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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을 여행한 지 몇 년이 흘렀지만, 새벽녘 호찌민(사이공) 변두리의 한 호텔을 벗어나 조깅을 하다가 길을 잃어버린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외국에 나갈 때마다 숙소 주변을 달리는데 풍경에 취해 너무 많이 달린 탓이다. 반듯한 사각인 줄 알고 몇 번 큰 길을 틀었는데 보여야할 호텔이 보이지 않았다. 누구 하나 물어볼 사람이 없어 애태우던 중 가게 하나가 문을 열고 있는게 보였다. 옳다구나~ 달려가 영어로 호텔이름을 말하면서 어디로 가야하느냐 물었다. 50대 후반의 그 분은 군복을 입고 있었고 영어를 알아듣지 못했다. 그런데 자꾸만 안으로 들어오란다. 군복에서 풍기는 묘한 위압감에 주저할 수 밖에 없었다. 파월 한국군과 총부리를 겨누었던 그들이고, 외가 삼촌도 그 땅 그 전쟁에서 전사하였는지라 이리도 못하고 저리도 못하고 주빗주빗거리는데 안에서 아들인 듯한 분이 나왔다. 다행히 이 분이 바로 영어를 알아듣고 호텔로 가는 길을 가르쳐주었다. 가끔 나는 생각한다, 왜 그 군복의 어르신이 팔을 잡아당겼을까? 아마도 집안에 영어를 알아듣는 아들이 있었기에 그러리라 좋게 생각하지만 그 새벽은 두려움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스파이들이 쳐놓은 그물에 걸린 사카모토.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토와 득, 일본인 모리가키 현지기자와 자신을 주목하고 있는 기아 형사, 가토리와 가깝게 지냈다는 댄서 벨라와 자신에게 접근해온 미모의 라셀. 이들이 얽혀 펼쳐지는 회색빛 베트남의 정세가 제법 읽는 재미를 준다. 가토리의 실종과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란 책 제목은 어떻게 연결되어 풀어나갈련지, 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은 이후 이 책 읽을 독자들의 몫이니만큼 언급을 회피해야할 것이다. 다만 전형적 스파이소설이라기보다는 실종자를 찾는 과정에 스파이의 세계가 접목된다고 봐야겠다. 그런데 이 작품의 발표가 1962년이라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의 시점에 쓰여졌다해도 나름 잘 짜였다고 할 수 있는데 무려 50여 년 전의 작품이 이 정도면 이 분야의 '걸작'으로 꼽아줘도 별 무리가 없다고 생각된다. 당시의 베트남 정세를 꿰차고 있는 줄거리가 이후 펼쳐진 통일전쟁의 결과를 미리 점쳐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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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 유키 쇼지 지음 검은숲
완전히 출판사 이름만 보고 선택한 일본 소설이다. 일본 스파이 소설의 선구자적인 작품으로 손꼽힌다는 유키 쇼지의 소설이 되겠다. 1962년, 현대 미스터리의 다양한 갈래를 재조명한다는 기치 아래 기획된 하야카와 서방의 '일본 미스터리 시리즈' 중 네 번째 작품이다. 이후 4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본 현대 미스터리의 한 가지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자리 잡았다. 갑자기 사라진 친구인 가토리 요시히코의 후임으로 사이공에 다시 돌아온 사카모토는 가토리의 아내인 유키코와 불같은 사랑을 나누는 불륜 관계이다. 어쩌면 이 두 사람은 가토리를 배신하고 있다는 동질감을 만끽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가토리가 사라졌다는 것은 두 사람이 편하게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을 이어주던 연결고리도 같이 사라졌다는 생각을 하기에 사카모토는 그저 사라진 동료를 찾는 것이 아니라, 가토리를 찾아내는 것이 어쩌면 삶의 이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사이공 일본인 단체 간사로 일하는 합동통신 기자 모리가키 세이스케에게서 다른 뭔가를 감지한 사카모토는 가토리의 행방을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가토리의 현지 처인 리엔과의 만남, 리엔을 주선한 남, 가토리의 마지막 모습을 본 훈, 그리고 모리가키가 마련해준 아파트에서 베트남인의 소극적인 모습이 아닌 유난히 친절하게 다가오는 초와 득…. 사카모토는 스파이와 이중스파이 관계를 알아가면서 사건은 색다른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스파이를 소재로 다룬 소설은 읽어본 기억이 없는데,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해 주어서 좋았다. 2015.1.2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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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 쇼지님의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입니다.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 이 작품이 일본 스파이 소설의 선구자적인 작품으로 손꼽힌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 조금은 생뚱맞은 제목때문에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상당히 호기심이 일었던 작품입니다.
