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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을 읽다 빅데이터로 본 우리 마음의 궤적 배영 아날로그/2018.11.30. sanbaram
컴퓨터와 정보처리 기술이 발달하면서 요즘은 빅데이터 분석으로 여러 가지 사회 현상을 파악하거나 사업에 활용하는 것이 보편화 되었다. <지금, 한국을 읽다>도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마음을 읽고 그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숭실대학교 정보사회학과 교수로,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저서로 <압축성장의 고고학>, <소셜 미디어 시대를 읽다>, <위기의 청년시대>, <인터넷 권력의 해부>, <한국의 인터넷을 논하다> 등이 있다.
<지금, 한국을 읽다>는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2년간 <한국일보>에 연재한 <빅데이터로 세상 읽기>칼럼을 대폭 손질하여 엮은 책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 구성원의 생각과 사회변화 흐름을 다각도로 관찰하기 위해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SNS 데이터와 언론 기사 데이터를 주요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SNS에는 개인의 일상적인 생각과 선호가 고스란히 드러나기에 데이터로서의 의미가 크다. 한편 언론 기사는 공적 영역에서의 담론 구조와 여론의 향방을 가늠하는 훌륭한 지표가 돼주었다.(p.7)”고 데이터의 출처와 빅데이터 해석방법을 설명한다. ‘가능한 한 다양한 데이터에 접근해 해당 주체의 전반적인 양상을 살피고 그 이면에 숨은 의미를 찾고자 했으나 여전히 더 깊은 해석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내용은 4부로 되어 있으며, 우리 마음의 행로, 변화하는 가족과 관계의 사회학, 합리적 개인과 사회적 신뢰, 다가오는 미래와 새로운 과제. 등으로 이루어 졌다.
첫 번째 우리의 마음의 행로 에서는 혐오, 불안, 행복, 분노에 대하여 분석한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나이듦을 결정하는 것은 지적 능력이나 경제적 계급이 아니라 사회적 인간관계’라고 말한 조지 베일런트의 말을 인용하여, 현재의 행복이 주관적인 판단과 만족의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면, 미래의 행복은 추구하는 가치에 의해 결정 된다고 한다. 두 번째, 변화하는 가족과 관계의 사회학에서는 여가, 비혼, 저출산, 혼밥, 명절에 대하여 알아본다. 거주형태에 있어서는 전반적으로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지만, 적어도 여가의 영역에서는 아직 함께하는 활동이 보다 보편적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한다. 요즘 다양한 매체에서 ‘워라밸’을 언급하곤 한다. 워라밸이란 ‘워크-라이프-밸런스’의 줄임말로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해 여유를 갖고 일상을 영위하자는 의미다. 치열하게 산업화를 통과한 기성세대에게는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가치와 삶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결혼 또한 당연한 명제로 두지 말고 ‘여성의 일자리’와 ‘결혼’이 서로를 상쇄하는 조건이 되지 않도록 사회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래야 비혼의 시대에 우리 사회의 오랜 과제인 양성평등과 함께 저출산에 대한 근원적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화려하지만 고단했던 산업화를 통해 경제적 풍요를 이루어냈으나 대신 돌아갈 고향을 잃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세 번째, 합리적 개인과 사회적 신뢰에서는 김영란법, 적폐, 갑질, 누진제, 가짜뉴스에 대해 분석한다. 이 모두는 사회적 폭포효과에 따라 증폭되며 여론화 된다고 한다. 사회적 폭포 효과란 개인이 판단을 내릴 때 타인의 생각과 행동에 의존하려는 경향에서 비롯하는 것으로, 일정 수의 사람들이 루머를 믿으면 다른 사람들도 이를 따르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사회적 동조와 비슷한 맥락이다. 개인은 다수의 확고한 견해가 자신이 아는 지식과다를 경우 잘 알고 있는 것이라도 타인 앞에서는 거짓으로 말하거나 최소한 자신의 의문을 억누르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사실 여부보다는 주변 사람과 상황이 개인의 판단에 보다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설명한다.
네 번째, 다가오는 미래와 새로운 과제에서는 대학, 북한,취업, 미세먼지,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분석한다. 대학의 구조와 역할이 변하면 중등교육 과정도 당연히 변화할 것이다. 언제나 입시라는 거대한 괴물에 주눅든 채 모든 것을 주요 과목 성적으로 평가받는 아이들에게 행복한 학습환경, 재밌는 수업을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교육부가 할 일이다. 급변하는 현실을 겨우 좇으며 재정지원과 입학정원을 빌미로 대학을 압박할 것이 아니라. 백년대계의 큰 그림을 그리며 치밀하게 고민하고 과감하게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안전하고 행복한 한반도를 소원이 아닌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남과 북을 가로막는 물리적 분단장벽을 허무는 일은 쉬울 수 있다. 문제는 경계심과 의구심이다. 이해에 기반한 지속적인 소통으로 분단 극복을 향한 이성적 공감대를 마련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은 아직 완전히 도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거의 혁명적 변화와 구분된다. 따라서 다양한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대체로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의 융합, 드론, 3D 프린팅, 가상현실 등의 보편화로 인해 생산 및 소비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변화하는 상황으로 설명된다.(p.212)” 이 모든 것은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토대로 한다. 앞으로는 인간과 사물(기계)이 생산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인간이 만든 알고리즘에 따라 인공지능 같은 시스템이 분석하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사물(기계)이 스스로 판단, 행동하게 되는 사회가 되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변화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주장만 무성한 상황이다.
