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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에 <친구가 뭐라고>라는 제목으로 나온 책이 같은 출판사에서 다시 나왔다. <사는 게 뭐라고>등 사노 요코의 뭐라고 시리즈가 유행하니 일단 그 제목으로 냈다가 초쇄 소진 후 원제를 살려 다시 낸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보잘것 없어도 추억이니까(추억이 뭐라고)>와 연결되는 내용이다. 작가가 베이징에서 살던 유년 시절부터 소학교, 중고등학교를 거쳐 성인이 되기까지 추억을 소재로 한다. 그런데 에피소드 서술 자체보다 친구와 우정에 대한 저자 본인의 생각에 더 집중한다. 우정이란 생각도 없이 친구를 살아있는 장난감으로 필요했던 대여섯살때부터 학교에 입학하고 가족보다 친구에 매달리던 10대 시절, 그리고 대학에 다니며 사귄 동성 이성 친구들, 직장일로 알게 된 친구들, 더 나이 들어 아들의 친구 사귐을 지켜보고 아들의 친구와도 친구로 지내게 된 노년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 동안의 친구와 우정을 말한다. 역시, 사노 요코답게 친구란 쓸모없는 일을 하며 쓸모없는 시간을 함께 보내는 존재인데 쓸모없기 때문에 오히려 꼭 필요하다는 탁월한 결론을 내린다. 은근 혈연가족보다 친구를 우선한다.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 젖은 훈계 늘어놓는 작가가 아닌 점도 이 작가의 매력이다.
나는 혈연 외의 타인을 원했다. - 67쪽에서 인용
뭐랄까, 그렇게 반복되는 인간의 관계가 혈연과는 상관없는 곳에서도 이루어진다니, 인간으로 태어나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 148쪽에서 인용
책은 시인이자 번역가, 그림 작가인 다니카와 슌타로가 추억을 불러내는 질문을 던져 대화하는 내용이 앞에, 그 에피소드에서 끌어낸 우정에 대한 저자의 단독적인 글이 뒤에, 이런 두 편의 글이 한 셋트로 한 꼭지를 구성하고 있다. 독특한 구성이긴한데, 사노 요코가 직접 쓴 문장을 더 요구하는 독자들에게는 좀 실망스럴 수도 있겠다.
친구는 오랜 세월에 걸쳐 사귀어 가는 존재야. 하지만 저마다의 인생은 달라서 그 세월의 속도가 똑같이 원만하게 흐르지 않는 시기가 있어. 서로 경험치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달라서 관계가 삐걱거리는 일도 있지. - 169쪽에서 인용
위 부분은, 평소 사노 요코답지않게 너무 착한 말이어서 의외였다. 그런데 이게 친구 관계의 진실인가 싶다. 오랜 세월에 걸쳐 사귀어 가는 존재가 친구라니,,, 지금 삐걱거리는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