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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6개의 짧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할머니를 처음으로 만나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간 한지. 남자친구가 선물해 준 S사이즈 스키니진을 입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송희. 아버지의 불륜 상대의 아이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계획을 짜는 아리. 피에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진한 화장 속에 자신을 감추고 있는 태양.(사실 이 이야기는 결말이 어떤 의미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지만..) SNS에서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갑자기 계정을 삭제하여 그 친구를 찾아 헤매는 여름. (그리고 여자처럼 코스프레를 즐기는 N.) 그리고 '파란 담요'에 집착하는, 이름이 나오지 않는 왕따 아이. 이 여섯 명의 아이들은 소설 속에나 나오는 아이들이 아니라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그런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이 경험하는 이야기들 역시 '있을법한' 이야기이다. 여섯 아이들의 웃픈 이야기에 깊이 몰입해서 읽다보니 여섯 개의 이야기가 후딱 끝나버렸다. 어쩌면 내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이 겪고 있는 생활이거나 그들이 품고 있는 상처들이 아닐까 싶어서 더 감정이입이 되었던 것 같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더 깊어졌다. 이 책을 통해서 아이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마지막에 실린 작가의 말 중에 "지금 몹시도 힘든 '한 철'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알려 주고 싶다.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을 잃지 말고 견디다 보면 인생은 반드시 해답을 안겨 주다는 것을 말이다."라는 대목이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해뒀다가 '힘든 한 철'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전해줘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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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부모에 의해 상당부분 삶이 정해진다. 물론 좋은 부모의 보호 아래 삶의 아름다움과 윤택함을 마음껏 누리며 사는 것이 가장 좋을 테지만 현실은 그리 완벽하지 않다. 특히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부모의 불화와 부재, 책임 회피등은 그야말로 상처가 되고만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따뜻한 햇볕이 내려쬐는 봄날같은 삶이 아니라 차고 눅눅한 겨울 단칸방같은 삶을 살고 있다. 한 아이는 아빠의 불륜에 분노한다. 그리곤 내연녀의 아이들을 혼내줄 계획을 세운다. 꽤나 침착하고 빈틈없는 계획들이 차근차근 진행될때마다 아이는 복수의 설레임에 들뜬다. 하지만 내연녀의 아이들과 치고박고 육탄전을 벌이고서 개운함보다는 일종의 동변상련의 감정을 느끼고 만다. 엄마의 불륜과 아빠의 불륜 중 어느 것이 더 잔인한 것인지에 관해 처음으로 생각해 보았을테다. 나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주인공의 감정에 한껏 동화되어 응원을 이어가고 있었다. 아빠의 불륜과 이혼 요구로 넋을 놓고 병원에 입원한 엄마를 바라보는 심정을 전적으로 이해할수 있다며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당당히 선을 그어 버렸었다. 그런데 마지막에 이르러 정신이 번쩍 들고 말았다. 내연녀는 일주일에 몇번씩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이들은 끼니를 스스로 해결해야했고, 첫째는 일기장에 자신의 불행을 토해내고 있었다. 결국 내연녀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존재들, 그러니까 그녀의 아이들을 공격함으로써 내연녀에게 고통을 주겠다던 주인공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내연녀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는 아이들이 아니었으니까. 아이들은 육탄전 후에 허기를 달래려 함께 라면을 끓여 먹는다. 서로 눈을 흘기며 씩씩거리지만, 그 라면은 서로가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이해함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스스로 변두리의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각 삶이 너무 평범해서 시시할것 같아 보이지만, 그 삶이 우리 삶이 되는 지점을 발견했을때 묘한 감정을 느끼고 만다. 그리고 성인으로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아이들에게 알수없는 죄스러움 마저 느꼈다. 아이들이 주저앉더라도 다시 일어나야 할 이유를 발견할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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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담요 저자 김정미 책이 도착했다. 이 책은 단편으로 엮인 청소년 소설로 파란 담요라는 제목도 마지막 단편 으로 실려있는 파란색의 얇은 소설책이다. 총 6편의 단편 소설, 청소년 소설인 만큼 청소년이 주인공으로 이루어진따뜻한 내용들이다. 이 책에서 눈여겨볼 것은 제목들이 재밌다는거, 1. 코딱지가 닮았다 한지라는 여자 학생과 할머니의 이야기로 한지는 병마로 엄마가 돌아가신 후 보육원으로 보내지는 신세가 되기 직전 우연하게 할머니가 손을 내민다. 그렇게 가족이라는 틀안에 들어가기 전 첫 제주도 여행을 떠나면서 갈등을 겪는 한지와 할머니 이야기이다. 2. 스키니진 길들이기 송희라는 여자 여학생이 남자친구에게 사이즈가 맞지 않는 스키니진을 선물 받고 남자친구가 준 스키니진을 입기 위해 다이어트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유쾌하고도 재밌게 풀어낸 이야기로 제일 재밌게 읽었던 부분이다. 3. 