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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초>는 정이현과 알랭 드 보통이 공동 작업이라는 프로젝트로 쓴 두 권의 책이다. 정이현은 <사랑의 기초 - 연인들>을, 알랭 드 보통은 <사랑의 기초 - 한 남자>를. 정이현의 소설로는 <달콤한 나의 도시>, <너는 모른다>를 읽었는데, <너는 모른다>는 스릴러 형식의 소설이기는 하지만, 책 속에는 가족관계를 비롯한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인지 정이현을 '도발적이고 발칙하며 감각적이고 치밀한 작가'라고 일컫기도 한다. 알랭 드 보통이 쓴 책들은 작가만이 가지는 독특한 문체와 철학적 사유가 담긴 현학적인 글들이기에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작가만이 가지는 특색있는 글에 매료되어 그의 작품들을 상당수 읽었다. 보통이 쓴 소설 중에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소설같지 않은 소설이다. 그외에 보통의 소설로는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우리는 사랑일까>등이 있는데, 이번에 그가 쓴 <사랑의 기초- 한 남자>는 17년 만에 쓴 신작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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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초>의 출간에 즈음하여 내가 이 책에 거는 기대는 정이현과 알랭 드 보통이 함께 작업하는 사랑이야기라는 것에 있었다. 지금까지 남녀 작가의 공동작업으로 씌여진 소설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중에 가장 많이 독자들에게 읽힌 소설은 일본 작가인 츠지 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가 쓴 <냉정과 열정사이>가 아닐까 한다. <냉정과 열정사이>는 두 작가가 2년 여에 걸쳐서 하나의 소설을 번갈아 가면서 함께 쓰기로 한 릴레이 러브 스토리이다. 주인공 이름이 쥰세이라고 하면 두오모 성당이 생각날 것이다. "피렌체의 두오모에 너랑 오르고 싶어." " 피렌체의 두오모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두오모니까." ( 냉정과 열정사이 중에서) 사랑했던 연인들이 헤어진 지 10년만에 지난날의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그들은 피렌체의 도오모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인가? 가슴 설레이면서 읽었던 <냉정과 열정사이>의 한 장면을 그리면서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을 찾았던 기억이난다.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그리고 밀라노의 두오모에서 소설 속의 쥰세이와 아오이는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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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작업으로 쓴 소설로는 <냉정과 열정사이>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와 공지영이 쓴 소설이 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편>, <사랑 후에 오는 것들 - 츠지 히토나리 편>이 있다. 이 소설은 한국 여자와 일본 남자의 사랑을 공지영은 여자의 시각으로, 츠치 히토나리는 남자의 시각으로 쓴 소설인데, <냉정과 열정사이>와는 좀 다르게 각각의 주인공 시각에서의 사랑과 이별, 만남, 사랑의 과정이 그려진 소설이다. <냉정과 열정사이>를 읽은 독자들에게는 반복되는 내용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소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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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공동 작업으로 씌여진 소설들을 읽었기에 <사랑의 기초>도 전형적이 로맨스 서사의 남자 버전, 여자 버전으로 쓰여진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두 작가에 의해서 씌여진 소설은 전혀 그렇지 않은 작품이다. 정이현은 한국의 가장 전형적이고 보편적인 젊은 남녀의 연애, 사랑을 썼다. 서른 살 남자와 스물 여덟 살의 여자가 소개팅으로 만나, 서로의 같은 점을 발견하고 가까워지면서 사랑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서로가 바라는 것들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다투게 되고, 이별을 하게 되는 이야기인데, 이별조차도 이별같지 않은 평이한 이별. 평범한 젊은 연인들의 사랑이야기이다.
그런데 반하여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은 사랑을 하였기에 결혼을 한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사십 대의 남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가족 이야기, 사랑에 관한 이야기, 자녀 교육 등 온갖 영역에 걸친 이야기를 분석하는 것이다. '오래된 관계'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알랭 드 보통 특유의 지적 성찰에 의한 이야기들이 씌여진 것이다. 보통의 자전적 결혼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정이현과 알랭 드 보통은 이 두 권의 책에서 공통 주제인 '사랑'을 이야기한다. 정이현은 한국의 가장 보편적인 젊은 연인의 사랑을, 알랭 드 보통은 영국의 한 가정의 보편적인 부부의 이야기를 남자의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소설의 영원하고 보편적인 주제인 '사랑' 구태여 주제가 같다는 것만으로 공동작업이라고 하기에는 두 소설이 어떤 연관성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이런 연관성을 찾자면, 시대를 초월해서도 같은 맥락의 각각 다른 두 권의 책을 찾아내기란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기에. (2010년 4월부터 2012년 4월까지 꼬박 2년 동안, 작가들은 함께 고민하고, 메일을 주고받고, 상대 작가의 원고를 읽고, 서울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의 원고를 수정하여 마침내 두 권의 장편소설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 출판사 서평 중에서)
출간 전부터 정이현과 알랭 드 보통의 공동 프로젝트라는 홍보에 예약구입까지 했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는 생각이 든다. 각각의 소설로 보자면, 정이현의 소설은 너무도 평이하고, 알랭 드 보통은 자신의 문체를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한 권의 책으로도 그 몫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다.
두 권의 책에 대한 각각의 서평은 각 권에 다시 올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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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기획을 보고 공지영과 츠지 히토나리 식의 조합인 줄 알았다. 그런데 좀 다르다. 다르게 배치했고 작가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자기들 이야기에 충실했다. 깔끔해서 좋은데 좀 더 부딪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정이현의 <사랑의 기초 - 연인들>은 전공필수 '연애학개론' 같고 알랭 드 보통 <사랑의 기초 - 한 남자>는 선택과목 '남자와 결혼' 같다. 읽는 내내 아릿한 느낌들이 있었다. 지난 연애도 다르지 않고 못 해본 결혼도 다르지 않았다. 더운 여름이 다가오기 전 차분하게 읽어볼 필요가 있는, 따뜻하고 또 쓸쓸한 책.
