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홍분홍 표지와 달콤한 냄새가 날 것만 같은 제목에 끌려 구입한 책이다(그러고 보니, 유독 봄을 앞둔 시점에 분홍빛 가득한 책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이야기는 에도시대 ‘난보시야’라는 과자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과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일곱가지 과자와 연관지어 풀어낸다. 주인공 지헤에는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인물로, 어릴 적 무가 신분을 포기하고, 10년의 수행과 전국을 떠돌며 지역의 과자들에 대해 수련을 한 후, 딸 오헤이, 손녀 오키미와 함께 과자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헤에는 전국을 떠돌며 만난 다양한 과자에 매료되었다. p.17
어느새 지헤에는 세상의 과자를 다 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p.17
처음에는 막부라든지, 무가, 조닌(町人 : 에도 시대에 도시에 거주하고 있던 장인, 상인의 총칭이라고 한다. *출처 : 위키백과) 같은 단어들과 엄격한 신분차이 등 시대적 배경에 익숙치 않다 보니 중간중간 읽는 흐름이 끊기기도 했다(앞서 말했듯이 제목과 표지에 끌려 구입한 나는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도 모르고 있었던 거다).
무언가 달달한 과자같은, 그리고 분홍분홍 표지처럼 마음을 간질이는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내용은 기대와는 조금 다르게 전개된다. 물론,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아주는 형제의 이야기라든지, 엄마를 위해 대신 눈물을 흘리는 딸의 이야기도 있고, 앞에서 언급한 대로 출생의 비밀까지 간직하고 있는데도 전체적으로는 표지에서 주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어딘가 무채색에 가까운 느낌의 이야기 였달까
게다가 책 속의 유일한 러브라인이었던(분홍분홍한 표지 속에 봄날 설렘 가득한 사랑이야기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가와지와 오키미가 너무도 허무하게 이어지지 않고 결말이 나버렸다. 마지막까지 혹시나 반전이 있지 않을까 조바심을 내던 내게는 아니, 뭐지?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다. 덧붙여서 당사자들은 슬프지만 어쩔 수 없이 따라야한다, 라는 반응을 보인다. 나만 아쉬워 했던걸까?(물론 그들도 처음에는 마음 아파하고 눈물을 쏟기도 하지만).
이래저래 다소 아쉬움이 남는 책읽기였지만,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것의 행복에 대해, 그 소소하지만 소중한 순간을 느꼈던 것에 만족하며, 올 봄 분홍분홍 표지의 책 읽기를 마쳤다.
*기억에 남는 문장 “주인장의 과자는 한입만 먹어도 언짢은 일들이 다 잊히고 아주 행복한 기분이 됩니다. 무사의 칼 따위보다 훨씬 더 힘이 있습니다.” p.81 *제자가 되겠다고 찾아온 10살 무가 도련님의 이야기(그런데 주인공 지헤에도 과자 장인이 되고 싶다고 결심한 것이 10살로 설정되어 있는데, 그 시대에는 다들 그리 빨리 자신의 일에 대해 결정을 내렸던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