라면 먹기 좋은 날 범아리라는 여자 주인공이 아빠랑 바람이 난 가족들을 스토킹하며 복수하는 내용을 그린 내용으로 범아리 라는 캐릭터를 매력 있게 그려낸 내용이다. 4. 피에로는 날 보며 웃지 개인적으로 이 내용은 실려있는 청소년 소설 중에 제일 깊은 내용으로 다가왔던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운이 길다고 해야 할까, 피에로 분장을 하며 알바를 하는 남자 학생이 주인공으로 어둡고도 암담한 현실을 피에로에 빗대어 풀어낸 내용이다. 5. 크리스마스에 N을 SNS로 알게 된 앤이라는 여자에게 사랑에 빠진 남자 아이의 이야기로 크리스마스에 만나기로 약속만 한채 SNS에서 사라진 앤을 찾는 살짝 반전이 있는 내용이다. 그래서 더 흥미진진하게 읽었으며 6편 중에 가장 마음이 따뜻해진 내용으로 담겨있다. 6. 파란 담요 이 책의 제목인 단편 내용으로 아빠의 사업이 망한 후 어렵게 살아가는 형 동생 이야기를 담았다. 왕따를 당하는 동생과 항상 묵묵한 형 서로에게 기대어 가는 이야기를 담담하고 묵직하게 풀어나간다. 청소년 소설을 즐겨 읽는 나로서 파란 담요를 읽는 내내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각각 다른 6편이 매력적이게 묶여있는 게 아름답게느껴지는 성장통이었다. 이 책을 청소년뿐만이 아니라 모든 어른들에게도 적극 추천한다. 한 번쯤은 청소년들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볼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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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글을 먼저보고 꼭 읽어보고싶었고, 아들들과 이런 이야기를 읽었는데 어때?라는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아직 우리 11살 꼬맹이에겐 어려운 이야기가 될것 같지만, 중학교에 입학하는 큰 아들과는 제법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큰 아들이 읽었고 오늘에서야 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역시나 푸른책들에서 출판되는 푸른도서관 시리즈는 날 감성적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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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본 큰 아들 제목이 파란담요라 파란색인가보네~ 강렬한 파란색이 그런데 한편으론 어둠과 날카로움이 섞여있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건 역시나 책을 읽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가끔 책을 읽으면서도 한장 한장 넘어가는게 아깝게 여겨지는 책들이 있다. 이 책은 글 하나 글 하나 넘어갈 때마다 궁금하기도 하지만 아까운 마음도 들었다. 결국 내가 너무 읽고 싶었던 파란담요는 아이들이 하교하고 커피 한잔을 마시며 읽게 되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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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딱지가 닮았다. 부모를 잃고,, 할머니를 만나 제주도 여행길에 올라 어색한 사이고, 불편한 사이였던 반한지와 할머니. 두사람은 코닦지를 파서 튕기는 순간 진짜 가족이 된다. 까칠한 첫 만남이였지만 피를 나눈 가족이란 것은 이런것일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모든 것은 처음이 있는것이고, 관계또한이다. 처음은 어색하고 어렵더라도 슬기롭게 잘 보내면 흘러가는것.. 하물며 가족이란!!!
◆스키니진 길들이기 가장 많이 깔깔 거렸고, 아들말론 엄마가 너무 공감대를 형성한거 같다라는 말을 들었다. 흥 ! 췟!
[다이어트],[남자친구(여자친구)]소녀들에게 가장 핫 이슈가 아닐까? 유쾌하게 표현한 부분들이 너무 재미있었다. 단짝과 싸우고 화해하는 모습도 보기가 좋았고, 갈등을 정말 잘풀어가는 모습도 예뻤다. 내 소녀감성은 여기에 머물러 있는것 같단 생각을 하게한 이야기다.
◆라면 먹기 좋은 날 아빠의 불륜과 폭력 앞에 무너지지않아 아리에게 고맙고, 같은 어른으로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좀 더 부모로서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해야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기를 지나는 아이들이라면 말귀 알아듣는 나이이니 적절한 설명이 필요하단 생각도 했다.
◆피에로는 날 보며 웃지 이 이야기를 읽고, 코멘트를 이렇게 달았다. "으흑, 이 이야기는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 큰 아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넌 무슨 이야기인지 알것 같았어? 라고 했더니,,,, "마지막에 삐에로 친구들과 있으면서 가식이 아닌 진정한 행복을 찾았다라는 이야기 같은데?"라고 한다. 흠... 정말 다시 읽어봐야겠다.
◆크리스마스에 N을 SNS.... 나는 그 흔한 얼굴책도, 인★도 하지 않는다. 요즘은 초등학생부터 하고 있다는데.. 사실 이런 내용을 다뤘다고 생각했는데,, 끝까지 읽고보니,.... 가상현실속의 친구를 실제로 만나는데.. 성정체성의 혼란은 내가 그 상황이 아니니 왈가왈부 할 수 없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N을 받아 들이는 여름은 정말 짱!! 이다. 한번 쯤은 고민해 볼만한 주제인것 같다. 아직 SNS에 대해 깜깜한 아들녀석, 더 중요한건 이 이야기의 주제인 성정체성에 대해선 전혀.... 그래서 그런 이야기 같다 했더니,, 아~~ 그런 내용이였구나.. 한다. 아무래도 이제 막 청소년이라 불리는 14살이 된 아들은 이런 주제가 어려웠던 모양이다.
◆파란담요 아들 둘을 키우고 있고, 사실 왕따라는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고민을 해야할 부모이다보니 이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다. 왕따를 겪고있는 동생. 파란담요를 꼭 품고 다닌다는 이야기만으로도 마음이 정말 여린 친구란 느낌이 들었다. 언제나 무서운 형이라 여겼고, 자신을 폭력으로부터도 구해주기도 해서 언제나 힘센 형이라 여기지만, 정작 형도 왕따를 당하고 있었다. 그런 형을 위해 파란담요와 자신의 몸으로 형을 도와주고.. 비로서 둘은 세상에 둘도 없는 끈끈한 관계가 되어 간다. 11살 14살 정말 투닥투닥. 형은 동생이 귀찮고, 동생은 형이랑 같이 놀고 싶은 그런 두 아들.. 하지만 서로가 어려움에 쳐했을때는 무조건 편이되리라 믿어본다.