“이제 우리는 ‘관계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대해 다시 고민해야 한다. 다소간 불확실성을 안고 판단력을 갖춘 인격적 주체와 감정을 교류할 것인가, 아니면 통제 가능한 수동적 주체에게 내가 원하는 감정만을 얻을 것인가의 문제다.(p.209)” 조금은 이른 논의일지 모르지만 나를 둘러싼 관계를 다시 한 번 성찰할 때라고 말한다. 인간과의 관계를 회피하고 사물(반려동물, 로봇 등)과의 관계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저자의 주장처럼 인간인 이상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핵심 문제라 생각된다. 현재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한 사람이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데 많은 참고가 되리라 생각되어 적극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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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마음을 안다는 것, 어쩌면 우리 모두가 원하는 기술일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 독심술에 심취한적도 있었지만 그것은 현실과 관계없는 내 마음속 바램이었음을 알기까지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던 것 같다. 그렇지만 최근의 빅데이터는 나도 모르는 내마음을 분석하고 있는 것 같아 섬뜩하게 느껴질 때도 많다. 물론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면 그만이겠지만 누군가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은 과히 편치만은 않다. 그렇다면 사회구성원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일단은 다른 사람들의 일상을 알 수 있고, 또한 그들의 생각이 나와는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같은지를 알게 된다는 것에 호기심이 든다.
최근에는 정치인뿐만 아니라 많은 사회학자들 역시 사회구성원의 마음과 사회변화 추이를 빅데이터를 통해서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통한 사회구성원의 마음을 안다는 것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요의제의 흐름과 원인을 포착할 수 있어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 책 [지금, 한국을 읽다]는 바로 그런 빅데이터를 통해 우리들의 속마음을 살펴보고, 우리 사회의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사회학자인 배영교수는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SNS데이터와 언론기사 데이터를 주요 분석대상으로 삼아, 2000년대 이후 우리사회의 변화를 살펴보았다고 한다. 그는 2016년에서 2017년까지 2년동안 한국일보에 연재한 <빅데이터로 세상읽기>란 칼럼내용을 모태로 해서 이 책을 엮었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사회의 주요 담론을 감정, 관계, 사회, 그리고 미래라는 4개의 주제로 나누고, 각 주제별로 몇 가지 키워드를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먼저 ‘1부 우리 마음의 행로’에서는 우리들의 감정을 다루고 있다. 혐오, 불안, 행복, 분노가 그것이다. 각각의 단어를 키워드로 하여 관련 데이터를 검색하여 분석하고, 또한 연관어가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보통의 한국인이 느끼는 감정의 굴곡과 변화를 살펴보고 있다. 예를 들자면 지난 10년간 혐오라는 키워드로 언론기사를 분석해보면 2011년까지는 혐오시설 유치를 둘러싼 지역갈등이 주를 이루었지만, 그 이후에는 혐오의 대상이 시설에서 사람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데이터는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각 키워드별로 빅데이터 분석을 하여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무엇이고, 무엇 때문에 분노하고, 또 언제 행복해하는지를 분석하지만, 결국 이 시대 우리들이 느끼는 모든 감정이 평등과 공정의 문제에서 파생됨을 알려준다.
‘2부 변화하는 가족과 관계의 사회학’에서는 여가, 비혼, 저출산, 혼밥, 명절을 다루고 있다. 어찌보면 각각이 별개의 담론처럼 보이지만 관계라는 테두리 안에서 서로 뗄 수 없는 연관성을 가진 키워드들이 아닐까 싶다. 여성의 고용률 증가가 혼인률 감소, 비혼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함께 나타나는 것은 비혼이나 저출산의 중심에 여성이 자리하고 있음을 저자는 키워드의 연관어 분석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명절 역시 이성적으로는 긍정적이지만 감정적으로는 부정적인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관계에 대한 부담, 특히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이 느끼는 부담감이 크게 작용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3부 합리적 개인과 사회적 신뢰’에서 다루는 담론은 김영란법, 적폐, 갑질, 누진제, 그리고 가짜뉴스와 같이 최근 우리사회를 달구는 이슈들이다. 이 또한 정의와 불평등의 문제로 귀결되는 키워드들이란 생각이 든다. 소유하거나 동원할 수 있는 유무형의 자원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에는 불평등이 존재하고 그런 불평등은 권력의 문제로 이어진다는 저자의 분석이 아니래도, 지금까지 우리사회에 누적되어온 불공정, 불평등이 최근 들어 이러한 키워드들을 일상용어로 자리잡게 만들었지 싶다.
