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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소중한 내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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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이 있다. '임성순을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그의 작품을 단 한 편만 읽은 독자는 없다' 해석하자면, 아직 엄청나게 유명하진 않지만 임성순의 소설이 몹시 뛰어나 한 편을 일단 읽었다 하면 계속 읽게 된다는 뜻이겠다. 실제로 그렇다. 먼저 밝히자면, 난 임성순 작가의 팬인데 여러 사람에게 추천해줬고 다들 두 편 이상은 읽더라. 그래서 샀다. 임성순 작가의 추억 보정 에세이,
"작고 소중한 내 과거" 내용보기
그런 말이 있다. 
'임성순을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그의 작품을 단 한 편만 읽은 독자는 없다' 
해석하자면, 아직 엄청나게 유명하진 않지만 임성순의 소설이 몹시 뛰어나 한 편을 일단 읽었다 하면 계속 읽게 된다는 뜻이겠다. 실제로 그렇다. 먼저 밝히자면, 난 임성순 작가의 팬인데 여러 사람에게 추천해줬고 다들 두 편 이상은 읽더라. 

그래서 샀다. 임성순 작가의 추억 보정 에세이, '잉여롭게 쓸데없게'

나오자마 두 권 사서, 나 한 권 가지고 어머니에게 드렸다. 그리고 1년이 지나도록 안 읽은 건, 작가님과 나의 나이가 거의 10살 정도 차이난다는 점 때문이다. 작가님의 유년시절 취미 생활은, 아무래도 나와는 약간 차이가 있을 듯했다. 그래서 사놓고도, 바로 읽진 않았는데 이번에 휴가를 맞아 이 책 저 책 탐색하다 펴자마자 다 읽어버렸다. 

오락실, PC방, 잡지, PC통신, 인디 음악, 운동권 등등... 

국민학생들이 자라던 시절, 열광했던 것들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 쪽 이야기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장을 공감하며 읽었더랬다. 영화마저도, 중학교 때 영화 감독을 꿈꾸던 친구가 있었기에, 맞아 맞아 하면서 봤다. 198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한국이 고도성장의 혜택을 누리며, 소비 문화가 다양해지던 시기였다. 부모님이 열심히 벌어들인 돈이 코찔찔이들의 주머니로 갔고, 게임과 음악 영화 등 여러 문화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던 때였다. 나 역시, 게임 잡지와 게임 패키치, 메탈 CD를 사모으며 존재 증명에 열을 올렸더랬다. 해문출판사에서 나온 애거서 크리스티의 책을 한두권씩 모았다. 오락실에는, 자주 가지 않았다. 덩치 큰 형들이 있는 돈 다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분위기 때문이었다. 오락실에서 패권을 이어받은 PC방은 그런 문화는 없었다. 포트리스를 즐겨 하던 P와 카운트스트라이커에 빠진 K 따라 몇 번 갔다. 대학에 가서는, 여전히 NL이고 PD이고를 논쟁하던 운동권 선배들이 과방을 점령하고 있었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시절 학번 치고는 드물게 운동권 문화를 경험해볼 수 있었다. 집회에도 몇 차례 안 나갔고, 학생회 활동도 거의 해보지 않았지만. 

대학에 오면서 비로소 서울이라는 도시를 처음 접한 나로서는 이 책에 실린 용산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취급하는 품목이 다르긴 했지만, 용산에서 잔뜩 겁 먹고 사야 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나는 남포동에서 옷 살 때 겪었다. 옷 사러 가던 시절, 삼촌이라 자신을 칭하던 그들은 웃으면서 잔뜩 협박했지. 돈 내놔, 옷 싸게 줄게.

부제 '츤데레'라는 표현에서 보듯, 책의 전체적인 톤은 냉소다. 웃긴 에피소드도 여럿 등장하지만, 그때가 좋았어, 하는 정서의 회고는 아니다. 문화란 쓸데없음이 본질이고, 우리는 그저 이런 쓸데없음에 열광했을 뿐이며, 세월이 변하면서 그 열광했던 것들이 사라지기도 하고 많이 변하기도 한다. 제행무상. 이 정도의 느낌? 그렇다면, 쓸데없는 데 종사하는 자신은 뭘까? 이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은 아니다, 저자는 한국사회의 성공을 향한 집념에 물음표를 던지며 루저가 된다면, 역으로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공감하고 웃으며 읽었지만, 왠지 다 읽고 나니 헛헛해졌다. 그 헛헛함을 내 필력으로는 표현할 길이 없고, 책 속 문장을 인용해본다.

물론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만큼 원 없이 게임을 하라고 해도 두 시간 이상 하진 못할 것이다. 한 시간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친구 목소리가 가라앉는다.
"야, 나 자러 갈래."
게임을 시작할 땐 '애가 잔다' '와이프가 처가 갔어' '오늘 와이프 동창회다' 따위의 카톡으로 억지로 판 방이었다. 하지만 플레이 타임이 한 시간을 넘으면 언제쯤 그만둘지 서로 눈치를 보는 게 느껴진다. 이제는 만성 피로에 찌든, 아침이면 출근해야 하는 아저씨들이니까.
그렇다. 어떤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져야 하는 것이다. (79쪽)

임성순 작가님 팬이라면 당연히 읽어야 할 책이고, 문화 산업계에 종사하고 싶어하는 꿈나무라면 강추, '국민학생'을 보낸 적이 있다면 필독서다. 이 책 읽고 나서 두 권 더 샀다. 나와 함께 국민학생 시절을 보냈던 친구 둘에게 선물해줬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l****i 2020.08.31.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