청소년기에 한번쯤은 고민해보고, 이런 상황이나 형편에 놓이게 될 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위해 고민하고 이겨내보려고 노력한다면 분명 길이 있을것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힘겹지만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청소년 친구들이 한번쯤은 읽어보면서 위로를 받고,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아들이 중학교 3학년쯤 되는 그때 한 번 더 권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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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책들에서 출간되고 있는 <푸른도서관 시리즈>는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듯 “‘10대에서 20대까지’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는 ‘푸른 세대’를 위한 본격 문학 시리즈”입니다. 이러한 시리즈에서 또 하나의 좋은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김정미 작가의 단편소설집 『파란 담요』가 그것입니다.
소설집 속엔 도합 6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이 가운데에는 작가의 수상작이기도한 「스키니진 길들이기」도 실려 있습니다. 6편의 단편들 하나하나가 마음을 울립니다.
소설 속에서 만나게 되는 ‘푸른 세대’들은 모두 나름의 상처와 고민, 나름의 문제를 품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힘겨워하고, 아파하고, 때론 분노하기도 합니다. 참 다행스러운 건 서로 다른 모양의 상처이지만, 그들의 상처는 각자의 방식으로 또는 각자의 상황 속에서 새롭게 매워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모를 잃고 외톨이가 된 소녀는 자신에게 손을 내민 할머니와 함께 제주도 여행을 떠납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 다른 여행, 그리고 까칠한 할머니의 모습에 기대는 실망이 되고, 새로운 희망은 홀로 살아야만 한다는 좌절로 나아가게 되죠.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 거짓말처럼 얼었던 관계가 풀려나가는 과정이 멋진 이야기 「코딱지가 닮았다」를 소설집을 펼치면 처음으로 만나게 됩니다.
「스키니진 길들이기」는 남친이 선물한 스키니진에 자신의 몸을 맞추기 위해 다이어트를 감행하는 소녀의 좌충우돌 웃픈 이야기입니다.
「라면 먹기 좋은 날」은 아빠의 외도로 정신줄을 놓은 엄마, 그렇게 깨져버린 가정. 이로 인해 아빠를 빼앗아간 여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 자녀들을 망가뜨리려 하는 소녀가 도리어 상대에게 자신과 비슷한 상처가 있음을 공감하게 되고, 의도치 않게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피에로는 날 보며 웃지」는 자신의 콤플렉스를 가려주는 피에로 아르바이트를 통해, 피에로가 가면인지, 아님 진정한 자신인지 모호하게 되는 판타지 소설입니다.
「크리스마스에 N을」은 SNS에서 만난 사랑, 하지만 사라진 사랑을 찾아 나선 소년의 사랑 찾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성 정체성의 혼란과 있는 그대로의 인정과 포용, 그렇게 시작되는 또 하나의 우정을 보여줍니다.
「파란 담요」는 왕따를 당하는 소년의 애착 담요인 ‘파란 담요’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형 역시 같은 상처로 힘겨워 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파란 담요가 집착이 아닌 상처를 감싸주는 매개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들 단편들을 읽으며 느낀 공통점은 ‘외로움’이었습니다. 다양한 상황, 다양한 이유들, 다양한 상처들로 인해 내몰리게 된 푸른 세대들의 외로움, 상처. 하지만, 또 다시 시작되는 관계들로 인해 외로움이 매워져나가게 되는 회복의 모습을 소설들은 공통적으로 품고 있지 않나 여겨집니다.
오늘 이 땅에서 소설 속과 같은 이유로, 또는 같은 상황 속에서 아파하는 ‘푸른 세대’들의 상처 역시 누군가와의 새로운 관계로 인해 매워지고 치유될 수 있길 기도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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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소설 "스키니진 길들이기" 로 제12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한 김정미 작가의 첫 청소년 소설집 파란 담요는 총 여섯편의 단편을 만나볼 수 있어요. 불우한 환경, 성정체성등 다양한 고민들을 다루고 있어 조금은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지만 그속에서도 청소년들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어 흥미롭게 볼 수 있었어요.
코딱지가 닮았다 아빠는 가족들과 소식이 끊긴지 오래고 엄마는 위암진단을 받고 일 년도 안되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겨진 한지는 장례식장에서 처음으로 친할머니를 만나게 되요. 할머니와 한지는 가족여행으로 제주도에 오게 되고 올레길을 한없이 걸어다니며 식당에서도 할머니 마음대로 음식을 시키는등 한가지도 잘 맞지 않는 두사람 한지는 할머니도 자기와 같은 행동을 하는것에 조금은 동질감을 느끼는듯 하며 여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화음을 맞추는 모습에서 가족으로 한 발 다가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스키니진 길들이기 남자친구 윤호에세 S사이즈 스키니진을 선물받게 된 송희는 다이어트에 돌입하게 되는데 송희는 민정이와 서로 아픈 상처를 들쳐내며 싸우게 되고 언니는 송희의 스키니진까지 입고 몰래 나갔다 오자 화가나는데 급기야 빨았던 스키니진은 쪼그라들어 바지가 잘 들어가지 않아요. 과연 스키니진을 입고 당당하게 윤호앞에 나타날 수 있을지... 스키니진 길들이기는 청소년의 마음이 잘 드러난 이야기로 재미있게 그려졌어요. 이외에도 적을 응징하러 갔다가 함께 라면을 먹게되는 웃픈 상황, 피에로 가면을 벗고 진정한 자신을 모습을 마주하게 된 태양의 이야기등 저마다의 이야기가 많은 여운을 느끼게 하네요.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을 잃지 말고 견디다 보면 인생은 반드시 해답을 안겨준다는 작가의 말에 지치고 힘든 순간에 있어 힘차게 살아갈 힘과 위로를 받게 되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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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로 분장하고 가면을 쓴 청소년들의 일상 [서평] 『파란 담요』(김정미 저, 푸른책들, 2019. 02)
소설 『파란 담요』는 나를 몇 번이나 놀라게 한다. 우선 글을 쓴 작가가 남학생이 아닌 30살을 훌쩍 넘긴 한 아이의 엄마라는 점. 그리고 그러한 나이 대의 작가가 쓰기에는 대화와 문체도 거칠고 완성적으로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점. 그래서 나는 처음에 이 책이 습작 중인 어린 학생의 작품일 거라 여겼다.
