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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장마당, 그리고 그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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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장마당, 그리고 그 이면(김병연·양문수, 북한 경제에서의 시장과 정부,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12)   최근 북한을 배경으로 한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드라마가 성공리에 종영하며, 북한사람들의 다양한 생활양식 또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중 우리에게 가장 신선하게 다가온 것은 아마 ‘장마당’이라는 북한의 시장일 것이다. 북한이 사회주의를 채택했다는 것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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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장마당, 그리고 그 이면

(김병연·양문수, 북한 경제에서의 시장과 정부,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12)

 

최근 북한을 배경으로 한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드라마가 성공리에 종영하며, 북한사람들의 다양한 생활양식 또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중 우리에게 가장 신선하게 다가온 것은 아마 장마당이라는 북한의 시장일 것이다. 북한이 사회주의를 채택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북한사람들 또한 현금으로 시장에서 거래를 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상당한 충격과 더불어 북한 내에서의 시장경제에 대한 궁금증을 선사했다. 북한 경제의 시장화와 정부의 정책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이 책은 이러한 궁금증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

먼저 이 책은 비공식 경제활동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시장화를 정의하며 논의를 시작한다. 이후 북한이탈주민들의 설문조사 및 면담 결과, 관련 선행연구들을 바탕으로 1996~2007년 동안의 북한의 비공식 경제의 추이와 시장 통제 능력 등을 살펴보며 북한의 시장화에 대해 분석 및 평가한다. 또한 2007~2009년 동안의 북한의 시장화 억제 정책의 성과와 한계, 파급효과에 관해 고찰하고, 시장화 촉진기와 억제기의 비교를 통해 시장화에 대한 북한 정부의 관리가능성을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저자는 지금까지의 연구를 종합하고, 가능한 북한 정부의 시장화 관련 정책에 관해 언급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이 글에서는 이 책이 북한의 시장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것에 기여했는지에 관하여, ‘연구 방법’, ‘연구 내용의 전달’, ‘연구의 결론이라는 세 가지 큰 주제를 바탕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연구 방법

이 책의 저자는 크게 두 가지의 연구 방법을 취하고 있다. 첫 번째는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및 면담이다. 폐쇄적인 북한의 특성상, 공개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파악할 수 있는 북한 경제의 미시적인 내용에는 한계가 있고, 따라서 연구는 주로 북한이탈주민들의 설문조사 결과에 바탕을 두고 이루어진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면담이다. 설문조사는 필요한 내용을 편리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언급된 내용 이외의 부분은 알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연구자는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면담을 진행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정확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또한 저자는 이러한 면담의 내용을 책 속에 그대로 담아냄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북한 경제의 시장화 상황을 보다 생생히 느낄 수 있도록 유도했으며, 더 나아가 독자들의 이해를 증진시켰다. , 면담이라는 일종의 인류학적 기법을 경제학 연구에 접목함으로써, 북한 경제의 비공식부문을 보다 깊이 있게 분석했으며, 북한의 경제상황에 대한 독자들의 흥미를 증폭시킨 것이다.

두 번째는 기존 연구 참조 및 발전이다. 본 책에 수록된 연구들은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북한의 시장 규모를 추정한 이석의 연구(2009), 북한 경제의 시장 부문별 시장화를 평가한 임강택의 연구(2009), 북한 경제의 비공식화에 대한 실증적 검증을 시도한 김병연의 연구(2009) 등을 비롯한 다양한 연구들의 성과를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연구들의 표본이 너무 작거나 과거에 이루어져 북한의 개혁조치의 효과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여, 이러한 연구들을 참조하되 이를 보강하고 발전시키는 방법을 채택했다.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의 문항은 김병연(2009)과 김병연·손동호(2008)의 연구의 사용된 문항을 약간의 수정을 거쳐서 사용하였으며, 200명의 탈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여 작은 표본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하였다. 이러한 연구 방법은 북한의 개혁조치 이전과 이후의 상황을 보다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더 나아가 설문조사의 신뢰성을 극대화시키는 것에 기여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존에 진행되었던 북한 경제의 비공식화에 대한 연구를 보다 체계화하고 정교화시킴으로써, 북한 경제에 대한 연구의 발판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구 내용의 전달

