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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다가 아니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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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보면 전체내용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다. 책 속의 내용을 가장 잘 압축해 놓은 것이 책 제목이 아닌가. 그런데 나는 이 책의 제목을 잘 못 읽었다. 『남성 퇴화 보고서』라는 제목을 보고 내가 생각한 것은 이게 아니었다. 요즘 남자들의 나약함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보고 그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책 일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은근히 내 곁을 맴도는 남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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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보면 전체내용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다. 책 속의 내용을 가장 잘 압축해 놓은 것이 책 제목이 아닌가. 그런데 나는 이 책의 제목을 잘 못 읽었다. 『남성 퇴화 보고서』라는 제목을 보고 내가 생각한 것은 이게 아니었다. 요즘 남자들의 나약함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보고 그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책 일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은근히 내 곁을 맴도는 남편과 아직도 ‘엄마 엄마’ 거리길 좋아하는 아들에게 보란 듯이 내밀 수 있는 책일 거라고 생각한 내 예상은 너무 많이 빗나갔다.


요즘의 어린이나 청소년들을 보면 확실히 여자애들의 표현은 자유롭고 활발한 반면 남자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위축되어있다는 걸 느낀다. 어제도 식당에서 음식을 먹으며 거리를 내다보는데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아이들 넷이서 맞은 편 편의점의 파라솔 아래서 라면을 먹는 모습이 보였다. 친구들끼리 놀러 나왔나 보다 하는 순간 여자아이가 갑자기 남자아이의 뺨을 소리 나게 때리는 거다. 놀라서 쳐다봤지만 맞은 아이나 때린 아이나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일상인 듯 다시 자연스럽게 컵라면을 먹고 있는 모습이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남자아이들은 나약해졌나? 그 원인이 혹시 부모의 훈육과 사회적인 분위기 탓이 아닐까? 문제를 찾아내고 좋은 해결방법이 있으면 실천해보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읽은 책이었는데 리뷰 쓰는 일은 아득하기만 했다. 뭐라고 해야 하지?


이 책은 모두 8개의 쳅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내용은 단순하다. 현대의 남성과 고대로부터 이어진 역사 속의 남성들을 꼼꼼한 자료 수집을 바탕으로 비교해 놓았다. 결론을 말하자면 현대의 남성은 힘, 허세, 싸움, 운동 능력, 말재주, 외모(미모), 육아, 성적능력 어느 것 하나 옛날의 남성보다 나은 것이 없으니 큰일이 났다, 이렇게 모든 면에서 처지다가는 먼 훗날에는 남성의 존재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르니 분발하자는 내용이다.


지은이는 현대의 근육질 남성을 호모 매스큘리누스 모더누스라고 이름 붙이면서 이 시대의 남성을 정밀하게 분석하겠노라고 호기롭게 이야기한다. 현대의 남성들이 근육을 키우고 힘을 과시하는 것은 오직 여성들에게 섹스어필하기 위해서일 뿐이며, 젊은 남자들의 저돌적인 행동 역시 용감함을 과시해서 이성에게 잘 보이려는 허세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런 힘과 허세 역시 예전의 남성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과거의 예를 들면서 현대 남성의 나약함을 들추고 있다.


싸움 편에서는 현대의 격투기 시합과 기원전648년에 유행했던 무규칙 격투종목인 판크라티온을 비교해놓았다. 오늘날 가장 격렬한 스포츠라고 알려진 격투기 시합도 예전의 판크라티온이나 권투보다 부상과 사망의 가능성이 적다. 그래서 오늘날 현대 남성의 싸움은 심장보다 입이 훨씬 크게 차지한다고 적고 있다. 그러면서 남자들이 싸우는 이유는 역시 여자라고 꼬집는다.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려는 투쟁은 죽도록 싸워서 얻어야할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라는 거다. 현대 남성은 예전의 남성처럼 전쟁에 나갈 횟수가 줄어들었지만 대중화된 스포츠가 남성의 공격성을 충분히 표출해주고 있기 때문에 현대 남성이 과거보다 많이 온순해졌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지은이는 현대 남성이 8개의 항목가운데 어느 것 하나 예전에 비해 나아지는 것이 없고 모든 면에서 나약해진 듯해서 걱정이라는 거다.


이 책의 말대로 하자면 남자의 존재 목적은 오로지 대를 잇기 위한데 있다. 남자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해서 좋은 여자를 아내로 맞고 좋은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낳아 훌륭한 대를 잇는 것이 목적인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불편한 점이 있었다. 우선 비교 대상이었다. 현대의 남성과 과거의 남성을 비교하기 위해 제시된 수많은 사례들은 아무리 비슷하게 맞춘다하더라고 여전히 같은 조건, 같은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비교 그 자체가 수긍하기 힘들었다.


또 너무 잔인한 표현과 내용이 많아서 그걸 눈으로 다 읽기에는 소름이 돋았다. 물론 더 끔찍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들도 부지기수라고 하겠지만 이 책에서 남성의 나약함을 들추기 위해 그렇게 별별 잔인하고도 가혹한 내용을 가져왔어야만 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과연 현대의 남성을 퇴화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는가하는 문제다. 예전에는 힘이 센 남성이 사회적으로 우위를 차지할 환경이었지만 현대는 힘 보다는 뛰어난 두뇌나 기술을 우선시하는 환경이 되었다. 사람들은 그 환경에 맞게 진화한 것이지 그것을 예전과 비교해서 퇴화했다고 보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 책이 제시하려고 했던 현대 남성들의 퇴화보고서내용이 독자인 내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고 말해야겠다. 그리고 남자들이 여자들의 마음을 얻고자 한다면 위에 제시된 여러 가지 눈에 보이는 외향적인 내용보다는 남성들이 가진 리더십이라든가 존경을 이끌어낼 만한 품성과 능력일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남자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여자인 내가 읽기에는 불편한 내용들이 많았다.


t******e 2012.05.30. 신고 공감 8 댓글 23
리뷰 총점 종이책
쪼그라드는 남성을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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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먼 과거에 살던 사람보다 현대인이 더 발달했다는 것이 일반적일 텐데, 이 책에서는 정반대로 늘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는 현대 남성은 수렵과 채집 생활로 단련된 과거 남성보다 퇴화 되었다고 주장한다. 고개가 갸우뚱할 법도 하지만 수긍이 가는 면이 없지 않다. 위험천만한 환경에 매일매일 노출된 과거 남성들이 야만적인 기질을 버릴 수 없으니 근육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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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먼 과거에 살던 사람보다 현대인이 더 발달했다는 것이 일반적일 텐데, 이 책에서는 정반대로 늘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는 현대 남성은 수렵과 채집 생활로 단련된 과거 남성보다 퇴화 되었다고 주장한다. 고개가 갸우뚱할 법도 하지만 수긍이 가는 면이 없지 않다. 위험천만한 환경에 매일매일 노출된 과거 남성들이 야만적인 기질을 버릴 수 없으니 근육질 몸매를 유지하고 있을 테고, 오늘날은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있으니 늘 여유롭고 덜 활동적인 현대인이 늘어진 몸매로 퀭한 모습을 하는 것을 서로 비교해보면 분명 '퇴화'한 모습이 연상 된다.