요즘 책을 통해 어떠한 감동이 전해 오고 또 책을 덮고도 그 감동이 지속되는지를 살피는 게 일상이 되었다. 소설『파란 담요』를 읽기 전 하필 안톤 체호프의 소설들을 읽고 있었다. 그래서 두 작품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졌다. 김정미 작가 작품들의 경우 내레이션이 길어 이상하게도 소설 속으로 깊이 집중되지 않았다. 또한 문장 이음새가 삐꺽거렸는데 글을 한 번 쓰고 더는 퇴고를 안 한 정리되지 않을 글과 같았다. 소설 속 상황들이 잡다하게 늘어지고 있었기에 퇴고를 통해 탄탄하게 잡아줄 필요가 있어 보였다.
추가적으로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장점이라면 인물 간 대화가 많은 편이고 흐름이 빨라 쉽게 읽혔다. 아쉬운 점이라면, 청소년 소설이지만 내용이 풍부하지 않았기에 일러스트가 포함되어 있었더라면 훨씬 좋은 효과를 냈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대화체가 일반적인 문장과 달리 조금 어색했다. 예로 주인공 학생이 할머니와 대화를 하는 부분에서 할머니가 “너랑 살고 싶어서 왔어. 나는 너 보는 순간 마음에 들었는데, 넌 내가 싫은가 보구나?” 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할머니’라는 언급이 없었더라면 주인공 친구가 말했다고 믿을 정도로 나이 지긋한 할머니의 말투로는 어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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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하게 나열된 청소년의 일상
단편『피에로는 날 보며 웃지』는 피에로 분장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이 어느 모임에 초대되었는데, 참가 조건으로 피에로 분장을 하여야 했다. 주인공은 부끄러운 나머지 피에로 분장을 하지 않고 들어갔는데 이미 많은 친구들이 피에로 모습으로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주인공은 얼핏 옆의 거울을 봤는데 자신도 피에로의 모습이 되어 있었다.
<피에로 분장만 하면 없던 용기가 생긴다. 만약 이 일을 하지 않았다면 평생 내 안에 용기라는 게 있는 줄도 몰랐을 거다.>
자신을 숨기고 싶은 청소년들의 심리를 잘 나타낸 작품이었다.
하지만 작가가 작품으로 내보이는 피에로가 인터넷 상의 익명을 의미하는지, 심리적 불안을 내포하는지는 확실치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자신을 숨기는 매개물로 ‘피에로’라는 소재를 썼다는 건 너무도 진부했다. 또한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억지로 교훈을 쥐어주려는 불편함이 있었다. 주인공이 갑작스레 피에로가 된 부분에서 “원래 모두는 태어나면서부터 피에로 같이 자신을 숨기고 웃는다.”는 문장이 비슷하게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주제를 억지로 전달하려는 글의 경우 다음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그 글이 어떠하였는지 아무 감흥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 있다. 여운이 없는 것이다.
또한 문장에 설명식 독백이 많았다.
<피곤하다. 이제 그만 자야겠다. 나는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리고 눈을 감았다. 언젠가 라디오에서 들었는데 사람의 뇌는 멍청해서 눈을 감고 있으면 진짜 잠을 자고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입 꼬리를 올리고 있으면 거짓이더라도 정말 웃는 것으로 착각한다고 했다. 나는 멍청한 뇌를 속이기 위해 눈을 꼭 감았다.>
이런 설명 전개가 청소년 소설에 어울리고 소설에도 어울리는지가 문제였다. 마치 에세이와 같이 느껴졌다.
단편『크리스마스에 N을』을 보면 주인공 남학생은 인터넷으로 ‘N’이라는 여자와 연락을 하게 되는데 크리스마스에 만나기로 하고 기다리던 어느 날 여자의 연락처가 사라져버렸다. 주인공은 여자를 찾기 위해 사진을 토대로 학교, 집 근처를 떠돌았다. 하지만 찾지 못하고 그저 약속 날 약속 장소로 찾아갔고 그곳에서 남자인 ‘N’을 보게 됐다. 주인공은 이런 말을 했다.
