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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 - 믿음의 깊이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 - 믿음의 깊이" 내용보기
고 김수환 추기경님에 대한 이야기는 익히 들었지만, 종교와 거리를 두고 살아온 사람으로서 잘 모르던 게 솔직한 심경이다. 이번에 '서른살 심리학 세트'에 들어 있던 한 줄의 문장으로 이분의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그분의 미덕을 닮아보고자 했다. 종교에 무지한 사람으로서 때로 읽기 어려운 부분도,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의 글을 읽으면서 어렷을 적 어머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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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수환 추기경님에 대한 이야기는 익히 들었지만, 종교와 거리를 두고 살아온 사람으로서 잘 모르던 게 솔직한 심경이다. 이번에 '서른살 심리학 세트'에 들어 있던 한 줄의 문장으로 이분의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그분의 미덕을 닮아보고자 했다.

종교에 무지한 사람으로서 때로 읽기 어려운 부분도,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의 글을 읽으면서 어렷을 적 어머니의 뜻에 이끌려 종교의 길에 들어서고, 필부의 삶을 바랐지만 결국 한국 최초의 추기경 신분에 올라 평생 신앙의 길을 걸었던 것을 조근조근 말하시는 것을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조금씩 이분이 사람을 사랑하는 깊이에 공감하고 흔들리면서도 올곧게 신앙을 지키고 행동하며 살아왔음을 알 수 있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높은 신분이 되어 이제 칠순의 나이에 이르렀으면서도, 자신을 낮추고 또 낮추어 깊게 신앙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의 위치가 갖는 무게를 다시금 고민하는 사람이 몆이나 될 것인가.


금쪽같은 구절이 많았지만 죄다 옮겨 적지는 못하고, 그 중 특히 마음에 와닿았던 구절들을 옮겨 적어본다. 한 사람이 밝힌 생각과 글들이, 또한 그 사람의 삶의 행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힘이 되어주는지 나로서는 짐작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나는 가끔 평화를 위해 일하였는가를 생각해 봅니다. 되돌아보면, 별로 한 것이 없습니다. 평화를 위해서 일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랑의 일은 평화를 위한 것입니다. 아씨시의 프란치스코의 '평화를 위한 기도'에서 보듯이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어두움이 있는 곳에 빛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는 모두 평화의 일이요, 곧 사랑의 일입니다.
12 page


다만 사랑을 증거할 따름

'이삭을 줍는 마음'은 소중합니다. 이삭은 버려진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소중히 여기고 줍는 사랑의 손길은 그 이삭을 다시 생명을 담은 밀알로 살립니다. 데레사 수녀는 이삭을 줍듯이 버려진 사람, 죽어 가는 사람까지 돌보았던 분입니다.

 그 분에 관한 책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죽어 가는 사람들의 임종을 돕는 '죽음의 집'이 있는데, 거리에서 버려진 채 죽어 가는 사람들을 거두어서 존엄한 인간답게 죽음을 맞이하게 하기 위한 집입니다.
 한 번은 이 집에 신사 한 분이 들렀습니다. 그때 한 수녀가 죽어 가는 불쌍한 늙은이의 손을 잡고 기도하며 임종을 돕고 있었는데, 이 광경을 한참동안 지켜본 그 신사는 그 자리를 떠나 돌아가는 길에 복도에서 데레사 수녀를 만나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제가 이 집에 들어올 때에느 무신론자였습니다. 그러나 방금 죽어가는 불쌍한 걸인의 손을 잡고 임종을 돕는 수녀님의 모습을 보고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또 어느 신문기자가 마더 데레사 수녀가 운영하는 행려병자 수용소를 찾아왔습니다. 그곳에는 수백 명의 병자들이 간호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용소 밖의 거리에도 오갈 데 없는 환자들이 여기저기 쓰러져서 신음하고 있었습니다. 이 광경에 충격을 받은 기자는 마더 데레사 수녀에게 따지듯이 물었습니다.

 "데레사 수녀님, 당신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거리에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쓰러져 있는데, 겨우 몇백 명을 도와준다고 무슨 일이 되겠습니까?"

 마더 데레사는 조용히 돌아서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성공하기 위해 여기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은 다만 사랑을 증거하기 위해서입니다."