 

  허나 야만인과는 달리 문명인으로 발달한 현대인이 근육질이 좀 부족한 것 빼고 또 무엇이 퇴화했다는 말인가? 다시 말해, <힘, 싸움, 운동능력...> 말고 또 무엇이 모자라졌을까? 싶은데...<허세, 말재주, 미모, 육아, 그리고 성적 능력>까지 속속들이 퇴화했단다. 정말(")?

 

  비단 뱃살이 늘어질대로 늘어진 뚱뚱한 사람 말고도 올림픽이나 세계 대회에서 당당히 우승한 뛰어난 운동 선수도 먼 옛날 호모 사피엔스나 네안데르탈인보다 형편 없이 허약하단다. 정말? 그리고 남자들이라면 공감할 '허세' 떠는 능력조차 한참 모자르단다. 허세를 떨기 위해서는 '말재주'는 필수인데, 이마저도 형편 없이 퇴화했다. 무뚝뚝한 것이 매력이라고 느껴질 법도 하지만 글쎄..말 한 마디로 여자를 꼬시는 바람둥이 기질조차 형편 없이 퇴보했다면 믿으시겠는가?

 

  이뿐 아니다. 옛날보다 형편 없이 떨어진 '성적 능력'으로 여자를 강간(?)할 힘마저 없어진 현대 남자들은 불쌍하기 그지 없다. 온갖 스트레스와 환경호르몬의 공격으로 정자 수가 급감한 탓도 있고, 혈기왕성한 시기에 '학교'라는 틀 안에 갇혀 매력발산할 틈도 없이 책에 푹 파묻혀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어린 남성들을 보면 더 볼 것도 없다.

 

  그렇게 얌전해질 대로 얌전해진 남자들이 아이들은 더 잘 돌보지 않을까? 다시 말해, 강제(?)로 여성화 된 남자들이니 육아는 정말 자신 있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허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빠는 엄마 같은 아빠가 아니다. 아빠의 팔뚝에 대롱대롱 매달려 놀기, 듬직한 어깨를 안장 삼아 무등타며 놀기 뿐만 아니라 팔씨름, 레슬링, 달리기 따위를 하며 신 나게 뛰어 노는 것이다. 또 때로는 자기 잘못에 불 같이 화를 내는 아빠의 모습에 규율과 규칙을 배우며 세상에 나서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배울 수 있는 정의로운 아빠를 좋아한다. 그런데 요즘 아빠는? 말을 말자. 불쌍해질 뿐이다.

 

  그렇다면 어쩌나? 먼 과거에 비해서 볼품 없어진 요즘 현대 남자는 더는 쓸모가 없다면, 앞으로는 더욱 더 쓸모 없이 퇴화할 것인가? 다행인 점은 요즘에도 원시 사회처럼 수렵과 채집 생활을 하는 원주민 남자들의 능력이 꽤나 뛰어난 편이다. 분명 옛날에 비해서는 형편 없어졌을 지라도 '희망'을 발견한 셈이다. 결국 현대 문명의 틀 안에서 '문명인'으로 살아가면서도 '수렵과 채집 생활'을 병행한다면 더 이상 퇴화되는 것 만큼은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렸다.

 

  가부장적인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며 사는 아내들 이야기, 야만인처럼 굴어 주위 분위기를 깨는 몰지각한 남자들 이야기를 들으며 '남성성'을 거세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 덕분에 더욱 한껏 주눅이 든 남자들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과연 여자들도 그렇게 족쇄를 채운, 길들여진 남자가 좋은지 묻고 싶다. 더 이상 남자를 퇴화시켜서는 안 될 것 같다. 물론 무분별한 '남성성' 때문에 생기는 부작용도 방관할 수 없는 요즘이다.

 

  허나 아무리 초콜릿 복근에 180이 넘는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꽃미남'이라 하더라도 곤란에 처한 내 여자 하나 구할 수 없는 겁쟁이라면 어떤가? 주체할 수 없는 힘 때문에 종종 사고를 치더라도 그 힘으로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는 듬직한 남자가 더 사랑스럽지 않은가 말이다. 물론 남자에게 예의와 매너를 가르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허나 가끔 짱돌을 들고 멧돼지를 잡겠다고 허세를 부리더라도 멋지다고 칭찬해주고, 잡기는커녕 팔이나 다리가 부러져 망신창이가 되어 돌아올지언정 살짝 무모했지만 용감했다고 칭찬해준다면 더 이상 퇴화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뭐, 다른 쪽으로 힘(?)을 주체하지 못해서 바람을 피고 돌아오면 떼찌해 줘도 된다. 예나 지금이나 남자란 숟가락 들 힘만 있어도 한 눈 팔기 마련이니까(--)이런 쪽은 퇴화를 안 해 다행이다.



YES마니아 : 로얄 z******8 2012.06.04. 신고 공감 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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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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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책을 읽는 남자나 이 책을 선물로 받을 남자는 역사상 가장 못난 남자이다.   아, 토 달지 말라. 당신은 못난 남자다. 이상.   어떻게 그렇게 단정할 수 있느냐고? 우리가 진화해온 과거로 부터 오늘날까지  남자를 포함해 인간을 연구하는 고인류학자, 그게 나의 직업이다. 나는 오랜 세월 인간의 흔적을 기억하고 인간을 측정하고 인간을 조사하고 설명하는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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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이 책을 읽는 남자나 이 책을 선물로 받을 남자는 역사상 가장 못난 남자이다.

  아, 토 달지 말라. 당신은 못난 남자다. 이상.

  어떻게 그렇게 단정할 수 있느냐고? 우리가 진화해온 과거로 부터 오늘날까지  남자를 포함해 인간을 연구하는 고인류학자, 그게 나의 직업이다. 나는 오랜 세월 인간의 흔적을 기억하고 인간을 측정하고 인간을 조사하고 설명하는 일을 해왔다. 그러는 동안 현대 남성이라는 종은 모든 면에서 잘나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전혀 잘 나지 않았다. (p. 8) 

 

 남성에게 있어서만큼은 진화론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는 문제작이며 현대 남성들의 비극적 처지를 있는 그대로 까발리는 피터 매캘리스터의 '남성퇴화보고서'는 이런 도전적 선언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저자 스스로 소개하는대로 저명한 고인류학자라서 그냥 흘려 들을 수 없으니 이 또한 난감하다. 원래 저자는 현재에 들어 왕성하게 진행중인 남성의 여성화, 장식화(남자들도 여자들처럼 꾸미기에 치중하는 것)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걸 그러니까 여전히 현대의 남성들은 그 무엇보다 남성적임을 온갖 진화론적 자료와 인류학적 고찰을 통해 보여주기 위해 책을 쓰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헐~'

 

 제대로 진화론적, 인류학적 데이터를 모아서 살펴보니 현대 남성들이 그 이전 세대와 비교하여 전혀 남성적이지 않음만 확인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례로 아무리 요즘같이 짐승돌, 식스팩 등 근육질로 넘쳐나는 시대의 가장 최고의 근육질 남자라도 팔씨름 상대로서 기원전 4만년전 쯤의 네안데르탈인과 비교해보니 여성에게조차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뿐이었다. 힘 뿐 만이 아니다. 스피드도 활을 쏘는 실력도 높이뛰기 실력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가장 최고의 선수들을 데려다 놓고 시간을 좀 뒤로 돌려 보아도 로마 시대의 사람들에게 조차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러니 어떡하겠나? 이렇게 확실한 사실들이 도처에서 드러나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그대로 '아직 우리는 남자다운 남자다!'라고 주장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학자적 양심이 있지...

