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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럴 때가 있다. 단어 하나를 두고, 이 단어가 내가 알고 있는 단어가 맞는지 고민하게 될 때. 항상 쓰는 단어이고, 초등학생도 아는 단어가 낯설어지는 경험이다. 그러면 그 단어를 반복하며 말해본다. 그럴수록 더 모호해진다. 똑같은 경험을 해보는 방법이 있다. 단어 하나를 그냥 반복해서 곱씹어 보는 것이다. 무심히 쓰던 단어를 자꾸 반복해 말해보면 다른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쉬다'를 그냥 쉬다 쉬다 쉬다 쉬다 하고 반복하다 보면 의미와 글자 사이에 묘한 간격이 생긴다.
단어 연구를 하는 이가 아니라면 이럲게 단어 느낌이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없다. 우린 그냥 아는 단어를 늘 쓰던 대로 반복해서 상황에 맞게 쓸 뿐이다. 그러니 자주 쓰던 말들이 어디서 온 말인지, 어떨 때 쓰는 말인지 모르고 쓸 때가 있다. 단어 교육이란 게 따로 없으니 배울 기회도 없다. 새로 만들어지는 말들이 워낙 많고,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이 외계어처럼 쓰이는 환경이다. 그래선지 우리말을 올바로 쓰자는 이야기는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말을 더 의미있게 만들기 위해 더 많이 더 자주 써야 한다. 잘 알고 써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가 쓰는 말에 지금보다 더 관심을 기울여야 되지 않을까. 우리말이라 해서 사전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말들을 얘기하는게 아니다. 흔히 쓰고 있는 말이면서 더 자주 써야 하는 말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외국어, 외래어, 이상한 신조어들 보다 좋은 우리말을 쓰자는 말이다. 말은 곧 우리 마음과 얼을 담는다고 한다. 말이 곧 정신인 셈이다. 말에 관심을 가지자는 말은 곧 내 마음과 정신을 돌보자는 말과 다르지 않다.
최종규 작가는 우리말 사전을 꾸준히 펴내는 분이다. 덕분에 우리말 사전이 늘 곁에 있다. <읽는 우리말 사전>,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을 읽고 나면 특히 글을 쓰는 동안 단어를 고를 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무심히 습관처럼 쓰던 말 중 골라내야 할 말이 들어가면 머리에 경고등이 켜진다. 작은 관심만 가지면 되는 일이다. 이번에는 <우리말 동시 사전>을 읽으면서 우리말에 대한 관심에 무게를 조금 더했다.
파란 하늘처럼 맑은 바람을 마실 적에 몸이 튼튼하고 마음도 튼튼해요. 이 파란 하늘빛처럼 맑은 우리말로 지은 동시를 함께 읽으면서 우리 마음이며 몸을 한결 새롭고 튼튼하게 가꾸는 길을 저마다 즐겁게 익히면 좋겠습니다.(P.06)
말이 몸과 마음의 빛깔을 바꾼다. 그것도 순식간에. 그런 경험을 하고 나면, 말이 우리 몸과 마음에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깨닫게 되고 함부로 말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게 된다. 아는 사람만 아는 대단한 비밀, 말의 힘이다. 이 책 <우리말 동시 사전>은 '마음을 움직이고 그리고 가꾸고 짓다'란 부제를 가졌다. 우리말 동시를 가끔 읽다보면 우리말에 좀더 익숙해지고 아는 말이 낯설어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우리말에 저절로 한발 다가서게 된다. 작가의 마음과 일상이 잘 묻어나는 동시들이 참 편안한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