쉬는 집은 이웃, 개인, 가족, 고양이, 예술가 등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보여주는 책이었는데, 마치 동네 언니가 이런저런 소소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라 쉽게 읽혔다. 또한 작가가 부산사람이라 낯익은 지명이 자주 나와서 그런지 더욱 친근한 시선으로 작품을 읽을 수 있었다. 특히 깡깡이마을이란 지명도 그 의미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되어서, 다른 마을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점점 확장된다면 내 주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어릴 때 산타할아버지가 주는 선물을 기대하며 잠이 들곤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산타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누구라도 산타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나또한 누군가의 산타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어머니에 대한 글을 읽을 땐 나도 부모님께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고양이에 대한 글을 읽을 땐 길고양이들이나 동물들에게 좀 더 친절을 베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듯 글이 주는 힘은 대단한 것 같다. 사소하고 익숙해서 그냥 지나치는 부분들을 끄집어내서 한번 더 생각하게끔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이 아닐까? 나도 언젠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글을 쓰면서 사람들을 위한 산타가 되고 싶다.

 

P42.

자리에 따라 맛있는 술과 맛없는 술이 결정된다고 생각하니, 어른이란 그런 시시한 것을 알게 되는 존재라 생각하니, 좀 울컥한다.

원래 그리 술을 즐기는 편도 아니지만 술자리를 마다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입사를 하고 술자리가 편안하게 술을 마시며 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자리가 아님을 알게 되면서 어느 순간 술자리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가고 싶은 술자리와 가고 싶지 않은 술자리가 구분되기 시작했다. 그런 것이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좀 씁쓸한 것 같다.

 

P155.

내가 시간을 잊어버리는 동안, 동시에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있었다는 것을.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주변을 돌아볼 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닌지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문장이었다. 바쁘게 사는 동안 정작 우리에게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고민해봐야겠다.

 

P175.

저는 자연의 힘이 필요한 짐승이 도시에서 살게 된다면, 이 도시가 자연의 힘이 아닌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생태계라면, 사람은 인위적인 힘을 발휘해 이 짐승들의 생존권에 대해 배려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사람구실이란 이럴 때 발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요.

자연이 인간의 것만이 아닌데 우리의 소유물인양 사용하고 있진 않은지. 주변의 동식물을 고려하지 않고 발전을 거듭하는 것이 오직 인간의 편리성을 위해서만 나아가고 있진 않은지 반성하게 되는 문장이다.

 

q******7 2019.03.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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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가 쉬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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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는 내내 이런 질문을 하고 있었다.'우리 예전에 어디선가 마주친 적이 있지 않나요'라고작가가 몸담았던 공간이 마치 나의 것인양 다가왔고, 내 유년시절의 모습을 요리조리 비추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반갑기도 조금은 아련해지기도 했다.우리네 살아가는 평범한 공간이 그녀의 글 속에서 빛을 낼 때마다 내 삶이 조금은 더 따스하고 포근하게 느껴진다. 산타도 쉬어갈 수 있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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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는 내내 이런 질문을 하고 있었다.
'우리 예전에 어디선가 마주친 적이 있지 않나요'라고
작가가 몸담았던 공간이 마치 나의 것인양 다가왔고, 내 유년시절의 모습을 요리조리 비추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반갑기도 조금은 아련해지기도 했다.

우리네 살아가는 평범한 공간이 그녀의 글 속에서 빛을 낼 때마다 내 삶이 조금은 더 따스하고 포근하게 느껴진다. 산타도 쉬어갈 수 있을만큼 말이다. 무섭고 때로 외롭기까지 했던 골목길 그리고 가로등이 조금은 다정스럽고 든든해진다. 덜컹거리는 마을버스 안 어르신들의 표정을 한결 여유있게 바라보게 된다. 길 고양이에게 어떻게 하면 잘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저 골목길 어귀에서 늦은 밤 나를 기다리던 아빠의 모습도 어느순간 떠오른다.
글쓰기의 공평함을 믿는 그녀 덕분에 나는 그녀의 글을 만날 수 있었고 간간히 의심하고 무시했던 내 삶의 공간을 기꺼이 끌어안을 수 있었으며 이렇게 용감하게 몇 줄로나마 흔적을 남기고 있다. 그녀의 앞으로의 고민과 버팀에 나의 용기를 더하고 싶다. 서쪽 숲으로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k******9 2019.04.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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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가 쉬는 집 - 이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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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나와도 변변찮은 직업을 구하지 못했고, 엄마가 아프고, 일상 생활이 지겨워서 나도 모르게 게을러지고, 그러면서도 다시 힘을 내서 삶의 의미를 찾고 살아보려는 작가의 의지가 마치 나 자신 같기도 하고, 가까운 친구 같기도 하다. 작가의 삶의 다양한 모습 속에서 내 삶의 모습이 겹쳐 보여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 글이었다. 특히 3. 엄마 나왔어. 부분은 대한민국의 딸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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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나와도 변변찮은 직업을 구하지 못했고, 엄마가 아프고, 일상 생활이 지겨워서 나도 모르게 게을러지고, 그러면서도 다시 힘을 내서 삶의 의미를 찾고 살아보려는 작가의 의지가 마치 나 자신 같기도 하고, 가까운 친구 같기도 하다. 작가의 삶의 다양한 모습 속에서 내 삶의 모습이 겹쳐 보여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 글이었다.

특히 3. 엄마 나왔어. 부분은 대한민국의 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지 않을까싶을 정도로 생활밀착형 소재의 글이다. 그만큼 흔하지만, 그래서 공감도 감동도 깊다. 내 삶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누구일까? 생각해보면, 가족이 아니라 엄마. 엄마가 나를 찾을 때나 내 몸이 편할 때는 들여다보지도 않다가 정작 내가 급해지면 제일 먼저 찾게 되는 사람, 매번 뒤통수 맞으면서도 늘 먼저 나에게 달려와 애쓰는 사람. 그렇게 받은 사랑의 힘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데, 이 시간들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게 느껴져 서글픈 하루하루다.

 

그래서 얼른 최후의 김치를 만드는 법을 익히고 싶다. 어차피 시집가면 손에 물마를 날 없다고, 집에 있을 때만이라고 일하지 말라고 말리는 엄마의 마음도 알지만, 어느새 사라질 엄마 대신 엄마의 김치를 채워둬야겠다는 조급한 마음이 생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소중하지만 작은 삶의 불빛을 다시 밝히는 느낌이 든다.

 

t*******1 2019.04.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