마지막으로 ‘4부 다가오는 미래와 새로운 과제’에서는 대학, 북한, 취업, 미세먼지, 인공지능, 4차산업혁명을 키워드로 삼고 있다. 이들 키워드 모두는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해왔던 일반적인 방식과는 다른 해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점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해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빅데이터 속에 나타난 개인들의 바램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처럼 저자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우리사회와 개인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진단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목적은 어떻게 하면 우리사회가 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물론 SNS 데이터나 언론기사의 데이터가 우리사회의 현주소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는 키워드들은 분명 지금 우리사회에서 표출되고 있는 담론들임에는 분명하다. 지난 10년간 우리는 무엇 때문에 울고 웃었는지를 돌아본다는 것은 앞으로 우리사회가 어떤 사회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그 고민의 결과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키워드들이 일상용어에서 퇴출되는 것이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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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들어가는 글에서 밝히고 있듯이 “빅데이터를 통해 사회 구성원의 마음과 사회변화를 읽으려는 노력”이다. 우리 사회와 구성원 개개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무엇을 선호하고, 공적 담론이나 여론의 향방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트위터 블로그등 SNS, 언론기사를 통해 의미를 추출해 보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소개되고 있는 특정 현상을 상징하는 언어와 빈도높게 출현하는 연관어들 전반에 대한 소감은 우리들에게 엄청난 파편화와 개인화가 진행되고 있구나 하는 것이다. 타자성의 상실이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으며, 문제를 외부에서 찾으려하는 우리네와 우리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도 떠나지 않는다.
소개되고 있는 대표적인 주제어는 ‘혐오’와 ‘갑질’, ‘비혼’, ‘불안’, ‘혼밥’ 으로 사용되고 있는 언어들일 것이다. 이들 언어들은 대개 문제의 원인을 타자, 외부를 가리키고 있다. 내겐 아무런 문제가 없어, ‘나’ 아닌 쪽에 손가락질 하며 폄훼하고 비난하며 미움과 꺼림, 증오, 분노의 감정을 쏟아낸다.
2006년에서 2016년까지 10년간 한 일간지에 ‘혐오’관련 기사가 1639건이었다고 한다. 06~11년에는 주로 소각장, 납골당과 같은 혐오시설과 관련하여 등장하던 단어가 11~16년에는 소수자, 개똥녀, 여성, 동성애자, 외국인, 장애인과 같은 사람 혐오의 감정어로 변화했다고 한다. 혐오란 즐거움, 기쁨, 슬픔, 아픔과 같이 나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감정이 아니라 타자화된 대상을 필요로 하는 감정이라고 한다. 타자에 대한 부정적 대상화가 급증하는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되돌아보아야 할 것 같다.
이와 관련하여 ‘갑질’ 기사가 2013년부터 우리 사회에 등장하기 시작했다는데, 이러한 행위가 새삼스럽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에 대한 평등성과 정의감 성숙, SNS와 같은 매체의 다양성 증가가 수면아래에서 표면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타자성에 묘한 충돌이 엿보인다. 약자, 소수자인 타자에 대한 연민이라는 감정과 타자의 물질화, 대상화라는 감정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대한항공 땅콩회항사건부터 백화점 모녀의 주차관리원(경비원) 무릎 꿇린 사건, 공관병 부당노동 강요사건 등 한동안 미디어의 중심을 차지하던 갑질 사건들에서 우리 모두는 공모자라는 의식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를 생각게 된다. 더구나 핵심 연관어가 ‘부인’ (장성부인, 회장 부인, 국회의원 부인...)이라는 점이나, 피해자가 운전기사, 경비원, 가맹점원(편의점 등)이라는 것도 오늘 우리네의 가치관을 점령하고 있는 의식을 반추해볼 대목이다.