 

 그래서 매갤리스터는 집필의 방향을 바꾼다. 아니 바꿀 수 밖에 없었다. 사실이 분명히 보여주고 있었기에. 남성들은 전혀 진화하지 않았다는 것을 아니 오히려 퇴보만 거듭해 왔다는 것을... 이리하여 역사상 가장 열악한 남자들이 자신의 진실을 마주하지 않을 수 없는 '남성들의 퇴화 보고서'가 탄생한 것이었다.

 

 

 

 

 

 매캘리스터는 작정하고 남성다움을 드러낼 수 있는 모든 면에서 얼마나 퇴보해왔는지 조목조목 밝혀준다. 물론 여기서 남성다움은 그러니까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남성다움 보다 좀 넓은 의미다. 그러니까 남성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편적으로 여겨지는 힘, 허세, 싸움, 운동능력, 성적능력 뿐만이 아니라 여성성을 나타낼 수 있다고도 보여지는 말재주, 미모, 육아까지 다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캘리스터가 이러한 범주들마저 포함한 것은 어디까지나 생물학적 관점에서 모든 생물들의 가장 최고의 관심인 '번식'을 기준으로 남성다움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즉 암컷인 여성들을 유혹할 수 있는 수컷인 남성들의 모든 매력들을 범주로 삼은 것이다.

 

 즉, 힘의 정도를 보여주는 근육은

 

  남성의 근육이 그토록 성적 매력이 있는걸까? 근육질이 사냥과 전쟁을 할 때 필요한 육체적 힘을 의미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 남성의 우람한 근육은수컷 공작의 꼬리 처럼 이른바 솔직한 성적 신호이기도 하다. 즉 남성의 유전자가 얼마나 우량한지 거짓없이 보여주는 지표다. 자신이 그 비용을 감당할만한 능력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p.44)고, (여기서 갑자기 '비용을 감당할 만한 능력'이라는 말이 나와서 당황하실 분들을 위해 설명을 첨언하자면, 바로 그 감당할만한 능력이 질병과 싸워서 이길만한 능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그 정도 근육질이 되려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높게 유지할 능력이 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질병을 이기는 것과도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우리 시대의 과도한 남성 육체에 대한 선호 역시도 문화적인 것이 아니라 이렇게 '번식'이라는 순수한 생물학적 선호에 다름아닌 것이다.)  

 

 허세의 경우엔 특히나 다른 남성들과의 관계에서 그들을 지배할 수 있음을 보이고 또한 이타적, 영웅적 대담성은 강인함을 자랑하여 번식에 유리하도록 만든다고 한다.

 

  최근 메인 대학교에서 실시한 미국 여대생들의 짝짓기 선호도에 대한 조사 내용을 보면 이타적 혹은 영웅적 대담함이 실제로 매우 섹시하게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p. 53)

 

 

 물론 이 범주들이 여성들을 유혹하기 위한 남성성들을 보다 잘 드러내는 것에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니다. 여성들이 번식을 위해 남성들을 선택할 때 보다 고려하는 것은 바로 우수한 유전자이기 때문이다.  즉 남자들이 가진 힘이나 허세, 싸움능력, 운동능력등이 수컷 선택에 있어서 주된 기준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그것들이 모두 그 개체가 우수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음을 말해주기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남성성을 과잉적으로 드러내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기엔 여성성이라고도 생각되는 것들 또한 얼마든지 번식을 위한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동물을 보아도 암컷들을 유혹하기 위해 대부분 수컷들이 더 아름다운 것처럼 그 미모 또한 우수한 유전자에 대한 지표가 되며 언어능력, 후손을 재생산할 수 있는 능력과 보살필 수 있는 능력 또한 짝짓기에 있어 가장 최우선적인 고려 조건인 우수한 유전자의 소유 여부를 알 수 있게 하는 표식인 셈이다.

 

 즉 이렇게 매캘리스터는 생물학적 관점에서 여성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범주들을 '남성성'으로 묶어 살펴보고 있는 것이며 그 모든 범주에 있어서 현대 남성들이 최종적으로 퇴화해버렸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즉 이 보고서는 남성들이 여성화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진화론에 있어 가장 최우선적 고려대상인 보다 고급한 존재가 되기 위한 우수한 유전자 자체가 아예 지금 남성들에게 사라져버렸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더욱 비참해질 수 밖에....

 

 그러면 당연히 뒤 따르게 되는 질문...

 왜 이렇게 되어버린 것인가?

 

 매캘리스터는 '선택압' 때문이라고 한다. 선택압이란 진화를 촉발시키는 환경을 의미한다. 여기엔 자연적 환경도 문화적 환경도 모두 해당된다. 다시 말 해 우리가 이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우수한 유전자를 가지지 못하게 된 것은 우리가 처한 환경이 너무나 달라져서 진화를 촉발시킬 선택압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인 것이다. 말하자면 이 문명 사회의 정형화된 환경 자체가 소리없이 남성들을 차례 차례 압살하고 있었다는 그런 의미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시금 남성성을 진화시키고 싶다면 대안은 간단하다. 선택압을 마구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된다. 아마도 그래서 남자들은 아프리카를 꿈꾸고 히말리야를 동경하고 주말이 되면 우리나라의 온갖 산들은 아저씨들로 넘쳐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개인들 스스로가 노력할 수 밖에 없을 만큼 선택압을 느끼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지금 문명 세계가 갑자기 유목민들의 초원이나 원주민들의 정글로 바뀌지 않는 한, 인류 보편의 남성들은 여전히 퇴보를 거듭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도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아름다움, 말재주 그리고 육아 정도일까? 지금부터라도 과도한 미디어의 의존을 버린다면 우리도 언젠가는 호머처럼 일리아드 서사시 정도는 외울 수 있을지도 모르고 미모야 꽃미남이 여기저기 넘쳐나는 시대이니 말 할 것도 없고 육아 역시 사회가 남성들에게도 수년간 육아휴직을 보장하는 등 체제적으로 정비가 되고 남성들의 사고방식 역시 가사와 육아에 있어서만큼은 성적 구별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으로 바뀌고 나면 가능성은 있을 것 같다.

 

 그러니 아직은 포기하지 말자.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하면 되는 것이다.

 

 라고 끝을 맺으려 했지만 그래도 뭔가 아쉬운 것이 남는다. 그래서 두 가지 이 책의 매력을 더 부언하려고 한다. 그 첫 번째 매력은 무엇보다 재밌다는 것이다. 머리 글만 보아도 알 수 있겠지만 매캘리스터는 정말 유머러스하게 글을 잘 쓴다. 아마도 이 책을 잡게 되면 확 확 넘어가는 책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두 번째는 이 책이 방대한 정보 창고라는 점이다. 이 책은 남성이란 것에 관계된 생물학적, 인류학적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들로 넘쳐난다. 그런데 남성과 여성에 관련된 모든 것은 종종 모임에 있어 대화를 주도할 수 있는 화제거리가 되기가 십상이다. 그래서 대화거리를 위해 뭔가 필요했다면 이 책만큼 거기에 적역인 책이 없으리라 생각된다.

