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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 요코의 책을 읽으면 궁금해진다. 어떻게 이 사람은 이런 삶의 태도를 갖게 되었을까. 그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중국에서 패전을 경험하고 어린 나이에 오빠와 동생의 죽음을 겪고, 이어서 아버지의 죽음, 엄마와의 불화,,, 그리고 가난과 열등감 등의 인생사가 대강 추려진다. 그는 슬프고 고됨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겪은 모든 사람들과의 경험을 기억하고 간직하고 지나치게 감정이입하지 않고 현재의 자신과 거리를 두어 쓴다.
이 책은 그런 글쓰기의 자세를 가진 사노 요코의 어린 날의 추억에 관한 에세이이다. 2017년 2월에 출간된 <추억이 뭐라고>와 같은 내용이다. 전에 나온 늘 출판사는 넥서스의 문학 브랜드였으니까 같은 회사에서 다시 나온 셈이다.
<사는 게 뭐라고><죽는 게 뭐라고>는 70대 시절의 에세이지만,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저자가 40대에 썼다. 수필가로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기 시작한 초창기 글들이어서 더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근접한 추억을 말한다. 중국 다롄에서 보낸 어린 시절, 제2차 세계대전 후 중국에서 일본으로 돌아와 성인이 되기 전까지 있었던 일 등등. 늘 그렇듯, 본인의 추억을 미화하거나 실수를 합리화하려는 가필 흔적이 없다. 작가로서 이런 욕망을 자제하는 것이 정말 힘든데, 그는 그냥 덤덤하고 거칠고 솔직하고 거침없이 쓰고 있다.
특히 이 작가의 매력은 덤덤히 서술해나가다 갑자기 그 단락을 맺으며 급격히 반전시키는 문장을 툭, 던지는 필력이다. 이 점이 참 절묘하다. 예를 들면 아래 대목. 동생과 오빠가 죽은 사실을 서술하는데
동생은 놀라우리만치 자그마한 관 속에 들어갔다. 이듬해 여름, 맏이인 오빠가 열한 살의 나이로 죽었다. 오빠는 소중히 간직해 온 여름 이불을 걸치고 맥없이 죽었다. 나는 오빠와 일심동체였기 때문에 오빠의 죽음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그때 아버지가 우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나는 아버지에게 배신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만족스러웠다. 자식이 다섯에서 셋이 된 부모님은 갑자기 다정해졌다. - 43쪽에서 인용
자식이 다섯에서 셋이 된 부모님은 갑자기 다정해졌다, 라니.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다. 덤덤하면서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있다. 이런 쓰기의 자세는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전체적으로 별 대단한 주제를 논하지 않는데 읽다보면 묘하게 중독된다. 책을 덮고 나면 다음 이야기가 땡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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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잘것없고 비루해 보여도 돌이켜보면 우리가 살아온 삶은 단 하루도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다."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난 사노 요코 그녀가 겼었던 기억들을 담아내고 있는 에세이 책이다. 사노 요코는 에세이 책을 주로 쓰며 그림책 작가로 데뷔했다.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그녀의 책은 대중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보잘것없어도 추억이니까>작품은 사노 요코가 막 책 글쓰기를 시작한 때 작품이다. 그녀는 글 쓰는 일을 한 번도 훈련받은 적이 없다고 책에서 고백한다. 그럼에도 대중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는데, 그것은 누구나 경험하는 일조차도 흥미롭게 생각하고, 유머스럽게 스토리를 만들어 하나의 에피소드로 탄생시키는 능력과 서사에 재미를 제공하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사노 요코의 작품들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접한 적이 있다. "세상의 편견으로 보는 것은 추악하다.","같은 행위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라는 문장이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사노 요코는 굉장히 사유가 깊은 사람이라 생각되고, 삶을 받아들이는 자세 또한 굉장히 흥미롭다. 