‘비혼’은 우리네 사회 전반의 미래를 우울하게 하는 언어다. ‘미혼’이 아니고 비혼이란다. 자발적 결혼 포기, 혹은 지향하는 삶의 기준이 변화했음을 알리는 신조어다. 빈도가 높은 주요 연관어가 여성인 것은 어쩜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곤 행복, 반려동물, 저출산이 뒤를 잇는 언어인 것은 곤혹감을 느끼게 한다. 2014년에서 2017년 사이 산부인과는 3.7% 줄고, 동물병원은 13.8% 늘어났다고 한다. 또한 10년 만에 년간 혼인건수는 33만 건에서 28만 건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물론 여기에는 결혼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우리의 사회 구조적 - 경제적 여건, 사회적 진출, 임신과 양육의 불안한 환경 등과 같은 - 강압이 작동한다. 누군가의 아내나 어머니보다는 자신의 삶을 중시하겠다는 여성의 변화된 가치관이 긍정적이라거나 부정적이라는 판단에 앞서 타자와 함께하는 그 정서적 교환의 고귀한 가치를 언젠가부터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되는 것은 왜일까? 인간과의 접촉을 반려동물로 대체하는 우리들과 우리사회에 대해서.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누구나 관계에 대한 부담과 그 피로를 크게 느끼고 있다. 어쩌면 타자를 대상화하는 학습에 훈련된 우리들이기에 타자에 대한 저항이 더욱 커진 것은 아닐까? 밟고 서야할 대상, 경쟁에서 이겨야 할 대상, 내 행복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대상으로만 가르쳐온 기성세대들, 기득권자들이 종용한 결과가 이토록 피폐한 인간관계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행복하고 건강하게 나이듦을 결정하는 것은 지적 능력이나 경제적 계급이 아니라 사회적 인간관계다.”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 ‘인간관계’란 바로 상실해가는 타자성(otherness)의 증식이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혼밥‘도 이와 다르지 않은 맥락의 언어로 보인다. 나홀로족, 혹은 자발적 아웃사이더(아싸)로 불리는 이 조어도 관계의 피로에 연유하는 것일 게다. SNS상에서도 금요일과 토요일, 즉 사회생활의 피로감에서 벗어나는 주말에 빈도 높게 등장한다고 한다. 인간관계, 타자와의 관계가 이토록 고통스런 사회라는 것은 그것이 과연 인간 개인의 내재적 문제인지, 사회적, 외부적 문제인지 고민해야 할 문제인 것 만 같다. 유아시절부터 습관화시키는 타자에 대한 이해의 바로잡음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따뜻한 정감과 배려의 대상으로서 말이다.
책이 소개하는 주제어가 물론 이들만은 아니다. ‘적폐’에서 ‘출산’, ‘추석과 설’, ‘가짜뉴스’, ‘더위’에 이르기까지 우리네 사회의 일상적 모습을 담고 있는 무수한 단어들이 열거, 추적되고 있다. 그런데 빅데이터로 활용된 SNS상의 언어, 정보에 대한 반성적 사유를 요구하는 온라인상의 정보 확산은 시선을 끈다. 그 첫 예는 더위와 관련하여 전기요금 누진제부과에 대한 문제제기와 제도변화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인데, 더위가 언급되고 관련 트위터 게시물이 증가한다고 한다. 그리곤 관련 기사량이 증가하고 누진제 관련 언론 기사가 등장하고, 트위터에 리트윗되면 정보 공유가 확산되어 사회적 이슈가 생성되기 시작하며, 이어 근거가 되는 사회적 인물이나 사건을 발판으로 여론 형성의 단계와 공감 채널이 증가한다. 이로인한 학습효과증대로 인해 제도변화 요구가 시작된다고 한다. SNS의 긍정적 정보 확산의 예이다.
반면에 이처럼 전파와 확산이 빠르고 쉽다는 SNS의 특성이 악용되는 부정적 파급도 있다. 가짜뉴스가 그것인데 민감한 사회 이슈에 대한 기사 형태의 거짓, 왜곡 정보의 생산, 유포를 통해 이익을 취하려는 개인과 집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사회적 동조현상이랄 수 있는 타인의 생각과 판단에 의존하려는 ‘사회적 폭포효과’와, 같은 생각을 가진 자들이 더욱 편향된 정보를 심화시켜 자신들만의 기존 신념을 강화시켜 사회갈등을 극단화시킨다는 ‘집단극화현상’이 있다. 다수의 무비판적 공유와 소비는 사회적 건강성을 심각하게 파괴한다.
