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년 전에 『센스 앤 넌센스』라는 책을 통해 인간과 인간 사회를 설명하는 데에 쓸 수 있는 유용한 방법론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중 앞부분에 등장하는 방법론이 바로 동물행동연구였지요. 인간이 식물이나 미생물은 아니기에, 과학에 문외한인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도 동물행동학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상당히 그럴 듯해보입니다. 인간 두뇌에 대한 연구에서도 인간의 뇌 안에는 파충류의 뇌, 포유류의 뇌 같은 설명이 나오니 더더욱 설득력이 있기도 하구요. 동물행동학 연구의 초기에는 꿀벌이 춤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는 것에 대해 연구한 프리슈나, 갓 부화한 오리의 각인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던 로렌츠 덕에 다양한 동물들이 인간과 비교되었지만, 이 책에서는 주로 포유류를 대상으로 그 행동과 인간의 내면을 연결지어 다루고 있습니다. 기니피그, 붉은사슴, 나무두더쥐, 원숭이, 고양이, 개... 물론 중간중간 비둘기나 까마귀 같은 조류의 사례도 나오고, 오늘날 생물학에 빠져서는 안 될 유전자에 대한 내용도 비교되어 얘기되긴 합니다만... 사람을 이해하는 측면 뿐 아니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도 상당히 흥미로울 수 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하지만, 여전히 사람을 이해하는 것의 복잡다단함을 느끼는 입장으로서는 이 책이 재미있으면서도 흡족하지 못하기는 하네요. 동물을 통해 인간 내면에 숨겨진 속성을 이해하는 것도 유용하긴 하지만, 사실 인간은 그렇게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미묘한 부분이 많아 간단치 않기 때문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