또한 자신의 인생을 가볍게 흘려보내지 않았다. <보잘것없어도 추억이니까>작품은 그녀의 이런 면모들을 증명해주는 작품이라 판단된다. 이 작품에도 많은 에피소드들이 등장하지만 재미있게 생각되는 에피소드는 다음과 같다. 옆집 업둥이로 오게 된 예쁘게 생긴 희사에. 요코와 둘이 놀고 있을 때면 손님들은 히사에를 보고 "귀엽구나"라고 한마디씩 했다. 요코가 혼자 놀고 있을 때 집에 오신 손님들은 요코에게 귀엽구나 한마디씩 하면, 요코는 아니요 귀여운 건 옆집의 하사에예요.라며 대꾸를 했다. 그 후 이사를 가게 된 요코 2년 후 히사에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는데, 어머니는 몹시 놀라워 하며 예쁜 아이는 빨리 죽는다 더디 그 말이 맞구나."라고 말하자 요코는 나는 예쁘지 않아서 죽지 않겠구나 싶었다. 요코가 대학교에 들어갔을 때 댄스파티가 유행했다. 같은 하숙집 친구에게 위아래 정장을 빌려 입고, 처음으로 댄스파티라는 곳에 갔다. 지르박이 시작되자 요코는 바로 옆에 있던 같은 과 남자아이 쪽으로 다가가서 같이 춤을 추게 되지만 남자아이로부터 너 좀 떨어질래?라는 말을 듣고서 요코는 다시는 춤을 추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혼자서 전차를 타고 돌아왔다. 본문 중간마다 사노 요코의 개성 있는 일러스트의 그림들이 실려있다. 일반적으로 창피하고, 서툴고, 곤란하고, 민망스러운 일들은 우리는 외면하거나 지워버리고 싶어 하는데 사노 요코는 정면으로 접근하며 돌파한다. 그리고 그 시절 모든 것들에게 힘내라고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부담 없이 읽어나갈 수 있는 작품이었고, 저자의 유쾌한 어린 시절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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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석식을 먹고 산책을 하는데 마침 산책을 하는 고3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며 같이 걷게 되었다. 힘든 고3생활을 이야기 하며 중간고사를 이야기하며 너희들은 믿기 힘들겠지만 난 너희들의 나이인 19살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더니, 같이 걷는 학생의 대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자기는 초등학교때부터 친구들이 왜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지 이해가 안되었고, 지금이 너무 재밌고 소중하다고 하여. 혹시 너는 미래에서 왔냐고 물어봤을 정도였다. 중간고사를 못봐도 그렇게 상처받지 않고, 지금 힘든 고3시절도 힘들지 않고 어차피 돌아보면 다 추억이 될거라서 재밌게 즐기고 싶다는 학생의 말. 정말 미래에서 온걸까. 나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현재를 즐기지 못하고 과거를 추억하고 아쉬워하며 산다. 그걸 나는 고등학교때는 몰랐다. 고3시절이 너무 괴롭고 힘들었고 얼른 어른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사람들 처럼 고등학교 시절을 그리워한다. 현재를 사랑하고 즐기면 만사가 해결될텐데. 아쉬움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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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사노 요코 할머니의 어린 시절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힘들고 어려웠던 그 시절의 추억이 거칠고 투박하게 그려낸다. 기억하고 싶지도, 되돌아가고 싶지도 않은 시절일지 모른다. 사노 요코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괴팍했다. 아무거나 입으로 가져가 깨물었다는 그녀의 과거 에피소드만 봐도 말괄량이 사노 요코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못이나, 유리구슬, 연필 등 닥치는 대로 입에 넣고 깨물어 맛을 봤다는 일화나, 유독 고양이를 무서워했던 그녀의 등에 고양이를 강제로 업혀준 아버지 이야기나, 방공호에 들어갔을 때 멋진 어른처럼 여겼던 타다시에게 내뱉었던 은밀한 한마디 등 보통의 나로서는 생각할 수도, 경험할 수도 없던 이야기에 피식 웃음이 난다. 무심하게 툭 던지는 그녀의 글에 나의 어린 시절이 문득 스쳐 지나갔다. 