검은숲만의 재미라고 할 수 있는 함량표를 보면 고전의 반열 : 5점, 속도감 : 3.5점, 캐릭터 : 4점이라는 함량표를 볼 수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속도감에서는 더 좋은 점수를 줘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당한 몰입감과 속도감을 가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스파이의 대표주자라고 하면 역시나 007시리즈의 제임스 본드나 본 시리즈의 제이슨 본이 가장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인물이고
그간 소설으로나 아니면 영화를 통해 보아왔던 그들의 화려한 액션과 활약을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에서 기대하신다면
많은 분들이 실망스러워 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고 하니 엄밀히 말하면 이 작품은 스파이 소설이긴 하지만
스파이 소설보다는 사라진 동료를 찾는 과정을 그린 추리 미스터리 소설로의 느낌이 훨씬 강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다른 스파이 소설과 비교해서 독특한 점은 이 작품이 씌여진 것이 지금보다 무려 반세기 앞선 1962년 이라는 점(물론 007시리즈는 이보다도 빨랐지만..)과 배경이 되는 곳이 바로 베트남의 사이공이라는 도시라는 점입니다.
1960년을 기점으로 베트남에서 벌어진 여러 이해집단들의 권력다툼과 공산주의, 민주주의등 여러 개혁주의자들의 항거와 게릴라 전투 등
혼란스러운 도시를 배경으로 사라진 동료이자 친구를 찾는 과정에서 맞이하게 되는 진실을 주인공의 시점으로만 이야기를
진행함으로써 주인공에 대한 몰입도를 한껏 높였고 잔잔한 듯 하면서도 뛰어난 속도감을 가지고 상당히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스파이 소설이라면서도 주인공이 스파이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금에야 이런 내용의 가진 소설이나 영화가 상당수 될테지만 50년 전에 씌여진 일본 스파이 소설의 선구자적인 작품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충분한 매력을 가진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이 작품이 스파이 소설로 재미를 추구하는데 그치지 않고
당시의 사회상과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아픔이나 상처를 있는 그대로 그려내려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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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전의 베트남을 배경으로 하여서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좌와우간의 서로의 정보를 취급을 하는 스파이에 대하여서 일본인을 주인공으로 하여서 보여주고 있는데 일본인이 베트남에서 활동을 하게된 연유를 이야기를 하는 배경이 그곳을 지배를 하였던 2차대전의 영향으로 인하여서 베트남에 남아있는 일본인들도 있고 베트남을 상대로 하여서 무역을 하는 인물들도 활동을 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에 의하여서 스파이로 활동을 하는 경우와 그러한 신념이 아닌 오로지 돈을 목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의 여러가지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신념이나 돈이 아니라 스파이도 사람이라는 사실에 대하여서 깊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서양의 스파이 소설의 주인공은 완전히 기계와 같이 움직이면서 자신이 속한 조직의 이익을 위하여서 모든것을 이용을 하는 부류의 인간을 주인공으로 하는 경우를 많이 보여주고 있는데 이책에서 등장을 하는 주인공과 주변의 인물들은 그러한 조직에 속하는 인간이 아닌 일반적인 인간이 어떠한 경우에 의하여서 스파이가 되고 그러한 행동이 가지고 있는 위험성에 대한 사실을 정확히 파악을 하고 있는 경우가 없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중점적으로 들어냅니다. 일본에서 베트남의 지사로 파견이 된 주인공은 자신의 선임자이자 친구의 소식에 대하여서 많은 의문을 가지고 베트남에 도착을 하는데 일본으로 돌아오기를 원하였던 친구가 귀국을 앞두고 갑자기 사라지는 일이 발생을 하고 그 일에 대하여서 정확한 정보를 수집을 하기를 원하였던 주인공은 친구가 남긴 흔적을 찾기 위하여서 노력을 하는데 친구의 행방에 대하여서 정보를 수집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발견이 되는 것들은 친구는 이미 죽었고 그의 행방에 대하여서 알려고 노력을 하면 자신의 목숨도 위험하다는 사실만을 의식을 하면서 더욱 많은 의문이 발생을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자신의 목숨을 위협을 받는 경우에는 위험한 일에서 벗어나기를 원하지만 주인공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친구에 대한 죄의식과 자신의 목숨에 대하여서 의지가 없다는 두가지의 측면이 작용을 하여서 위험한일에 더욱 깊숙히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만나는 사람들이 제공을 하여주는 정보에 대하여서 알면서 더욱 이상한 모습만을 보여주는 친구의 정체와 왜 그러한 의문을 간직을 하고 있는 일에 매진을 하였는지에 대한 궁금증만을 남기는 일에 대하여서 의문을 표시를 하지만 자신의 주변에서 발생을 하는 각종의 사고와 살인에 대한 위협만이 더욱 강하게 작용을 하면서 주인공이 이국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과 함께 그러한 주인공을 강하게 압박을 하면서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하여서 보여주고 있는데 각자가 가지고 있는 신념에 의하여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사이에서 아무런 신념이 없이 주변인의 부탁에 의하여서 움직이는 사람이 할수가 있는 일에 대한 의문과 그러한 신념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하여서 항상 많은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인간적인 일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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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메스의 이름은...' 두 발의 총성! 고통스럽게 일그러진 얼굴의 한 남자, 목구멍에서 가까스로 쥐어 짜낸 남자의 마지막 한마디! '고메스?' 그게 누구란 말인가? 그리고 남자는 두 번 다시 움직이지 않았다. 도쿄에 본사를 둔 니치난 무역회사의 사이공 출장소의 가토리 요시히코가 갑자기 사라졌다. 행방불명! 예정대로라면 도쿄로 복귀할 계획이었던 가토리! 하지만 한 달전 어떤 이유도,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가토리의 행방을 찾는 사카모토! 그의 시선속에 이 스파이 소설은 시작된다.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점령군 일본의 퇴각과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미국과 소련, 그리고 자신들의 독립을 바라는 베트남인들 간의 다양한 갈등 상황하에 놓인 1961년 남베트남을 배경으로 하는 스파이 소설이다. 세계 냉전에 휘말려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남과 북으로 나뉘어 서로 총을 겨누어야만 했던 베트남 인들의 가슴아픈 역사! 베트남전 참전국이기도 하고 남과 북으로 분단된 현실과도 직면한 우리에게 이 소설은 색다른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사이공으로 부임한지 반년도 지나지 않아 갑작스레 본사 복귀를 요청한 가토리. 도대체 그에게는 어떤 사연들이 숨겨져 있을까? 가토리의 후임으로 사이공으로 부임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사카모토는 가토리와 친한 친구 관계이다. 더불어 가토리의 아내인 유키코와 사카모토는 내연의 관계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가토리의 생사 여부는 어쩌면 사카모토에게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그의 내면이 아래의 말 속에 잘 담겨진다.
