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뜻 제목을 본다면 환경운동을 소재로 한 책이 아닐까? 하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나 또한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숲을 지켜낸 사람들이란 제목을 지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고 책장을 넘겼다. 하지만 내가 짐작했던 환경운동보다 폭넓게 녹색관광을 강조한 지방자치에 대한 내용이었다. 울창한 숲과 맑은 물을 지켜냄으로써 고도경제 성장과정에서 소외되고 개발이 뒤떨어졌던 규슈의 두메산골 마을을, 이제는 연간 120만 명이 찾는 녹색관광의 명소로 가꾸는데 성공한 고다 미노루라는 한 일본 정장의 36년간의 지방자치에 대한 체험을 상세히 적어 내린 책이었다. 내겐 일본을 배경으로 한 얘기들이라 처음부터 생소하게만 느껴졌다. 평소에 지방자치에 대한 관심도 없었고 고민도 해보지 않았던 터라 끝까지 읽기가 왜그리도 지루하던지.. 하지만 한줄 한줄 읽어가며 내게 준 느낌들은 글쎄, '이런일들이 정말로 사실일까'하는 의문으로 출발한다. 지은이는 36년간의 꿈같은 세월동안의 일들을 막힘없이 적어 내려간다. 그래서 인지 더욱 드라마틱하게 느껴졌다. 난 아직도 삼십년도 채 살지 못했기에 그 긴 세월의 힘을 이해못하리라.. 일본에 '아야'라는 마을은 어떤 곳인가? 그렇게 유명한 관광지를 난 왜 책에서 처음 알게된건지... 이렇듯 무질서한 생각들이 내 머리를 스치곤 했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이곳, 한국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지은이는 한국에 대해서도 아낌없이 걱정해 주었다. 물론 자신의 마을 '아야'만 하겠냐 만은, 서문에서 밝힌 바, 한국에 지방자치를 칭찬하며, 진정한 자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려 했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군더더기 없는 자치에 관한 교과서 같은 느낌을 지을 수 없다. 고다 정장은 보잘것없는 마을의 한 지도자가 된 것을 반기지 않았다. 마을의 재정은 너무나 형편없었고, 주민들은 거의 모든 것을 행정에만 의지했고, 아무도 자치의 마음을 갖고 의욕적으로 참여하여 마을을 가꾸려 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는 결국 지도자로써의 책임을 끌어안은채, 마을을 보다 나은 상태로 이끌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의 실정은 어떠한가? 자신에게 불리한 조건의 리더를 맡기면 서로들 기피하려한다. 맡는다 해도 책임감으로 이끌려고 하기 보단 어떻게든 시간을 떼우려고 하는 것을 자주 본다.지방 자치를 시작한지 불과 몇 년 밖에 지나지 않은 우리 나라.아직까지 정착하지 못해 이리저리 갈팡질팡 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이 책을 읽으면서 자치란 우리 스스로 하는것이라는 걸 배웠다.별로 어렵지도 않을 듯하면서도, 자치센터 하나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걸보면 그리 쉬운 것도 아닌가 보다. 물론 '아야'라는 마을은 규모가 작아서 실천하기 쉬운 이점도 있었을 거다. 세월도 많이 지났고. 책에서도 밝혔듯이 아무것도 쉽게 진행된 것은 없었다. 정장의 선견지명과 리더쉽,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신념, 그리고 토론을 통한 설득.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 이러한 것들이 조화를 이루어 오늘날 일본최고의 관광명소가 되었겠지.. 이에 비해 한국은 너무 고도 경제성장에만 초점을 맞추려한다. 지역의 특색을 발굴하여 강조하기는커녕 다른 대도시의 모양새만을 그대로 따라가려는 것이 안타깝다. 지방자치의 핵심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라는 데.. 부끄럽게도 난 거리에 떨어진 휴지조각 하나 제대로 주워 본적이 없다. 그래서 떳떳하게 지금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책임을 모두 공무원들에게 돌릴수만은 없다. 하지만, 우리의 국가를 책임지는 지도자부터 시작하여 각자의 주민들까지 '아야'의 모든 주민들처럼 노력한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고다 정장처럼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는 책임을 다하고 토론을 받아들이고,또 나를 포함한 모든 시민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아름답고 살기좋은 고장, 한국의 진짜모습을 보여 줄 수 있도록 하나씩 고쳐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숲을 지켜낸 사람들이 바로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