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고할미는 올해 초등학생이 된 우리 둘째가 아주 좋아하는 책이다. 옆으로 위로 펼쳐지는 솔거나라는, 여섯살 때부터 수없이 읽고 또 읽어서 이미 상당부분 찢어져 있다. 이렇게 솔거나라 하면 마고할미를 떠올릴 정도로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마고할미가 신판이 나왔다. 표지부터 종전의 검은색 계열에서 하늘색 계열로 부드러워지고, 무서운 마고할미의 얼굴 대신 살짝 웃고 계시는(!) 부드러운 모습으로 바뀌었다. 내용을 보니 그림은 모두 동일하지만 전체적인 톤이 약간 밝아졌다. 그리고 매우 많이 달라진 건 텍스트였다. 소리내어 읽어보니 상당히 부드럽게 읽혀진다. 구판과 비교해보니 상당부분 어휘를 고르고 문장을 다듬은 것이 눈에 띈다. 문장의 어미가 "--요" 체에서 "--단다" 로 바뀌었는데, 엄마가 옛날이야기 읽어줄 때 어울린다. 그대로 읽어주니 편안하다. 그리고 어려운 단어를 없애고 읽기 리듬을 방해하는 의성어를 과감히 없앴다. 구판에는 천리마, 수백 필의 옷감 등의 다소 어려운 말이 나오는데, 유아에게 읽어줄 때 꼭 설명해주어야 하는 부분이어서 흐름이 끊기는 아쉬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글의 연결이 조금 어색하다 싶었던 것이 이젠 무리없이 연결된다고 할까? 땅과 하늘이 붙여 있어 답답하던 세상, 마고할미라는 거인이 코를 골고 기지개를 켜면서 하늘이 높이 밀려나고 해와 달, 별들이 제자리를 찾게 되었다는 도입부만 보아도 구판과 다른 면이 보인다. 또한 거제도 해브름성으로 귀결되던 결말이 산과 들, 강과 바다를 창조한 것으로 대체되어 좀더 명확한 내용 파악에 도움이 되고 있다. 생략의 기법이 잦고 시점의 변화가 컸던 구판에 비해,이제 신판은 유아들 대상의 천지창조 동화로 적당한 자리를 찾은 듯 하다. 초등학생이 된 아이는 여전히 마고할미를 일고 또 읽는다. |
| 정말 그랬다. 우리나라 신화로는 단군신화나 그외 박혁거세 탄생신화 고주몽등등 건국신화들만이 기억날 뿐이었다. 마고 할미 라는 제목을 접할때도 그것이 그저 옛이야기인줄로만 알았지 우리나라의 탄생신화인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런데 마고할미가 우리나라에 있었던 어떤 나라들의 건국신화들에 앞선 탄생신화의 주인공이며 그것도 남자가 아닌 여자로서 그렇다는 점이 새로 알게 된 사실이어서 참 흥미로왔다. 이야기 자체로서의 흥미를 배가 하기 위해 구상된것처럼 보이는 제본상태나 스타일도 독특해서 아이가 아주 좋아할만하다. 스프링제본에 코팅처리된것 같은 종이재질...게다가 탄생신화의 주인공이니만큼 어마어마하게 큰 마고할미를 표현하기 위해 펼치면 자그마치 왼쪽으로 네 페이지에 오른쪽으로 네 페이지니 도합 여덟페이지를 한꺼번에 보게끔 되어 있다.그러니 이 책을 제대로 즐기며 보자면 마루에 펼쳐놓고 봐야한다. 그렇게 신비한 분위기로 접하는 이 설화의 내용은 이렇다. 옛날 아주 먼옛날에 해도 달도 없이 컴컴하기만 했던 세상에 마고 할미라는 거인이 살았다. 해도 달도 없이 컴컴했기에 온 세상은 뒤죽박죽이고. 그래서 누워 자던 마고 할미가 하늘을 밀고 일어난다. 우지지직 우지지직 하늘이 열리고 해와 달이 뜨고 별도 뜨고 땅에서는 높은 산이 쑥쑥 올라오는데 그게 바로 마고 할미의 무릎이다. 단순히 그 페이지만 보면 분명 산인데 여덟페이지를 쫘아악 펼쳐놓고 보면 정말 마고 할미의 무릎인 것이다. 웃음이 나오는 장면임이 분명하다. 마고 할미의 오줌이 강물이 되고 둑을 쌓기 위해 돌을 나르다 치마폭을 뚫고 떨어진 돌들이 여기 저기 작은섬들이 되었다는 황당하고도 재미난 상상의 설화. 그외에도 마고 할미의 어떤 행동들이 계곡과 산을 만들고 만주벌판을 만들고 도대체가 이렇게 큰 마고할미는 도대체 그 키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나와있다. 아이들이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게 볼수 있는 우리나라 설화인 것 같다. |
|