빅데이터를 통한 한국인과 한국사회의 현상을 성찰한 이 책이 오늘 우리네의 지금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무엇을 어떻게 자각, 숙고하며 변화를 추진해야 하는지 그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와 우리네의 사유와 행위의 시간은 어디쯤에 있을까라는 반성의 시간을 가져보는데 맞춤이리라는 생각이 든다. |
![]() “한국인의 진짜 속마음을 읽어드립니다” "지금, 한국을 읽다" 빅데이터 사회학자 배영 교수의 시선이 담긴 한국 사회의 뜨거운 이슈와 사회분석! 방대한 량의 데이터와 자료 조사와 모음에 신뢰가 가는 책이다. 우선 이 책에서 알아본 '한국'에 대한 내용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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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밥을 먹는 ‘나홀로족’들과 같이 통계로 확인하기 힘든 사회현상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러한 객관적이지 않은 지표는 별도의 통계도 존재하지 않고 대상자와 직접 인터뷰로 그 방대함으로 인해 쉽지 않겠죠. 설문조사도 대표성이 떨어지는 표본이 문제가 될 것이고요. 이 책의 저자인 사회학자인 배영 숭실대 교수가 주목한 것은 요즘 뜨는 빅데이터예요. 저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언론 기사에 쓰인 단어들을 추출해서 빅데이터 분석을 한 결과로 이 책을 펴내게 되었다고 해요. 이 책은 감정과 관계, 사회, 미래를 주제로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어요. 먼저 1부에서는 혐오와 분노, 행복, 불안을 중심으로 사회 구성원의 감정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일관된 흐름을 발견하고 언제, 어떤 계기로 이 같은 감정이 우리 사회를 지배했는지 그 기원을 날카롭게 추적하고 있어요. 특히 최근 우리 일상에까지 깊게 파고든 ‘혐오’의 기원을 찾고 그 대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어떤 사건 사고가 우리의 감정을 뒤흔들었는지에 대해 언론 보도량과 연관어 등의 변화 추이를 통해 추적하는 과정을 볼 수 있어요. 또 변화 양상을 그래프와 도식 등 다채로운 시각 자료로 제시함으로서 그 변화를 더욱 생생하게 실감할 수 있네요. 2부에서는 가족과 관계에 집중해 여가와 비혼, 저출산, 혼밥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어요. 최근 혼인율과 출산율이 급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혼과 저출산의 중심에는 여성과 여성고용률이 있다는 저자의 분석과 지적과 더불어 현재의 저출산 대책이 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꼬집고 있어요. 3부와 4부에서는 개인과 관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정권 교체 국면에서 한동안 뉴스 헤드라인을 휩쓸었던 적폐와 갑질, 가짜 뉴스, 북한, 미세먼지, 4차 산업혁명 등 보다 거시적인 관점으로 한국 사회를 분석해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낯설었지만 이제는 일상용어가 된 갑질과 적폐, 가짜 뉴스 등이 어떤 계기와 과정을 거쳐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마침내 하나의 주요한 담론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 책에서 제가 관심 있게 보았던 한국사회의 큰 문제인 저출산과 고령화에 대해서 2005년부터 저출산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목소리가 나타났어요. 이후부터 출산 장려금, 유아 보육료 지원 등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지원책은 다양하게 마련되고 있지요. 하지만 일과 육아가 병행할 수 있는 제반 조건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또, 우리는 미래 사회에 아이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인지 알고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어린아이와 엄마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지요. 최근 늘어난 노키즈 존이나 신조어 ‘맘충’에는 분명 혐오의 시선이 섞여 있어요. 사회 구성원의 가치관의 변화로 결혼과 출산은 이미 선택의 영역으로 들어섰다면, ‘안심’하고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도록 이끄는 사회 환경이 구축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한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되어야 한다’는 말처럼, 출산 자체보다는 육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선행되어야 하겠죠. 이처럼 이 책은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현재의 경향성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과거와는 달라진 양상까지 짚어내는 책이에요. 결혼, 대학, 일자리, 미세먼지, 혐오, 북한 등 키워드를 중심으로 현재 한국 사회를 살펴보고 있어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파악해 볼 수 있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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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을 읽다>는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2년간 <한국일보>에 연재한 <빅데이터로 세상 읽기>칼럼을 대폭 손질하여 엮은 책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 구성원의 생각과 사회변화 흐름을 다각도로 관찰하기 위해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SNS 데이터와 언론 기사 데이터를 주요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SNS에는 개인의 일상적인 생각과 선호가 고스란히 드러나기에 데이터로서의 의미가 크다. 한편 언론 기사는 공적 영역에서의 담론 구조와 여론의 향방을 가늠하는 훌륭한 지표가 돼주었다.(p.7)”고 데이터의 출처와 빅데이터 해석방법을 설명한다. ‘가능한 한 다양한 데이터에 접근해 해당 주체의 전반적인 양상을 살피고 그 이면에 숨은 의미를 찾고자 했으나 여전히 더 깊은 해석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내용은 4부로 되어 있으며, 우리 마음의 행로, 변화하는 가족과 관계의 사회학, 합리적 개인과 사회적 신뢰, 다가오는 미래와 새로운 과제. 등으로 이루어 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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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IoT, AI 세 단어는 최근들어 가장 많이 접해본 단어들이다.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의 첨병을 하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을 읽다>는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사회적 시사점을 알려주는 책이기에 서평단에 응모했다.