'나는 살아 있는 가토리를 찾으려고 사이공에 가는 걸까, 아니면 죽은 가토리를 찾으려고 가는 걸까?' - P. 33 -
가토리의 행방을 쫓던 사카모토는 가토리가 자주 찾던 '금우'라는 술집을 찾게 되고 우연치 않게 자신을 미행하던 한 남자의 죽음과 맞닥드리게 된다. 두 발의 총성과 '고메스'라는 이름을 마지막으로 남긴 남자. 이 죽음과 가토리의 실종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가토리의 가정부였던 리엔! 물론 가정부 이상의 특별한 관계였음을 감지한 사카모토는 리엔에게서 유키코의 향기를 느끼게 되고, 금우에서 알게된 또 다른 가토리의 여자 벨라를 찾아 나서는데...
일본 스파이 소설의 초석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 유키 쇼지의 이 작품은 스파이 소설이라는 명함보다는 스파이 소설의 틀에서 짜여진 추리 심리 소설이라는 평가가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스파이 소설이 갖는 긴박함, 매력적인 캐릭터, 잘 짜여진 구성 등 다양한 요소들 중에서 탄탄한 구성 정도에만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은 작품이다. 친구의 아내와 불륜에 빠진 주인공이 실종된 친구의 생사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 인물들과 맞부딪히는 약간은 고전적인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스파이 소설. 아니 오히려 추리 미스터리에 가까운 심리 소설이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에 어울리는 수식이 아닐까싶다.
'스파이라는 존재는 인간 불신에 대한 교훈이다. 나는 이 비극을 현대의 우화로, 가능하다면 불안한 현대의 상징으로 표현하려 한다.' - P. 301 , 작가 후기 중에서 -
유키 쇼지는 이 스파이? 소설을 통해 베트남이 가진 시대적, 역사적 상황에 집중한다. 이 작품이 쓰여진것이 1962년, 작품의 배경이 1961년이다. 그래서인지 세계 열강들의 각축장이자 자신들의 독립을 위한 열망의 땅 베트남에 대한 작가의 애정어린 시선이 작품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듯 하다. 그런 느낌은 책의 마지막에 담긴 작품 후기에서도 드러난다. 혼란의 시대, 인간 불신의 표현이라는 스파이가 주인공인 소설! 작가가 이야기 하려는 것들이 조금은 눈에 들어온다. 베트남에 뿌리내릴 평화, 사이공에 대한 작가의 사랑! 아미도 이런 것들이 아닐까.
소설의 무대인 베트남에 대한 긴박하고 혼란스런 상황들을 통해 인간이 가진 고독과 배신, 불신이라는 키워드를 작가는 꺼낸다. 벌써 반세기전에 쓰여진 작품이 아직도 색다른 스파이 소설로 독자들에게 생동감 넘치는 즐거움을 준다는 것이 새롭게 느껴진다. 사실 유키 쇼지의 작품은 처음이지만 오랜 세월의 흐름을 잊게 만드는 즐거움과 조금은 어색할 수도 있는 스파이 소설의 매력을 색다르게 창조해냈다는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몇년전 한국형 미스터리의 대표주자 이정명 작가의 '악의 추억'이라는 작품을 만난적이 있다. 국내 역사 미스터리를 벗어나 작가가 새롭게 시도한 이 작품을 읽고 아쉬움의 탄식이 새어나온 적이 있다. 그만큼 어느 한 장르를 섭렵하고 자신만의 색깔을 만드는 작업은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을 한 계기이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금 '별을 스치는 바람'이란 작품으로 또 다시 도전?을 시작한 작가 이정명! 오늘도 수많은 미스터리, 추리, 스파이 탐정 소설들이 넘쳐나듯 우리의 시선을 노크한다. 처음 만난 유키 쇼지의 스파이 소설, 오래전 작품이 전해주는 깊고 진한 향기와 더불어 일본 소설이 가진 다양성의 시작!을 만나는 특별한 시간이 아니었나 개인적으로 평가해본다. 유키 쇼지의 다른 이야기들이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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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정체를 위장하고 정보를 얻는 스파이라는 존재는 영화와 소설에서 꽤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냉전이 시작되면서 시대는 첩보전의 양상으로 접어들었고 영화는 스파이의 세계를 선택했다. 화려한 액션과 치밀한 심리전은 스파이의 필수 요소다. 그렇다면, 스파이의 본질은 무엇일까? 만약의 액션에 대비해 신체단련과 훈련으로 보내는 시간들, 그리고 때로는 가까운 이들조차 믿을 수 없는 심리전을 펼치는 그들의 고독은 누가 알아주어야 할까? 영원히 그들은 고독 속에 살아갈 수 밖에 없을까?