아주 옛날부터 사람들은 세상은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되었고, 이런 궁금증은 창세 신화, 즉 우주나 세계가 창조되는 과정에 관한 신화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나라마다 창세 신화를 가지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창세 신화가 존재하는데 북부,동해안,제주 등 지역마다 다른 창세 신화를 가지고 있다. <<마고할미>>는 그 창세 신화 중의 하나로 우리나라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에 상상력을 입혀 오랫동안 내려온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책 부록 '엄마랑 아빠랑'코너에는 마고할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 창세 신화는 '세상 모든 것을 낳고 기르는 자연의 힘을 의인화 한 것'이라 말한다. 오래전부터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자 했던 선조들의 지혜가 묻어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통문화그림책 <솔거나라>는 전통 문화를 소재로하여 아이들에게 우리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데, 그리스로마 신화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의 창세 신화 중 하나인 <<마고할미>>는 우리나라 문화와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이 그림책는 스프링으로 제본하고, 코팅용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펼쳐보는 재미를 가진 구성을 가지고 있다. 책을 펼치고 또 펼치면 긴 페이지를 볼 수 있는데 '거인' 마고할미 이야기를 표현하는데 아주 적절한 구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는 하늘과 땅이 딱 붙어 있었어, 사람들은 하늘과 땅 사이에 끼어 똑바로 설 수조차 없었으며, 해도 달도 없는 캄캄한 어둠 속을 기어다니는 게 고작이었다. 그때 마고할미라는 거인이 살았는데 마고할미는 어둠 속에 누위 긴 잠을 자고 있었다. 마고할미가 천둥처럼 요란하게 코를 골자 땅이 울렁거리고 하늘이 들썩거리며 온 세상이 뒤죽박죽이 되어 사람들은 무서워 소리를 질렀다. 시끌벅적한 소리에 잠이 깬 마고할미는 길게 기지개를 켰고, 그 바람에 하늘이 밀려 올라갔다. 하늘이 높이 밀려나자, 해와 달이 차례로 떠올라 어둠을 몰아냈고, 오색구름이 피어나 큰비를 내렸다. 깨어난 마고할미는 오줌을 누었고, 오줌 줄기가 강물처럼 밀려오자 사람들이 둑을 쌓았고 사람들을 도우려던 마고할미는 바윗돌을 떨어뜨려 크고 작은 섬이 되었다. 지친 마고할미가 한라산을 베고 드러누워 한라산 꼭대기가 움푹 파이게 되었고, 배고픈 마고할미가 흙, 나무, 바위를 가리지 않고 먹다가 탈이 나자, 입으로 토해 낸 것은 백두산이 되고, 뒤로 쏟아 낸 것은 태백산맥이 되었다고 한다.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이 세상에는 하늘에 닿을 만큼 키가 크고 산도 번쩍 들어 옮길 만큼 힘이 센 마고할미가 살았어. 우리 산과 우리 들, 우리 강과 우리 바다는 모두 그 거인 할머니가 만들었단다. (본문 中)
거인 할머니를 부르는 이름이 지역마다 달라, 마고할미나 노고 할미, 제주에서는 설문대할망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다른 창세 신화에서도 거인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세상을 만든 자연에 대한 놀라움과 위대함이 너무도 크다는 생각에 의해서 거인으로 탄생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한 아이를 탄생시키는 어머니라는 커다란 이름이 마고할미를 탄생시켰으리라 짐작해본다. 과학의 발달로 인류의 진화와 세상의 창조에 대해 많은 것들을 밝혀내고 있지만, 여전히 창제 신화는 우리 곁에 커다랗게 자리잡고 있다. 이는 창제 신화 속에 담겨진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우리 선조들의 생각과 사상 그리고 무한한 상상력이 담겨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전히 달에 토끼가 떡방아를 찧고 있듯이, 세상은 마고할미에 의해 생겨났다는 것은 세상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떠나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꿈이고, 즐거움이며 우리만의 또다른 세상이기 때문은 아닐까.