기억하고 싶던 순간도, 영원히 잊고 싶은 순간도 모두 내가 주인공이다. 사노 요코의 추억을 읽으며 내 기억을 끄집어 내본다. 수만 가지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지만 기억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얼굴도, 이름도 모두 희미하다. 설령 어느 순간 마주친다 해도 서로가 알아채지 못할 만큼 시간이 흘렀다. 그들은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그들의 기억 속에도 나라는 사람이 남겨져 있을까. 생각이 깊어질수록 추억 속 첫사랑 오빠가 생각났다. 이제는 연락처조차 없는 그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졌다. 이루어질 수 없었던 짝사랑이었지만 꽤 오래 좋은 친구로 지냈었다. 잠깐이나마 과거로 여행할 수 있게 해준 이 책이 고맙다. 과거를 멋지게 부풀리거나 아름답게 치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이야기해준 작가의 글에 나는 오늘도 위로와 격려를 받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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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좋아하게 되면서 알게 된 사노 요코 작가님. 내게는 그림책 작가님으로 먼저 기억되지만 꽤 많은 에세이를 쓴 에세이스트이기도 하시다. 그런 사노 요코 작가님의 어린 시절의 편린을 담은 에세이 <보잘것없어도 추억이니까>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작가님의 어린 시절을 살짝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 같아 내 손바닥은 설렘과 기대로 살짝 촉촉해졌다. 이 책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의 일부를 그곳에서 보내다 전후 일본으로 돌아와 소학교와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생이 된 학창시절에 이르기까지의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가난한 시절 탓에 어린 동생과 오빠를 어린 나이에 잃은 아픈 경험, 친구들의 시기와 괴롭힘 당한 일, 로맨스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유년 시절의 남자 사람 친구와의 대결 구도, 유난히 어른스러웠던 동급생에 대한 기억, 열한 살 첫 사랑 앓이, 유리 브로치를 훔치고서 마음 졸였던 일, 누군가의 관심을 받기도 하고 미움을 받기도 하며 울지 않으려 애쓰던 시간들, 어른들의 거짓 냄새를 맡기도 하고, 솔직한 성격 탓에 따돌림받기도 하고, 좋아하는 남자 아이의 이름을 적어보고, 끊임없이 짝사랑을 거듭하고, 손님 접대가 어색해 숨어버리고, 나를 싫어했던 선생님에 대한 기억, 입시에 실패하고 재수를 하던 시절, 명곡과 재즈가 흐르는 두 음악다방에 대한 추억, 귀신이 나오던 숙모네 집에 대한 이야기 등 이 모든 일들이 한 사람의 유년과 학창시절을 이루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읽고 있는 나도 어느새 엄마와 싸운 사노가 되었다가, 댄스홀에서 벌쭘하게 서 있는 여대생 사노가 되었다가 하는 경험을 하는 동시에 내 기억 속 어린 시절의 내가 겹쳐지는 부분을 발견하고는 나는 이런 기억이, 저런 추억이, 그런 일들이 있었지하며 어느새 나의 유년과 청년 시절을 하나씩 꺼내고 있었다. 어른이나 아이나 할 것 없이 누구나 반드시 한때는 머무는 그 어린 시절을 모두가 마음에 담아두고 나이를 먹어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한없이 어린 시절의 내 본질에 가까이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71쪽)'라는 작가님의 말처럼 우리의 가장 밑바닥에는 어린 시절의 우리가 살아있다. 그리고 나는 '오랫동안 나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게 싫었다. 울지 않으려고 애쓰던, 그 시절 마음의 상처를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것(96쪽)'라는 말에서 우리가 그때의 자신을 잊고 사는 이유를 찾았다. 그렇지만 그것들을 함께 끌어안고 살아가는 일의 소중함 역시 마지막 장을 넘기며 발견했다. 어쩌면 특별할 것도 없는 그 시절 그 때의 어린 아이가 보낸 하루 하루일지도 모르는 날들의 기록처럼 보이지만 하나 하나 모두가 소중한 하루들.