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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와 레이 카와쿠보(Rei Kawakubo), 혹은 라프 시몬스(Raf Simons)와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그 내용이 어떠하고 또 내용 속 문장과 표현이 어찌되었건 간에, 그들의 이름이 새겨진 서적을 새로 발견한다면 습관적으로 손을 먼저 가지어다 대어보고, 혹은 관성적으로 지갑을 열고 카드를 꺼내어 그 신간을 구하여 종종 읽어보는 편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디자이너들의 생각과 일상이 담긴 서적들을 읽어내리고 기록하는 나만의 소소한 일상' 속에서 한국어로 번역, 혹은 쓰여진 서적들이 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말 그대로 '보그(Vogue)체'에 가깝게 쓰여져 그들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없는 경우가 자주 있다는 사실인데, 지금과도 같이 앤드루 윌슨(Andrew Wilson)이라는 이름의 신뢰할 수 있는 원작자, 게다가 '을유문화사'라는 국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출판사에서 그의 이름을 다루었다면, 그 양상과 예상은 완연히 다를 것이다.
_Alexander McQueen: Blood Beneath the Skin by Andrew Wilson 그렇게 나는 '현대 예술의 거장'이라는 맥락아래 등장한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Lee McQueen), 사실 '리 맥퀸(Lee McQueen)'이라고 말하는 것이 그의 본성에 더욱 부합하겠지만, 어디까지나 '현대 패션계의 한 획을 그은 전설적인 패션 디자이너(Fashion Designer)'로서 그의 이름을 리 보다는 맥퀸을 앞세워 불러보고, 또 그렇게 다시 한 번 그의 일생을 하나하나 두 눈에 담아내며 그간 하나하나 모아왔던 그와 관련된 서적들 - 지난 2010년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을 뜨겁게 달구었던 '잔혹한 아름다움(Savage Beauty ; 그 동안 자체적으로 맹렬한 아름다움이라고 이야기해왔으나, 을유문화사에서 최근 선보인 서적 속에서 잔혹한 아름다움이라는 더욱 적합한 표현을 발견했기에, 앞으로는 맹렬한 대신, 잔혹한으로서 그의 전시전을 명기해보도록 할 예정이다)'과 그가 어떤 방식으로 컬렉션(Collection)을 구성하는지를 사진가 닉 와플링턴(Nick Waplington)을 통해 하나하나 기록된 '워킹 프로세스(Alexander McQueen : Working Process)', 그리고 '전형적인 패션지에 가까운 번체'로 표현되어 어딘지 모르게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던 '알렉산더 매퀸(번역법에 따르면 '매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는 하지만, 관례상 꾸준히 매퀸보다는 맥퀸으로서 그의 정체성이 다루어졌기에, 역설적으로 '규정을 지킨 그 이름'을 시작으로, 크리스틴 녹스[Kristin Knox]의 번역서는, 내가 그 동안 모으고 또 소장해왔던 알렉산더 맥퀸과 관련된 서적 중, 가장 이질적으로 느껴지고 있다)' - 과 더불어, 다시금 한동안 잊고있었던 '현대 패션의 역사 속에서 가장 강렬했던 아이콘(Icon)과도 같은 디자이너'의 일생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지어본다.
_The Plato's Atlantis ; 2010 Spring/Summer Alexander McQueen Collection @ Paris Fashion Week 서로에게 다른 방법으로서 규정되고, 각자에게 다른 방식으로서 기억되는, 지금으로부터 약 10여 년 전, 알렉산더 맥퀸이 살아있을 당시를 뜨겁게 보냈던 사람들이라면 크리스토퍼 데카르넹(Christophe Decarnin)의 발망(Balmain) 속 데님(Denim)들과 크리스토퍼 베일리(Christopher Bailey)의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속 트렌치 코트(Trench Coat), 그리고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의 스니커즈(Sneakers)들과 스텔라 맥카트니(Stella McCartney)의 팔라벨라 백(Falabella Bag)과 더불어 해골 프린트가 인상적인 알렉산더 맥퀸의 실크 스카프(Silk Scarf)로 그의 이름을 규정하고 또 기억하고 있을테고, 최근의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알렉산더 맥퀸이 아니한 그의 오른팔이자 이제는 엄연히 '브랜드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사라 버튼(Sarah Burton) 체제 속에서의 알렉산더 맥퀸, 그 두툼한 아웃솔(Outsole)이 인상적인 스니커즈로서 알렉산더 맥퀸이라는 이름을 규정하고 또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지난 2010년을 보냈던 사람들, 혹은 최근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알렉산더 맥퀸, '인턴(Intern)'이라는 이름아래 내 머릿속에서 뚜렷히 규정되고 또 기억되고 있는 알렉산더 맥퀸이라는 이름, 뉴욕(New York)에서 한국으로 날아들 무렵 우연히도, 또 충격적으로 접했던 그의 자살소식과, 역설적으로 그렇게 시작되었던 나의 인턴, 또 그렇게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서 여겨지기 시작한 알렉산더 맥퀸이라는 이름. 그 동안 컬렉션과 '아름답다'라는 수식어로서 여겨지던 알렉산더 맥퀸은 어느새 '상품과 재고', 혹은 '할인율과 판매율'이라는 조금은 낯선 단어와 수치로서 규정되기 시작하였고, 그렇게 나는 '어떻게 이런 옷을 만들어낸 것일까'라고 여겨지던 그의 마지막 컬렉션이라 할 수 있는 플라토 아틀란티스(Plato Atlantis),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나치게 난해하게 구성되어 가장 낮은 판매율을 기록하며 소위 '아울렛(Outlet) 행 급행열차'에 오를 수 밖에 없었던 그 컬렉션과 아이템들을, 다시 한 번 떠올리며 광기와 매혹으로 이름붙여진 알렉산더 맥퀸의 일생을 한 장 한 장, 조심스럽게 넘겨보기 시작한다.