57-58 page


사랑은 결코 감정이나 느낌이 아닙니다. 사랑은 의지에 속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사랑하겠다는 결심에서 출발하여 이 결심을 지키는 의지로써 지속되는 것입니다.
95 page



"요한볶음 8장에 나오는 간음한 여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중략) 당신은 그 이야기에 나오는 여러 인물 중에 누구입니까? 예수입니까? 예수처럼 그 깊은 사랑과 연민의 정으로 간음한 여인을 보고 있습니까? 비록 간음한 여인이지만 하느님의 자비로 용서를 받으면 다시 깨끗해지고, 아름답고 결백한 영혼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믿음의 눈으로 보는 그 예수입니까? 아니면 당신은 간음한 여인입니까? 지은 죄 때문에 너무나 부끄럽고 마음이 떨려 고개도 들 수 없을 뿐 아니라, 지은 죄를 마음속 깊이 뉘우치고 하느님의 자비만을 구하고 있는 그 여인입니까? 그만큼 당신에게 스스로를 뉘우치고 낮추는 겸손이 있습니까? 그것도 아니면 당신은 스스로를 의로운 사람이라 자부하고 그녀에게 돌을 던져야 한다고 말한 율법학자나 바리사이파 사람입니까? 당신은 누구입니까?"

 그 사람은 한참 후에 답하기를 "저는 아마도 그 자리에 맨 마지막까지 남아 있다가 그 여인에게 기어이 돌을 던졌을 가장 젊은 바리사이파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성서에 그런 남자는 없습니다. 복음을 보면, 예수님은 바리사이파들에게 "너희 중에 죄 없는 사람이 있으면 이 여인을 돌로 쳐라"하고는 몸을 굽혀 땅에 무언가 글씨를 쓰고 있었습니다. 유태인들은 이 말씀을 듣고 나이 많은 사람부터 하나 둘씩 그 자리를 떠났고, 예수님이 다시 일어섰을 때는 여자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끝까지 남아서 기어이 돌을 던졌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만큼 그는 끝까지 엄격한 법 집행을 요구하는 철두철미한 정의파라고도 할 수 있고, 동시에 그만큼 용서의 마음이 추호도 없는 냉혹한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블룸 신부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당신은 솔직해서 좋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끝까지 용서해줄 줄 모르면 하느님을 뵈올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을 뵙는다는 것은 이미 말씀 드린 대로 참으로 누구에게나 위기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곧 심판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누가 당신을 보고 싶다고 한다고 보여주지 않으시는 것은 이런 우리를 위해서입니다."

 내가 보기에, 블룸 신부를 찾아간 이 사람은 어쩌면 우리 자신일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평소 살아가면서 늘 누군가를 마음으로 단죄하고 제쳐놓는 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119 page



 어떤 분은 인간 존엄의 근거를 지성에 둘 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지성의 능력을 잃은 천치바보는 존엄하지 않다는 말이 됩니다. 더구나 병으로 식물인간이 되었다면 더욱 존엄하지 못한 것이 됩니다. 그러면 이미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은 말할 수 없게 됩니다.

 '모든 인간은 어떤 처지에 놓여 있든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느님은 그를 어떤 처지에 있든지 버리지 않는다. 하느님에게는 그 누구도, 비록 흉악범일지라도 쓸모 없는 인간은 없다. 때문에 존엄하고 또한 평등하다'고 해석해야 합니다. 따라서 인간의 자유, 평등, 박애는 실로 하느님의 사랑에 의한 존엄성 때문입니다.
146 page



지도신부님이 '나에게 능력을 주시는 분을 힘입어 나는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필립 4,13)라는 기도를 거듭하라고 권했을 때, 나는 그것은 "자기 암시가 아니냐, 은총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지도신부님은, 당신은 하루에도 수없이 '나는 할 수 없다'는 자기암시를 하고 있지 않느냐, 그 반대의 자기 암시가 필요하다. 그리고 하나님은 은총으로 일하시지만, 먼저 인간의 심리를 통해서 일하신다고 하였다. 그 후부터 나는 이 말씀을 기도로써 몇 번 바쳤다.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고 평온해진다.

