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란한 치장이나 덧댄 장식물 하나 없이 나무의 질감만으로 투박하게 빚어낸 우리 민족의 예술품 - 장승! 툭 불거진 눈알을 부라리며 노려보는 모습도, 맹수처럼 입을 벌리고 달려들것만 같은 모습도 마음 편히 들여다 보며 정들이기가 쉽지않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난 뒤면 손을 내밀어 쓰다듬어 볼수는 있으리라. 언젠가 아이들과 함께 산사에 오르는 길목에서 장승을 만났적이 있다. 오랜 세월을 지키고 섰는듯, 늙은이의 주름살처럼 깊숙이 패인 나무의 결이 그 우왁스러운 모습을 잃어버리고 장승끼리 어깨를 기대어 초라한 모습으로 서있었다. 그 초라함 속에서도 부라리는 눈매과 "이 노오옴들~"하며 벼락 같은 소리를 지를듯 벌어진 입매는 와락 무서움이 달려드는 위엄과 권위를 자존심처럼 지키고 있었다. "엄마! 귀신이야!"라며 꽁무니에 숨기 바쁜 아이들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장승에 대한 짧은 상식만으로는 그 무서움을 덜어 줄수 없는게 안타깝기만 했었는데.... 아이들 마음속에 막연한 무서움으로만 기억되어버린 장승의 소박하고 정겨우면서도 넉넉함을 지닌 본연의 모습을 가르쳐준 이 책이 더 없이 고맙기만 하다. "모셔가세 모셔가세 우리마을 지켜주실 장승나무 모셔가세." 숲속에서 곧게 자란 나무를 베어 마을로 옮기면서 부르는 노래에는 장승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경외심이 듬뿍 묻어난다. 뚝딱뚝딱, 쿵쾅쿵쾅 장승이 다듬어지고 동구 밖에 세워지는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의 장승은 정겨운 모습으로 웃고있다. 마을 사람들이 쌀도 걷고 돈도 걷어 제물을 준비하여 장승 앞에 차리고 너 나 할것없이 절을 하고 소원을 빈다. 밤새도록 장구치고 춤추며 흥을 돋우는 이 장승제는 마을의 안녕과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마을의 공동체적인 나눔의 자리매김을 톡톡히 하는 것이다. 비가오나 눈이 오나, 동구 밖에 우뚝 서서 지나는 길손의 외로움을 달래기도 하고, 마을 사람들의 소중한 기원을 지키며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는 장승이 마을 신앙의 상징물로서의 한계를 벗어나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면면히 지켜왔다한다. 흐르는 세월을 묵묵히 끌어안고 꼼짝도 않고 서서, 처음 그자리에 세워질때의 그 기원들을 생각하고 있을 아름다운 장승을 만나러 가고싶다. 이제는 무섭다 도망가지 않고 그의 세월을 손 끝으로 느껴보리라.지하여장군>천하대장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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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학자 주강현씨가 쓴 책. 한지, 떡, 물시계, 해시계 등등 예부터 이어져 온 전통문화를 아이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 기획된 시리즈 중 하나다.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지미나, 지금도 시골에 가면 마을 귀퉁에서 간혹 만날 수 있는 장승.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꼭 벌을 내릴 것만 같은 무서운 얼굴을 하고 서 있다. 얼핏 생각해보면 무서운 장승에 대해 겁먹은 아이들과의 관계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도 있을텐데...
이야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숲에서 지새운 두그루의 나무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마을사람들의 협동과 풍요로움을 기원하며 축제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장승제. 그리고, 신랑 각시가 되는 나무의 이야기로 아이들에겐 무섭다기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책의 뒷부분엔 실제 장승그림과 함께 장승에 관한 정보를 덧붙여 놓음으로써 옛 것에 대한 친절한 정보그림책으로서의 목적에 충실하고 있다.
