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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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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직업은 사진기자(포토 저널리스트)이지만, 그를 - 볼 만한 사진을 찍고, 공감되는 글을 쓰는 사람 - 사진이야기꾼(포토 스토리 텔러)라고 부르고 싶다. 지금은 디지털 혁명의 시대라 지만 대중의 마음은 디지털 기술 그 자체보다 여전히 디지털이 전달하는 스토리를 향한다. 승객이 차에서 자는 동안에 자율주행 자동차는 승객을 목적지에 데려 갈 것이라는 것은 불원 미래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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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직업은 사진기자(포토 저널리스트)이지만, 그를 - 볼 만한 사진을 찍고, 공감되는 글을 쓰는 사람 - 사진이야기꾼(포토 스토리 텔러)라고 부르고 싶다


지금은 디지털 혁명의 시대라 지만 대중의 마음은 디지털 기술 그 자체보다 여전히 디지털이 전달하는 스토리를 향한다. 승객이 차에서 자는 동안에 자율주행 자동차는 승객을 목적지에 데려 갈 것이라는 것은 불원 미래의 기술소개에 불과하지만, 술 취한 운전자가 차안에서 곯아 떨어져 자느라 순경의 정지 명령조차 알지 못했는데 드디어 순찰차로 자율주행차를 막아 세우고서야 운전자가 체포되었다는 뉴스는 아직 완전 자율주행이 합법화되기 전 과도기에 재미있는 스토리이다.


스토리는 만드는 것인가 아니면 찾아내는 것인가? 사진을 직업으로 살아온 저자는 사진에서 스토리를 찾아내는 남다른 능력을 가졌음을 이 책에 실린 여러 이야기에서 본다.


그에게 말을 건넨 여의도공원 사진사와 저자(사진기자)의 대화가 소개되어 있다. 눈에 띄는 사진기를 가졌고 아직 드물게 꽃 핀 벚나무 부근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유사했을 이 두 사람 사이에 오고 간 대화, ‘(자기를 또는 현장 상황을) 모른 척하는 거요, (사진일을) 오래하지 않았수아닙니다가 전부인 듯하다. 이들은 서로 무엇이 비슷하고 무엇이 다르며, 이들이 나눈 대화에 어떤 내용이 들어 있었나? 저자는 왜 악의 없이 거짓말을 했을까 

 

두 사람 모두 사진 찍는 직업을 가졌으니 배경에 인물 넣어 사진 찍는 기량에서는 차이가 없을 것도 같다. 두 그루 벚나무 앞에서 하루 봄날을 보냈을 공원사진사는 그 날 그 곳에서 나올 수 있는 최상의 그림을 생각해 놓았을 수도 있지만, 사진에 중요한 빛의 방향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오히려 공원사진사가 놓칠 수도 있지 않을까? 한 자리에 계속 머물며 사진을 찍는 공원사진사에게, 그 장소에서 아주 조금씩 연속적으로 변해가는 빛의 변화는 사람의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 요소이지만, 그 현장에 닿는 즉시 머릿속에서 그림을 잡아보는 사진기자에게 그 시점의 빛의 각도는 절대 놓칠 일이 없는 요소이므로.


옆길로 새는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옷차림새에서 풍기는 느낌은 공원사진사가 더 세련되었다고 추측한다. 논리적으로는 공원 사진사는 현장에서 고객을 대응하므로 타인에게 비치는 본인의 스타일에 신경을 쓸 직업을 가졌고, 사진기자는 그 자리에 없는(사진을 볼) 고객을 염두에 둘 뿐이어서 보여지는 본인의 스타일에는 오불관, 자기 일하기에만 편한 스타일을 추구할 직업을 가졌으니


본론, 둘의 대화는 서로 잘 절제되었다. 공원사진사가 모른 척하는 거요, 오래하지 않았수했다는 것은, 노골적으로 당신이 날 모른 척한다면 이 업계를 잘 모르는 것인데, 이 자리는 내가 선점한 곳이다. 내 일을 나눠 가질 생각이 없으니 딴 곳에 가서 알아보라라고 선언해서 곧장 긴장상태로 들어가기 전에 운을 뗀 것이다. 저자가 아닙니다라며 물러난 것은 난 이자리를 넘보는 사람이 아니니 괘념치 마시요라고 공원사진사를 안심시켜 준 것. 이 정도 대응이라면 저자는 공원사진사의 상도덕(?) 내지 자릿세를 인정함으로써 책에 실린 본인 사진의 모델료를 지급한 것으로 보아도 좋지 않을까? 실은 본인 나름 오랫동안 사진일을 했음에도 아니라고 거짓말해서 미안했다는 것은 상대에 대한 배려의 수준을 조금 넘어선 듯하다. 실제 입 밖에 내지 않은 미안함은 상대보다는 오히려 자신에 대한 미안함에 가깝겠다.


이 리뷰에서 원래하고 싶은 이야기, 공원사진사와 사진기자-내 표현으로는 포토 스토리 텔러-인 저자의 관심사는 많이 다르다. 공원사진사는 벚꽃을 배경으로 주인공들을 찍어서 그들 주인공에게 그날의 기억을 사진으로 만들어 주는 일을 한다. 저자는 벚꽃과 이른 상춘객들과 공원사진사까지 묶어서 여의도의 어느 봄날의 풍속화 ‘201304월의 벚꽃을 그렸고, 거기에 글을 붙여 그 봄날 공기속의 긴장(?)을 피하면서 자기 사진을 찍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수묵화에 시를 써넣듯 사진에 글을 붙이고 있다. 난해한 당송 팔대가의 영역이 대중의 영역이 될 수 있음, 가능성을 본다.


책에 실린 사진. 본인이 찜한 자리에서 업계경쟁자(?)는 물리쳐서 안심했겠지만 요즘 대세인 셀카 찍는 커플을 향해서는 멀거니 볼 수밖에 없을 공원사진사, 셀카 커플, 그리고 두 그루 벚나무가 찍혀 있다. 표정이 보이지 않는 공원사진사가 안스럽기도 하지만 그 역시 현재 풍속의 한 부분인 사진과 스토리.


리뷰의 결론, 인문학적 상상력, 스토리가 중요한 시대이다. 사진에서 스토리를 찾아내는 저자가 하나의 길을 보여준다. 찾아낸 스토리를 글로 옮기는 능력은? 저자의 경우는 어린 시절 오기가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t*****0 2019.02.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