243 page

 

 

f****s 2011.03.2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내겐 영원한 추기경이실 그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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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이었던가. 명동 성당에 천주교 신자들이 줄을 길게 섰었다. 한 손에는 국화 한 송이를 들고 또 다른 손에는 성경책이나 그분의 사진을 들고. 겨울이어서 몹시 추웠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거리로 나섰다. 한두시간을 기다려서 명동 성당으로 들어가거나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밖에서 추위와 싸우면서 추기경님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예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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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이었던가. 명동 성당에 천주교 신자들이 줄을 길게 섰었다. 한 손에는 국화 한 송이를 들고 또 다른 손에는 성경책이나 그분의 사진을 들고.

겨울이어서 몹시 추웠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거리로 나섰다. 한두시간을 기다려서 명동 성당으로 들어가거나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밖에서 추위와 싸우면서 추기경님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예전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계속 추기경으로 기억될 그 분. 김수환 추기경님.

 

 이 책을 읽게된 건 법정 스님의 책을 보다가 음, 종교 지도자들의 책을 한번 봐야겠다-라는 무심한 생각에서 집어들었다.

법정 스님의 글은 뭔가 청량하고 맑은데 김수환 추기경님의 글은 왠지 고뇌에 가득차 있다. 그래서 가볍게 읽으려고 했는데 도저히 가볍게 읽을 수가 없었다.

어머니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깨끗해진다고 하셨는데 나는 왜 그런 느낌이 안 올까. 분명 모태신앙이 천주교인데도 불구하고 어떤 깨달음도 없는 걸 보면 요즘 내가

신앙생활을 너무 소홀히 하고 있나보다. 하긴 우리 고모도 저 추운날 명동성당까지 가서 임종미사를 드리고 왔는데 춥다고 안 간 나이니 ㅠㅠ 신실하지가 못하다.

아니면 신실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내용이 자꾸만 마음에 남는지도 모르겠다. 왜 잘못하면 괜히 찔리는 것과 같이 말이다.

 

 대부분의 책이 그렇듯이 이 책에도 작가의 사상이나 경험이 잘 녹아있다. 하긴 생각을 쓴 산문집인데 왜 안 그러겠는가.

종교지도자로서의 고뇌, 정치와 종교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 자신에 신앙심에 대한 반성 같은 것이 너무나 인간적으로 적혀져 있다. 하긴 이분은

군사정부시절부터 지금의 정부까지를 다 겪으신 분이니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 많은 않았을 것이다. 그로 인해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이 생기기도 했을 것이고 또 그 과정에서 후회같은것도 있었을 것이다. 종교지도자로 사셨지만 이 분도 인간이기에 왜 번민이 없었을까. 물론 잘못한 점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래도 천주교를, 그리고 이 나라를 이끌어 왔다는 것에 대해서는 참 존경스럽다.

 

 미사를 드릴때 신부님이 마지막 즈음에 이런 말을 하신다.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이 구절이 문득 생각난다. 처음이지만 내겐 ,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는 영원히 추기경으로 기억될 추기경님. 그곳에서 평안하시기를.

아멘.

 

o****l 2010.09.2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자신의 삶에서 위안을 얻기란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자신의 삶에서 위안을 얻기란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내용보기
이틀전 나는 김수환 추기경님의 강연을 직접 들을 기회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두번째 만남이었다.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머임에서 밝은 모습을 뵌 것이 첫번째였다. 김수환 추기경님같은 사회적 명사의 글에 대해 어떤 평을 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은 나의 느낌을 말하자면 그것은 인생에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틀전 강연의 제목
"자신의 삶에서 위안을 얻기란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내용보기
이틀전 나는 김수환 추기경님의 강연을 직접 들을 기회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두번째 만남이었다.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머임에서 밝은 모습을 뵌 것이 첫번째였다. 김수환 추기경님같은 사회적 명사의 글에 대해 어떤 평을 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은 나의 느낌을 말하자면 그것은 인생에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틀전 강연의 제목 또한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것이었다. 자살자가 넘치는 반면 자신을 던져 의인의 길을 가는 사람이 공존하는 사회에서 인생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사실 요즘 나는 힘들다. 인생에 힘든 고비가 어디 한두번뿐이겠냐마는 최근의 힘듬은 그 정도가 강했다. 그래서 솔직히 위안삼아 추기경님의 강연을 듣고 이 책을 읽었다. 그러나 추기경님의 말씀을 듣고 책을 읽었다고 해서 바로 위안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 위안을 얻기란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c*****0 2003.11.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