_Fashion Designer 'Alexander Lee McQueen' @ movie 'McQueen' 밝아보일수록 그 내면엔 어두움이 자리하고 있고, 강해보일수록 그 이면엔 연약함이 자리잡고 있는, 하나 둘 나이를 먹어갈수록 점차 깨닫고 있는,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라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사실들, 그 누구도 쉽게 접근할 수 없고, 때로는 눈을 마주치는 것 조차 힘든 사람이, 그 존재를 가까이할수록 생각보다 어리고 여린 모습으로 가득차있다는 역설과, '도대체 고민은 있을까'라고 생각될법한 한 없이 밝아보이는 모습의 사람들, 하지만 되려 혼자있는 모습에서 그 끝을 모를만큼의 짙은 어두움이 풍겨져나오고, 그렇게 종종 그 어두움에 잠식된 채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는, 안타까운 비보를 접하기도 했던 나의 지난 세월들과 경험들, 그렇게 나는 어느새,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않겠다'는 명제를 두 손으로 움켜쥔채로, 만나는 사람들을 그 어떤 잣대나 기준 없이 바라보고, 그 내면을 들여다보기 전까지는 쉽사리 판단하거나 규정하지 않은 채, '허허실실'에 가까운 태도와 시선으로서 사람들을 만나고, 또 그들과 관계를 맺고 또 이어오고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센트럴 세인트 마틴(Central Saint Martins)를 졸업하였으며, 한 동안 그의 밑에서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살았던 친구의 꽤나 고통스러워보이는 토로, '정말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인 것 같은데, 때로는 지나치게 난폭하기도 하다'라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생각으로서 알렉산더 맥퀸을 규정하는가 하면, 소싯적 런던(London)의 클럽들을 전전하던 누군가의 토로를 통해서는 '생각보다 밝고 유쾌한 사람인데, 쉽게 사랑에 빠지는 것 같다'로서 규정되기도 하던, 그 일관되지 않은 모습의 알렉산더 맥퀸, 다행히도 나는 생각보다 두터운 한 권의 서적, '생각보다 많은 노력과 공을 들인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드는, 그의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Interview)를 통해 하나하나 조각이 맞추어진 알렉산더 리 맥퀸의 삶을 소리죽인 채 바라보며, 앤드루 윌슨의 시각과 표현을 통해, 새삼스럽게 알렉산더 리 맥퀸이라는 이름을 다시금 규정해보게 된다. 역시나 나의 경험과 마찬가지로 꽤나 많은 상처로 얼룩진 그의 삶, 흡사 '누군가 다가오기 전에 우선 짖고보는 연약한 한 마리의 강아지'와도 같이, 상처를 받기 전에 상처를 안겨주는 그릇된 인간관계를 반복하고, 혹여 자신이 상처를 받을 것 같으면 단칼에 끊어버리는 왜곡된 인간관계를 답습하는 그의 '상처로 얼룩진 연약하고도 유약한 삶의 굴레', 나는 그렇게 조금은 더 측은한 마음을 가진 채로,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을 조금 더 짙게 머금은 채로, 희대의 천재라 불리는 알렉산더 맥퀸의 화려한 삶, 하지만 멀리서 바라보았던 그의 희극과, 가까이할수록 비극으로 비추어지는 그의 일상을, 조금은 더 안타까운 자세와 마음으로서 바라보고 또 받아들여본다.
