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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주변의 지도자들이 모두 강경 국수주의 스트롱맨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실천하는 트럼프 대통령, 스탈린 이후 최장기 집권자이며 원조 스트롱맨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전쟁 가능 국가로의 개헌' 작업에 몰입하고 있는 밉상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핵보유국을 도모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그리고 오늘 리뷰의 주인공인 G2 중국의 '시(習)황제' 같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이들은 모두 강력한 중앙집권적 절대 권력을 휘두르며 철저히 자국 중심주의로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런 거센 외세에 대응하는 우리는…? 문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서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가 묵자(墨子)를 떠올린다. 이런 강골 지도자 중 시진핑 국가주석은 어떻게 절대 권력을 장악했을까? 그것이 궁금했다. 시 주석의 집권 2기를 알린 2016년 10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에서 놀랄만한 표현이 나온다.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핵심'이란 단어가 사용된 경우는 건국의 지도자 마오쩌둥,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 그리고 장쩌민 세 명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집권 초기엔 비교적 소극적인 정책을 펼치더니, 중반 이후 강력한 사정 드라이브로 보시라이 등 정적을 제거한다. 그리고 견제와 균형의 정치학이라던 집단지도체제를 무너뜨리고 국가 주석의 연임을 2회(10년)로 제한하는 규정을 폐기하는 등 '1인 독재체제'를 구축한다. 시 주석의 핵심어는 흔히 '중국의 꿈 中國夢'이라 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다. 2035년 사회주의 현대화 기본 실현, 2050년 세계 최강국(번영, 강력, 민주, 문명적인 조화로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이란 ‘중국몽’을 실현하는 것이 중국공산당의 존재 이유이며 사명이라고 시 주석은 역설한다. "나는 굳게 믿고 있다. 중국공산당의 수립부터 그 후 100주년까지는 소강사회(小康社會)의 전면적인 달성이라는 목표를 실현할 것임을. 그리고 신중국의 수립부터 그 후 100주년까지는 번영되고 강력하고 문명적인 조화로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만든다는 목표를 실현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꿈을 실현할 것임을. (34쪽)" 두 개의 100년…. 시진핑 지도부의 공약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100년의 꿈은 누구의 꿈일까? 소강사회란 중국의 역대 지도부가 지향해왔던 사회로, 인민이 여유 있는 생활을 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 여유는 경제적 여유를 지칭하는 측면이 강하지만, 정신적 여유와 행복감 등의 잣대도 포함되어 있다. 시 주석은 우선 중국공산당 수립 100주년인 2021년까지 중국 전체에서 소강사회를 달성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100주년 시간 축인 1949년 신중국 수립으로부터 2049년까지 중국이 더욱 높이 서기 위한 길을 닦는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런 장대한 꿈은 중국인에겐 매혹, 주변국들엔 곤혹감과 경계심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35쪽 참조) 『시진핑의 중국 : 100년의 꿈과 현실』은 시진핑의 일대기가 아니라 "강한 지도자를 넘어 절대 권력자로 등극한 13억의 리더 시진핑의 리더십을 분석"하는 책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의 중국 특파원인 저자는 시진핑의 꿈이 현실로 실현될 것인지 깊이 있게 짚어보고 있다. 그의 눈엔 중국이 '강하고 기세가 가득한 동시에 취약하고 위태'롭게 보였나 보다. 덩샤오핑 이후 낮은 자세로 힘을 키우던 '도광양회'에서 힘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분발유위'로의 외교 정책 전환은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인 '일대일로'의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팍스 차이나의 꿈은 미·중 무역 전쟁처럼 투키디데스의 덫(강국 스파르타와 신흥국 아테네의 대립과 충돌)에 빠질 수도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으로서도 중국의 의뭉스러움은 곤혹스럽다. 2015년 중국과의 FTA 발효 이후 줄곧 우리나라의 제1위 수출·수입국이다. 우리나라 총교역액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한·중 교역액은 한·미 교역액의 2배를 넘을 뿐만 아니라 계속 증가세를 보인다. 이런 무역 지배력과 우리의 무역의존도를 이용한 중국의 소프트파워 행사는 우리 경제를 흔들어 놓기도 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 그는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왕조 시대의 책봉체제 잔상이 느껴지는 중화의식의 발로일 것이다. 이런 중국의 모습에서 그들이 어떠한 국가로 나아가려 하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이것이 중국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이며 이 책을 읽는 목적이다. 중국식 발전 모델이 '밝음'만 있지 않을 거다. 개혁개방의 부작용이란 그림자가 점점 짙어질 것이다. 건전한 의논과 비판까지 봉쇄하는 언론 통제나 부의 불균형 등 높아지는 부자들의 불안감도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고, 정치도 마찬가지다. 집단지도체제를 붕괴시키고 국가 주석의 연임 규정을 삭제해 1인 독재, 종신집권을 꾀하지만, 동서고금의 역사를 보더라도 그런 결과는 항상 좋지 않았다. '높아지는 자부심, 깊어지는 두려움'의 한 줄 요약이 현재의 중국일 것이다. 중국은 과연 시진핑이 꿈꾸는 대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100년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까? 그렇게 강대해지면 우리를 깔보고 억누르려 하지 않을까? 1945년 해방 후 한반도의 민중 사이에 회자했다는 4행시가 떠오른다. “속지 말고, 믿지 말고, 잊지 말고, 조선아 조심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