역시 화려한 액션으로 눈을 즐겁게 해 줄 스파이 소설에 대한 이미지를 그대로 적용시키기에는 조금 곤란한 소설이 있다. 유키 쇼지의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가 그렇다. 친구이자 동료인 가토리가 실종되어 사카모토는 그의 후임으로 남베트남 사이공의 현지 사무소에 부임한다. 가토리의 행방을 찾기 위해 수소문을 했을 뿐인데 사카모토의 주변의 분위기와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가 않다. 자신의 가는 길에는 언제나 미행이 따라붙고, 아파트의 옆방에 살고 있는 남자들은 태도가 묘하다. 한 남자는 길가에서 총을 맞고 죽어가는 와중에 사카모토를 향해 '고메스의 이름은?'이라는 알 수 없는 말을 던지고, 외출하고 돌아온 사이 자신의 방 욕실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가토리의 행방을 더이상 쫓다가는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던지는 모리가키의 태도 역시 미심쩍기 짝이 없다. 내전으로 혼란스러운 정세임에도 불구하고 사이공에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태평해 보이기만 한다. 누군가가 베트콩에 납치되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일조차 일상적인 남베트남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혹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실종된 동료이자 친구를 찾아나선 '사카모토'의 역할은 사실 '스파이'가 아닌 '탐정'에 가깝다. 어째서 가토리는 사라진 것일까? 가토리의 후임으로 부임해 그의 행방을 찾을 뿐인데 왜 자신을 의심쩍은 눈길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을까? '고메스'는 과연 누구일까? 왜 내 집 욕실에서 시체가 발견된 것일까? 유난히 친근하게 다가오는 옆집 남자는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사카모토의 시선에서 그려지는 그의 주변 상황은 의문으로만 가득차 있다. 그리고 '탐정'으로서 사카모토는 이러한 의문을 해결하고자 한다. 그렇게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사카모토는 '스파이'의 본질과 맞닥뜨린다.
북베트남과 남베트남의 대립으로 인한 내전 중 서로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는 일은 필수적이다. 물리적인 충돌 뿐 아니라 정보전 역시 필요한 상황을 소설 속의 기본적인 배경으로 담아낸 소설은 첨단 기술을 넘어서 그야말로 '정보'만으로 전쟁을 벌이는─그리고 이러한 양상이 이미 소설과 영화를 통해 많이 드러난 시점에서─현대 사회에서 바라보기에는 상당히 원시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스파이'의 본질을 새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점이 이 소설이 품고있는 힘일지도 모른다. 사람을 속이면서 또 믿어야만 이루어질 수 있는 첩보 활동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배신과 심리적인 갈등을 재조명하면서도, '스파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제3자의 시선으로 스파이의 모습을 담아냄으로써 거리를 둔 효과는 그 쓸쓸함을 더욱 부각시킨다. 다만 이를 위해 작가가 준비한 '사카모토'라는 화자의 행동의 동기에 대해서는 공감하기가 힘들다. '스파이'를 위한 무대를 마련하기 위해 내전중이었던 베트남을 선택한 것은 꽤나 탄탄한 개연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게 위험한 곳에서 목숨을 위협받으면서까지 친구 가토리의 행방을 쫓는 사카모토의 행동과 그 동기는 전혀 공감할 수가 없었다. 가토리의 아내와의 불륜과 이를 채 알기도 전에 사라진 친구. 그 미묘한 관계 위에 놓여 있던 사카모토가 끝까지 가토리를 찾고자 하는 동기나 그 와중에 또 가토리가 베트남에서 함께 지냈던 '리엔'이라는 여인에 대해 품게 되는 감정은 도대체 공감을 할 수도 하고 싶지도 않았다.(도대체 자신의 내면이라는 게 뭔데! 스스로도 남을 납득시키지 못할 걸 잘 알면서, 독자는 어떻게 설득시킬 생각이었을까?) 도대체 사카모토의 오지랖은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라는 의문인데 스파이의 활동의 주요 무대로 베트남은 상당히 훌륭했을지 모르겠으나 그래서 '일본인'이 바라보는 베트남과 그 안의 스파이 활동을 이해하기 위한 동기 부여는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1962년 실제 베트남의 내전이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는 시기에 쓰여진 이 작품은 꽤나 위험한 상황 속에 놓여 있던 베트남으로 직접 취재를 떠날 수 없었던 작가가 신문 기사나 베트남에 체류했던 사람들과의 꼼꼼한 인터뷰를 통해 상상 속 베트남을 담아냈다고 한다. 뜨거운 태양과 습기로 가득한 베트남이라는 이국의 정취를 담아내는 그의 필력이 놀랍다.