<지금, 한국을 읽다>란 책의 소개글을 보니 더욱 관심을 끌었다. 유의미한 데이터를 추려내는 과정을 어떻게 하였는지, 빅데이터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사나 키워드는 찾을 수 있지만, 과연 해결책까지도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제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들었다. 책의 목차를 보면서 앞으로 어떤 내용이 나올지 짐작할 수 있었다. 책 목차도 깔끔하게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해두었기에 다시 찾아 보기에도 편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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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본론으로 들어가면, 챕터의 제목과 함께 핵심 키워드가 같이 명시되어 있다. 서론은 핵심 키워드를 왜 선택했는지 설명한다. 예를 들면 첫 챕터인 '한국 사회와 혐오, 우리가 꺼리고 싫어하는 것'의 시작은 일상화된 혐오와 관련된 표현을 제시한다. 자연스럽게 혐오의 정도가 심해진걸까? , 느끼는 정도가 변한 것일까?라는 의문을 제시한다. 의문을 심층적으로 파헤친다. 미움이 단계적이고 증오와 혐오의 차이를 설명한다. 혐오의 대상을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하여 결과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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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관련된 연관어를 제시하는데, 빈도가 높을 수록 큰 글자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빅데이터를 통한 통계값의 경향성을 보여주기 위해 그래프를 이용하였다.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경향성을 해석하면서 한 챕터를 마무리한다. 다른 챕터들도 비슷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핵심 키워드 선정 이유 -> 핵심 키워드와 관련 의문 제시 -> 빅데이터를 통한 자료 수집 및 제시 -> 빅데이터 해석-> 결론
나의 두가지 의문이 첫 챕터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었다. 첫째, 유의미한 데이터를 추려내는 과정을 어떻게 하였는가? 저자는 머릿글에서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SNS 데이터와 언론 기사 데이터를 주요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p.7)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챕터마다 데이터 수집을 어떻게 하였는지 본문에서 설명하고 있고, 데이터의 출처는 어디 각주로 표시하고 있었다. 데이터를 추려내는 과정은 충분히 설명되어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드는 생각은 노인들이 트위터를 하는 비율이 얼마나될까? SNS를 통한 데이터는 젊은 세대에 한정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데이터의 표본이 국민을 대표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지 않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두번째, 빅데이터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사나 키워드는 찾을 수 있지만, 과연 해결책까지도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제시할 수 있을까? 빅데이터는 사실을 조사하고 현상의 원인을 설명할 때에는 명확하다. 하지만 데이터만으로는 해결책을 제시하긴 어려운 점이 있었다. 문제점이 하나의 원인만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여러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런점에서 이 책의 의미를 찾는다면, 키워드를 중심으로 사회적 문제를 이슈화하고 원인을 찾는데에 있다.
두가지 의문을 어느 정도 해결되고, 책을 더 읽다보니 나의 생각이 꼬리를 무는 한 챕터가 있었다. ''스따'를 아시나요?' (p.85) 여기엔 혼밥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사회 현상을 분석한 글이 실려 있었다. 안광복 선생님이 쓴 <열일곱 살의 욕망 연습>의 한 글귀가 떠올랐다. "신학자 폴 틸리히는 외로움과 고독은 다르다고 말한다. 외로움은 혼자 있는 고통, 고독은 혼자 있는 기쁨이다." 혼밥을 하는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낄지, 고독감을 즐길지는 빅데이터로만을 알기 어려웠다. 문유석 판사는 <개인주의자 선언>에서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이고, 인간이 행복감을 가장 많이, 자주 느끼는 원천은 바로 인간이었다." 라고 말한다. 혼밥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현상이 계속되는 것은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도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우리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현명한 인간관계가 꼭 필요하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사회현상의 문제점을 인식하는데 빅데이터를 통한 해석이 앞으로는 더욱 필수적일 것 같다. 빅데이터를 통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며 해결책을 마련할 때 객관적 시선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한국을 읽다>는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방법을 우리들에게 친절하고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으며, 앞으로 빅데이터의 가능성을 우리에게 비춰주고 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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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을 읽다 빅데이터로 본 우리 마음의 궤적
■ 적과의 동침
인류의 역사를 한 마디로 요약하라면, '적과의 동침'이라 대답하겠다.
서로 싸우거나 해치고자 하는 상대를 적이라고 하는데, 앙숙이나 원수를 뜻한다. 그런데 눈에 띄는 유의어가 있다. '상대방'이라는 단어다. 말만 놓고 보면 좀 과하다 싶다. 하지만 경기나 시합 따위에서 서로 승부를 겨뤄 이겨야 하는 상대라는 측면에서 적이라 부를 수도 있다.(표준국어대사전 참고)
인류는 역사를 통해 개인주의와 다원주의의 가치를 확장했다. 다양성이라는 범인류적 가치를 발견한 것이다. 하지만 다양성의 확대만큼이나 갈등 또한 심화됐다. 갈등의 양상은 보다 첨예해졌고 파급 효과는 훨씬 커졌다. 그로 인해 오히려 다양성의 가치가 훼손돼 가고 있는 실정이다. 갈등을 무릅쓰고 '적과 동침'하던 역사는 이제 갈등을 먹고 자라 '적을 멸렬'하는 데 혈안이 돼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의 양상은 걱정스럽다. 혐오와 분노라는 감정이 갈등 자체를 부정하고 양립할 수 없는, 어느 한 쪽이 없어져 버리지 않는 이상 끝나지 않을, 싸움을 하고 있다. 물론, 문제를 일으킨 쪽은 분명 있다. 하지만 우리가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오히려 '공존'이라는 대의를 등한시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 분노와 혐오
현재의 상황을 한 마디로 요약하라면, '분노와 혐오'라고 대답하겠다.
