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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 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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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처럼 오해와 논란이 많은 영역도 드물 것이다. 산업 자체가 너무 초기 단계이다 보니 같은 개념을 설명하는데도 각자 이야기하는 버전이 다르다. 당연히 대부분이 오답일 수밖에 없지만, 블록체인 얘기만 나오면 다들 전문가라도 된 것처럼 한 마디씩 거든다. 이래서는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가 없다. 특히 아무런 지식도 없는 초심자에게는 치명적이다. 올바른 학습을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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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처럼 오해와 논란이 많은 영역도 드물 것이다. 산업 자체가 너무 초기 단계이다 보니 같은 개념을 설명하는데도 각자 이야기하는 버전이 다르다. 당연히 대부분이 오답일 수밖에 없지만, 블록체인 얘기만 나오면 다들 전문가라도 된 것처럼 한 마디씩 거든다. 이래서는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가 없다. 특히 아무런 지식도 없는 초심자에게는 치명적이다.

 

올바른 학습을 위해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왜 주목받게 되었고, 본질은 무엇인지 그리고 블록체인 기술은 무엇을 지향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언블락 이희우 대표의 저서 <토큰 이코노미>는 블록체인에 대한 견문을 쌓기 위한 표준으로 삼기에 손색이 없다. 책에는 글로벌 IT기업 라인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총괄하며 쌓은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러 비즈니스를 두루 경험했기에 치우침이 적고, 독자가 균형 잡힌 시각을 견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다고 내용이 어려운 것도 아니다. 저자의 내공으로 블록체인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해서 초심자가 읽기에도 무리가 없다.

 

 

 


책은 크게 두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블록체인의 핵심 철학인 탈중앙화에 대한 언급을 시작으로, 화폐 변천사, 사용자/네트워크의 진화, 의사결정은 어떻게 이루는지 등 블록체인 기본 지식을 쉽게 설명하였다. 1부에서 블록체인 세상에 뛰어들기 위한 기초 체력을 갖췄다면, 마지막에 <토큰 이코노미 선언문>을 읽으며 사람들이 왜 블록체인 기술에 열광하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부에서는 현재까지 가장 주목받는 블록체인 서비스인 '스팀잇'의 화폐 구조, 토큰 이코노미를 집중 분석하여 어떻게 혁신을 이루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저자인 이희우 대표는 벤처 캐피털 업계에 20년 정도 몸담았다가, 최근 LINE으로 스카우트되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학교 강의로도 개설되었던 <쫄지마 창업스쿨>에서 스승과 제자로 마주하게 되었고, 현재는 저자가 만든 토큰 이코노미 스터디 그룹인 TES에서 매주 소통하고 있다. 약 4년 동안 저자를 보며 느낀 건, 매우 적극적이면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졌고 상식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라는 점이었다. 큰 위기가 닥쳤을 때 적극적인 승부로 기회를 만든다거나, 정상에 오른 후에도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도전하는 모습은 수많은 창업가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대하는 자세도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무언가 새로운 개념이 나왔을 때 기존의 지식에 비추어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암호화폐를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ICO, STO 같은 개념들도 결국 금융업계 지식에서 파생되어 나온 것이다. 이처럼 기존 개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얼핏 금융업계 사람들에게 유리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기존의 규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에 직면하면 쉽게 한계를 드러내고 만다. 저자 역시 금융업계에서 정점을 찍은 사람이다 보니 기존의 성공 방식에 익숙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블록체인을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으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규칙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니 존경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의 성향은 책에도 그대로 묻어 있다. 수많은 책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블록체인 기술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토큰 이코노미>는 블록체인 기술로 바꿔야 할 미래와 우리의 비전에 주목한다. 인터넷 기업은 수많은 유저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치에 올랐다. 덕분에 창업자와 초기 투자자들은 막대한 부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정작 기업의 성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사용자들은 별다른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하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실정이다. 저자는 이런 불합리한 상황에 문제의식을 가졌고, 이를 주주 자본주의의 한계라 규정하였다.