일본 미스터리 역사에 하드보일드 작풍을 도입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유키 쇼지는 '스파이 소설' 속에서도 여지없이 그러한 문장을 도입함으로써 '스파이'의 화려한 첩보 활동 대신 '스파이'로 살아가는 사람의 본질과 고독에 초점을 맞췄다. 미국과 영국의 블록버스터급의 큰 스케일의 이야기와 달리,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 속에서 그려지는 스파이는 한 명의 인간으로서의 고독을 품고 있다. 덕분에 유키 쇼지가 선택한 문장은 하드보일드에서 볼 수 있는 분위기와 정적인 심리 묘사에 중점을 두고 있어 쓸쓸함이 소설의 전반을 감싸고 있다.
베트남이라는 이국적인 정취 속에서 작가가 꿰뚫어본 '고독'은 그래서 낯설고 새롭다. 과연 스파이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 존재 의미를 집요하게 파고든 작품이다. 덧. 문득 일본의 또 다른 스파이 한 명이 생각이 난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에 등장하는 주부 스파이 '스즈메'가 바로 그 주인공. 뛰어난 신체능력과 화려한 언변, 미모의 여인과의 로맨스와 같은 게 아니라 '스파이'라는 존재는 '고독' 그리고 '평범함'에 있을지도 모르겠다.ㅋㅋ 그런 점에서는 상당히 색다른 시각으로 다양한 작품을 그려내곤 하는 일본 문학과 영화가 그 본질을 잘 꿰뚫어봤을지도. 모리가키는 내가 어째서 그렇게 집요하게 가토리의 행방을 찾는지 의아해했지만 나는 모리가키가 수긍할 만한 답을 갖고 있지 않았다. …타인의 이해가 사람의 마음을 위로한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죽을 때 혼자 눈을 감아야 하듯, 사람은 살아 있을 때도 혼자다. 아니, 지금 이 순간 그런 궤변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조금 더 제대로 표현하자면 나는 나의 내면을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_p.113 스파이 일을 해본 적은 없지만 저는 스파이의 본질은 배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누군가를 배신하고, 또한 끊임없이 누군가가 자신을 배신하고 있다는 공포를 느껴야 하죠.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고, 그 누구의 신뢰도 얻을 수 없는, 스파이는 그런 고독한 직업 아닐까요?_p.214 스파이 소설의 주인공은 스파이 소설 속에만 존재하니까요. 현실의 스파이는 스릴이 없어 따분할 따름이죠._p.215 그가 베트콩의 스파이가 된 것은 그 일이 가장 위험하고, 그 위험에 걸린 타인의 꿈을 질투했기 때문이 아닐까?_p.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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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전 미스터리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들의 작품도 있고,예전에 절판된 책들이 다시 나온 경우도 있다. 그 중에서 일본 스파이 소설의 선구자격으로 알려진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를 접했을 때 스파이 소설치고는 상당히 적은 분량에 내심 재미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거기에 50년 전에 나온 일본의 드문 스파이 소설이라는 점에서 완성도에서도 의문이 들었었다. 책을 읽으면서 최근 들어 나오고 있는 다른 스파이 소설들에 비해 마지막 반전이나 액션이 많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캐릭터 설정이나 이야기의 완성도 만큼은 뛰어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작품은 특이하게 1962년 베트남 내전을 배경으로,사라진 친구를 찾기 위해 베트남으로 간 사카모토가 겪게 되는 살인사건과 그 때문에 자신도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베트남 본사 직원이었던 가토리가 사라지고,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친구 사카모토가 오게 되고 현지 부인인 리엔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조사 도중 자신을 미행하던 남자가 총에 맞는 사건이 발생하고,그는 사카모토에게 마지막 말로 '고메스의 이름은?'을 남기게 된다. 과연 고메스는 사람 이름일까? 왜 그 남자는 마지막 말로 고메스라는 말을 남겼을까?
처음에 읽었을 때는 다른 나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생소했었는데,왜 이런 배경으로 할 수 밖에 없었는지는 작품 마지막 부분에 모두 해결이 되어서 그런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 배경이 아니라면 소설이 도저히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성공 포인트가 여기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베트남 내전이라는 실제 사건과 스파이물이라는 장르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구성이라는 점이다. 일본인의 시각에서 자칫 관심도 없을 다른 나라의 내전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도 당시로서는 드문 일이었지만,그걸 스파이물로 탄생시켰다는 점에서는 고전의 반열에 충분히 오를만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고전의 반열에 올라갈 작품임에도 약간의 아쉬움을 느낀다면 약간은 수박 겉핥기 식으로 캐릭터를 만들었다고나 할까? 접목시킨 것까지는 좋았지만 주인공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문제들이 많지 않았고,후반부분 설명이 조금 짧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아마 이 부분도 작가가 거의 처음으로 스파이 소설을 쓰면서 느꼈을 한계라고 생각하기에 그런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본다면 그리 큰 실망을 느끼지는 않을 작품이다. 작가도 이 부분에 대해 후기에서 정황만 설정했다고 이 작품에 대한 비판을 사전에 막아내고 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유독 아시아에서는 스파이 소설이 많이 써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첩보원이나 스파이가 익숙하지 않았던 탓도 있고,다른 장르에 더 치중한 작가들과 독자들의 치우친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을 읽으면서 서양 스파이 소설이 아닌 동양 스파이 소설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에 처음 나오게 되었지만,앞으로도 이런 동양 스파이 소설이 계속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2012/5/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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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스파이 소설과 스릴러 소설 혹은, 미스터리 소설이 어떻게 다른지 선뜻 구분이 가지 않았다. 무지한 생각인지 몰라도 스파이 소설이라 함은 미스터리 소설의 범주에 들어가거나 등장인물이 스파이인 스릴러 소설 정도가 아닐까 생각할 따름이었다. 책을 읽기 전 막연하게 생각했던 스파이 소설에 대한 정의를 책을 읽은 후인 지금도 명확하게 내리지는 못하겠지만 이 책을 통해 '아,스파이소설이 이런거구나' 하는 감은 잡게 되었다.