그간 굳건히 닫혀있던, 오히려 누군가가 감춰뒀던,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가장 먼저 갑질과 성폭력이 드러났다. 온갖 부조리와 비합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잊고 있던 환경문제, 북한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우려가 코앞에 닥쳤다.
사람들은 걱정했다. 걱정은 분노로, 분노는 혐오로, 혐오는 불안감으로 확산됐다. 그 누구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자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시금 걱정은 커진다.
하지만, 판도라의 상자를 닫을 마음은 없다. 이왕지사 이렇게 된 것, 모조리 끄집어내서 '해결'해야만 한다. 아쉬운 것은 해결의 양상이다. 분노와 혐오로 얼룩진 새로운 갈등만이 판을 친다. 이대로라면 미래는 없다. 깊은 땅 속에서 숫구쳐 오른 용암이 온 세상을 불태울 일만 남은 것이다.
우리는 기로에 섰다.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인지하고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선택을 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갈등을 갈등으로 이겨낼 순 없다는 사실이다. 앞선 갈등이 해결되더라도 뒤이은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악순환에 빠질 뿐이다.
■ 숙의와 성숙
작금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한 마디로 요약하라면, '숙의와 성숙'이라고 대답하겠다.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인다해도 적이 완전히 없어지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적을 올바로 대하고 공존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것이 현실적인 이상을 실현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적 숙고는 물론 사회적 숙의가 필요하다. 숙의(淑儀)는 '깊이 생각하여 충분히 의논'한다는 뜻으로 숙고의 과정을 포괄한다. 이는 우리 모두가 적이기도 하지만 동반자라는 사실을 인정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인지하고 함께 해결해가야 한다는 사실을 합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숙의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성숙'에 이르러야 한다. 성숙하다는 것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상태를 지향하는 개념이 아니다. 실로 완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없을지도 모른다. 또 예상치 못한 문제들도 등장할 것이다. 그러므로 완전한 해결보다는 건전한 합의에 이르는 과정을 마련하는 데에 더 가치를 두었으면 한다. 갈등 상황을 종료시키겠다는 투지보다는 갈등을 통해 성숙해지기 위한 의기투합 말이다.
■ 시선과 시야
인류의 미래를 지탱할 수 있는 역량을 한 마디로 요약하라면, '올바른 시선과 건전한 시야'라고 대답하겠다.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보기 위해서는 올바른 '시선(視線)'을 가져야 한다. 시선은 눈이 가는 방향이다. 우리는 문제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감정에 출렁이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 순간 만큼은 철저히 이성적이어야 한다. 사실에 입각해 현상을 있는 그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류에 빠져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거나 오히려 문제를 키울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시야(視野)'를 가져야 한다. 시야는 식견이나 사려가 미치는 범위다. 흔히,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자기 자신 혹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 문제 상황을 이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훗날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여지만 키우는 일이다.
지금 이 상황을 성숙하게 감당할 수 있다면 좋겠다. 당신과 나, 우리를 위해.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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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을 단 이틀 남겨둔 지금. 올 한 해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보는 중이다. 뭔가 바쁘기도 했고, 새롭기도 했고, 마음이 철렁하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던 한 해를 한 마디로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 나 혼자만의 느낌을 아닐 터. 마음을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당장 내년 이 나라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이번달에는 2019년 전망서를 여러 권 봤는데 정작 지금 내가 맞닥뜨린 현실을 직시하는 책은 간과했다. 그래서 내일의 한국이 아닌 지금의 한국을 보는 <지금, 한국을 읽다>(배영 지음 / 아날로그 2018)를 읽게 되었다. 올해를 마감하는 이 시점에 읽는 게 참 바람직한 타이밍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저자는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로서, 온라인 공간의 문화와 제도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이 인간 행위와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오랫동안 연구해왔으며, 최근에는 고령화가 가속화하는 사회에서 기술과 삶의 질이 갖는 관계를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빅데이터도 그 연구의 일환일 것이다. '빅데이터로 본 우리 마음의 궤적'이란 부제처럼 지금의 빅데이터를 통해 사람들이 어떠한 마음으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책은 4가지 분야로 나누고, 적합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다.