<“너도 변신술에 능했구나. 고양이나 산타가 아니어서 다행이랄까?”>
그런데 주인공의 말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도 담담했다. 전혀 놀라지도 않았고 마치 이미 전날 만났던 친구를 눈앞에서 본 사람과 같이 행동했다. 책을 덮고 드는 생각은 아무리 청소년 소설이고 사건의 전개를 우연과 긍정으로 구성한다 하더라고 규칙이란 것을 지켜야 한다는 점이었다. 물론 책의 문구들은 청소년 소설에 맞게 활기에 넘쳤다. 다만 불안하고 규칙을 무시하려는 청소년들처럼 소설도 아무렇게나 편하게 쓰여 있었다는 점이 문제였다.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삼고서 시답잖은 대화를 나열하고 문장을 과격하고 놀라운 표현으로만 가득 채우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청소년이 주인공이라 한다고 꼭 청소년 소설이 되지는 않는다. 정돈된 문장으로 나름의 가벼운 성찰을 할 만한 거리가 들어가야 했다. 특히 억지로 의미를 만들기보단 흥미와 재미를 우선으로 두고 다음으로 독자들이 자연스레 의미를 찾도록 유도해야 했다. 요즘 청소년들도 어른 만큼이나 책을 읽을 줄 안다. 글을 이해하는 능력과 사물을 바라보는 모습도 어른처럼 배운다. 그렇기에 청소년 문학이라고 거친 문장만으로 이루어지거나 스마트폰, 유튜브 같은 유행물질을 과다하게 넣기만 해서는, 잠깐의 흥미만 불러올 뿐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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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푸른 문학상 ‘새로운 작가상’ 수상 작가인 김정미의 첫 청소년 소설집이다. 6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금수저와는 거리가 먼 조금은 힘든 평범하지 않은 슬픔을 가진 아이들이다.
「라면 먹기 좋은 날」 - 아빠의 외도로 가정이 무너진 후, 아리는 ‘소중한 것을 잃는 기분이 어떤 건지 느끼게 해 주겠다’는 다짐을 하고 ‘적’들을 응징하러 나선다. 그런데 어쩐지 처음의 계획과는 일이 다르게 풀려 가는데……. ‘적’은 정말 ‘적’이었을까? _ 출판사 소개.
아빠의 외도로 상처 받은 아리. 어른이 만든 상처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어수룩하고 소심하고 자신을 감추는 다양한 책 속의 주인공들이 내 조카 같고 이웃의 아이같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강제로 주어진 삶 말고 ,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앤. 우리 주위에 있을 테지만 사람들의 편견에 숨기고 사는 성소수자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나 역시 여름이와 같이 놀라기는 했지만 앤이 당당하게 커밍아웃을 하는 순간 같이 웃을 수 있었다.
마지막 이야기인「파란 담요」 파란 담요 속에서 세상의 발길질을 받아내는 형제의 슬픔이 느껴져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왜 모든 아이들의 슬픔은 어른들이 만들어 낸 것인지..
자신의 상처를 내보이지 못하고 당당하지 못한 아이들이 세상에 맞서서 당당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이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이다. 나 역시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상처 주고 당연시 여기는 건 아닌지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이 책을 읽는 시간과 읽고 난 후의 시간들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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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담요
/ 김정미 / 푸른책들 / 2019.02.20 / 푸른도서관 81
목차
코딱지가 닮았다 · 7 스키니진 길들이기 · 25 라면 먹기 좋은 날 · 47 피에로는 날 보며 웃지 · 91 크리스마스에 N을 · 115 파란 담요 · 147
작가의 말 · 162
줄거리
모두 6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코딱지가 닮았다」 어릴 적 아빠가 돌아가신 후 엄마와 단둘이 살았는데 엄마마저 위암으로 돌아가신 후 홀로 남겨진 한지. 장례식장에 단 한 번도 연락이 없던 친할머니가 불쑥 찾아온다.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떠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게 하나도 없는 둘! 과연 진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스키니진 길들이기」 송희는 남자 친구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S 사이즈의 스키니진을 입기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한다. 그러던 중 단짝 민정이의 아픈 과거를 건드리면서 사이가 나빠져 다투게 되고 언니는 선물 받은 스키니진을 몰래 입고 나가고 엄마가 빨아 준 스키니진은 쪼그라들어버렸다. 겨우 바지인데 앉으려다 찢어져 버린다. 송희는 스키니진 때문에 단짝 친구 민정이와 남자 친구를 잃게 될까?
「라면 먹기 좋은 날」 아빠의 외도로 엄마가 쓰러지면서 허리 수술을 받고 실어증까지 왔다. 가정이 무너진 후, 아리는 ‘소중한 것을 잃는 기분이 어떤 건지 느끼게 해 주겠다’는 다짐을 한다. 바람을 피운 여자 집에 가서 그녀의 자식들 즉, ‘적’들을 응징하러 나선다. 그런데 어쩐지 처음의 계획과는 일이 다르게 풀려 가는데……. ‘적’은 정말 ‘적’이었을까?
「피에로는 날 보며 웃지」 학교에 다니며 돈을 벌어야 하는 고등학생 태양은 피에로 아르바이트를 한다. 곰보 자국이 나 있는 얼굴, 가느다란 목소리 때문에 피에로 가면 속에 모습을 감춰야만 마음을 놓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동료 아르바이트생 재키의 초대로 놀러 간 펍에서 진짜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크리스마스에 N을」 코스프레를 통해 SNS에서 만난 N. 하지만 오프라인 모임에 나오지 않는 요정설까지 있는 엘프를 닮은 그녀. 크리스마스에 만날 것을 약속했지만 크리스마스 이틀 전, 갑자기 온라인의 SNS에서 사라져 버렸다. 여름은 그녀의 흔적을 하나하나 더듬어 보고 있다. 그녀를 만날 수 있을까?