스파이소설의 초석을 세웠다고 하는 이 작품은 1962년에 쓰여졌다. 지금으로부터 50년전에 이 세상에 나온 작품이니만큼 요즘의 추리소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배경 역시 1960년대의 베트남으로 당시 베트남은 프랑스 식민지에서 벗어났으나 남과 북으로 분열된 혼돈의 시기였다. 누구 한 사람이 갑자기 사라져도 전혀 이상할 게 없던 시절, 하루에도 몇 명씩 실종되거나 신원 모를 사체가 발견되어도 딱히 놀라지 않을만큼 무감각해진 사람들이 서로를 향한 의심의 눈을 빛내는 이 어지러운 상황이 스파이라는 신분을 가진 채 살아가는 인간의 고뇌를 담기에 충분해 보였다.
한 무역회사의 평범한 사원인 일본인 사카모토가 베트남으로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동료였던 가토리의 갑작스런 실종 이후 가토리의 업무를 이어받고 사라진 가토리를 찾기 위해 이 곳에 온 사카모토. 그는 베트남에 도착한 날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다. 옆방에 머무리는 토와 득은 사카모토에게 살갑게 대하며 다가오지만 어쩐지 속내를 알 수가 없고 길을 걷다가 누군가 뒤따라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이 미행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던 길을 멈추고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사카모토 앞에서 한 남성이 살해당한다. 죽어가던 순간 그는 사카모토를 향해 의문의 한마디를 건넨 후 숨을 거둔다. "고메스의 이름은...?" 이란 뜻 모를 말을 남기고 죽은 현지인은 누군지 왜 사카모토를 향해 이같은 말을 남겼는지, 또 범인의 정체는 누구인지... 그리고 고메스의 이름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신을 둘러싼 이 모든 일들이 사카모토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설상가상으로 살해당한 남성이 사카모토 대신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현지경찰의 말에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엄청난 일에 말려든 것 같다는 두려움을 느낀다. 베일에 싸여있는 가토리의 실종과 그의 행적을 쫓아갈수록 위협을 느끼는 사카모토에게 현지에서 기자일을 하는 모리가키는 더이상 가토리를 찾지 말라고 충고한다. 귀국을 앞둔 가토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이유를 납득할 수 없어 계속해서 그를 찾아나서는 사카모토와 그를 막는 정체모를 인물. 그리고 사카모토의 주변을 배회하는 베트남 사람들. 가토리가 살아있는지 조차 알 수 없어 답답한 사카모토의 방에서 가코리의 실종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듯 했던 훈이 교살당한 시체로 발견된다.
이 책에는 사카모토를 중심으로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이야기는 전혀 번잡스럽지 않다. 그들에게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데다 모든 인물들이 결국에는 한 곳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하나씩 나타나는 단서와 후반부에 들어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반전 덕분에 추리소설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엄청난 반전은 아니지만 잘 맞물린 이야기 구조가 추리소설과 흡사했기 때문이다. 잔인한 묘사도, 숨 막히는 범인과의 두뇌게임도 없었지만 충분히 긴장감이 있었던 까닭은 이야기의 배경이 된 당시 베트남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인듯 하다. 후반부에 가까워질 수록 급박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가토리의 실종을 두고 진실을 찾아가는 사카모토의 이야기가 짜임새있으면서도 진지하게 이어져서 지루할 새 없이 몰입할 수 있었다. 오래전 작품이라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던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 첫 스파이 소설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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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적 감성이 충만한 스파이소설 -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 _ 스토리매니악 스파이 소설이라면 <이언 플레밍>의 '007 시리즈' 정도가 기억나고, 본격적으로 스파이물이라 할 만한 소설을 읽은 기억이 없었다. 때문에 요상한 제목과 일본 스파이 소설의 선구자적인 작품이라는 소개에 꽤나 기대가 컸던 작품이다.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는 1960년대 격변의 남베트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실종된 전임자를 찾기 위해 남베트남 사이공의 사무소에 부임한 <사카모토>. 내전의 기운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그곳에서 주인공은 친구의 행방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다닌다. 그러던 중 자신을 미행하던 남자가 눈 앞에서 총을 맞고 사망하고, 계속해서 주변에 이유 모를 위협들이 일어난다. 이후 친구가 실종된 이유에 접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요 전개다.
