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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코일기에서는 최근 탈코를 시작한 김뱀희, 아름다움은 여성 권력의 원천이니 반드시 유지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백로아, 착한 딸이기를 포기하고 비로소 인간답게 살고 있는 도수리가 나오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탈코일기를 알게된건 작년이였고 나에게는 꽤나 큰 충격을 준 책이였다. 정식 출간한다는 소식을듣고 바로 예약주문을 걸었고 거의 2주가 걸려서 받았다. 리뷰를 써야해서 급하게 읽어봤지만 탈코일기를 산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한명도 빠짐없이 수많은 여성들이 꼭 봤으면 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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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는 외모 코르셋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니, 2권에서는 효도 코르셋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이 사회에서는 특정 성별에게만 완벽함을 요구한다. 예쁘고 마름에도 글래머러스하지만, 예의 바르고 겸손하며 어른을 공경할 줄 알고 다른 성별의 기를 살려줄 줄 알아야 한다. 여자라 선천적으로 원래 그런 것을 추구하고 그게 미덕이니까. 그리고, 실수나 악함은 전혀 용납하지 않는다. 감히 여자가 무슨, 걔는 정말 이상하다며. 그렇게 소극적 완벽주의를 주입당한 우리들 모두 알 것이다. 말하기 전에 열댓 번은 검열해야 하고, 내가 한 업무는 그저 당연한 것이니 겸손하게 조아려야 하고, 조금만 실수해도 꼬리표가 죽을 때까지 따라붙을 거라는 남의 걱정 아닌 압박을 들은 내가 걱정해야 한다. 짝다리를 한 번 짚었다간 걔 원래 싸했다고 갑자기 등을 돌린 원래부터 보지도 않았다던 사람들의 말, 연애했던 것일 뿐인데 헤어지기 전부터 안전이별을 응원하는 친구들의 말, 내 건강과 시간과 돈인데 가족끼리 어떻게 잴 수가 있는 거냐고 매도하는 친족들의 말. 말, 말, 말! 그게 과연 나를 위한 것인가? 어떻게 특정 성별에게만 그렇게 박정하게 굴 수 있는지 세상 참 알기 쉽고 번거롭다. 효도 코르셋도 정말 알기 쉽다. 특정 성별이라 태어나기도 전에 죽도록 특정 성별만 할 수 있는 역할을 행위자로 몰아세울 때는 언제고 이제는 딸이 최고라 한다. 어째서? 그야 당연히 열 아들이 있어도 딸 하나가 늙은 나를 돌봐주니까! 아들은 가정 경제 상황이 중상층이라 착각하고, 특정 성별만 가내 빚 갚는 것에 도움을 줄 수밖에 없도록 부담스럽게 한다. 어째서? 그야 당연히 넌 시집 가면 그만이니까! 그렇지만 나 늙으면 병수발 드는 것도 네가 해야지. 어째서? 넌 어쨌든 이 집 딸이잖아! 오, 어떻게 특정 성별에게만 그렇게 다양하게 요구할 수 있는지 세상 참 알기 어렵고 번거로움이 이루 말할 데 없다. 수리와 같은 특정 성별 친구들과 함께 가족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부친 파트에서 어쩌면 그렇게 비슷한지 마치 그 가정폭력범이 두집살림을 하는데 내 집과 네 집인가 싶다. 하지만 우리 가족에게 피해만 주는 가정폭력범에의 효도 코르셋에 대해서는 이후로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보다 하등 존재 이유가 없는 코르셋도 없으며 수리의 부친은 정말 다행히도 병환으로 죽었고 사망 보험금을 주었으니 우리 집에 기생하는 부친도 그렇게 간단히 사그라지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러니 수리의 모친에 대한 효도 코르셋에 대해서만 언급할 것이다. 나는 정말 다행히도 아니었지만 그 중에는 간혹 정말 수리와 같이 모친 또한 가정폭력에 대항하지 못하여 동조한 경우도 있다. 나는 그렇기에 엄마에 대한 효도 코르셋과 은혜 갚기를 분리할 수 없지만 감내하고 사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 그런데 수리와 같은 경우에도 분명 효도 코르셋을 강요당하고 못내 그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모친을 용서할 수 없는 자신을 역겨워하는 가여운 사람이 있다. 나는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고 약자로서의 용서를 종용하는 이 괴이한 세상이 특정 성별만 갈아왔기에 번성했다는 근거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특정 성별이 제발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특정 성별은 이기적이 되는 것도 어렵다. 