우리 아이들에게 그리스로마 신화가 아닌 우리나라의 창세 신화를 재미있는 구성과 이야기로 전달하고 있는 <<마고할미>>는 우리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사진출처: '마고할미' 본문에서 발췌) |
|
이 책을 보면 - 물론 다른 좋은 책들로 그렇지만 - 아이에게 이런 좋은 책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는 엄마의 마음과 아이들을 정말로 생각하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겉보기에 책의 커버가 두껍고 무슨 화일처럼 보이기도 하고 검은 색상들이 좀 있어서 다소 딱딱하지 않을까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책을 열면 아마 깜짝 놀라는 엄마와 아이들이 많을 것이다. 좀 두꺼운 광택나는 질감의 고급스런 종이에 유화 질감이나 불투명 수채화 질감나는 환상적인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펼치면 한 페이지가 에이포 용지 4장을 합해 논 정도의 길이가 된다.
더구나 오른쪽 왼쪽 페이지를 다 펼치고 보아야 하기 때문에 오른쪽 왼쪽을 다 펼지면 방안에 가득하게 어른 키만큼 책이 펼쳐진다. 그 순간 엄마와 아이모두 '와!'하는 환성을 안지를수 없게 된다.
그림이 하도 길고 예뻐서 놓치는 것이 있을 까봐 아이랑 나는 일어서서 보기도 하고 심지어 의자를 가져다가 서로 올라가서 내려다 보기도 했다. 엄마가 보기에도 신기하고 재미나니 아이들이란 오죽할까!
우리아이는 이야기도 신나지만 그림보느라고 엄마가 페이지를 넘길까봐 내 팔을 잡고 연방 눈을 굴리면서 넋을 놓고 보는 것이 다른 책을 읽어 줄때보다 한 참을 오래 본다. 그리고는 생각날때 마다 자기가 알아서 방안 가득히 펼쳐 놓고 보느라고 정신이 없다. 부끄럽게도 엄마도 몰랐는데 하늘과 땅이 열리고 산과 계곡, 섬과 바다가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우리나라 신화를 엮은 책이다.
책의 뒷편에 엄마 아빠에게 주는 글도 참 읽어볼 만하다.
마고 할미라는 우리민족의 '우주거인'적인 개념을 가진 거대한 거인 할미가 자다가 하늘을 밀고 일어나는 바람에 해와 달이 보이기 시작했고... 또 그 할미가 오줌을 누니까 강이 되더라는 참으로 원대하고 광할한 커다란 이야기 주머니라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우리민족이 이렇게 큰 스케일을 가졌었구나하는 반성적인 생각도 든다.
