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하철도 999를 많이 본 듯 하면서도, 제대로 끝까지 본 적이 없었습니다^^
은하철도 999의 철이는 일본 만화사에서 가장 못생긴 주인공이다. 조연이나 단역 중에서는 맞설 만한 존재들이 꽤 있지만, 주연급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작품 속에서는 은하 전역에서도 못생긴 아이로 손꼽힌다. 단춧구멍 같은 눈, 납짝한 코, 더벅머리, 작은 키에 휘어진 안짱다리… 게다가 그와 함께하는 메텔은 은하계 최고의 미녀다. 그러니 그 못생김은 철이와 때려야 뗄 수 없는 아이덴티티다. 태어날 때 우리에게 주어지는 이 외모는 평생의 굴레가 되기도 한다. `반딧불 거리`에 사는 종족들은 몸에서 뿜어내는 반딧불 같은 광채에 따라 미모가 결정되고 사회적 신분이 정해진다. `빛나는 부분에 따라 아름다운지 보기 흉한지 평가받고 평생의 운명이 결정되는 거죠.` 얼룰덜룩한 빛을 내는 미천한 이들에게, 철이는 그들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한다. `생긴걸 따지자면 나도.` 그러나 핀잔을 들을 뿐이다. 못 생긴 이들은 연대하기도 어렵다. 다행히 철이는 자신의 못생김에 콤플렉스가 없다. 외모 때문에 기죽지 않는다. 현실을 인정하고 자학 개그의 포인트로 삼을 정도다. 남자들은 정의롭게 행동하고 능력을 발휘하면 추한 외모 정도는 쉽게 눈감아준다는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만큼 못생겼는데 밝고 쾌활하기까지 한 여자 주인공은 찾아 보기 어렵다. 기껏해야 주인공의 친구 역인 개그 캐릭터다. 남자들 중엔 자신의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했다며 더 큰 박수를 받기도 하지만, 이런 대접을 받는 여자는 거의 없어.
`이 별은 이제 기계 인간들에게 이용 가치가 없어졌어. 수송비용도 문제고 벌레 먹은 수박이 많아서 말이야. 기계 제국은 이제 이 별을 버릴거야. 우리가 이긴다면 자급자족하는 별이 되겠지. 벌레와 수박 그리고 보통 사람들의 낙원이 될거야` 그들의 희망은 그럴 듯 하지만 지나치게 낙천적이다. 이용가치가 없는 별을 기계 제국에서 내버려둘 리 없기 때문이다. 은하철도 999가 그 별을 떠나자마자 기계 제국은 별을 파괴해 버린다. 놀란 철이가 `호크스씨가 결투에 졌나봐요` 하자 메텔은 `아냐.이겼을 거야. 인간이 이겼기 때문에 마음대로 지배하기 힘들다는 걸 깨달은 기계 제국이 블루 멜론을 말살해버린거지. 설령 그게 아무리 작은 낙원이라 해도… 기계 인간들은 인간이 사는 낙원이라는 존재를 허락하지 않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