 

 



l****1 2012.06.04.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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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종말을 주장하는 이들이 나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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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과 열등감만큼 치욕적인 일도 없다. 마초의 생각 같지만 남자의 원초적인 열등감은 힘과 정력에서, 여자의 본능적인 열등감은 얼굴과 몸매에서 비롯된다. 현대인과 원시인들을 비교하면 여자들은 우월감을 느끼지만 남자들은 열등감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물병자리의 도래와 더불어 여성상위시대와 알파걸을 운운하고 '남성의 종말'을 주장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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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과 열등감만큼 치욕적인 일도 없다. 마초의 생각 같지만 남자의 원초적인 열등감은 힘과 정력에서, 여자의 본능적인 열등감은 얼굴과 몸매에서 비롯된다. 현대인과 원시인들을 비교하면 여자들은 우월감을 느끼지만 남자들은 열등감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물병자리의 도래와 더불어 여성상위시대와 알파걸을 운운하고 '남성의 종말'을 주장하는 이들이 나오는 것인가 보다. 호주의 고인류학자 피터 매캘리스터는 《남성 퇴화 보고서》(21세기북스. 2012)에서 이른바 '호모 매스큘리누스 모더누스'라 명명한 현대의 몸짱남과 선사시대의 원시인들과 부족사회의 원주민들을 힘· 허세· 싸움· 운동능력· 말재주· 미모· 육아· 성적능력 등 다방면에서 비교분석하고 있다. 저자가 내린 결론은 현대 남성들의 열등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남성의 능력이 퇴화했다는 사실을 수차례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수차례의 확인사살에 가까운 잔인한 일이다. 현대의 수컷은 "털 없고 약한 침팬지"에 불과하다는 비판에 세계 각지의 알파늑대들은 발끈하겠지만 수긍할 수 밖에 없음을 저자는 공개적인 자료를 빌어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다.

 

가령 유치원생의 경쟁심에도 불을 당기는 달리기 시합의 경우를 보자.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는 우사인 볼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100미터 종목에서 9.69초의 세계 신기록을 달성한 명실상부한 호모 매스큘리누스 모더누스다. 그의 최고 스피드는 시속 42킬로미터가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 선사시대 오스트레일리아의 진흙탕 호수를 달리던 한 남자가 먹잇감을 뒤쫓기 위해 시속 37킬로미터로 달렸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발자국 화석이 존재한다. 단거리는 그만두고 장거리는 어떨지 말해볼까. 과학적 훈련과 현대적인 섭생으로 아무래도 현대인이 더 오래달리기를 잘 할 것 같지만 이것도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날 아프리카 쿵족은 영양 한 마리를 잡기 위해 30㎞를 뛰어다니고 있다. 호모 매스큘리누스 모더누스는 이제 자격지심만 남아있을 뿐이다.

 

이제는 18금의 논의로 넘어가볼까. 먼저 피비린내 나는 혈투 이야기다. 현대의 격투기챔피언십(UFC) 선수가 목숨을 잃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기원전 648년에 레슬링과 권투를 결합시킨 무규칙 격투 종목인 판크라티온이나 로마 검투사들의 경우는 남달랐다. 남성의 판타지와 관중의 흥분을 자아내기 위해서 이들은 정말 죽기살기로 싸웠고 비록 일승을 거둔다 하더라도 월계관이 그의 시신에 놓이는 경우도 많았다. 다음엔 성적 능력의 문제다. 레이커스와 할렘 글로버트로터스 소속 NBA 농구 센터인 월트 체임벌린은 2만 명의 여자와 잤다고 주장했다. 100명과 잤다는 수컷을 직접 만나고서도 의아해할 정도였는데 그는 무려 2만명을 거론한다. 수컷의 허풍이 들어간 주장이므로 저자는 상식적으로 따져본 결과 1만명이라는 기록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결론을 냈다. 그러나 이런 월트 체임벌린도 몽골제국의 건국자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칭기즈칸은 7000명의 처첩을 거느렸고 세계 인구의 0.5%가 칭기즈칸과 그의 가까운 남자친척의 자손에 해당한다. 옛날에 비한다면 현대의 수컷들은 확실히 진화를 멈추고 퇴화한 것이 틀림없다.

 

z***a 2012.06.02.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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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근육질 선조의 배신자라구요?
"우리가 근육질 선조의 배신자라구요?" 내용보기
21세기북스가 “이 책을 읽은 남자들이 어쩌면 배알이 꼬일 수 있겠다.”고 시니컬하게 지른 말에 가슴에서 무언가 울컥하는 충동이 일었습니다. 게다가 “지금 이 책을 읽는 남자나 이 책을 선물로 받을 남자는 역사상 가장 ‘못난 남자’다. 아, 토를 달지 말라. 당신은 못난 남자다. 이상(8쪽)”이라고 대못박는 글로 프롤로그를 시작한 피터 맥캘리스터 교수의 욱박지르기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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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북스가 “이 책을 읽은 남자들이 어쩌면 배알이 꼬일 수 있겠다.”고 시니컬하게 지른 말에 가슴에서 무언가 울컥하는 충동이 일었습니다. 게다가 “지금 이 책을 읽는 남자나 이 책을 선물로 받을 남자는 역사상 가장 ‘못난 남자’다. 아, 토를 달지 말라. 당신은 못난 남자다. 이상(8쪽)”이라고 대못박는 글로 프롤로그를 시작한 피터 맥캘리스터 교수의 욱박지르기에서도 심기가 공연히 불편해집니다. ‘어디 두고 보자, 저자가 늘어놓은 헛소리를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찾아서 낱낱이 씹어주겠어’라는 각오로 책읽기를 시작했습니다.

 

결론을 먼저 정리하면, 고고학과 고인류학을 전공한 맥컬리스터교수의 <남성 퇴화 보고서>에서 저자가 고고학, 고인류학 그리고 인류학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추론해낸, “지금의 남성들을 과거의 남성들과 비교해보았을 때 모든 면 - 힘, 허세, 싸움, 운동 능력, 말재주, 미모, 육아, 성적 능력 등에서 능력이 떨어진다.”는 결론에 적극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지만 반박하기 위하여 어떤 자료를 들이밀어야 할 지 조금은 막막한 느낌입니다.

 

다만, 남성만의 문제일까 하는 생각과, 인류가 이런 방향으로 진화하게 된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란 생각, 그리고 혹시 저자가 이와 같은 추론에 이르게 되는 과정에서 세운 과정이나 이를 검증하는 절차에 오류는 없었는가 하는 의심의 시선을 거둘 수 없다는 점을 적습니다. 저자가 논의의 중심에 두고 있는 대상, ‘남성’을 서양남자를 과거의 남성 혹은 아프리카나 태평양 등 현대문명에 노출되지 않은 원시부족의 남성들과 비교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일방적으로 받아들였던 서양문명은 그들을 중심으로 적은 그들만의 생각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류의 보편적 문명으로 통합하려면 다른 사고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제기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맥컬리스터교수의 논지 역시 지금까지 서구가 우월하다는 식의 발상을 거꾸로 뒤집을 것이기는 하지만 역시 서구중심의 사고의 결과라고 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저자가 제기한 힘을 비롯한 8개 분야가 남성의 능력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드는 의문점입니다. <남성 퇴화 보고서>라는 제목은 아마도 책의 내용을 종합하여 정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원제목 ‘Manthropology’는 저자의 male(남성) + anthropology(인류학)의 조어라고 보입니다. ‘남성을 대상으로 한 인류학적 분석’이라는 의미로 보이는 제목을 과감하게 ‘진화를 멈춘 수컷의 비빌’이란 부제까지 달아서 <남성 퇴화 보고서>라고 정한 것은 지나친 것 아닌가 하는 볼멘소리도 나올법합니다. 그 이유는 지구상에 사는 생물이 진화를 멈추는 것은 멸종된 시점에나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퇴화라는 단어에는 ‘좋지 않은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뜻이 숨어있다고 하겠습니다.