_Alexander Lee McQueen & Friends ; Isabella Blow, Daphne Guinness, and Sarah Burton 이들을 통하여 그는 완성이 되고, 그들을 통하여 그는 완전해 지는, 시간이 흐를수록 '도저히 혼자할 수 없는 일이며, 혼자 해서도 아니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우게 된 까닭은, 패션이라는 이름아래 다양한 분야와 부서의 사람들, 그들이 한 데 모여 하나의 브랜드, 혹은 하우스가 완성된다는 사실을, 지난 20대로부터 30대로 이어지고 있는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소위 '런던 동부의 노동자 집안 출신의 가난한 디자이너'가 패션계를 뒤흔드는 '세기의 아이콘'으로 거듭나게 되는, 흡사 신데렐라와도 같은 동화와도 유사한 맥락으로도 여겨볼 수 있는 알렉산더 리 맥퀸의 다소 짧고도 강렬했던 삶, 그저 '저속하고도 자극적인 여성복'이라 여겨지던 그의 컬렉션에 불현듯 영국 패션계의 중심부로 진입하게 된 것은 어디까지나 이자벨라 블로우(Isabella Blow), 그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삶에 있어서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을텐데, 더군다나 '거스를 수 없는 단단한 계급사회'가 여전히 자리잡고 있는 영국의 사회 속에서, 소위 '상류층'이라 할 수 있는 그녀가 물심양면 알렉산더 리 맥퀸을 후원해주었기 때문에, 그는 그렇게 이자벨라 블로우의 지원에 힘입어 영국 상류층과 주류 사회에 편입하고 또 편승되며, '스타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누릴 수 있었다고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프네 기네스(Daphne Guinness), 사람들에게 친숙한 흑맥주 '기네스(Guinness)'로 대변되는 기네스 가의 상속녀이자 이자벨라 블로우 이상의 파급력을 가진 그녀 또한 알렉산더 리 맥퀸의 든든한 후원자로서, 그의 컬렉션을 꾸준히 사들이고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는 자신이 소장했던 맥퀸의 생전 컬렉션을 기부하며 알렉산더 리 맥퀸을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전이 문제없이 전개될 수 있도록 지지와 후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덕분에 알렉산더 맥퀸은 생전의 이자벨라 블로우, 또 사후의 다프네 기네스를 통하여 다시 한 번 '세기의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영국과 유럽을 넘어 전 세계로 알릴 수 있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라 버튼, 현재 맥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이자 알렉산더 맥퀸의 팀 중에서 가장 오랜 시간동안 그의 곁을 지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패션 디자이너이자 맥퀸의 오른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급격한 조울증과 난폭하고도 괴팍한 성향'으로서 많은 이들이 수도 없이 그의 곁을 찾아오고 또 떠나갔다고 하지만, 사라 버튼의 경우에는 10년이 넘도록 꾸준하게 그의 곁을 지키며, 지금의 알렉산더 맥퀸을 완성해내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혼자인 듯 보이지만, 생각해보면 꽤나 근사하고 또 괜찮을 사람들이 주변에 자리하고 있었던 알렉산더 리 맥퀸의 삶, 나는 불현듯 '섹스와 마약으로 얼룩진 천재단명의 숙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 영국 출신의 아이콘들, 퀸(Queen)의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와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와 유사한 맥락으로서 알렉산더 리 맥퀸, 흔들림 없고 강렬한 듯 보이나 생각보다 연약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기대며 '의존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했던, 또 그렇게 이자벨라 블로우의 음독 자살과 자신의 어머니의 죽음을 이겨내지 못한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짧고도 강렬했던 삶을 돌이켜보고 또 추모하여본다.