여하튼 아주 좋은 책을 만났다는 느낌이다. [인상깊은구절] 사람들은 물을 피해 높은 산으로 올라갔어요. 마고 할미는 "깔깔깔" 웃으며 강바닥을 손가락으로 죽죽 긁어 댔어요. 그러자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온 흙은 산이 되고 패인 곳은 강이 디어 물이 잘 빠졌어요. 마고 할미는 배가 고파 한숨을 내쉬었어요. 그러자 산도 나무도 바위도 모두 날아가 만주 벌판이 되었어요. 마고할미의 한숨은 태풍과도 같았어요. |
| 이 책은 참 특이하게 만들어졌습니다.책도 스프링노트같이 되었고 책장도 한 장이 4장이 붙어있는 길이로 접어져 있습니다.그러니까 그림이 무지 크지요.천지창조 신화같이 옛날에 해도 달도 없던 때 마고할미라는 거인이 잠자다가 일어나 하늘을 떠 받치고 해와 달이 나타나고 마고할미가 오줌누려고 무릎을 굽힌것이 산이 되고 오줌이 강물이 되고 한라산을 베고 누워 한 발은 동해에 한발은 서해에 물장구치자 온세상이 물바다가 되었답니다.그래서 강바닥을 손가락으로 죽죽 긁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온 흙은 산이 되고 패인 곳은 강이 되어 물이 잘 빠졌다는 이야기 등등... 좀 황당하지요?그림도 크고 디자인 같다고 해야할까 아뭏든 재현이가 무척 좋아한답니다.좀 기괴한데.책이 찧어질까봐 걱정이 되긴 해요. 워낙 크고 잘 접었다 폈다 해야 하는데 어린애들은 그냥 막 다루쟎아요. 솔거나라 시리즈가 어린이 도서상도 수상했지만 이책은 1995년에 미술부분 대상도 받은 책이네요.그 만큼 그림이 독특합니다. |
| 이 책은 '가장 한국적인것'을 담아낸다는 <솔거나라>의 의지가 투명하게 돗보이는 책인것 같아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해도 달도 없이 어두컴컴할때, '마고할미'라는 거인이 하늘을 밀고 일어나, 하늘이 열리고 별이 떠오르고 해와 달이 어둠을 뚫고 떠올랐다는 초 현실적이고, 비 현실적인 이야기지만 절대적이고, 경이적인 신성함을 담고 있는 창세 신화이다. 신화란, "사실을 그대로 말하고, 또 무엇인가를 말함으로서 사실화 되기를 기대하는 이야기"라고 한다. 그 누구도 본 적이없고, 아무도 알수없는 사실이지만, 그 어느 누구도 함부로 부정할수없는 절대적인 힘을 내포하고 있다."따그닥 따그닥" 천리마를 타고 달려왔지만 끝내 발끝을 볼수없었다는 거대한 마고할미를 보기위해 책을 편다. 줄줄이 접혀졌던 그림들이 펼쳐지면서 방바닥 가득 (A4 용지 8장 정도) 그림으로 꽉 차버린다. 아이들은 그 크기에 압도당하기라도 한듯 입만 벌리고 섰다. " 우 ~ 와 ! " '우지직 우지직' 하늘을 밀고 일어서는 커다란 마고할미의 모습이 섬칫할 정도로 무섭기도 하고, 한라산을 베고 누워 오른발은 동해물에 '출렁', 왼발은 서해물에 '출렁' '철벅 철벅' 물장구치는 모습은 개구장이 아이들에겐 정겹기도하다. "휴 ~ 우" 마고할미의 한숨에 산도, 나무도, 바위도 모두 날아가 만주벌판이 되었다지? "우와 ~~~, 마고할미는 얼마나 클까?" 이 말을 듣고 할미가 벌떡 일어선다. 지금까지의 가로 배열과는 달리 세로로 책이 펼쳐지고, 머리가 하늘보다 더 높이 솟아 올라 해를 안고 달을 잡은 할미가 우뚝 섰다. 이 그림을 보며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피이~ 거짓말!"이라고 말할것만 같은 큰아이를 쳐다본다. 그러나. 말이 없다. 그림만 뚫어져라 쳐다볼뿐........... 마치 마고할미의 크기를 어림하기라도 하듯. 선의 조화가 아름다운 기하학적인 스타일이 독특한 그림에선 날카로운듯한 사선으로 무서운 할미의 얼굴을 때론 해학적으로 승화시키고, 부드러운 곡선과 명암을 살린 화려한 색감의 파스텔톤 색상은 신화의 신비를 더욱 부추기는 듯하다.우주 창조주로서의 거인 여성신인 '마고할미'는 모계사회에서 여성의 우월성을 인정하고 여성의 잠재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이야기라고 한다. '마고할미'는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열어주고 미래의 꿈을 설계하는 근원적인 힘으로서의 역활을 톡톡히 할것이라 믿어 의심치않는다. |