이 책이 북한의 경제와 연관된 내용이기 때문에, 이 책에 수록된 연구들은 주어진 자료들을 경제학적 관점과 통계학적 관점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한다. 먼저 경제학적 측면에서, 이 책은 북한의 경제에 초점을 맞춘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는 독자들 또한 이해하기 쉽게 기술되어있다. 특히, 이 연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비공식 경제활동에 관한 세 가지 정의를 분석하여 알기 쉽게 표로 정리하고,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의 비공식 경제활동의 범위를 제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비공식 경제활동의 정의를 상기시키고 혼란을 방지한 것은 연구의 좋은 출발점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반적인 경제 연구와 달리 복잡한 수식과 그래프를 사용하기 보다는 연구 결과를 표로 정리하였으며, 명료한 언어를 사용하여 경제학적 내용을 풀어갔다는 점에서 독자들의 이해의 편의를 도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통계학적 관점에서의 연구 분석은 통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독자들에게 다소 부담을 안겨주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에서 실시한 가설검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t검정, P-값 등의 용어가 언급되었고, 이는 통계를 접한 적 없는 일반인들에게는 난해한 것으로 여겨졌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저자가 이러한 통계학적 분석 결과와 더불어 결과에 대한 해석을 기술하였고, 따라서 통계학적 내용이 책의 전반적인 이해에 큰 무리를 끼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이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용어의 사용은 어느 정도 감수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연구의 결론

이 책은 북한의 시장화 추이와 시장 통제 능력에 관한 연구, 북한의 시장화 억제 정책의 성과와 한계, 파급효과에 관한 연구, 시장화 촉진기와 억제기의 비교에 관한 연구의 세 가지 연구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한다. 먼저 북한 사람들의 비공식 시장 활동 참여율과 이와 관련한 지출 및 수입을 살펴보았을 때, 북한 비공식 경제 규모는 사회주의 국가들 중 역사상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장 촉진기에는 시장이 빠르게 활성화된 반면, 시장 억제기에는 시장의 규모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북한 경제 내에서 시장 철폐는 딜레마에 빠져있으며, 따라서 시장을 철폐한다는 것은 큰 어려움을 동반한다. 이는 북한 경제 내에서 시장이 공고한 위치로 자리 잡았고, 시장 단속에서의 뇌물 행위가 만연하기 때문인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북한 최고결정자는 시장의 철폐, 관리 가능한 시장화의 지향, 시장의 제도화라는 세 가지 선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이 책은 북한의 시장화와 그에 따른 정책 및 다양한 상황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기술하였다. 그러나 북한 지도자의 이후 정책에 관해 그저 언급정도에 그친 것은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다. 저자는 정보가 제한된 상황에서도 북한이탈주민들의 정보를 활용하여 비교적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북한의 시장화 상황을 진단했고, 이러한 내용들은 북한의 이후 행보에 대한 예측을 구체화하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은 이후의 세 가지 선택지에 대한 간단한 설명만을 하고 있다. 이 책이 북한의 시장화와 정부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이후 북한 정부의 시장화 정책에 관한 예측 및 제언이 포함되어있었다면 보다 실효성 있는 연구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처럼 북한 경제에서의 시장과 정부는 북한이탈주민과의 소통과 기존 연구들을 종합하고 정교화함으로써 상황적 제약을 극복하고 북한의 장마당 이면에 존재하는 상황들을 꿰뚫어보았으며,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함으로써 북한의 시장화 관련 연구의 기반을 다졌다. 또한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연구 내용을 생생한 면담 내용과 상세한 설명을 바탕으로 전달하여, 다양한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이들이 북한 경제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그러나 일반적인 독자들에게는 다소 난해한 용어들을 사용하였으며, 북한 시장화의 현 상태를 진단하는 것에 그친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경제는 한 나라를 구성하는 중요한 기반이기 때문에, 북한의 경제를 이해하는 것은 정치적·사회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은 시장화를 키워드로 최근 북한 경제의 동향성을 파악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경제, 더 나아가 북한의 전반을 이해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북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그 중 특히 연구 내용을 고려해 경제·통계학적 기본 지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들이 이 책을 바탕으로 북한에 관한 보다 광범위한 연구들을 개척해나가길 기대해본다.

h*********r 2020.02.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