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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세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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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모두 8장으로 되어 있다. '산→들→마을→사람 자식들→사람들→사람으로→사람의 세상→산'의 구성에서 1장과 8장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이며, 2장과 3장은 사건의 발단과 공간적 배경인 박실 마을의 제시로 분량도 적다. 결국 이 소설의 본격적인 내용은 4장 '사람 자식들'에서 7장 '사람의 세상'까지라 하겠다. 후기에 따르면 이 소설은 순창 농민회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
"사람의 세상으로" 내용보기
이 소설은 모두 8장으로 되어 있다. '산→들→마을→사람 자식들→사람들→사람으로→사람의 세상→산'의 구성에서 1장과 8장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이며, 2장과 3장은 사건의 발단과 공간적 배경인 박실 마을의 제시로 분량도 적다. 결국 이 소설의 본격적인 내용은 4장 '사람 자식들'에서 7장 '사람의 세상'까지라 하겠다. 후기에 따르면 이 소설은 순창 농민회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을 모델로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사실의 덩확한 전달을 위해서 소설로서의 재미를 잃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것만이 리얼리티는 아닐 텐네, 어느 부분은 보고 문학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딱딱한 느낌을 주었다. 작품의 무대가 되는 곳은 작게는 제비울, 좀더 넓게는 박실인데, 박실과 인근 마을을 포함한 도실은 작가가 창조해 낸 가상의 마을이라고 한다. 강원도와 충청도와 경기도가 접한 경계선 부근인 도실은 이 땅의 아픔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이다.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1988∼1989년이다. 80년 광주가 지나고, 보통 사람들의 시대가 열렸지만, 이 마을의 사람들은 철저히 소외될 뿐이다. 오히려 이들에게는 해마다 늘어가는 빚, 일제의 유산인 수세(水稅), 고춧값 폭락, 그리고 우르과이 라운드 문제가 닥친다. 조선 시대, 일제하, 공복 직후에서 현재까지 이들이 어떻게 소외되어왔고, 그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이땅의 주인으로 서게 되는지를 80년대의 끝을 배경삼아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소설의 중심을 이루는 인물은 한 사람이 아니다. 작품의 서술도 중심 인물을 계속 바꿔가며 이루어진다. 뛰어난 몇 사람에 의해 소설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역사의 뒤편으로 밀려나 잇던 농민들이 역사의 전면으로 나서게 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해 낸 것이 바로 이 소설이다. 그런데 이들은 멀리는 6·25라는, 가까이로는 새마을 운동을 비롯한 정부의 기만적인 농촌 정책의 희생양이 되어 한(恨)과 좌절감에 젖어 있었다. 형권의 아버지인 돌석씨와 원달의 아버지인 학길씨는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나왔고, 재현 아버지, 한수 아버지, 인철의 할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거나 숨어살게 된다. 농민 세상이 오기를 바랐던 이들과 그 아들들은 4H 활동, 새마을 사업, 모범부락 지정, 기계영농단 등 정부의 거듭되는 농민 기만 정책에 희생이 되어 전재산보다 많은 빚을 지게 되고 재현은 야반도주를 하게 된다. 특히나 농촌 근대화 운동으로만 알았던 새마을 사업 등이 농촌을 파탄 지경으로 몰고 갔다는 책이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삶의 뿌리인 농촌을 담보로 저들은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룩했지만, 그 그늘에는 살 길을 찾아 도시의 값싼 노동자가 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농촌의 아픔이 있었던 것이다. 이 소설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인물을 꼽으라면 한수, 재현, 인철, 원달, 완준, 선형, 형권이를 들 수 있겠다. 한수는 연좌제에 막히자 세상을 뒤틀린 눈으로만 바라보는, 현실의 모순을 알기는 하나 불평불만에 머무르고 있는 인물이다. 재현, 인철, 원달, 완준은 뜻을 갖고 의욕적으로 농사를 지으려고 하다 거듭되는 실패로 좌절하나, 땅에 든든하게 뿌리를 내리고 농촌을 지키는 인물들이다. 이색적인 사람으로 선형과 형권이 있는데 선형은 학생 운동을, 형권은 노동 운동을 하다가 농민 운동에 몸을 바치게 된다. 단단한 보수의 껍질 속에 몸을 숨기고 살아가던 도실 농민들은 부당한 수세 징수와 고추 파동, 그리고 곧 불어닥칠 우르과이 라운드라는 태풍에 맞서, 농민회를 결성하고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일어난다. 누대에 걸친 억압과 착취, 기만 속에서 말 한 마디 못하고 눈 한 번 부릅떠보지 못한 농민들이 분노의 함성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치열한 싸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승리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결코 패배한 것도 아니다. 이 싸움이 새롭게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그래서 대동세상이 올 것이라는 믿음과 한 번 솟은 마음의 불길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다.

j***g 2000.06.03.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