_R.I.P Alexander Lee McQueen @ Alexander McQueen New York Flagship Store, 2010 때로는 추악함 속에 아름다움이 자리잡고 있고, 누구나 태어난 이후 죽음을맞이 할수밖에 없다, 지난 2010년을 전후로 지금의 알렉산더 맥퀸을 있게만든 아이템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해골 프린트가 가득한 실크 스카프, 그리고 다양한 변주로서 티셔츠로도 완성되었던 그 해골 프린트를 통해 '죽음'이라는 명제를 자연스럽게 자신의 브랜드에 녹여내고, 장애를 가진 모델을 런웨이(Runway)에 올려세우거나, 산업폐기물을 자신의 무대 중심에 설치해두며 다양한 방식으로서 '추악함과 아름다움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알렉산더 리 맥퀸,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영위하며 꾸준히 죽음이라는 명제와 숙명을 생각하고, 또 마지막으로서 '무대에서 삶을 마감할 것이다'라는 유언격 예언을 고려하기도 했었던 그의 짧고도 강렬한 삶, 나는 그렇게 '죽음에 이르는 병'을 받아들이고, 가까스로 이를 이겨냈으나 거부할 수 없는 장애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지금의 모습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며, 흡사 알렉산더 맥퀸과 마찬가지로 '죽음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삶', 말 그대로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머릿 속 서랍 한 켠에 자연스레 놓아두며, 시작과 동시에 죽음으로 달려들었던 알렉산더 맥퀸, 그의 불나방과도 같은 삶을, 그저 작고 두터운 한 권의 책으로서 다시금 정리를 하고, 또 정립을 거듭하여 본다. 그 동안 뻔하게 비추어졌던 방법과 방식들, '아름다운 것들로서 아름다운 것들을 완성해냈던' 패션과는 전혀다른 방식으로, 과거의 것을 답습하지 않으며, 어디까지나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토대로 '추악한 듯 아름다운 세계'를 그려내었던, 흡사 팀 버튼(Tim Burton)의 '잔혹동화'와도 같았던 알렉산더 리 맥퀸의 세계, 나는 다시금,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샤넬(Chanel)의 디렉터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의 소식을 접했던 나날과 유사하게,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던 2010년의 2월에 받아들였던 알렉산더 맥퀸의 자살 소식, 그리고 그렇게 그를 추억하고 또 추도하기 위해 폭설을 뚫고 걸어갔던, 미트패킹(Meatpacking) 지역의 알렉산더 맥퀸의 매장과 붉은 장미 꽃 한송이를 기억하며, 그렇게 '광기와 매혹'이라 이름붙여진 앤드루 윌슨의 손으로 다시금 써내리어진 알렉산더 리 맥퀸의 삶, 그 누구보다 강렬하고 치열했지만, 그 내면은 지극히도 연약하고 유약했던 시대의 천재의 일생과 일상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그를 떠올리고, 또 기억하여본다.
_Alexander McQueen by Nick Waplington @ Book 'Alexander McQueen : Working Process' 당신이라면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대였다면 어떻게 표현했을까, 그와 더불어 센트럴 세인트 마틴 출신의 디렉터들이 유럽 패션계를 장악하다시피 했던 시절, 버버리(Burberry) 이전의 지방시(Givenchy)를 그를 대신하여 이끌며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게 만들었던 리카르도 티시(Riccardo Tisci)와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이전의 디올(Dior)을 이끌며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와 더불어 'LVMH의 황태자'로 불리었던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 또 자신의 브랜드를 선보이기 이전에 피비 파일로(Phoehe Philo)와 함께 끌로에(Chloe)를 이끌기도 했던 스텔라 맥카트니에 이르기까지, '스트릿(Street)과 프린트(Print) 일색'의 지금의 패션계와는 다르게, 조금 더 화려하고도 다채로운 세계가 펼쳐지며 말 그대로 '낭만으로 가득한 시대'를 보여주기도 했었던 지난 2000년대 초반의 패션계, 그리고 그 속에서 지금과는 판이하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던 지방시와 디올, 발렌시아가(Balenciaga)와 구찌(Gucci)와 같은 유명 하우스들, 과연 알렉산더 리 맥퀸이 아직도 살아있다면, 흡사 포르노를 보는 듯 지극히 자극적이고 강렬한 맛으로 가득찬 지금의 패션계에서 어떠한 방식으로서 자신의 세계를 보여주었을지, 또 어떠한 방법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었을지, 나는 지금에 있어 알렉산더 맥퀸이라는 이름으로 치환되었으면 어떨지 모를 디올과 지방시, 발렌시아가와 루이비통을 떠올리며 다시금 알렉산더 리 맥퀸, 어느새 10년에 가까운 이전의 시절에 홀연히 떠나가버린 전설이자 천재의 이름을 되뇌이며, 그렇게 세월이 흐를수록 그가 살아있던 당시의 패션계, 그 시절의 결과물들을 하나 둘 사들이고 또 이를 두른 채로 조용히 길거리를 거니는 나의 모습을 생각해보고 또 돌이켜보며, 그렇게 나만의 방식으로서 알렉산더 리 맥퀸의 생애, 그리고 그가 맹위를 떨치던 2000년대 초반의 세계, 나아가 나의 20대를 완성해주었던 그 이름과 시절을 되뇌이며 작지만 두터운 그의 세계, '광기와 매혹'으로 붙여진 한 권의 서적을 살며시 덮어보고 또 펼치어본다. |
코카인중독자, 게이, 난잡한 성생활, 에이즈, 개새끼, 그건 그가 불안정하기 때문이고, 그건 그가 사실은 마음이 여리기 때문이고, 그래서 엄마보다 먼저 죽지 않겠다는 약속을 엄마 장례식 전날 약에 취해 비틀거리며 목을 매어서 지킨 망가진 소년 그의 쇼에 나온 완벽하게 재단된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부서지고 기괴하며 음울한 여자들, 그건 마치 피투성이로 살아남아 승리한 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더 이상 증명할 것이 없는 사악함, 잔인함, 당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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