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고,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숨기도 하고, 때로는 용감하기도 하고, 때로는 부끄러워 하기도 하고, 때로는 형편없다가도 때로는 통쾌한 그때의 기억과 그때의 어리고 젊은 나의 이야기들인 <보잘것없어도 추억이니까> 서툴고 거친 그리고 꾸밈없고 솔직했던 그때의 기쁨과 슬픔으로 반짝거렸던 내가 그리워질 것이다. 모든 것이 보잘것없어도 추억이니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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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뭐라고 혹은 죽는게 뭐라고라는 책을 통해 작가를 알게 되었고 사노요코의 어린날을 담은 이야기라고해서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작가는 어릴적 지독히 가난했던 일본의 전쟁 끝무렵부터 기억에 남는 어린시절을 세세히 담아내고 있었다.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 전쟁을 겪어냈던 그날의 기억이 나에게 옮겨진 느낌이 들었고, 여러 감정을 글을 통해 만나게 되었던것 같았다. 고양이를 싫어하던 이야기, 유독이 예뻣던 옆집 업둥이 히사에, 아무거나 다 먹어본 장난 넘치는 어린아이 사노요코이야기, 어릴적 욕심에 슬쩍 훔쳐보고 한번도 써보지 못했던 행방불명이된 유리브로치 이야기, 짝사랑하던 공부잘하던 그아이 이야기, 아버지의 소원같은 애교있는 여자아이되기 이야기, 엄마와의 다툼, 첫사랑, 귀신이야기 등 많은 이야기를 담고있던 책이었다. 하나도 똑같지 않은 어릴적이야기였는데 왠지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내 어릴적을 돌아보게 되었다. 소꿉놀이, 술래잡기 등 여러놀이들로 해가 질때까지 집 근처에서 뛰어놀던 그날이 생각나게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물론 시대적 배경과 개인적 경험은 완전 달랐고 그 이야기를 통해 그 날들의 감정과 이야기들을 상상할 수 있었다. 그녀의 책을 읽으며 하루하루가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다라는 큰 교훈을 얻게 됬고, 오늘 역시 소중하게 여겨야겠다고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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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 요코'. 그녀의 이름만으로도 딱 떠오르는 책이 있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백만 번 산 고양이』. 때론 황당하고 이기적이었던 그가 하얀 고양이를 만나 '사랑'을 알게 되고 '가족'을 탄생시키면서 진정한 '행복'을 알게 되면서 비로소 눈을 감은 그 고양이. 지금은 어린 아이들이지만 나중에 같이 읽고 공감하기 위해 두고두고 간직한 책이자 아이들에게 전하는 선물입니다. 그리고 그녀와의 인연은 '에세이'였습니다. 저는 일명 '뭐라고'하는 시리즈-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 친구가 뭐라고-를 읽으면서 시크하지만 섬세한 그녀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곤 하였습니다. 이번에도 그녀는 추억을 들고 다가왔습니다. 『보잘것없어도 추억이니까』
왠지 책 표지의 저 고양이. 그녀의 줄무늬 고양이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아무래도 저 고양이가 시크하지만 담담히 그녀의 이야기를, 마치 자신이 그랬던 것인냥 들려줄 것 같았습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난 그녀가 일본으로 돌아와 정착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는 남몰래 눈물도 훔칠만큼 가슴 찡한 이야기도 있고 달콤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더 그녀가 그동안 전한 에세이에서의 이야기가 하나의 큰 그림으로 그려지면서 마침내 그녀의 인생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곤 하였습니다. 첫 이야기부터 가슴 한 켠이 아려왔습니다. <업둥이> 이웃집에 새카맣고 반들반들 윤이 나는 짧은 단발머리에 희고 갸름한 턱선, 그리고 늘 작은 입을 오물거리며 웃는, 선택받은 아이라 생각한 업둥이 여자아이 '히사에'. 그런 히사에는 그녀가 일곱 살 때-다롄에 살 때- 죽음의 소식을 듣게 됩니다. "예쁜 아이는 빨리 죽는다더니 그 말이 맞구나." 어머니가 말했다. 그때 나는 예쁘지 않아서 죽지 않겠구나 싶었다. - page 11 어린 요코가 이런 생각을 하다니..... 그녀에게 특별한 동화 <인어공주>에 관한 이야기는 전쟁 후 가난한 그녀에게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일까. 