「파란 담요」 형이 짜증을 내는 아침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집안의 형편이 어려워지고 엄마가 집을 나가고 학교 친구들로부터 왕따 취급을 받는 나이다. 왕따 취급을 받던 나를 형이 구해주었다. 하지만 형제의 사이는 여전히 서먹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에서 발길질을 당하는 형을 보았다. 애지중지하던 파란 담요를 던져 뒤집어쓰고 형을 껴안았다. 이젠 이 형제에게 파란 바다의 평온함이 찾아올까?
“지금 몹시도 힘든 ‘한 철’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알려 주고 싶다.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을 잃지 말고 견디다 보면 인생은 반드시 해답을 안겨 준다는 것을 말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책을 읽고
내 주위에는 편안하고 따스한 보살핌에서 크고 있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인지 「라면 먹기 좋은 날」, 「피에로는 날 보며 웃지」, 「파란 담요」 속의 주인공들을 주위에서 찾아보기 힘든 아이들이다. 하지만 알고 있다. 분명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지만 말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거리고 있는 아이들이 있는 것을... 단지 내가 알지 못한다고 없다고 생각하고 눈 감아 버리지 않도록 항상 깨어 있으려 노력하고 있다.
작가가 설정한 몹시도 힘든 한 철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의 흔들리는 생각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코딱지를 닮았다」, 「스키니진 길들이기」, 「크리스마스에 N을」 속의 아이들은 내 아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세 작품의 배경과 에피는 받아들이기가 더 쉬웠던 것 같다. 아이들은 작은 것 하나에도 많은 고민을 하고 특별하지 않는 일에서 돌파구를 찾기도 한다. (아이들만의 상황은 아니지만...) 아프고 쓰린 상처에 약을 주고 상처를 아물어 주는 어른이 되기보다는 진정한 공감과 위로를 건네는 부모이자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네가 보는 내가 전부가 아닐 수도 있어. 실망하지 않을 자신 있니?" - 크리스마스에 N을 중(p 1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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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행복한 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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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청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글을 좋아한다. 나에게 청소년의 딸이 있기 전부터였으니, 딸의 영향은 분명 아니다. 나의 마음 깊숙이에서 나의 청소년기를 좀 더 끌어안고 싶어하는 건 아닐까? 이미 지나쳐간 나의 시간들을 대신해서.
나의 청소년기를 돌아보면, 많은 친구를 둔 것도 아니었고, 아주 열심히 공부해서 이름을 날린 것도, 신나게 놀아제끼는 끼를 갖춘 것도 아니었다. 평범함보다는 조금은 따분하고 심심했던 시간을 보낸 듯 하다. 나에게도 가족과의 갈등, 친구의 오해, 이성친구의 불편함 등 청소년기에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일들이 있었지만, 그 때의 나는……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 만큼 스스로를 책망하기도 한다. 이십년이 지나가는 지금까지도 내 맘에 남아 있는 걸 보면, 아쉬움도 그리움 만큼이나 큰 게 아닐까 싶다.
『파란 담요』의 김정미
작가님은, "저마다 힘든 시간을보내고 있지만 불운에 쉽게 잠식당하지 않는다. 선하고 밝은 자신만의 천성으로 지금을 견디며 나아갈 뿐이다. 지금
몹시도 힘든 '한 철'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알려주고 싶다.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을 잃지 말고 견디다 보면 인생은 반드시 해답을
안겨준다는 것을 말이다."라는 글을 남기셨다.
아빠에게 버림받고 엄마까지 병으로 잃은 한지는 보육원으로 가야 하는 현실과 마주치는 순간, 할머니의 등장으로 안도의 숨이 내어진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할머니와 단둘이 떠난 제주도여행은 한지의 환상을 모두 깨부시고 만다.
"나 할머니랑 살기 싫어요." 새파란 바다에 시선을 던진 채 말했다. 파도가 날 심키는 상상을 하며, "그럼 어쩌려고?" "보육원에서 살아야죠. 아빠도 그랬는데 나라고 못할까 봐요?" 할머니는 말이 없었다. 파도 소리만 조용히 울려 퍼졌다. "그땐 나도 어렸어. 그래서 힘들었고. 나중에는 면목이 없었고." 할머니가 뒤늦게 입을 뗐다. 어렸다, 힘들었다, 면목이 없었다……. 할머니가 그 말들을 어떤 뜻으로 이야기하는 건지 선뜻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긴 세월을 후회했어. 이젠 후회하고 싶지 않아." 할머니는 정말 제멋대로다. 아리송한 말들을 마음 내키는 대로 내뱉는다. "너랑 살고 싶어서 왔어. 나는 너 보는 순간 마음에 들었는데, 넌 내가 싫은가 보구나?" 《코딱지가 닮았다》 21~22쪽
혼자가 된 한지는, 버림받고 남겨진 처지로 할머니를 만난다. 한지의 아빠를 버리고 떠날 수 밖에 없었던 한 아이의 엄마였던 그녀가 할머니가 되어 한지 앞에 선다. 자식을 버린 그 순간부터 혼자 남겨진 손녀를 스스로 거두기 위해 며느리의 장례식장으로 들어선 그 순간까지 할머니의 가슴 속은 얼마나 뭉개져 있을까? 부모의 보살핌이 끝나는 순간을 맞이해야 했던 한지는 그 동안 얼마나 외롭고 추웠을까? 버린 자와 남은 자 그리고 가족, 그 이름으로 만나게 된 한지와 할머니의 이야기는 한지의 투덜거림에서 작은 반란 그리고 통쾌한 웃음으로 두 사람의 내일을 기대하게 만든다.