 

저자 역시 논의과정에서 잠깐 언급하기는 했지만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점은 남들보다 우월한 존재가 살아남아 후세에 그 유전자를 전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하는 문제입니다.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은 진화생물학자이자 과학철학자인 푸란츠 부케티츠교수의 <겁쟁이가 세상을 지배한다;  http://blog.yes24.com/document/5132111>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즉 현대의 남성은 퇴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기 위한 2인자 전략을 선택한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저자가 첫 번째 플러스박스에서 ‘옛날 옛적의 바위’라는 제목으로 고인용하고 있는 고학적 발굴성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흔히 역사를 승리한 자의 기록이라고 정의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역사를 해석할 때는 당시 사람들의 삶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기도 합니다.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 즉 사관(史官)은 매우 특별한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사실을 기록함에 있어서 자신의 생각을 섞으면 안되는 것이었으며, 사관이 기록한 사실은 왕이라 할지라도 마음대로 고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사관에 의하여 기록되는 정사(正史)는 객관적으로 기록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일반적인 기록, 예를 들면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그리스 테라섬에서 발견되었다는 481kg의 바윗돌에 기원전 6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글, “크리토불루스의 아들 에우마스타스가 땅에서 나를 들어 올리다.”라고 적혀있었다 해서 그대로 믿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인간, 특히 남자는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하여 과대포장하는 버릇은 과거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본다면 말입니다.

 

읽으면서 겨우 찾아낸 이런 트집을 제외하고는 현대 남성이 과거에 살던 남성과 비교하였을 때, 적지 않은 영역에서 능력이 딸린다는 저자의 지적은 분명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남습니다. 저자가 인용하는 다양한 인류학적 연구성과들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조미료가 되었다고 할까요?

저자는 현대의 남성-서구문명 중심의-들은 강한 능력을 개발해서 유전적 유산으로 후세에 넘겨주었던 선조, 심지어는 원시인간 남성의 염원을 배신한 배신자라고 정리하면서도 변하고 있는 문화적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남는 것으로 용맹함을 포함하여 잃어버린 근육질 남성의 미덕을 되찾을 수 있다고 위로하고 있습니다. 후세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남성의 능력은 무엇일까요? 깊이 생각해볼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y*****2 2012.05.28.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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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남성은 정말로 약해졌는가 : 피터 매캘리스터 - 남성 퇴화 보고서
"오늘날의 남성은 정말로 약해졌는가 : 피터 매캘리스터 - 남성 퇴화 보고서" 내용보기
사실 저는 강한 남자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 강한 편입니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이야기니까 각설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강한 남성을 원하고 추구하며 칭찬합니다. 또한 사람들이 남자답다는 조건으로 제시하는 것들에는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조건들은 한결같이 '강하고' '듬직하며' '믿음직스럽고' '용맹하며' '도전적이
"오늘날의 남성은 정말로 약해졌는가 : 피터 매캘리스터 - 남성 퇴화 보고서" 내용보기

 사실 저는 강한 남자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 강한 편입니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이야기니까 각설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강한 남성을 원하고 추구하며 칭찬합니다. 또한 사람들이 남자답다는 조건으로 제시하는 것들에는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조건들은 한결같이 '강하고' '듬직하며' '믿음직스럽고' '용맹하며' '도전적이고' '거칠기'를 강조합니다. 하지만 『남성 퇴화 보고서 』의 저자인 피터 매캘리스터는 오늘날의 남성은 무척이나 '남성스러움'이 약화된 존재라고 주장합니다. 이 책이 「진화를 멈춘 수컷의 비밀 」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인류학자들은 오랫동안 우리의 초기 조상이 표범이나 하이에나, 사자 같은 포악한 포식자가 우글거리는 가혹한 아프리카 대초원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보호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 초기 인류는 나무를 떠나자마자 커다란 송곳니를 잃어버렸고, 쓸모 있는 창은 200만 년이 지난 후에야 활용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먹이를 찾아 날뛰는 육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했을까?

 놀랍게도 사람들은 짐승이 의식을 잃을 때까지 주먹을 휘둘렀다. -30p

 

 피터는 '힘', '허세', '싸움', '운동 능력', '말재주', '미모', '육아', '성적 능력'이라는 총 8개 부문으로 나누어서 오늘날의 남성이 왜 나약한 남자인지를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이미 프롤로그의 첫줄에서부터 "지금 이 책을 읽는 남자나 이 책을 선물로 받을 남자는 역사상 가장 '못난' 남자다. 아, 토 달지 말라. 당신은 못난 남자다. 이상."이라고 과감하게 서술했을 정도로 그의 주장은 도무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그의 말대로 오늘날의 남성들은 진화가 멈추었다는 부제처럼 더 이상의 발전은 불가능한 존재인 걸까요?

 

 그들의 엄청난 체력은 유전이 아니라 개체 발생에 의한 것이다. 개체 발생은 하나의 유기체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라는 과정을 의미한다. 반면에 유전자는 잠재력이 발달하는 데 한계를 정한다. 환경적인 스트레스에 지배를 받아 그 한계에 도달하든, 그렇지 못하든 말이다. 따라서 역사시대와 선사시대 남성들의 운동신경이 뛰어난 것은 거칠고 힘든 생활을 하면서 강인해졌기 때문이다. -37p

 

 저자는 고대의 인류와 오늘날의 인류를 비교하는 것으로 주된 근거를 내놓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연구에 있어 결코 넘을 수 없는 장애물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동일한 조건'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내내 약간의 위화감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저자는 몇 번이고 추가적인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최대한 그 간격을 좁히려고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애당초 목숨을 걸고서 맹수와 싸워야만 하는 고대의 남성과 고기가 먹고 싶으면 마트에 가서 잘라진 고기를 원하는 양만큼 구입해오면 되는 오늘날의 남성을 '맹수와의 싸움'이라는 부문에서 비교하는 것은 정당한 비교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확실히 오늘날에 비해 고대의 인류가 좀 더 '거칠고' '강해져야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었으니 근육의 양부터 시작해 많은 것들이 오늘날의 인류보다 '더 나은' 조건일 수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ET의 그 말도 안 되게 가느다란 팔다리와 큰 머리, 툭 튀어나온 배는 미래의 인류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는 말에 전 내심 동의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사회적 시스템이 유지 혹은 같은 방향으로 발전된다면 십중팔구 육체적 활동이 줄어들고 정신적 활동이 강조될 것이니 팔다리의 근육이 퇴화하고 뒤룩뒤룩 살이 쪄서 배는 빵빵해질 것이며 계산하고 추리하고 창조하기 위해서 뇌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즉, 풋내기가 수련을 마치고 어떤 집단에 들어갈 자격을 얻기 위해 겪어야만 하는 야만적인 경험이다. 이런 시련의 목적은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예비 회원의 힘과 담력을 시험하려는 것이다. 둘째, 입회 의식의 폭력성으로 미성숙한 이전의 자아를 버리고 집단의 일원으로 새롭게 태어남을 상징하기 위해서다. 셋째, 잔인한 폭력은 역설적으로 미성숙한 남자가 집단에 속해야 할 필요성을 부각시킴으로써 집단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것처럼 보인다. 바로 극도의 통증과 신체 훼손 또는 신체를 이용한 특별한 묘기를 선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세가지 특징 면에서 현대의 입회식을 비교하면 어떨까? -57p