| 이런 책도 있구나 싶었다. 솔거나라책들이 우리 전통을 소재로 한 것들이 많아서 구입했는데 그중 마고 할미는 참 눈에 띄는 책이었다. 제본부터가 특이했는데... 책의 첫 장을 펴면 글자 한자 없이 하늘과 땅만 보인다. 접혀있는 4개의 면을 펼치면 광활하고 높고 뭔가 끊임없이 펼쳐질 것 같은 세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태초의 세계... 우리가 어디에서 왔으며 이 많은 것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마고할미라는 엄청나게 큰 거인을 통해 보여준다. 마고할미가 장난 삼아 갖고 논 흙더미가 산이 되고 그녀가 싼 오줌이 강이 되고 먹다 토해낸 오물들이 산과 산맥들이 되는 그런 기발한 발상들은 아이와 나를 내내 웃음짓게 했다. 좋은 책은 보고 재미있으면 된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이 책은 좋은 책임에 틀림없다. 엄마와 아이를 즐겁게 하는 마고할미...그녀의 키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기위해 3면을 세로로 접어 펼치게 만든 마지막 그림은 신화나 전설이 갖춘 신빙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정말 첫 장면과 마지막 페이지의 그림은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
|
여느 때처럼 아이와 잠자리에 들기 전 책을 읽었다. 제목은 "마고할미". 생소한 제목에 나도 약간은 흥미로웠다. 길게 펼쳐지는 책장이 많아 누워서 읽으며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한 장 한 장 펼쳐지는 그림마다 거인여신 마고할미가 우리 앞에 서 있는 듯하여 재미있고 신기했다. 신화를 여러 번 접해 보긴 했었으나 '마고할미'이야기는 처음 들어본 것이라 나도 적잖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마고할미가 움직이는 대로 우리나라의 산과 강, 바다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 책을 다 읽고 나자 우리 딸아이는 눈이 동그래져서는 이렇게 물었다. (유리창 너머 멀리 산을 가리키며) "그럼 저 산도 마고할미가 만들었겠네. 우와, 신기하다." 책 뒷부분에 '엄마랑아빠랑' 부분을 읽으며 나의 궁금증을 풀고 있을 즈음 딸아이는 스르르 잠이 들었다. 하루종일 유치원에서 뛰고 굴리며 피곤했나보다. 어쩌면 지금쯤 꿈나라에서 마고할미를 만나 종알종알거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마고할머니, 저 우리집 앞에 있는 산, 할머니가 만든 거 맞아요?" [인상깊은구절] 사람들은 물을 피해 높은 산으로 올라갔어요. 마고 할미는 '깔깔깔' 웃으며 강바닥을 손가락으로 죽죽 긁어 댔어요. 그러자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온 흙은 산이 되고 패인 곳은 강이 디어 물이 잘 빠졌어요. 마고 할미는 배가 고파 한숨을 내쉬었어요. 그러자 산도 나무도 바위도 모두 날아가 만주 벌판이 되었어요. |
|
솔거나라 시리즈중 제일 먼저 구입했던 책이다. 크게 펼쳐진다는 페이지가 궁금했고, 상받은 작품이라는 그 그림과 색감과 줄거리가 궁금했었다. 아이가 커다랗게 펼쳐지는 책장에 눈이 휘둥그래 할것을 상상하기도 했었다. 직접 보니, 내가 보기엔 그림이 너무도 특이하고, 조금 무시무시한 것 까지 느꼈는데, 아이눈에는 그저 받아들일 만한 재미있는 그림책으로 보는 듯했다. 마고할미가 하늘을 우지직 밀고 일어서는 부분에서는 도깨비 그림들처럼 무섭기도 하건만.