십대는 물론이고, 나이를 제한하지 않고 자신의 몸매를 드러내는 것을 자신의 또다른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남자친구에게 S사이즈 스키니진을 선물받고 급다이어트에 돌입한 나는 나날이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입고 가기로 한 수련회날은 점점 다가오고. 절친에게도 뾰족한 말이 거르지 않고 나와버리고.
"이게 정말! 더는 못 참아!" 나는 스키니진을 양손으로 잡고 힘껏 당겼다. 그랬더니 스키니진이 '드드득' 소리를내며 종아리 부분까지 찢어졌다. 눈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스키니진을 향한 원망이 뭐든 찢어 버리라고 명령하고 있었다. 늘어나지도 찢어지지도 않을 것처럼 튼튼해 보이던 스키니진이 맥없이 반으로 찢어져 버리다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 이깟 녀석 때문에 내가 그렇게 고생을 했단 말이야? 억울했다. 나는 찢어진 스키니진을 노려보며 다시 손에 힘을 줬다. 그러자 멀쩡했던 부분도 결을 따라 쭉 찢어졌다. "어라? 한 번 해 보자, 그래!" 《스키니진 길들이기》 42쪽
남자친구가 선물한 스키니진을 입고 예쁘게 짠!하고 보여주기 위해 다이어트를 선언한 나. 청소년기에 가장 예민한 이성친구와 외모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사실적으로 표현한 이야기이다. 배고픔과 자존심, 친구를 잃을 것만 같은 불안감이 터지듯, 스키니진이 터질 때 나와 함께 내 마음도 후련해져온다. 얼마나 속이 시원하던지, 옷에 나를 맞추지 않는, 나를 옷에 맞추는 당당함이 나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가족은 때로 어깨를 누르고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존재가 되는 경우가 있다. 아리는 아빠의 외도로 쓰러진 엄마를 간호하면서 아빠로 인해 받은 상처를 상대의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갚아줄 작전을 짜고 그 날만을 기다린다. 무책임한 아빠와 새로운 여자친구. 두 사람의 사랑이 남은 가족들에게는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 돌아보지 않는 무책임에 아리는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생각이다.
"야! 너 말이면 다냐? 너희 엄마가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고? 지랄하네. 움직이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고 멍하니 창밖만 보는 엄마 지켜보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기나 해? 대답하지 않을 걸 알면서 말 거는 기분이 얼마나 더러운지 아냐고!" [중략] "미안. 난 그런 뜻이 아니라……." [중략] 순간 지금 여기서 내가 뭘하고 있는 건지,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내 미션은 순조롭게 진행된 듯했지만 어딘가 이상했다. 이 빠진 접시처럼, 뒤틀린 뚜껑처럼 묘하게 어긋나 있었다. 그래, 한마디로 영 '폼'나지 않았다. 적을 응징하는 영웅처럼 혼내주고 당당히 박차고 나가는모습을 상상했는데 일기장을 빼앗아 찢고, 머리를 잡아 당기고, 뒹굴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모든게 엉망이었다. "에휴." 절로 한숨이 나왔다. 《라면 먹기 좋은 날》 86쪽
부모에 대한 미움으로 자신을 버리는 일에 기꺼이 동참하게 된 아리 그리고 미움으로 자신안에 갇힌 은혜. 두 소녀의 아픔은 서로 다르게 표현하고 있지만, 라면이라는 아주 간단하고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으로, 젓가락질 한번으로 후루룩 입안에 가득 메운 면발을 넘기면서 그들의 미움과 원망이 속을 훑고 지나간다. 오늘이 지나면 그들의 응어리도 그렇게 시간 속을 훑고 지나가기를 바래본다.
남과 섞이지 못하는, 그래서 점점 혼자의 시간을 보내야만 하는, 그것을 '선택'이란 단어안에 넣어 스스로 고립을 자처한 것으로 위로받은 많은 아이들과 청소년시기의 나. 혼자일 수 밖에 없는 그들의 모습을 그려낸 ≪피에로는 날 보며 웃지≫를 읽으면서 마음이 한 켠이 아려온다. 그의 외로움이 글로 충분히 전해져오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혼자의 시간이 너무 길어지는 건 아닌가 두려웠다.
나는 누구를 만나도 먼저 입을 열지 않는다. 답답한 상대가 말을 걸어도 짧게 대꾸할 뿐이다. 자연스럽게 상대와 나 사이엔 침묵이 자리 잡는다. 침 묵의 무게는모두룰질식시켜 버릴 만큼 무겁다. 침 묵은 언젠가 다뮤멘터리에서 본 바다 속 까맣고 깊은 구덩이와 닮았다. 모 든 걸 삼켜 버릴 듯 검은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구덩이 나와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은나에게서 검은 구덩이를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그늘지고 눅눅한, 기분 나쁘고 무서운 블랙홀을. 그래서 나는 자연스레 혼자가 됐다. ≪피에로는 날 보며 웃지≫ 104쪽
서로의 상처, 서로가 가리고 싶은 상처를 알려도 들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순간에 혼자라는 공간에서 한 걸음 나설 수 있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초대된 새로운 공간에서 그는 당당하게 걸음을 옮겨본다. 그것이 세상을 향해 처음으로 내딛는 첫걸음이라면, 그의 혼자는 이제 함께가 될 수 있고, 어둠으로만 보인 세상에 한 줄기 빛이 되어 세상을 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해 줄 것이다.