 

 그러나 저자가 주장하는 것들을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식도에 턱, 하고 걸려서 내려가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나친' 특수성을 예시 및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차마 입에 담기조차 껄끄러운 거북한 고문 방법들을 아주 상세하게 서술하면서 "예전의 인류는 이러이러한 고문도 감수하였으므로 오늘날의 남성들의 인내심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아주 강한 인내심을 갖고 있었다."라고 주장하는 식입니다. 구체적인 예시를 들자면 2005년에서 2006년 사이에 적군의 포로가 되었을 경우 고문을 견디도록 훈련시키는 군대의 SERE(생존 Survival, 회피 Evasion, 저항 Resistance, 도망 Escape) 프로그램을 수료한 군인이라고 해도 아메리카 인디언의 '머리 가죽 벗기기'를 견딜 수는 없을 것이다, 라는 느낌입니다. 굳이 이렇게까지 비교를 해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 책은 분명 많은 흥미로운 요소와 이야기, 주장 등이 담겨 있는 책이며 '새로운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을 갖고서 독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약간의 의문이 생깁니다. 정말 이 책을 읽은 오늘날의 남성 및 여성들이 "그랬구나. 오늘날의 남성들은 진화를 멈추었구나."라고 생각을 할까요?

 

 또한 본 리뷰의 시작 부문에서도 언급했지만 개인적으로 '강한 남성'에 거부감이 있는 저로서는 그저 힘이 세고 강하고 용맹하며 도전적이고 저돌적이며 거친 남성만이 '진짜 남성'이라는 작가의 주장에 울컥 화가 치밀어오른 것도 사실입니다. 따뜻한 차 두 잔을 테이블에 올려놓고서 저자와 '저런 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진짜 남성이 될 수 있다'라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강하지는 않지만 속이 꽉 찬 남자처럼, 부드럽지만 그 무엇보다도 날카롭게 말입니다.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것입니다.

 

k*******3 2012.06.04.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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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남성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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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격투기챔피언십)경기는 케이블 TV에서 가장 인기 스포츠다. 피가 튀고 상대방을 마치 죽이기라도 할 듯 격렬한 이 경기는 ‘좀 더’ 자극적인 무언가를 찾는 현대인의 욕구에 안성맞춤이다. 선수들의 몸을 보면 상체 전체가 근육으로 뭉쳐있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식스팩과 이두근은 현대 남성들이 가지고 싶은 로망이다. 게다가 이 경기는 남성 안에 내재되어 있는 폭력에 대한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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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격투기챔피언십)경기는 케이블 TV에서 가장 인기 스포츠다. 피가 튀고 상대방을 마치 죽이기라도 할 듯 격렬한 이 경기는 ‘좀 더’ 자극적인 무언가를 찾는 현대인의 욕구에 안성맞춤이다. 선수들의 몸을 보면 상체 전체가 근육으로 뭉쳐있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식스팩과 이두근은 현대 남성들이 가지고 싶은 로망이다. 게다가 이 경기는 남성 안에 내재되어 있는 폭력에 대한 애정까지 대리만족시켜주니 금상첨화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격투기 선수들이 어떤 남자보다도 강하다 여기며, 또한 이 경기가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렇지만 격투기는 어떤 경기보다 안전한 싸움이었다. 2007년 미국의 병원 응급실에 보고된 격투기로 인한 부상 건수는 레슬링이나 권투로 생긴 경우보다 훨씬 적었다. 야구만 하더라도 격투기보다 일곱 배나 부상 비율이 높다는 사실에 피식 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격투기 경기에서의 부상은 겨우 1퍼센트만이 병원에 입원할 정도였다.

 

권투경기만 하더라도 경기 중 사망하는 선수에 대한 소식을 우리는 간간히 접할 수 있다. 하지만 격투기 선수의 사망 소식은 들은 바 없다. 이는 유도에서 가져온 누르기와 조르기 기술을 사용해 경기를 끝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기술을 사용하면 상대방이 일시적으로 숨을 쉬지 못하게 함으로 경기를 끝내게 된다. 하지만 이런 식의 승패는 선수를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큰 부상에 빠져들게 하지 못한다. 그러니 일견 격렬해 보이는 격투기도 안전한 스포츠 경기일 뿐이다.

 

하지만 기원전 7세기에 그리스에서 벌어진 레슬링과 권투를 결합시킨 격투기인 판크라티온의 경우는 무규칙 경기였다. 올림픽 경기의 피날레를 장식할 정도로 인기 있는 경기인 판크라티온은 경기 시간제한도 없고 체급도 없이 무자비하게 치고 잡고 하는 싸움이었다. 팔다리 부러뜨리기, 목조르기, 손가락과 발가락 비틀어 부러뜨리기 등 실제로 목숨을 건 경기였다. 오늘날의 격투기와 그리스 시대의 판크라티온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남성성의 상실로 이야기될 수 있다. 요컨대 남성이 점차로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 이 책 <남성 퇴화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다.

 

우리의 뼈에 그 약해진 증거가 남아있다. 현대인의 뼈를 화석 인간의 뼈와 비교하면 200만 년 전에 비해 그 양과 강도가 40퍼센트 감소했음이 연구결과 밝혀졌다. 이는 아마도 인간의 뇌가 커지면서 신체적 강인함은 오히려 점차 약해졌다는 말이다. 그러니 유전적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인데, 그렇다면 남성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 심히 걱정스럽다. 게으르고 운동을 싫어하는 현대인은 더 이상 강해지려는 노력도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남성은 점점 못나지고 있다.

 

저자 피터 매캘리스터는 고인류학자로 화석이나 고대의 자료를 조사해 현대의 남성의 약함을 폭로하고 있다. 퇴화하고 있는 남성의 모습, 불편한 진실이다.

e****n 2012.11.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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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퇴화 보고서]로서 읽기보다는 [남성인류학]으로 읽어라!
"[남성 퇴화 보고서]로서 읽기보다는 [남성인류학]으로 읽어라!" 내용보기
얼마전 신문기사에 따르면, 여성들의 치마 길이를 보고 경제현황을 파악할 수 있듯이경기변동은 배우자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영국 심리학회 보고에 따르면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여성들이 온화하고 유순해 보이는 남성을 선호한다.상황이 어려워지면 부유한 남성들에 비해 감성적인 남성들이 빛을 발한다.유순한 남성은 큰일을 저지르지 않고 안정적인 생활을 해 경제적 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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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신문기사에 따르면, 여성들의 치마 길이를 보고 경제현황을 파악할 수 있듯이
경기변동은 배우자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영국 심리학회 보고에 따르면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여성들이 온화하고 유순해 보이는 남성을 선호한다.
상황이 어려워지면 부유한 남성들에 비해 감성적인 남성들이 빛을 발한다.
유순한 남성은 큰일을 저지르지 않고 안정적인 생활을 해 경제적 격동을
헤쳐나가는 데는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고, 바람을 피울 가능성도 더 적다.
연구팀은 여성 150명에게 남성의 소득능력, 재산 등 가상 프로필을 보여주고
경제 사회적 여건이 위협적인 상황에서 어떤 남편감을 고르겠느냐고 물었더니
대부분은 온화하고 믿음직한 부류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고, 시키는 대로 하는 남성을 더 나은 남편감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남성은 경기가 좋을 때는 젊은 여성에게, 불황일 때는 풍만한 여성에게 끌린다고 한다.

