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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다 읽었다. 영화는 곧 보려고 한다. 소설과 영화가 어떻게 다를지, 내가 어떤 차이를 느끼게 될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연애소설 또는 성장소설이라고 한 것 같았는데 나는 차라리 전쟁소설 쪽으로 보았다. 연애? 누가 누구와? 유리와 라라가? 글쎄, 어느 대목을? 결혼을 해서 아내를 걱정하다가 이내 아내 아닌 여자를 그리워하는 남자의 사정을 연애로? 전쟁으로 헤어진 아내를 찾아간다고 하고서는 그리워하던 여자와 사는 남자의 처지를 연애라고? 그러면서 또 다른 여자와 만나 아이를 둘씩이나 낳는 건? 이 모든 게 전쟁 탓이라고? 전쟁 속에서 살아간다는 건 이렇게 뒤죽박죽 엉망진창인 것이라고? 사랑마저도?
이토록 우유부단한 남자 캐릭터는 처음 본 것 같다. 우유부단의 대명사로 불리는 햄릿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만 같은데. 소설 속 유리 지바고의 시 작품 1번이 햄릿이다. 관계가 있다는 뜻이었겠지. 글을 읽는 동안 답답했는데 그래서 더 이해가 된다. 내게는 이토록 매력 없어 보이는 인물이, 인물의 이야기가, 어찌 그리 유명한 작품이 되었단 말인가, 그럼에도 나는 이 소설을 어찌 그리 알뜰히도 읽었단 말인가.
서사와 묘사 중 묘사. 내가 이 소설에서 반한 대목이다. 나는 러시아의 어느 풍경을, 어느 도시를, 어느 시골을, 어느 싸움터를, 이 소설에서만큼 생생하게 느끼면서 그리워해 본 적이 없었다. 추웠는데, 이 추위마저도, 눈 덮인 풍경마저도 따스하게 와 닿는 것 같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눈 내린 땅이 얼마나 끔찍하고 시린데, 그걸 아는데, 그럼에도 그 풍경이 그립고 아늑하게 여겨진다고? 작가의 표현 덕분이다. 번역의 답답함마저 넘어서는 묘사 덕분이었다. 러시아에, 시베리아에, 그 추운 땅에 가 보고 싶어진다는 말이 몇 번이나 나올 뻔했다. 전쟁 중에 사람이 죽어 가는 장면에서도 죽는 사람은 안 보이고 땅만 보이는 듯하였으니.
이 소설 덕분에 러시아 혁명에 대해서도 알아보았고, 인텔리겐차의 특성에 대해서도 새삼 알게 되었으며, 러시아 문학의 분위기도 정리해 볼 수 있었다. 작가가 노벨상을 거부했다는 사회적 배경까지도.
오래 미뤄 두었던 숙제 하나를 끝낸 듯해 기분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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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기 동안 이어졌던 제정 러시아는 20세기 초 부패한 관료와 귀족들의 폭정과 부패를 견디지 못한 민심이 폭발하면서 기존의 사회 질서와 규범이 한꺼번에 무너져 버리고 파괴되고 부서져 버린다. 연이은 혁명과 내전으로 지극히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갔던 러시아인들은 하루 아침에 집과 토지를 잃고, 가족을 잃고 유령처럼 얼어붙은 대지 위를 떠돌아 다니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의 주인공 유리 지바고는 열 한 살에 어머니를 잃고 외삼촌에 의해 저명한 교수 집에 맡겨진다. 교수의 딸 토냐와 함께 성장한 소년 지바고는 그녀와의 결혼을 운명이라 생각하며 살아간다. 한편, 총명하고 아름다운 소녀 라라는 갑작스럽게 아버지를 잃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만의 삶을 개척해 나가려던 중 어머니의 내연남에게 겁탈 당해 뜻하지 않는 길에 들어서게 된다. 화려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리던 날 라라는 자신의 삶을 짓밟아 버린 그 내연남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그 총알의 방향은 바로 그날 그 파티장에 있었던 지바고의 인생까지 뒤 흔들어 놓는다. 축일의 거리를 걷고 있는 그녀는 무섭도록 혼란스러운 상태였고 따라서 주위의 아무것도 인지하지 못했다. 숙고된 총탄은 누구를 겨냥하는가와는 전혀 상관없이 이미 그녀의 마음속에서 탕, 하고 발사되었다. 그 발사만이 그녀가 의식하는 유일한 것이었다. 그녀는 길을 가는 내내 그 총성을 들었는데, 그것은 코마롭스키를, 그녀 자신과 자신의 운명을, 그리고 두플랸카 풀밭의, 기둥에 과녁을 파 놓은 참나무를 겨냥한 발사였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 중에서 의사 유리 지바고는 우랄에서 모스크바까지 먼 길을 홀로 걸어서 집으로 돌아 가는 동안 떼죽음을 당한 마을 주민들이 전부 사라진 곡물 밭에 무르익은 곡식들 알갱이들이 우수수 떨어진 밭에 우글거리는 쥐떼들의 모습에서 세상을 통째로 집어 삼켜 버린 검은 죽음의 그림자를 목격한다. 거세게 불어 닥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유리 지바고도 라라도 모두 자신의 가족도, 가장 사랑하는 여자도, 아이들도 지켜 주지 못했다. 1905년의 <피의 일요일>, 제1차 세계 대전, 1917년의 2월 혁명과 10월 혁명, 백군과 적군 간의 내전, 그리고 대러시아 제국이 하루아침에 소비에트 연방으로 바뀌는 역사적 과정이 시간 순으로 펼쳐 보이는 소설 <닥터 지바고>는 20세기 초 혁명과 내전으로 얼룩진 격동의 러시아를 온 몸으로 체험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가 10년에 걸쳐 집필한 대 역사 소설이다. #연말리뷰 |
| 후반부를 읽으며 개인의 삶이 거대한 역사 속에서 얼마나 무력하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다시 느끼게 되었다. 흠흠... 전쟁과 혁명 속에서 지바고와 주변 인물들의 삶은 점점 흩어지고, 사랑과 희망조차 온전히 지키기 어려워 보였다. 특히 시간이 흐르며 서로의 삶이 멀어지는 장면들은 안타깝고 쓸쓸한 여운을 남겼다. 그리고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가 더 차분하고 비극적으로 흘러가면서, 한 인간의 삶과 사랑이 시대의 흐름에 의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깊이 생각하게 했다. 읽고 난 뒤에도 묵직한 감정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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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닥터 지바고 2는 좋은 책들을 출간하기로 유명한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출판사중 한곳인 민음사의 장기 시리즈인 세계문학 전집의 362번 째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