눈이 부시도록 슬프고 아름다운 인어공주의 이야기는 할일이 없어진 한창때의 아버지가 땔감도 없이 곤궁했던 겨울, 배를 곯은 자식들에게 줄 수 있었던 유일한 것이 아니었을까. 러시아인이나 중국인에게 옷가지를 팔러 가서, 수수를 사가지고 돌아오는 아내를 기다리면서 아버지는 콧물을 훌쩍이며 안데르센을 읽어 주는 일밖에는 정말로 다른 도리가 없었던 것일까. 성인이 되고 나서도 나는 가끔 <인어공주>를 읽었다. 여섯 살때 느꼈던 통증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언제나 그때와 같지 않다는 걸 깨닫는다. 나는 진정으로 여섯 살의 통증을 다시 느끼고 싶었던 것일까. 수많은 레코드판을 태우며, 시커먼 페치카에 기댄 채 콧물을 훌쩍이며 굶주린 자식들에게 안데르센을 읽어 주시던 아버지를 떠올리면 다른 통증이 나를 훑고 지나간다. 인어공주는 아프다. - page 22 ~ 23 물거품으로 사라지던 인어공주가 흐릿하게 보였습니다. 그 인어공주와 줄무늬 고양이가 서로 닮아보이는 건 왜인지...... 그녀의 어린 시절은 마냥 어린아이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밖에서 애들과 싸우거나 괴롭힘을 당해도, 눈물이 맺혀도 울지 않으려 애를 쓰곤 하였습니다. 그런 그녀가 중학교에 올라가자, 때리거나 얻어맞는 일 따위는 없어졌지만 오히려 <탱자나무 꽃이 피었어요>라는 노래 가사처럼 우는 시늉을 하다가 결국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오랫동안 나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게 싫었다. 울지 않으려고 애쓰던, 그 시절 마음의 상처를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비록 이불을 뒤집어쓴 채 숨죽이고 울었지만 또 다른 내가 나를 달래 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편이 인간다운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고개를 흔들며 눈을 부릅뜨고 참던 나는, 인간답지 않았을까. - page 96 ~ 97 그녀의 어린 시절의 모습과 '탱자나무'가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에서의 '제제'와 '라임오렌지나무-밍기뉴'처럼 보였습니다. 자신의 슬픔을 위로해주는, 기쁨을 나눌 수 있는,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나'. 그녀의 삶을 대하는 태도. 아마 이 이야기로 요약되는 것 같았습니다. 신주쿠에서 우리는 헤어졌다. 그 뒤로 우리는 다시 만난 적이 없다. 하지만 문득문득 생각났다. 어떤 때는 몹시 화가 나기도 했다. 웃기지 마.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딴 건 무시하면 되는 거 아니야, 아니면 네가 부러워하는 가난 속에서 살면 되겠네. 부자란 지금은 불행해도 금세 행복해지는 법이니까. 어쩔 때는 사랑하는 연인들이 무슨 연유로 헤어져야만 한다면 얼마나 괴로울지, 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불행에도 가능한 공감하고 싶지만, 자신이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가난을 불행이라 여긴 적은 없었다. 나에게 가난은 다투기도 하고 사이좋게 지내기도 하는 친한 친구 같은 존재였다. 그렇다고 남들의 부러움을 살 만한 것은 아니지만. - page 199 책을 읽고나서 나의 어린 시절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정말 특별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돌이켜 본 그때의 이야기들이 더 특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 추억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힘들고 지칠 때 꺼내어 위로를 얻고 살아가나 봅니다. 나에게도 지난 추억은 달콤쌉싸름한 초콜릿과도 같았습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Zion. T의 <꺼내 먹어요>를 들어봅니다. 힘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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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시리즈인 사는게 뭐라고, 죽는게 뭐라고를 읽고 알게 된 작가 사노요코, 그뒤로 몇권의 책을 더 읽게 되었고 작가님의 책을 좋아하게 되었다. 이번에 읽게 된 책도 사노요코 작가님의 에세이로, 보잘것없어도 추억이니까라는 제목이 끌려서 만나게 되었다.
