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처에 도서관이 없어서 먼 거리의 도서관으로 가야하는 번거로움.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걸어서 20분 안에 조용하고 깨끗하고 책 많은 도서관이 소소한 축복이라는 것을. 놀이터도 없는 마당에 도서관은 언감생심. 욕심이라고 고개를 절래절래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도서관을 추친하는 동네 사람들(!)이 있다. 작은 도서관으로 시작해 서로 도와가며 자원봉사로 인력을 채우며 아이들에게 책과 가까이 하는 습관을 들이는 사람들의 이야기. 뭔가 해피엔딩이 예상되는 전개이지만 그래도 좋지 아니한가 무려 도서관인데. <날마다 도서관을 상상해>는 구산동 도서관이 건립되기까지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가장 특이했던 점은 이 도서관은 열람실이 없다는 거다. 우리가 흔히 도서관이라고 하면 열독하며 몰입하는 독서실형 열람실말이다.
번듯한 도서관이 건립되고 사람들의 민원이 이어졌다고 한다. 드디어 공부할 수 있는 도서관이 생겼다고 좋아했더니 그야말로 책만 읽는 도서관이었던 거다. 응? 도서관의 본래의 모습이 독서 아니던가?
열람실이 없는 도서관은 과연 어떨까? 주말에 어쩌다보니 작은 도서관에 갔었다.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아담한 2층짜리 도서관에는 아무도 없었다. 일요일 11시라는 시간은 책을 읽기에 적당한 시간은 아니었던 걸까? 1인용 도서관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사람이 없어서 시간이 허락한다면 도서관을 즐기고 싶었지만 아...점심을 먹으러 가야했어. 이놈의 식욕ㅜ.ㅜ 너무나 완벽한 도서관이었는데 아무도 즐기지 않아서 안타까웠다. 하지만 이런 안타까운 도서관이 많이 생기면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지금은 아마도 그 깨끗하고 정갈한 도서관이 어색해서 일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때나 무턱대고 들어가서 책을 읽을 수 있다면 도서관은 판타스틱할텐데. 누구는 그러겠지? 이용도 하지 않는 도서관은 낭비라고. 그러니 낭비하지 말고 즐기자. 도서관. 그나저나 나는 도서관에서 반납만 하고 대출을 안했어! 럴수럴수이럴수가! |
|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27 《날마다 도서관을 상상해》 유승하 창비 2019.1.25. 곁님이랑 아이들이랑 고양시 행신 쪽으로 마실을 갔다가 살짝 놀랐어요. 하나는, 초등학교가 참 많더군요. 둘은, 생각보다 도시 한복판에 쉼터나 풀밭이나 나무가 넓더군요. 다만, 초등학교도 사람도 많은 도시인데, 가겟거리에만 이 넘치는 사람으로 바글질이라면, 쉼터나 풀밭이나 나무가 넓은 곳에는 거의 아무도 찾아볼 수 없다가, 드문드문 할머니나 할아버지를 스쳤습니다. 우리는 왜 스스로 처음부터 ‘아이를 보낼 학교’는 생각하면서 ‘아이하고 어른이 같이 누릴 풀밭이며 숲이며 쉼터’는 나란히 생각하지 않을까요? 왜 나라지기나 공무원은 교육시설하고 숲을 남남으로 갈라서 따로 짜넣으려고 할까요? 《날마다 도서관을 상상해》는 ‘아이들이 놀거나 쉬거나 깃들 곳이 너무 없이, 학교하고 가겟거리하고 자동차만 득시글대는 서울 한복판’에서 도서관을 자그맣게 꿈을 꾸면서 하나씩 이룬 발걸음을 밝힙니다. 어떻게 ‘구산동도서관마을’이라는, 이름부터 새로운 도서관을 마을 한켠에 씩씩하게 지어서 가꾸는 꿈을 이루어서 오늘도 신나게 돌보는가를 다룹니다. 대단한 힘이 아닌 ‘살림하며 아이를 사랑하는 아줌마 힘’으로 이 모두를 이룹니다. ㅅㄴㄹ “이 근처에 초등학교만 해도 10개가 넘는데, 애들이 변변히 어디 갈 데가 없네.” (18쪽) “정말 도서실을 만드는 것도 힘들었는데, 만드는 게 끝이 아니네. 그게 시작이었어.” (37쪽) “내 아이들은 다 컸지만 아이들은 계속 태어나잖아? 그러니까 마을 도서관은 절대 포기할 수 없어. 어린이 도서관은 우리 미래야.” (63쪽) “구청에서 다리보다 도서관을 먼저 지어 줄 거라고 믿었던 내가 너무 순진했던 걸까.” (82쪽) “무슨 도서관이 열람실도 없고, 와이파이도 안 되고, 시끄럽고, 미로 같다고요.” (162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