 

저자는 400년 동안 고착화된 주주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고민했고, 이를 응축한 결과물로 2018년 3월 1일 <토큰 이코노미 선언문>을 선포하기에 이른다.

 

주주만 큰 부를 가져가는 주식회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주주, 고객, 커뮤니티 참여자 모두가 부를 가져갈 수 있는 세상, 나와 함께 만들어 나가자.
- 이희우. 토큰 이코노미 선언문 (Declaration of Token Economy)


20년 경력의 베테랑 VC 투자자가 이러한 선언을 했다는 점은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소수 주주가 부를 독식하는 것은 사용자 입장에서는 분개할 일이지만, 초기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VC 한테는 오히려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주주 자본주의가 저자 본인에게 더 유리한 게임이라는 점은 자명하다. 그럼에도 저자는 누구나 처음인 길을 걸어가고, 다른 사람보다 빨리 새로운 판에서 게임의 룰을 만드는 선택을 하였다. 당장 몇 년을 앞서가기보다는 더 어렵더라도 앞으로 다가올 세상에 베팅한 것이다. 이 장엄한 선언과 함께 1부는 끝이 난다.

 

2부 '스팀잇의 실험과 도전'은 책 절반 정도의 분량을 차지한다. 단일 서비스가 이렇게 비중 있게 다뤄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만큼 블록체인 업계에서 기념비적인 사례라는 방증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저자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스팀잇'에 대한 나의 견해는 저자와 많이 달랐다. 나는 스팀잇을 과소평가했다. 블로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결여된 플랫폼이라 여겼다. 무엇보다 사용성이 최악이었기 때문이다. 네이버 블로그와 견주어 보면 형편없는 UI/UX였고, 가입 절차는 초대장을 주고 받던 티스토리보다 까다로워서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는지 의아할 지경이었다. 화폐 발행?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가 없을 때는 그저 돈 장난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스팀잇은 금방 한계가 드러날, 지속 가능하지 못한 모델이라고 보았다. 그런데 누구보다 글쓰기 플랫폼에 토큰 이코노미가 적용되기를 간절히 바랐던 내가 이런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참 아이러니하다. (관련 내용은 <내가 꿈꿨던 토큰 이코노미>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스팀잇이 구현한 시스템에 주목했다. 스팀잇의 형편 없는 UI/UX에 짜증내기 보다 그 속에 있는 복잡한 토큰 이코노미 구조를 파훼하는데 집중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일반 사람들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었다. 저자의 노력 덕분에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좀 더 쉽게 토큰 이코노미 구조를 설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선한 영향력이 쌓여 저자는 블록체인 세상을 주도할 기회를 얻었다. 만약을 생각하는 건 부질없지만, 내가 만약 스팀잇의 완성도가 아니라 메커니즘에 초점을 맞췄더라면 내 미래도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의 저자를 만든 것은 '저자의 호기심'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만 스팀잇 사례의 시한은 정해져 있어 보인다. 스팀잇은 최근 70%의 직원을 정리했고, 대표까지 교체하는 등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여 있다. 토큰 이코노미를 이해하기에는 좋은 모델이지만 사례 가치가 빠르게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개정판이 나온다면 스팀잇 대신 라인에서 만들 글쓰기 플랫폼 혹은 네이버 블로그의 토큰 이코노미 성공 사례가 수록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희우 대표의 언블락 입사 비하인드 스토리도 인상적이다. 특히 LINE 신중호 대표와 나눈 대화는 영화 <적벽대전>에 나온 제갈공명과 주유의 가야금 연주를 연상케 한다. 고수의 대화에 이런저런 수식어는 필요하지 않다. 핵심을 관통하는 비유 하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런 점에서 LINE이 훗날 블록체인 업계를 주도한다면, 아래의 대화는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마르크스가 사회주의를 만들었지만, 레닌이 국가를 만들었습니다.
마르크스가 아니라 레닌이 되셔야죠.


신중호 대표님.
마르크스가 아니라 레닌이 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저와 함께 국가를 만들어보시죠.

 

 

원문 : https://blog.naver.com/tokendesigner/221460390516

j*****3 2019.02.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