다만 2% 아쉬운 것이 있다면,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이 이야기에 흥미를 보일까 하는 점이다. 생활에 밀착해 있지 않은 옛 이야기, 옛 물건 이야기를 아이들이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된다. [인상깊은구절] "모셔가세 모셔가세. 우리마을 지켜주실 장승나무 모셔가세." "세워보세 세워보세. 우리마을 지켜주실 장승나무 세워보세." "각시 장승이 잘 생겼으니 올해는 풍년이 들겠는걸" "신랑 장승 눈 좀 봐라. 큰비가 내리다가 놀라 도망가겠어" "별따세 별따세 하늘잡고 별따세 콩꺾자 콩꺾자 두렁넘어 콩꺾자 줄기줄기 산줄기 골짝골짝 물줄기 장승장승 우리장승 마을마다 장승동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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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라고 말하기엔 뭣하지만 그래도 도심을 벗어나 시골 마을로 접어들면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모습들이 장승이다. 아는 사람은 말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채로 그냥 지나치는 것이다. 얼마전 아이 유치원에서 장승 만들기를 하였다. 위험하다는 이유로 나무로는 만들지 못하고, 휴지속대나 랩 속대같은 원통형 종이를 가지고 그 위에 아이들이 얼굴을 꾸미는 것이다. 정말 유치원 선생님들은 언제 봐도 존경스럽다. 그날 이후 우리 아이는 TV나 책에서 장승을 보면 자신있게 소리친다. "여자 지하군!" 나는 그 때마다 "지하 여장군이라니까!"하고 고함을 지른다. 왜 아이의 머리 속에 여자지하군으로 기억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얼마간 고치기 힘들 것이란 예감이 든다. 이 책은 친숙한 모습의 장승 그림, 쉽고 재미난 내용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 전에 유치원 갔을 때 아이들이 만든 제각각의 장승들 옆에 선생님이 설명을 달아 놓은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때는 머리속에 잘 들어오지 않았던 문구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알기 쉽게 다가와 나에게도 유익한 책이 되었다. [인상깊은구절] "장승님, 우리도 시집 장가 가게 해주세요." 마을 처녀 총각들이 큰절을 했어요. "아니야, 올 농사 풍년들게 해주세요 하는거야." |
| 아이와 함께 여행하다가 장승을 본 적이 몇번 있었습니다. 긴 막대기같은 것에 얼굴을 새겨놓은 것이 괴이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우스꽝스러워서인지 아이는 관심을 가지더군요. 하지만 제가 해 줄수 있는 이야기는 그것의 이름이 '장승'이라는 정도였습니다. 저의 우리 문화에 대한 지식이 조금만 더 많았더라도 아이에게 한국의 전통문화 중 하나인 장승에 대하여 많은 설명을 해주어서 아이의 지적 호기심도 채워주고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도 깨우쳐줄 수 있었는데.... 그러다가 솔거나라 시리즈에 장승을 주제로 한 책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기뻤습니다. 산속에 있는 나무중 꼿꼿하고 쭉쭉뻗은 나무를 선별하여서 사람들이 장승 재료로 씁니다. 이 책에서는 나무들이 서로 장승이 되고 싶은 꿈을 꾸면서 한해를 보내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동네 사람들의 축복 속에 뚝딱뚝딱 장승은 만들어져서 땅에다 잘 세워놓고 동네사람들은 상을 차려놓고 절을 하면서 소원을 빕니다. 장승을 어떻게 만드는지는 이 책의 본문에서 생략되어 있는 것이 다소 아쉽기도 합니다. 장승도 대충 세워놓는 것이 아니라 '천하대장군'이라는 이름표를 단 신랑 장승과 '지하여장군'이라는 이름표를 붙인 각시장승이 나란히 세워지고요. 이 책에서는 삽화를 다소 만화식으로 표현하여서 더욱더 장승을 친근감있게 표현하려고 애쓴 듯하고 아이들이 어려워하지 않고 이 책을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도록 유도한 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