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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거짓말에 반기 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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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선거 때마다 인증샷이 SNS를 뜨겁게 달군다.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권리를 행사한 이들은 훌륭한 시민으로 인정받는다. 딱히 주어지는 건 없지만 개개인이 느끼는 뿌듯함이 모든 걸 압도하고도 남는다. 결과가 항상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진 않다. 내 주변의 모든 이들이 나와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음이 분명한데 엉뚱한 인물이 당선되기도 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환호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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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선거 때마다 인증샷이 SNS를 뜨겁게 달군다.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권리를 행사한 이들은 훌륭한 시민으로 인정받는다. 딱히 주어지는 건 없지만 개개인이 느끼는 뿌듯함이 모든 걸 압도하고도 남는다. 결과가 항상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진 않다. 내 주변의 모든 이들이 나와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음이 분명한데 엉뚱한 인물이 당선되기도 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환호 소리가 들리는 듯도 하다.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틀리질 않는다. 나 외의 다른 이들이 한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괴로운 나날들이 전개된다. 한 때 자신이 택한 인물이 당선됐다며 좋아했던 이들은 자포자기라도 한 것인지 다들 꿀 먹은 벙어리로 돌변한 지 오래다. 심지어 자신의 지난 행동을 숨긴 채 악독함에 맞서 싸우는 투사라도 된 것 마냥 굴기도 한다. 적잖은 나라가 진리처럼 따르고 있는 대의민주주의는 왜 우리를 이토록 질곡으로 몰아넣는 건지 모르겠다.

자유가 없음에도 어마어마한 자유를 누리고 있다는 확신 혹은 착각. 이는 위험하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한 사람들은 저항에 대해서는 꿈도 꾸지 아니 한다. 여느 사회와 비교했을 때 우린 한강의 기적이라는 표현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급속한 발전을 거듭해왔다. 자유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불과 100여년 전만 하여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신분제에 기대어 사고했으며, 남존여비 또한 동서고금의 진리처럼 여겨졌었다. 그 때와 지금이 같다고 말해서는 안 되며 말할 수도 없다. 그런데 저자는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가 ‘거짓자유’라고 했다. 꿈을 너무 원대하게 꾼 게 아닐까, 처음에는 욕심이라고 의심했다. 하지만 나 또한 알고 보니 그가 줄기차게 비판한 우리 시대의 교육과 각종 매스미디어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존재였다.

모두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오로지 지식에 치중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이다. 대학 입학을 위한 시험에서 한 문제라도 더 정답을 맞추기 위해 이해가 안 될지라도 일단 외우고 보는 식의 학습법을 많이들 구사하고 있다. 나 또한 그랬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은 채 암기하기 바빴는데, 그렇게 욱여넣은 과목 중에는 ‘수학’도 있었다. 어느 누구도 비판적, 창조적 사고를 요구받지 않는다. 모두의 목표는 서울대를 포함한 명문대 진학일 따름이므로 굳이 고차원적인 고민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교육을 받으면 받을수록 슬프게도 사람들은 우둔해진다. 사회가 원하는 순한 양이 돼 자신의 계급적 이해에 반하는 일을 겪어도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는다.

지난 날 독재 정권이 자신을 향한 불만을 잠재우고자 S(Screen, Sports, Sex) 정책을 꺼내 들었단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오늘날에도 이는 유효했다. 유럽의 어느 나라는 한 때 태양이 지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영토를 뽐냈다던데, 우리나라는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고도 남을 정도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방송을 갖추었다. 우리 사회의 기본 질서인 경쟁은 미디어 안에서도 유통된다. 첨예한 경쟁을 거쳐 누군가는 탈락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부흥은 어딘가 모르게 씁쓸하다. 열광하는 동안 자신이 경쟁을 당연시 여기는 사고마저도 탑재하게 됐음을 깨닫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너무나 당연한, 그래서 아무도 주목 않는 많은 것들이 책 안에서 부정됐다. 무엇보다도 4년에 단 한 번 권리를 행사하면 만사형통이라는 식으로 각광 받고 있는 대의민주주의 제도에 대해 저자는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직접 민주주의, 왜 우리는 할 수 없단 말인가! 개개인이 지닌 힘이 미천해서? 정치는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더 나아가 삼권분립에 대한 우리의 믿음 또한 허물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저자는 지적했다. 오늘날의 삼권분립은 삼권독재와도 같아서 법은 국회에서 밖에 못 만 들고, 예산 편성과 집행은 행정만이 할 수 있으며, 옳고 그름의 판단은 사법부만이 가능하다. 정작 우리의 힘이 미치는 영역이 극히 일부분인데도 우리는 충분히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자신이 사회에서 어디에 속하는지, 자신의 삶을 가장 윤택하게 만들어줄 정책이 무언지 따위를 묻지도 못한 채 기계적으로 투표에 임한다.

직접 민주주의 시도는 알게 모르게 곳곳에서 행해지고 있다. 각 영역에 주민이 참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주민참여제도 또한 직접 민주주의의 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 갈 길은 멀었다. 저자의 말처럼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가 아니라 ‘모든 권력은 시민의 것이다.’로 헌법 1조 1항이 개정될 때 비로소 우리를 둘러싼 모든 불의는 녹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q*****2 2019.07.08. 신고 공감 1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