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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소설가 원재훈의 장편소설(掌篇小說)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를 읽었습니다. 엽편소설(葉篇小說)이라고도 하는 장편소설(掌篇小說)은 200자 원고지 30매 내외로 단편보다 짧은 소설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는 “인생의 한순간적 단면을 날카롭게 포착하여 적절히 묘사한 소설로서, 사건의 전복적 결말이나 대화의 운행이 매우 지적이고 기지에 차 있어 놀라운 효과를 유발한다. 이야기의 갈등이 절정에 이르자마자 급전하여 결말에 이르는 수법도 간결한 처리로 이루어진다.”라고 장편소설의 특징을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작가는 후기의 첫 머리에 ‘가끔, 나는 손바닥에 글자들을 쓴다’라고 적었습니다. 장편소설(掌篇小說)이라는 글의 특성을 이야기하면서도 소설에 담고자 하는 주제를 손바닥에 적어두는 버릇이 있다는 점을 말하고자 하는 듯합니다.
짧은 내용에 전하고자 하는 바를 함축해서 담았지만 의미전달이 분명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모두 40편의 이야기가 ‘태엽감는 쥐’, ‘소원을 들어주는 집’, ‘고양이 상처’ 등의 소제목으로 묶여있습니다. 첫작품 ‘태엽감는 쥐’부터 허를 찌르는 내용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태엽감는 새>를 희인(喜引, parody)한 작품을 그것도 하록기(河錄基)라는 필명으로 발표하여 대박을 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하록기와 대담에 나선 하루키가 이야기하는 “그 비밀을 어떻게 알았소?”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표제작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 역시 허를 찌르는 내용입니다. 개들 세상에서 개들이 사람을 애완동물로 키운다는 내용입니다. 사람들이 개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내용 그대로를 담았습니다. 개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만국의 늙은이여, 대동단결하라’, 역시 젊은이와 늙은이가 반목하는 작금의 세태에 경종을 울리는 그런 내용으로 크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대목입니다. “생각해보라. 젊은이들이 의지하는 것은 늙은이들의 사상이었고, 지혜였으며, 경험이었다. 늙은이는 거인이었으며, 젊은이는 거인의 등에 올라타고 세상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제 그 거인은 쓰러져 버렸다. 오호, 통재라. 이런 기막힌 일이 어디 있단 말인가.(32쪽)”
“벌레를 보고 놀라는 소녀처럼, 인생의 어느 날 번개가 떨어진 것처럼, 깜짝 놀라는 순간이 있다.(35쪽)”라는 ‘나만 생각해야겠다’를 여는 첫 문장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쑤시개’라는 이야기에 나오는 한 대목도 새겨둘만 합니다.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였던 한 시인의 이야기를 하다가 ‘참 다정하고 착했던’ 그가 보고 싶다면서 “그런데 말이요… 그에게 갈 길이 없네. 갈 길이 없어.” 이어서 작가는 “누군가에게 갈 길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47쪽)라고 말합니다.
‘마법사’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사람들이 표정을 잃어버렸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모두들 힘들고 지친 표정이다. 자신의 진짜 얼굴 대신에 가면을 쓰고 있다.’라고 운을 뗀 주인공은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기만 한다는 그것을 이루게 해주는 마법사임을 밝힙니다. 나아가 아예 ‘소원을 들어주는 집’이라는 소제목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세상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마법을 부리기도 합니다. 결국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는 변해버린 세태를 고발하는 그런 내용보다는 변한 세상에서도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그러 이야기들로 채워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혹시 제가 멋대로 해석한 것을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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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D 원하는대로 이루어지는 깡꿈월드입니다!
요즘같이 시간이 부족할 때는 장편의 소설을 읽는게 부담이 됩니다. 짧으면서 재밌는 소설은 없을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것은 없을까? 장편이 부담되는 우리를 위한 손바닥 소설
770. "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 " 입니다.
이 책은 그동안 긴 소설을 쓸 여유가 없었던 작가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는 짧고 소박한 글이다. 많은 글 중 나는 "상사화"를 소개하려 한다.
# 상사화
남녀의 사랑이 어려운 이유는 그 사랑이 환경과 조건에 의해 결정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날 그녀가 "소원을 들어주는 집"을 찾아온 이유도 끊어져 버렸던 인연의 끈을 다시 이어가고 싶어서였다. 그녀는 말했다.
한때 모든 것을 내어줄 듯 사랑했던 남자와의 인연의 끈은 그리 길지 않았다. 함께 하기엔 둘은 너무 달랐다. 서로의 앞에 놓인 길 위엔 각자의 발자국만 존재할 뿐 함께 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그렇게 둘의 사랑은 끝이 났고 여자는 새로운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다. 하지만 마음속에 다른 사람을 품은 채 시작한 사랑은 오래갈 수 없었고 결국 이혼을 하게 된다.
여자는 더 늦기 전에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남자를 찾아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기적처럼 상사화를 보고 있는 남자를 발견했다. 헤어진지 십 년이나 지났어도 둘은 첫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예전과 변한 것이 있다면 단 하나. 그는 승려가 되어 있었다.
그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다시는 사랑을 놓치지 않으리라 다짐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혼란스럽다. 승려가 되어버린 그에게 사랑을 원해도 되는 건지, 속세가 싫어 떠난 그를 이렇게 다시 붙잡아도 되는 것인지.
그래서 그녀는 용기를 내어 "소원을 들어주는 집"에와 소원을 빌었다.
너무 쉽게 원하는 대답을 얻은 그녀의 마음이 불편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기 앞에 놓인 희망의 빛을 놓치고 싶진 않았다. 그 길로 남자를 만나러 간 그녀는 어떻게 되었을까? 정말 소원이 이루어졌을까?
두어 달 후 소원이 이우러진 집 앞으로 한 송이 꽃이 배달되었다. 그 꽃은 "상사화"였다. 꽃과 잎이 서로 등져 있어서 서로를 보지 못하는 꽃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
사랑에 실패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 모두는 사랑의 패배자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쟁취하는 자는 쓰린 기억을 상처로 남기지 않고 보살펴 추억으로 간직하는 사람일 것이다.
당신을 아프게 한 사람, 정말 나쁜 사람이었나요? 지금까지 "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 " 였습니다.
* 이 책을 제공해주신 DJ영업부장님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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