가임기간에는 신체적으로 강한 남성적인 남자에게 끌리고, 그 이후엔 아이의
아버지로 적당한 여성적인 외모의 남자에게 끌린다는 이론은 겨드랑이 땀냄새 실험과 함께
이제는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다. 여성에게 선택받아야 하는 입장의 남성으로서는
강한 것만으론 부족하다. 부드러움이 경쟁력이다. 그걸 약해졌다고 말해야 할지
강해졌다고 말해야 할지...

<남성 퇴화 보고서>라는 제목을 보고 앞서 말한 신문기사 속 연구처럼
과학적인 실험이나 연구 위주의 보고서를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힘]을 비교한 첫장에서는 과학적인 비교를 시도한다.
세계 팔씨름 대회 챔피언 VS 네안데르탈인 여자
네안데르탈인 여성의 뼈를 근거로 한 추정치에 온갖 물리적 가중치를 보태서
현대의 근육질 인간인 호모 매스큘리누스 모더누스 약하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다.
하지만 과학적인 비교가 되려면 챔피언도 뼈에서 시작해 가중치를 보탰어야
공평하지 않았을까 싶다. 현대 남성의 퇴화를 말하기 위해서 네안데르탈인 여자에게
여성우대 또는 경로우대가 심했다.

잠깐 책을 읽기 전인 사람들에게 말해두자면 이 책은 재미있다.
하지만 다른 서평들을 읽어봐도 마찬가지겠지만 남성의 퇴화라는 점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평이 많다. 원제인 manthropology<남성인류학>이다.
male(남성) + anthropology(인류학)
현대 남성들이 운동과 영양 덕분에 훨씬 강인해졌다는 걸 증명하고자 했지만
반대로 약해빠진 현대 후손을 보게됐다는 저자는 내내 조상님 편을 들지만
<남성 퇴화 보고서>로서 읽기보다는 <남성인류학>으로 읽는 게 옳은 접근 같다.

다시 [힘] 얘기로 돌아와서, 침팬지, 고릴라, 보노보 암컷보다 힘이 약하다고 해서
호모 사피엔스는 단지 퇴화한 유인원의 일종일 뿐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p.31-유인원에 비해 턱 기능 상실이 우리의 뇌가 커지는데 필수불가결한 이유가 되었다.
신체의 힘을 잃어버린 대신 뇌가 더 커지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보유하는 혜택을 입었다.

 

p,44-여성은 장기적인 관계를 맺을 때는 근육질이 아닌 남성을 더 선호한 반면
단기적인 만남에서는 근육질 남성을 선호한다. 근육질 남성이 우월하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신뢰가 덜 가기 때문이다.

믿음이 안 가는 이유가 바로 [허세]다.

p.52-용기있는 행동은 위험을 무릅쓰고도 남을만한 '번식'이라는 보상을 받는다.

하지만 정작 여성들은 위험에 몸을 던지는 남성을 기피한다. 남성들만이 그런 행동을
여자들이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남성의 경우 동성 친구의 허세에 매우 호감을 갖는데

p.55-현대 남성들이 매력적이고 많은 특권을 가진 남성과 어울림으로써 스스로
번식 기회를 늘리려는 사례에도 부합한다

위험한 입회 시험 등의 내용 뒤에 [싸움]으로 넘어간다.
남성에 대한 얘기라기보다는 세계전쟁사라고 해도 될 다양한 전쟁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민간인이 해를 입을 경우 언론에 혹독한 공격을 받고, 복무규정이라는 게 있는 현대에
조상들보다 더 잘 싸우기도 힘들 듯하다.
법을 집행할 정부라는 개념이 생기기 전엔 질서유지를 위한 폭력이 허가됐지만

p.132-현대 남성이 더 이상 복수에 불타서 죽을 각오로 맞서지 않는 것은
우리가 뜨거운 복수에 대한 권리를 국가에 맡겼으며 국가가 우리를 대신해
적을 징계해준다는 사실과 더 관련이 깊다.

[운동능력]
남성들이 유순해진 이유가 의식화된 전투 형태로 공격성을 표출하는 스포츠 때문일까?

p.139-현대 스포츠가 정말로 남성의 지나친 공격성을 흡수함으로써 누그러뜨려주는
역할을 한다면 고대의 풋볼과 하키는 현대의 그것에 비해 덜 공격적이고
덜 힘이 든다는 논리가 성립되어야 한다. 하지만 고대와 선사시대의 풋볼 선수와 퍽맨들은
실제로 경기 시간이 더 길었고 더 힘들었으며, 따라서 어쩔 수 없이 더 야만적이었다.

p.146-부상자들 역시 시합의 목적을 혼란스럽게 했다.
관중은 이 시합이 진짜 전투와 뭐가 다른지 어리둥절했다.

p.155-인간 주자의 뛰어난 지구력은 직립 보행과 우수한 열 손실 메커니즘
즉 땀 흘리기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 생체 역학 테스트 결과 확인되었다.

p.178-투치 부족 소년들은 항상 자신의 키보다 더 높이 뛰는 것을 훈련했다.
그래야 성인식을 통과하고 완전한 어른이 될 수 있었지만
그에 비해 현대의 선수들은 작대기 위를 뛰어넘지 못한다고 해서 운전이나 투표
또는 술을 마시지 못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말재주]
50센트 VS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머
암기력, 지구력, 선정성, 승부욕의 가상 대결이 펼쳐진다.

[외모]
데이비드 베컴 VS 우다베 족
메트로섹슈얼-나르시시즘(자기애), 여성화, 에로틱화의 대결이 펼쳐진다.
외모 가꾸는 시간, 화장, 헤어스타일, 제모, 피어싱, 스카링, 성형수술 같은
신체훼손 등을 다룬다.

[육아]
아이와 많은 시간 놀아주고, 유아기인 자녀를 돌보고, 아이를 돌볼 시간이 있고,
딸과 아들을 똑같은 방식으로 대하는지의 4가지로 경합한다.

p.264-초음파로 성을 구별하는 일이 손쉬운 덕분에 여아 100명에 남아는 112명 태어나는
사례로 한국이 등장한다... 그나마 최고도 아니지만 최악도 아닌 걸로 위안을 삼을 수 있다.

출산 입회, '공감 복대' 같은 임신 흉내, 체벌 등을 다룬다.

[성적 능력]
이 부분도 성의 역사라고 말해도 될 듯하다. 관계를 갖는 파트너의 숫자, 성적 만족,
시간, 횟수, 스와핑, 난교, 그룹 섹스, 동성애, 포르노, 금욕 등을 다룬다.

 

p.204-도대체 왜, 왜 우리가 그들을 의식해야 하지?