솔직히 평가하면 스펙터클 하다던지, 액션적인 화려함이 돋보이는 소설은 아니다. 주인공 사카모토가 전임자이자 친구인 <가토리>의 실종을 조사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주요 전개로 하는데, 와일드한 스파이 소설이라기 보다는 가토리의 실종을 쫓아 진실에 접근하는 것이 오히려 추리소설적인 맛을 낸다. 스파이 소설류의 느낌을 주는 것은 이야기가 상당히 진행되고 진실들에 접근하면서부터인데, 하드보일드한 설정들이 가미되며 스파이소설의 느낌을 드러낸다.
캐릭터의 모습에서 스파이소설적 면모를 찾기는 애매하지만, 남베트남의 정치적 상황의 분위기와, 주인공을 향해 좁혀 오는 압박들은 스파이소설의 면모를 찾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즉, 캐릭터의 액션성은 떨어져도 전체적인 작풍이 스파이소설의 느낌을 준다 하겠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딱 스파이소설이다 딱 추리소설이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살짝 믹스된 느낌이 아니었나 싶다. 초중반은 미스터리적인 느낌이 강하고 중후반으로 가면서 스파이소설적 느낌이 살아나니 말이다.
보통 스파이소설에 바라는 박진감이나 긴장감을 기대한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겠다 싶다. 박진감 보다는 차분함이 느껴지고, 꽉 조인 느낌의 긴장감이 있다고 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상당히 촘촘하게 상황 설정이 드러나면서 치밀함을 보여준다. 와일드 하게 치고 나가는 느낌은 없어도 실종의 이유와 급변하는 주변 상황을 이어주며 이야기에 몰입하게 해준다.
그 와중에 주인공 사카모토는 상당히 냉정하고 차분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이를 본다면 하드보일드적 설정을 충실히 보여준다고도 하겠다. 일반적인 추리소설에서 보여주는 탐정들의 냉정한 면모도 갖추고 있고, 스파이로 엮여가며 보여주는 매력도 있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흘려지는 단서들과 이야기 전개의 고리들은 후반으로 가며 스파이소설의 얼개를 잘 보여주기도 한다.
이 소설은 잘 읽으면 미스터리적 느낌이 풍부한 스파이소설로 읽을 수 있고, 반대의 경우라면 와일드한 맛이 부족한 스파이소설로도 읽을 수 있지 않나 싶다. 개인적으론 차분히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살짝 와일드한 면들이 부분만이라도 빵 터져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말이다. 미스터리적 감성이 충만한 스파이소설을 맛보고 싶은 이들에게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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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치난 무역회사의 직원인 사카모토는 자신의 직장동료인 가토리가 근무 중인 베트남에서 실종이 되자 그의 행방을 찾기 위해서 베트남으로 온다.
그는 또한 그의 부인인 유키코와 불륜의 관계를 지닌 사람이다.
그런 그가 동료인 가토리가 행방불명이 된 베트남에 오자마자 그가 머물던 사택에 들르자 그 곳엔 그도 잘 알고있던 중화요리를 운영하는 진 이라고하는 사람의 소개로 가토리의 살림을 돌봐주고 있던 리엔이라는 베트남 여인을 만난다.
살림을 도와준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내 현지처 개념으로 받아들인 사카모토는 그가 일하는 사무실에 들러서 베트남 직원인 남에게 가토리에 대해 묻는 것을 필두로 회사 맞은 편에 있는 무역회사의 훈 이라고 하는 사람과 친했단 사실, 그리고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일본인 기자 모리가키의 소개로 인근 지역으로 머물곳을 정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미행을 당하게된다.
자신의 양 옆방에서 인사를 하러 온 토 라 불리는 베트남인은 모리가키의 심부름으로 편지를 전달해 주면서 그와 모리가키의 서로 관계있는 사이라는 것을 알게됬고, 보험회사에서 일한다는 또 다른 옆방의 득 이라 불리는 사내도 웬지 토와는 연관이 있는 듯 하지만 이마저도 알 수없는 느낌만 갖는다.
계속해서 가토리의 행방을 찾던 중 그가 벨라라 불리는 프랑스인과 베트남인이 혼혈인 무희와 가까웠단 사실을 알고서 그녀의 집을 찾아가지만 이미 그녀는 고국으로 떠났다는 동거남에게 듣는다.
그러던 중 한 밤중에 자신을 미행하던 남자가 오히려 권총에 맞고 그를 보던 사카모토는 그에게서 고메스는? 이라는 말을 듣고서 고메스가 무엇인지에 대해 추적을 한다.
그 앞에서 죽음을 당한 사람이 실은 자신이 살고 있던 방의 주인인 초 라는 사람이었으며, 연이서 자신의 방에서 훈이 교살된 모습을 본 사카모토는 모리가키의 더 이상 가토리의 행방을 찾아봤자 이미 그는 죽었을 것이란 말로 더욱 그의 의구심을 부추긴다.