사회적 시선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은 이기적인 성향을 가질 수 있는 기반조차 없다. 기본적이고 가장 현실적인 돈에 대해서만 얘기해봐도, 고용 불평등과 대우 불평등 그리고 꾸밈 불평등으로 인해 하다못해 월세 내며 살 만한 돈만 모아서 바로 독립하여 가정폭력범들을 전혀 안 보고 산다는 것조차 고르기 너무 어려운 선택지다. 그렇기에 우리들은 이기적인 성향을 가질 수 있는 기반조차 없다고 말한 것이다. 그래서 막상 독립을 고를 수 없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상황조차 자신의 부족함이라고 오해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효도하기 너무 싫은 자신을 이상하게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전하고 싶다. 다른 성별 형제는 가사노동을 고작 집안일이라 치부하면서 전혀 손대지 않는다면, 그것을 대신 하도록 내몰리는 것은 제일로 우리들 아닌가. 하지만 이조차 결과적으로는 모친을 용서할 수 없는 자신이 모친에게 효도하는 것이다. 어째서? 가사노동은 무조건 모친의 일이라고 내몰려지는 제1의 필수노동이니까. 가사노동이 아니라 가내 빚을 갚는 것에 조력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미 말했듯 특정 성별에게만 가정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해결해야 함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가사노동이나 가내 빚 청산에 일조하지 않더라도 당신은 이미 받은 것에 비해 넘치도록 효도하고 있다. 당신의 길 잃은 울분을 친족살해 등 범죄로 끝맺지 않았으니까. 친족살해 등 범죄를 저질렀다 해도 당신은 효도했다. 분명 당신은 기억하지 못하도록 별 것 아닌 취급을 한 양친일 테다. 그러니 어떤 경우에 해당하든 당신은 이제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 오히려 무엇이든 받아내도, 심지어 사망 보험금을 뜯어내도 당신은 전혀 이기적인 것이 아니다. 왜 당신은 받지 못한 은혜를 갚고 있는가. 왜 당신만 은혜를 베풀고 있는가. 그것이 왜 당신에게만 요구되는지 내 글을 읽었다면 알 것이고, 그러니 부디 당신만 짊어진 것 같은 그 부담을 이제는 분명 불합리한 것임을 깨닫고 그 이상 당신의 정신력을 넘는 효도 코르셋에 짓눌리지 않기를 바란다. 제발, 다시 한 번 말하건대 당신이 느끼는 불효자식의 꼬리표를 붙인 자에 대한 감정을 자신에게 잇지 말기를. 당신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부담감을 끊어 숨통이 트이기를. 당신은 분명 이미 넘치도록 효를 행했으며 그 누구보다도 이기적이어도 괜찮음을 깨닫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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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책을 보기 전에 진작 탈코했지만 탈코를 하고 싶어도 다른 시선이 두려워서, 외로워서 등 다양한 이유로 탈코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보기 좋은 책입니다. 전남충의 가스라이팅과 데이트 폭력도 다루면서 우리는 좋아한다고 연애하지만 사실 위험에 처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메세지도 전하고 있고요. 자신이 진심으로 코르셋을 좋아해서 조인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걸 보고 자아 성찰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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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친의 폭력적인 행동으로 인하여 자신을 압박하는 '코르셋'의 존재를 느낀 로아가 탈코를 하면서 이야기가 마무리 되네요. 갑자기 20키로 찌면 관절 나가니까 주의하고 (무리한 다이어트로 뼈가 약해졌는데 갑자기 늘어난 중량을 버텨야 하니 심하면 부러져요.) 깨달은 것을 잘 실천하면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는 기쁨을 알게 되지 않을까요. 로아와 전남친의 에피소드를 보며 '지상파에서 이렇게까지 선정적이어도 되나?'싶었던 고민해결 프로그램의 사연이 생각났습니다. 아내의 몸무게를 매일 아침 체크한다던 남편...어휴! 그 남자는 아내의 가치를 외모와 몸무게 정도로 평하며 살 찌면 이혼이라고 했었는데, 정말 끔찍했었어요. 그 당시에도 보는 제가 모욕감을 느꼈었는데,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