과거를 들먹이며 현대 남성이 약해빠졌다는 얘기에 반박하고 싶어질지 모른다.
법과 정부, 페어플레이와 스포츠맨십, 윤리와 도덕이 없는 야만적인 과거로 회귀하라는 걸까?
계급 상승을 위해 죽기 살기로 싸워야 했던 과거에 비하면 신분 상승 기회는 널려있다.
승진 기회를 놓치면 다른 직장으로 옮길 수도 있다. 목숨을 걸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등가교환식으로 진화해온 인류에게
많은 기회는 쉬운 포기와 동의어가 됐다.

p.62-현대의 병사들은 아버지 세대의 병사들보다 살아야 할 이유가 훨씬 많아진 것이다.
따라서 삶을 누리기 위해 절대 죽지 않으려면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고
아주 비겁한 결정을 해야 한다.

쉽게 포기한 결과 용감하면 간 큰 남자라고 불리게 됐다.

현대인의 문제는 그 등가교환을 너무 쉽게 처리한다는 거다. 낡은 요술램프와
반짝이는 그냥 램프를 바꾸는 셈이다. 지지부진한 스포츠 기록 경신에서 보듯
인간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지구력이나 끈기와는 무관한 세상에서
오랫동안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만 보는 카우치 포테이토의 게으름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육아]편을 보면 현대인이 원시부족보다 못한 부분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단지 퇴화했다고 말하기 전에 개선할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남성인류학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재미없어 보이지만 각 챕터 속 가상대결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아래와 같은 센스 있는 유머들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이 읽어나갈 수 있었다.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p.61-허세 편-이라크에서 급조폭발물을 공격하는 병사는 구경하던 시민들이
무공훈장 신청서를 다운로드하기도 전에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p.238-미모 편-승자가 짐을 싼 뒤 마음을 빼앗은 여인을 태울 안장을 낙타에 추가로 얹는 동안
베컴은 아직 거기에서 파트너도 구하지 못한 못난이라는 딱지를 피하려고 애꿎은 모래만
발로 차고 있다. 그러는 사이 베컴의 아내 빅토리아는 유난히 키가 크고 잘생긴 우다베족 출신과
사막으로 사라져버렸다. 아마 빅토리아는 세번째 아내로 방아를 찧고 소젓을 짜며 여생을 보내리라.

x******6 2012.06.04.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교양 인류학 [남성 퇴화 보고서] 피터 매캘리스터, 21세기북스, 2012
"교양 인류학 [남성 퇴화 보고서] 피터 매캘리스터, 21세기북스, 2012" 내용보기
교양 인류학 [남성 퇴화 보고서] 피터 매캘리스터, 21세기북스, 2012   현대남성은 퇴화하고 있다. 남성으로서, 어쩌면 이보다 침울하고 슬픈 이야기는 없다. 남성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아빠, 인생의 반려자, 남동생, 오빠를 가진 여성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호주의 고인류학자인 저자는 현대의 남성을 ‘호모 매스큘리누스 모더누스(현대의 근육질 인간)로 규정하고, 이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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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인류학 [남성 퇴화 보고서] 피터 매캘리스터, 21세기북스, 2012

 

현대남성은 퇴화하고 있다. 남성으로서, 어쩌면 이보다 침울하고 슬픈 이야기는 없다. 남성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아빠, 인생의 반려자, 남동생, 오빠를 가진 여성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호주의 고인류학자인 저자는 현대의 남성을 ‘호모 매스큘리누스 모더누스(현대의 근육질 인간)로 규정하고, 이전까지 지구에 존재했던 어떤 호모 종보다 열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자그마한 희망도 없이 말이다.

 

저자는 힘, 허세, 싸움, 운동 능력, 말재주, 미모, 육아, 성적性的 능력으로 나누어서 이전의 호모 종種과 현대의 근육질 인간을 비교하고 있다. 450만 년 전 침팬지와 호모 종種이 갈라진 이래로, 사람들은 ‘인류는 진화를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러한 생각이 틀렸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는 고고학적인 발굴과 연구결과 그리고 문헌에 나타나 있는 기록을 하나씩 하나씩 비교 제시함으로써 그의 이론에 반감을 품은 독자들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저자의 결론에 개인적인 의견을 좀 더 보내면 이렇다. 인간은 사회라는 인위적인 조직을 떠나게 되면, 침팬지보다 못한 힘과 스피드와 감각 때문에 생존하기 어렵다. 당연한 말이다. 비행기 불시착으로 밀림 한복판에 떨어진 인간이 야수들과 싸우며 생존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저자의 말이 맞다. 이렇게 된 원인이 ‘개체발생’적이건, 염색체의 선택에 따른 ‘유전’적 문제이건, 인간은 자신이 속해있는 문명을 벗어나게 되면, 자그마한 침팬지보다도 못하다.

 

‘말재주’장에 나오는 엄청난 분량의 서사시를 모두 외우는 고대 시인과 현대의 래퍼의 암기 능력을 제외한다면 대부분 육체와 관련된 것이다. 현대 인간의 근육은 네안데르탈인이나 침팬지의 근육에 비해 근육량이나 근육 단위면적당 내는 힘이 열등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소심한 변명을 하고 싶다.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근육을 포함한 신체구조와 챔펜지의 근육밀도를 갖는다면 현대인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스마트폰을 살짝 눌러서 전화를 걸거나 정보를 검색하는 것에서부터 반도체 조립공장에서 하루 종일 앉아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미세한 오류를 잡아낼 수 있을까? 굳이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정신에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일정한 운율에 따라서 서사시만 평생 외우고 읊었던 고대 시인과 작사 작곡에 복잡한 방송스케줄을 소화하며 다른 사업까지 하는 래퍼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단지 현대 남성들은 현대를 살아가기에 적합하게 퇴화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가장 인간적인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2012.05.20

 



s****r 2012.05.21. 신고 공감 1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남성 퇴화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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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를 멈춘 수컷의 비밀이란 부제나 제목 속의 퇴화라는 단어로 생물학적인 접근을 기대했습니다만 책의 내용은 생각과는 달리 인류학적인 접근이었고 현대 남성과 과거 남성과의 비교라기 보다는 현대 백인 남성과 다른 남성상과의 비교였습니다. 책은 내용은 현대 백인 남성들에게 자만에 빠지지 말라. 어느 분야나 현대 백인보다 뛰어난 남성상이 다른 시대 또는 다른 지역게 존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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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를 멈춘 수컷의 비밀이란 부제나 제목 속의 퇴화라는 단어로 생물학적인 접근을 기대했습니다만 책의 내용은 생각과는 달리 인류학적인 접근이었고 현대 남성과 과거 남성과의 비교라기 보다는 현대 백인 남성과 다른 남성상과의 비교였습니다. 책은 내용은 현대 백인 남성들에게 자만에 빠지지 말라. 어느 분야나 현대 백인보다 뛰어난 남성상이 다른 시대 또는 다른 지역게 존재한다.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문체(유머)와 세계 각국의 풍물을 비교하는 내용 등은 책을 읽는 시간 내내 책 속에 빠지게 해주지만 제목에서 풍기는 남성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방법 같은 내용은 나오지 않아 아쉽습니다. 물론 책의 내용에서나 같이 현대 서구사회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폭 넓은 사고를 할 수 있다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겠지만요. 물론 이 책은 그런 고리타분하고 너무 진진한 접근을 바리지는 않고 즐겁게 독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됩니다만.

 

미슷한 주제로 여성성에 대한 이브올루션이란 책도 저자가 집필하였다고 하는데 비교해서 읽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j********h 2012.06.03.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