이책은 추억에 관한 에세이로 40대의 작가님이 쓴 에세이라고 한다. 작가님이 수필가로서 활동을 시작한 초창기 작품들이라니 내가 읽은 다른 책들보다 먼저인 작품을 이제야 만나게 된것이다.
누구나 어린시절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것이다. 그 기억이 좋은 기억일수도 있고 나쁜 기억일수도 있다. 그리고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을수도 있고 가고 싶지 않을수도 있다. 그런 어린시절의 추억이야기를 만날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내 어린시절의 추억을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가질수 있게 해 준 책이다.
책의 목차를 보면 여러 단어가 나온다. 업둥이, 바리캉, 방공호, 페치카, 보리밭, 우비, 고양이 등등 그 단어들 속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던것 같다. 생소한것도 있지만 익숙한것도 있고 나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말이다.
베이징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고 일본으로 돌아와 성인이 될때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시대상 전쟁을 겪고 전쟁후의 가난한 삶을 보여주기도 하고 어린시절 못 먹어 영양실조와 병에 형제. 자매가 죽기도 하는 등 내 어린시절을 상상해도 전혀 알수 없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음에 놀라웠던것 같다. 내 부모보다 더 오래전의 일이 담겨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토록 두려워한 고양이를, 그 소재로 그림책을 그렸다는것에 놀라웠던것 같다. 그뿐 아니라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데 이야기를 읽으면서 공감할수 있는 부분도 새롭다는 생각이 든 부분도 만날수 있는 책이었다. 또 한권의 사노요코 작가님의 책을 만나 좋은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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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내 기억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것들이 있다. 남들에 비해 왜 난 궁색할까, 혹은 나만 불행한것 같아서 말이다. 하지만 "보잘것 없고 비루해 보여도 돌이켜보면 우리가 살아온 삶은 단 하루도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다"라는 이 책의 말처럼 힘든것도 기쁜것도, 혹은 슬픈일도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는 날은 없는것 같다. 그것이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리라..매순간마다 포기하지 않고 당당하게 여기까지 살아온 바로 나 자신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얼마전 26년지기 친구들과 만났다. 평상시 얼굴좀 보자 하면 바쁘네, 어쩌네 하면서 튕기기에 바쁜 친구들이 한녀석이 부친상을 당해서, 그날로 연락을 주고받아 늦은밤에 상갓집에 모이게 되었다. 지금 우리딸 나이때에 만난 친구들인데 참 티격태격 싸우기도 했고, 시험본다고 도서관에서 머리 맞대기도 했던 그들이 시간을 훌쩍 뛰어 넘어 아줌마 아저씨들이 다 되었는데도 여전히 옛날 이야기 현재 이야기 섞어가면서 추억할수 있는 것이 얼마나 좋았는지 모르겠다. 그것이 남들은 모르는 우리들만의 추억이니까 말이다. 초반에 옆집 업둥이였던 예쁜 아이 이야기를 하다가 말미에 그 아이가 죽었다는 이야기와 오빠가 영양실조로 죽었다, 또 남동생이 죽었다라는 이야기가 너무나도 자연스레 나오는 것은 아마도 저자의 어린시절이 전쟁 시대였기 때문인것 같다. 내가 직접 당한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우리가 일제 강점기가 있어서 인지 어느 이야기가 되었든 간데 일본인의 전쟁이야기는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다. 그냥 외면하고 싶다. 아마도 그들이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죄한다면 그런 맘이 달라질까. 괜시리 저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는 꼬투리를 잡고 싶다. 저자가 여자 기숙사에 있던 시절 심한 폭풍우가 몰아치던날 누군가 비에 젖은 기숙사 벽에 손을 댔다가 어딘가 누전이 되었던지 감전이 되어 비명을 질러댄적이 있다고 한다. 기숙사 사감이 얼른 전원을 내리고 회사로 연락을 했다. 그런데 그 가운데, 내일이 시험잉라고 불을 켜달라고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화재가 날지도 모르고, 또 누군가가 감전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나는 괜찮아요, 내일 시험 망치면 큰일 난다구요."