카페에서 라셀이란 여인을 만나 후 그녀가 혹시 벨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행방을 추적하지만 그녀는 종적을 감추었고 리엔마저 행방불명되는 일이 벌어진다.
토와 득을 의심하는 상황에서 모리가키의 뒤를 쫓던 사카모토는 실패, 얼마 후 뒤에서 가한 충격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누군가의 차로 이동한 사실을 어렴풋이 알게된다.
그가 붙잡힌 곳은 바로 라셀, 득, 그리로 쩐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는 한적한 곳의 외진 곳-
그 곳에서 심한 폭행을 당하고 그들이 알고 싶어하는 여러가지 상황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함구를 하고 자신의 목숨 또한 보전하면서 모리가키가 말한대로 가토리가 자신과 같은 편지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해 줌으로써 실은 베트남의 상황에서 자신들의 투쟁정신에 맞선 정치적인 활동에 스파이로서 이용당하고 활동한 사실을 알게 된 이상 모리가키의 처신도 위태로울 같단 생각에 더욱 입을 다물게 된다.
곧이어서 모리가키의 손에 죽을 것이란 말을 듣게 된 사카모토는 그 곳에 끌려 온 리엔을 만나게되고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도리어 모리가키가 그들을 배신하고 차로 도주, 그가 민 이라고 불린 사람에게 연락을 취해서 무사히 일본에 도착하게 한 일정대로 사카모토는 그대로 행동한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은 1962년의 베트남 상황이다.
작가의 말대로 베트남이 안고 있던 상황이 스파이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활동하기에 적합할 것이란 생각에 소설을 쓴다는 점에서 일단은 수긍이 간다.
몇 년전 베트남을 방문한 적이 있다.
우리네와 생김새가 비슷하고 하롱베이란 천연의 경관지를 갖고있는 나라를 방문한다는 것 자체가 새삼 동남아의 동양의 진주란 별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영화 인도차이나 라든가 시클로, 그리고 거리의 출근 길에서 밥을 사 먹는 사람들, 오토바이를 몰로서 가는 여인들, 아오자이의 하늘하늘한 매력의 옷을 입고 등교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이 소설을 읽으면서 연신 떠오르는 것을 보면서 이 소설의 배경이 됬던 프랑스로부터 독립 후 정치적인 이데올로기에 각기 다른 주장을 펴면서 투쟁을 하는 사람들 틈에 이중 스파이 노릇을 한 기자 모리가키같은 사람들의 인생살이, 토라 불리는 사람의 국적이 실은 일본이지만 그것조차 숨긴 채 제 2의 삶인 베트남인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당시 패전의 일본군인들의 제 3국행을 택한 삶, 자신도 모르게 스파이의 중간자 역할을 한 후 괴로움에 휩싸이다 고국에 돌아갈 것이 탄로나는 바람에 죽음을 맞게 된 가토리의 행로까지, 이 모든것이 마치 우리의 일제시대와 6.25사변 이후의 제 3국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사람들의 인생살이 모습과 많은 교차의 모습이 투영이 된다.
그 어디에도 믿을 곳 없었고, 뭣보다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한 가족 앞에 나타난 결과가 이미 재가해 2명의 자식을 낳고 살아가는 처를 바라본다는 심정은 모리가키의 일생에 아마도 커다란 회의를 줬던 것처럼 보여진다.
그 자신이 제 3의 국민이면서 이중 스파이 활동을 함으로써 베트남인들이 겪고 있는 정치의 이데올로기에 동조된 것도 아닌 그저 자신의 그 누구도 믿지못하고 그럼으로써 이 스파이라는 일에 한가닥 위안을 삼고 살아가는 그의 일생에 대한 연민의 정마저도 느끼게된다.
리엔 또한 제 삶의 방향을 정하고 그의 곁을 떠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녀의 곁도, 유키코와도 이젠 완전한 결별을 한다는 사카모토의 심정도 별반 다를 것이 없어보인다.
정치적인 것에 정작 먹고 살아가는 데 있어서 힘든 일반 국민들은 나몰라라한 혼돈의 베트남 정치를 배경으로 한 이 스파이들의 물고 물리는 세계는 냉혹한 세계를 그리기보단 그 스파이들의 내적 심적 갈등에 주안을 뒀단 느낌이 강한 소설이다.
작가 자신은 정작 베트남을 방문하지 않고 자료 조사를 통해서 베트남의 상황과 지명을 썼다는 점에서 국화와 칼이란 책을 연상하게도 하지만 이미 일본 내에서 추리소설의 대표자로 이름을 알린 작가의 책을 세월이 흐른 후에 읽었더라도 스파이라는 직업세계와 그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모른 채 활동을 하는 이면의 이중성의 면모도 엿 볼 수있는 작품이다.
다만 책의 제목이 주는 호기심 차원을 넘어서 어떤 강한 스파이의 암호명을 기대했던 것에 비해서는 그저 여러가지 이유와 사용도 빈도에 맞춰서 사용이 된다는 고메스란 용어 자체는 기대에 비해 다소 실망감이 든다.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고, 고메스의 아들 이름 또한 고메스란 서로 주고 받는 민과 사키모토의 대화 속에 진짜 고메스는 누구인지 진짜로 확실성이 애매한 제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