『파란 담요』는 청소년기에 한번쯤은 들어봤고,겪어봤을 소재를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어떤 소재가 되었든 가리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는 담대함이 있는가 하면, 그 어느 것도 얕거나 깊게가 아닌 정한 딱 그 만큼만에서 인물들을 묘사하고 표현했다. 독자의 감정 또한 깊이 빠져들어 허우적거리기 전에 건져올려주고, 살짝 발담그는 순간 시원한 물의 감촉을 느낄 수 있도록 과감하게 파도를 밀어보내준다.
《크리스마스에 N을》 읽으면서 우리 주위에 있는 소수자의 삶을 생각해본다. 얼마 전 커밍아웃한 홍석천의 어머니께서 그러셨다. "그걸 왜 세상에 다 말해서. 혼자 알고 있었다면 사람들은 결혼을 안 하나보다 생각했을 텐데" 그렇다. 그는 왜 말을 해서 스스로 구덩이를 팠을까? 홍석천은 힘들어서 말했다고 한다. 모든 이를 속이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앤은 천천히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앤과 대화하며 나는 그녀의 콤플렉스가 내가 짐작했던 것과는 많이 다른 종류의 것임을 알게 됐다. 앤은 자신의 성별이 싫다고 했다. 그럼 여자를 좋아하는 거냐고 물으니 그건 또 아니라고 했다. 강제로 주어진 삶 말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은 뿐이야. 앤의 알쏭달쏭한 말을 들으며, 나는 앤이 얼마나 힘든 때를 보내고 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앤의 아빠는 예쁘게 화장하고, 근사하게 차려 입은 앤을 인정하지 않았다. 가장 자기다운 모습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 그것만큼 힘든 일이 어디 있을까? 《크리스마스에 N을》 125쪽
우리는 누구도 그들의 겪었을 마음의 짐을 모른다. 세상에 공표하는 순간의 그만을 두고 왈가왈부한다. 그 누구의 선택이 아닌 것을 두고 우리는 함부로 말할 수 없으며, 공감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그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앤"은 아빠로부터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배척당할 때 얼마나 비참하였을까. 아빠의 가슴을 울리고 마는 상처는 서로의 입장의 간극이 너무나 크기에 우리는 섣불리 발을 들일 수 없는 이야기를 담은 《크리스마스에 N을》 통해 그들이 겪었을 아픔으로 한 발 다가선 느낌이다.
마음을 한없이 울린 《파란 담요》 두 형제를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누구에게 허락을 받고 그들을 나약한 자로 만들어버렸을까. 부모에 대한 미움이 서로를 향해 화살을 겨누고 있는 형제, 정작 그들은 자신의 가슴에 있는 사랑받고 싶은 간절함을 보지 못한다. 상처에 상처가 더해서 처음에 무엇에 의해 생겨난 상처인지도 모르게 말이다.
쓰러져 있는 사람이 형이 아니었으면 했다. 하지만 형의 목소리를 듣고 말았다. 갑자기 울컥 울음이 나왔다. 형은 그동안 내가 누군가에게 맞고 있으면 대신 싸워줬다. "우리 형, 때리지 마!"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버럭 큰 소리가 나왔다. [중략] "으아아아아악!" 나는 담요를 꼭 쥐고 덩치들을 향해 달려갔다. 누군가가 내 어깨를 움켜쥐었지만 잽싸게 뿌리쳤다. 그리고는 쓰러져 있는 형을 껴안고, 담요를 뒤집어썼다. 덩치들이 내 등을 마구 밟아댔다. 어찌나 아픈지 등뼈가 다 부스러지는 것만 같았다. "바보 같은 놈" 형이 조용히 말했다. 나는 담요를 쥔 손에 꾹 힘을 주었다. 《파란 담요》 159쪽
파란 담요 속에 들어가 세상이 둘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드는 발길질을 온전히 받아내는 형제의 모습이 가슴아프다. 그들의 세상은 어떤 빛일까. 그들을 세상 속에 섞이지 못하게 한 것은 무엇일까. 형제는 파란 담요 속에서 헤쳐나올 수 있을까. 형이 동생에게 말한 "바보 같은 놈"에서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세상에게, 부모에게, 친구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아니었을까. 자신을 보호하겠다고 달려온 힘없는 동생조차도 끌어안는 자신에게, 미움 때문에 미움만 키워온 자신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아니었을까.
『파란 담요』는 청소년 소설이라고 이름하기엔 아쉬움이 크다. 여전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이고, 우리의 실수가 다음 세대들의 마음 속에 미움과 원망, 나약함과 외로움을 키워놓고 있기 때문이다. 『파란 담요』에 등장하는 여섯 명의 아이들은 나의 아이이고, 아이의 친구이다. 소설 속의 허구라고 단정짓기엔 현실적이고 사실적이기에 우리는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상처를 주고, 방관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기회를 안겨준다.
어른이 내뱉은 상처와 버림에서도 꿋꿋하게 뿌리를 내리며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이야기 『파란 담요』. 허약하고 소심하고 자신의 상처에 당당하지 못한 여섯 명의 아이들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을 세워나가는 모습에서 우리는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읽을 수 있다. 쓰러지고 싶을 때, 나를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올 때, 누군가의 위로가 간절히 필요할 때, '나' 라는 존재는 이미 세상에 존재하고 있음을 잊지 말라고 한다. 내가 있는 그 자리를 버티고 있는 그 힘이 나를 다시 세워줄거라는 믿음을 놓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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