라며 물러 나지 않았단다. 그래서 불을 켰는지 아닌지는 그 후의 이야기는 없었지만, 아마 저런 사람은 좋은 아내가 되어 어떤 역경에서도 자기 자식만은 지켜내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는 무엇과도 맞서 싸워 낼거라 생각했다고 했는데, 난 의견에는 반대다. 화재가 날수도 있고, 누군가가 다칠수도 있는데, 자신만을 위해 나는 괜찮다니, 이건 나는 다른 사람이 어찌되었든 상관없다는 것이 아닌가. 자신의 행복을 위해 무엇과도 맞써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복만을 위해선 다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아주 위험한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내 주변에 저런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내 성격상 나는 절대 상대하지 않을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뭐 그다지 오랜 세월을 살아오지 않았지만, 참 좋았던 때도 있었고, 슬펐던 때도 있었던 것 같다. 내가 그시절로 돌아갈수만 있다면 나도 그때의 나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힘내라고.. 지나보면 다 별일 아니게 될거라고, 나는 너를 믿으니까라고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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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면서도 유쾌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따뜻한 것도 있지만 때론 냉정하다 싶을 정도로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 작품을 남긴 작가, 사노 요코의 책이다.
이 책은 그녀 자신이 실제 제2차 세계대전 후 중국에서 일본으로 돌아와 성인이 되기 전까지 일들을 회상하며 그린 초년의 작품이라고 한다.
이미 이전에 그녀의 작품 몇 개를 접했지만 당시의 흐름이 과거에 속한 만큼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겪어보지 못한 당시의 시대상에 대한 흐름과 그 안에서 성장했던 작가의 어린 추억담이 그려져 있다.
그녀는 작품 안에 그림을 그려 넣음으로써 에세이의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이런 분위기는 이 책 또한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시간이 흘러가도 여전히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은 강하게 남기 마련인지 저자가 그린 당시 저자의 성장기는 작은 추억 하나에도 세세한 기억과 함께 순진한 면을 들여다볼 수 있어 추억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짝사랑에 대한 추억, 엄마와의 트러블, 시대가 시대인 만큼 형제자매의 죽음을 바라보고 느낀 감정들, 드럼통을 이용해 학교에서 벌어진 일들은 웃음이 빵 터지기도 하고 아련한 아픔과 향수를 같이 느껴보게 한다.
살다 보면 별것 아닌 일처럼 여겨지는 것들도 시간이 흐르면 여전히 하나의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아감을 느끼게 해 주는 여러 에피소드들은 그녀가 돌아보고 싶지만 또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말이 어떤 느낌인지를 공감하게 한다.
신주쿠에서 우리는 헤어졌다. 그 뒤로 우리는 다시 만난 적이 없다. 하지만 문득문득 생각났다. 어떤 때는 몹시 화가 나기도 했다. 웃기지 마.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딴 건 무시하면 되는 거 아니야, 아니면 네가 부러워하는 가난 속에서 살면 되겠네. 부자란 지금은 불행해도 금세 행복해지는 법이니까. 어쩔 때는 사랑하는 연인들이 무슨 연유로 헤어져야만 한다면 얼마나 괴로울지, 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불행에도 가능한 공감하고 싶지만, 자신이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가난을 불행이라 여긴 적은 없었다. 나에게 가난은 다투기도 하고 사이좋게 지내기도 하는 친한 친구 같은 존재였다. 그렇다고 남들의 부러움을 살 만한 것은 아니지만. - p 199
소소한 일들을 통해 저자의 성장과정과 살아가면서 느꼈을 삶에 대한 생각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이어지고 있었는지를 느끼게 해 주는 책, 그녀만의 에세이란 바로 이런 맛에 읽는 것이지~ 하는 생각이 다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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