한숨을 쉬어 만주 벌판을 만들고, 한라산을 베고 눕고, 손가락으로 긁어 패인곳에 물이 차서 강이 되는, 그렇게 커다란 마고 할미. 16절지만한 페이지 다섯개가 모여 길게 만들어진 그림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림이나 줄거리가 아니어서 낯선 기분이지만, 이런 그림책도 있다는 사실이 왠지 뿌듯하다. 뒷부분의 '엄마랑 아빠랑'코너에서는 거대한 창조주 여신, 마고 할미가 등장하는 이 이야기가 여성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든가, 아이들에게 거대한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든가 하는 평가의 글들이 있다.
그런데, 아직은 세살박이 딸아이의 눈높이에서 보니 조금은 이른듯싶다. 커다란 그림과 길게 펼쳐지는 페이지, 화려하고 전통적인 우리 색감, 전통적인 문양으로 그려진 그림등은 아이에게 맞겠지만, 역시 줄거리는 조금 힘들지않을까 싶다. 하지만, 책이라는게 그 연령이 정해져있지 않고, 튼튼하기만 하다면 꽤 오랜 세월 같이 할 수 있으니까 아마도 이 책은 좀 더 후에 딸아이한테 더 유용하리라 여겨진다.
스프링 제본이다보니 펼쳐지는 긴 페이지를 펴다가 벌써 아이가 한장을 북 뜯어버렸다. 스프링 제본이 각 장을 넘길때는 확실하게 다시 되넘어오지 않아 안정감 있어 좋지만, 역시 어린 애들한테는 좀 위험하다. 특이한 줄거리나 책의 특이한 형태도 좋지만, 곱게 물들여 만드는 우리 전통 종이공예를 보는듯 곱디 고운 색감이 참 인상깊게도 좋은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마고할미는 치마톡에 바윗돌과 흙을 날랐어요. "철푸덩 철푸덩" 찢어진 치마 구멍으로 바윗돌이 여기저기 떨어져 작은 섬들이 되었어요. 사람들은 찢어진 치마를 기워 주려고 수백 필의 옷감을 구해 왔어요. 하지만 구멍이 너무 커서 다 기울 수가 없었어요. 기다리다 심심해진 마고할미는 한라산을 베고 누웠어요. |
|
"민준아, 마고 할미가 나타나면 우리 나라를 어떻게 해 달라고 할 거야?"
"지구에서 가장 크게."
"진짜로 마고할미가 나타날까?"
"그럴 수도 있고, 그런데 가짜 아니에요?"
1학년인 우리 아들은 마고 할미가 진짜 있는지 없는지 긴가민가 한가 봅니다.
마고 할미는 우리 나라의 창제신화이야기에요. 우리는 흔히 단군신화 이야기만 아는데 마고할미 이야기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창제신화이야기인 것 같아요.
그림도 아주아주 좋고, 책을 이곳저곳 펼쳐볼 수 있어 더 좋아요.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우리 가족은 우리 나라 지도를 그려보았지요. 세계지도까지 펼쳐보았지요.
"엄마, 진짜 마고 할미가 나타나서 우리 나라를 가장 크게 만들어주면 좋겠다."
"그래 그래."
[인상깊은구절] 산도 나무도 바위도 모두 날아가 만주 벌판이 되었어요. 마고할미의 한숨은 태풍과 같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