마음 : 혐오, 불안, 행복, 분노 관계 : 여가, 비혼, 저출산, 혼밥, 명절 사회 : 김영란법, 적폐, 갑질, 누진제, 가짜 뉴스 미래 : 대학, 북한, 취업, 미세먼지,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
키워드만 봐도 속이 답답해져온다. 그렇게 혼돈과 불안한 마음으로 살고 있었구나. 그게 비단 나만의 상황은 아니었구나. 씁쓸한 위로가 배어나온다. 과거 정권에 불안해하고, 분노했다. 하지만 새 정권에 대한 희망이 절망으로 바뀐 건 짧은 순간이었다. 그냥 다 어려운 거다. 모두 다 힘든 거다. SNS 빅데이터가 그것을 보여주고, 수많은 웹페이지와 검색어들이 국민들의 마음을 반영하고 있다. 추측이 아니라 빅데이터 기반이니 객관성이 높은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빅데이터 결과 중에 흥미로웠던 게 있었는데, 비혼족이 늘어나면서 여성 고용률이 높아졌단다. 결혼을 하지 않아야 기업에서 여성 고용을 더 많이 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저자는 지적했다. 내 주변에도 결혼 대신 일을 선택한 친구들이 꽤 많이 있으니까. 결혼에 대한 환상이나 꿈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란다. 아이 낳고 아등바등 사느니 그냥 연애나 하면서 삶을 즐기려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더불어 이 내용은 나 역시 두 아이의 엄마로서도 참 많은 공감이 갔다. 가정을 돌보는 주부가 재취업에 성공하는 것 역시 어려운 게 현실이니까. '워라밸', '저녁이 있는 삶'이 결코 사치스런 꿈이 아닌데, 이 사회는 자꾸 엄마들에게 죄책감을 심어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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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절망에 빠져있을 순 없다. 4장에서 말하는 미래의 키워드들이 그 희망의 불씨가 되었으면 좋겠다. 막연한 인공지능이 아니라 빅데이터로 보는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 그리고 북한과의 관계 회복...우리가 직면한 미래가 곧 현실이 될 것이기에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는 자만이 앞서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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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지금 바로 나와 우리의 마음 상태를 요약한 것이라 생각된다. 미래를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면, 생이 얼마나 불행할까.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가 과연 행복할까. 하지만 저 단락 안에 해답도 들어 있다. '미래를 맞이하는 개인의 준비나 마음가짐에 따라 불안의 정도가 달라질 것'이니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새해를 계획하는 지금이 미래를 계획하는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한국인의 진짜 속마음이 궁금하다면 <지금, 한국을 읽다>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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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을 읽다>는 "혐오, 불안, 행복, 분노, 여가, 비혼, 저출산, 혼밥, 명절, 김영란법, 적폐, 갑질, 누진제, 가짜 뉴스, 대학, 북한, 취업, 미세먼지,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 등 현재 한국 사회에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20개의 이슈 키워드를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책이다.
읽기 전에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 흥미를 느꼈다. '빅데이터'라는 기준이 있다는 것은, 하나의 주제에 대한 분석을 할 때 개인의 통찰력보다는 '객관적인 자료'를 증거로 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이 근거로 제시하는 '빅데이터'의 기준은 크게 'SNS'와 '뉴스 기사' 두 가지이다. 예를 들어 '혐오'가 주제인 경우, '혐오'라는 키워드가 SNS에서 언급되는 양이 기간별로 어떻게 변화하며 해당 키워드가 들어간 글의 내용은 어떤지 살핀다. 뉴스 기사의 경우에도 '혐오'가 들어간 기사의 양은 얼만큼 되며, 그것들이 다루는 내용은 어떤지 등을 분석한다.
'빅데이터'라는 기준은 개인의 통찰력보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 책이 주제들을 풀어가는 방식에 큰 기대를 했다. 하지만 내용물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빅데이터들이 그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은 그것을 분석하는 사람이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주제들을 분석하는 방식과 깊이는 너무도 얕고 조악했다.
단적으로 작가는 '여성혐오'를 미소지니misogyny의 개념이 아닌 '여성을 싫어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글을 썼다. 실제로 작가가 여성혐오의 개념을 명확히 인지했을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현재 한국 사회에서 여성혐오의 뜻을 '여성을 싫어하는 것'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큰 오류다. 그런 가정 속에서 '지금, 한국'에 대해 말하는 것은 심하게 말하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
더불어 이 책의 '빅데이터'가 기반으로 하는 SNS가 트위터라는 것도 아쉬웠다. 각 SNS별로 특징과 특성이 다른데, 하나의 SNS만으로 그 키워드들을 분석하는 것은 명백히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가장 큰 이 책의 아쉬운 점이었고, 그 외에도 키워드들을 분석하는 데 있어서 깊이가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이 책의 근원이 '신문 칼럼'이었기 때문에 분량의 한계로 내용들을 깊이 있게 다루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것은 결국 변명일 수밖에 없다. 빅데이터라는 고급 재료를, 가장 싼 라면에 다 때려 부은 듯한 느낌의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