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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나머지 시간은 놀라니 이것은 나를 위한 책이다! 한국일보에서 32년간 기자로 지내고, ‘서화숙 칼럼’으로 속 시원한 글을 써주셨던 서화숙 기자. 기자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달리 동화책 <나야 뭉치도깨비야>의 작가이며(심지어 이 책은 20년이 넘게 스테디셀러다), 부암동에서 마당 가꾼 이야기로 <마당의 순례자>를 쓴 작가이기도 하다. 물론 <민낯의 시대>와 같은 기자 느낌 팍팍 나는 책도 쓰셨다. 30년 넘게 기자 생활을 하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사를 관둔 후 엎어진 김에 쉬어 가는 게 아니라 엎어진 김에 놀기로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한 후 아이 셋을 낳고 쓴 출산휴가 몇 달을 제외하고는 쭉 일만 해왔던 그는 제대로 놀아보기로 했다. 꼭 필요한 일만 하고 나머지 시간은 놀 것! 재봉틀을 사서 옷 만드는 법도 배우고, 술도 빚고, 메주도 띄워 장도 담그고, 여행도 가며 놀았다. 그에게 노는 것 중 가장 즐거운 일은 식물을 가꾸고 탐구하는 일. 이웃집 담벼락에 핀 라일락 꽃이 부러워 아끼는 엽서에 메모를 해서 붙여두고, 상산나무를 찾기 위해 제주까지 전화를 하고, 심고 싶은 나무가 생기면 먼 길 마다하고 달려가고, 문익점처럼 몰래 다른 나라 식물원에서 씨앗을 숨겨와 심어 보고, 왜 분꽃 색이 바뀌었는지 외국 사이트까지 뒤져가며 연구를 한다. 그렇게 식물을 가꾸고 탐구하는 과정에서 인연을 만들어 간다.
나 역시 집에 손바닥만 한 마당이 있어서 작가가 정원을 가꾸는 이야기를 읽으며 공감이 많이 되었다. 하지만 다른 건 난 블루베리도 심어보고 싶고, 장미꽃도 심어 보고 싶지만 그냥 생각만 한다는 것이고 서화숙 기자는 생각나면 바로 움직인다는 것. 옆집에 나눠준 모란이 언제 꽃 필까 기웃기웃하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나머지 시간은 놀 것>은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화분에 바질 한 번 키워본 적 있다면, 마당 귀퉁이에 핀 들꽃에 눈길이 간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따뜻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독일 원예의 아버지 칼 푀르스터는 96세, 타샤 튜더는 92세, 빼어난 정원가이기도 했던 헤르만 헤세는 85세까지 살았단다. 오래 살려면 정원을 가꿔야 하나 보다. 정원을 가꾸려면 몸을 쓰고 머리도 써야 하니까 건강관리가 되고, 꽃을 봐가면서 즐겁게 쉬엄쉬엄하는 일이니 마음에도 좋아서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정원을 가꾸란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즐거운 것이 건강에도 좋을 것 같다.
제대로 노는 저자를 보니 부럽기만 하다. 왜 나는 못 노는 거지? 시간이 없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바쁘게 살고는 있지만 사이사이 '나머지 시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놀아본 적이 없어서 노는 법을 몰랐다. 제대로 놀려면 먼저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아야 하는 것 같다. <나머지 시간은 놀 것>의 저자가 제대로 놀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식물을 가꾸고 정원 돌보는 걸 좋아하는 걸 알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배운 제대로 노는 노하우. 첫째, 집안일을 효율적으로 해서 최대한 시간을 줄여 나머지 시간을 만들기. 둘째, 하면 즐거운 일을 찾아서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집중해 보기. 올해는 진짜 제대로 놀아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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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시간은 놀 것(서화숙)>을 읽었다.
마음에 드는 일이 생겼을 때, 하고 싶은 일이 눈앞에 닥쳤을 때, 몸짓(실천)하는 게 쉽지 않다.
작은 일이라도 그걸 해내는 사람은 부럽고, 그걸 꾸준히 하는 사람은 뛰어난 사람이다. 거기에다가 그 일을 남들이 알기 쉽게 글로 남기는 사람은 훌륭하다. 그 글이 도움도 되지만 그 글에 슬기와 재미까지 넣어놓았다면 그는 목대잡이(리더)가 틀림없다.
쉼과 놀이는 다르다. 그냥 뒹굴거리며 쉬는 것보다 노는 게 더 낫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하고 싶은 일을 배우는데, 그걸 놀이처럼 해낸다.
43편의 글은 그냥 재밌게 노는 이야기다. 부드러운데 아프게 콕 찌른다. 보기를 들면서 꼼꼼하게(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흙과 함께 지내는 이야기라서 그런지 좋은 우리말이 곳곳에 숨어있다. 글 끄트머리에 깨달음을 적는다, 이 글을 왜 썼는지 알 수 있게.
마음을 한 번씩 탁탁 치는 대목이 여기저기 있다.
저 산을 안 보고 어떻게 살까, 억지로 깨워 인수봉을 보게 했다. 사고력은 갈고 닦으면 높아지고 깊어진다.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고, 슬기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는 말은 헛소리다. 5만 원짜리 재봉틀 사기를 잘했다. 넌덜머리가 날 정도의 소금물이면 된다. 행복은 상태가 아니라 감사를 찾는 일이다. 고마워, 그렇게 말하면, 잘 키운 건 너야, 너의 성품이 뛰어나서 그래. 싱싱한 대추의 시원한 단 맛! 말을 해도 편하고, 말을 하지 않아도 편했다. 나는 너를 사랑해서 갖고 싶은 것은 다 해주고 싶었다. 퍼 주라니까, 꽁공 싸매고 아끼지만 말고! 마음 가는데 몸이 간다, 몸이 가지 않는 마음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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