<사링의 기초 - 연인들>
연애의 종착역이 결혼이어야 할까? 통념상으로야 그럴 것이다. 하지만 질문을 조금 비틀면 문제는 달라진다. '이 연애'의 종착역이 결혼인가, 라고 한다면 말이다. 여자친구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준호에게 연애란 비현실적인 어떤 것, 구차한 현실의 저 너머에 존재하는 것이었다.
민아는 당연히, 중심잡기가 자전거 타기의 관건이라고 생각했따. 그러나 클래스메이트 클레아의 의견은 달랐다. "가만히 서 있는 자전거 위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중심잡기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일단 올라타. 그다음엔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갈 생각만 하라고. 그러다보면 중심은 저절로 잡히기 마련이야."
<사랑의 기초 - 한 남자>
낭만적 사랑에 반대할 결정적 논점이 있다면 아마 이 부분이리라. 그것은 이상화된 어린 시절의 모델이 맞춰 사랑을 감상적으로 묘사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린 시절에 맛본 안온한 느낌을 되살려줄 성인은 어디에도 없으며, 자신의 욕구를 채워주고 연약함과 불안을 막아줄 사람을 기대해서도 안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실패하게 된다.
어른의 사랑은 아이일 때 어떻게 사랑받았는지를 추억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우리를 사랑하기 위해 무엇을 희생했는지 상상해보는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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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호와 민아는 지금 여기 대한민국에서 너무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커플이다. 두 사람은 동창이 주선한 소개팅으로 만났다. 그들은 그렇게 대단하지도 않은 공통점을 발견했고, 그래서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수줍게 모텔을 전전하며 서투른 연애에 흥분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은 멀어졌지만 둘다 너무 착한 나머지 서로에게 상처주지 않기 위해 이별통보를 미루고 있었다. 이현의 맛깔스러운 비유와 편안한 문체로 두 사람이 같은 시대를 살아온 배경과 만날 수 밖에 없었던 과정과 그리고 이대로 사랑이 계속될 수 없는 이유를 사소하지만 복잡한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준호와 민아는 지금 그들의 선택을 먼훗날 후회하게 될까? 작가 이현은 그들이 나누는 서툰 사랑의 방식이 제목처럼 '사랑의 기초'여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것은 첫사랑도 아니고 마지막 사랑도 아니고 바로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랑이다. 우리는 사랑을 통해 깨닫고 또 스스로 위로받길 바란다. 이현은 준호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거듭한 실수와 자신의 헛된 자만심 때문에 결국은 이렇게 별볼일없는 중년이 되고 만 것에 대해, 어린 날 그를 믿어주었던 모든 이들에게 사과하고 싶었다. 또 세상의 지혜를 터득한 권위 있는 누군가가 너는 지금 모습 그대로 충분히 훌륭하니 더이상 자신의 존엄성을 검증받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길 간절히 바랐다." 초반부에서 사랑의 순수함에 대해 걸었던 기대와 달리 소설은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헤어짐을 암시한다. 세상의 끝이라고 믿었던 영국(혹은 어디라도 좋았던)으로 떠난 민아와 그녀를 붙잡지 않은 준호. 그들의 마음이 멀어지는 계기는 작가도 잘 설명하지 못하는 아주 사소한 것들의 누적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헤어지는 순간의 그 느낌을 잘 포착해낸다. 아련하게 이미 떠나버린 그것, 그래서 다시 잡으려고 해도 어디로 가버렸는지 알 수 없는 그것에 관해서다. 이현은 아쉬운 그들의 사랑을 경쾌하게 마무리한다. "응, 안녕. 처음 만난 순간에도 헤어지는 순간에도 사람들은 `안녕'이라고 말한다는 것을 그들은 불현듯 깨달았다. 각자의 길을 향해 뒤돌아서, 서로의 뒤통수 반대 방향으로 한 발짝 내디딘 것과 거의 동시였다. 그것은 불완전한 인간들끼리 나눌 수 있는 아마도 가장 완벽한 작별인사였다." 준호와 민아는 지금 대한민국 어디에나 있을 것이다. 아주 평범한 우리 시대 20대 후반의 사랑 그 모습 그대로다. 그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가까워지고 다시 멀어지는 과정은 평범해서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다. 그리고 물론 평범한 이야기를 평범하지 않게 읽히게 만드는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담긴 표현들이 군데군데 빛을 발한다. "다른 곳에서 발생해 서로 겹쳐졌던 두 개의 포물선은 이제 다시 제각각의 완만한 곡선을 그려갈 것이다. 그렇다고, 허공에서 포개졌던 한 순간이 기적이 아니었다고는 말할 수 없으리라."
사랑의 기초: 한 남자 The Foundation of Love_ A Man's Story 런던에 사는 벤은 부인 엘로이즈와 딸 아이와 함께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결혼하기 전 그들의 사랑이 어떠했는지에 대해 알랭은 설명해주지 않는다. 단지 모든 해피엔딩으로부터 소설은 시작한다. 엘로이즈가 조용하고 부드럽지만 내면이 강한 여성인 반면 벤은 예민한 몽상가이면서 충동적인 남성이다. 벤은 엘로이즈의 지나치게 이성적이고 어른스러운 면을 못견뎌한다. 그래서 이 모든 현실에서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있다. 18세기 부르주아가 만든 결혼관에 적응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21세기 중년 남성으로서 그는 방황하고 또 방황한다. 딸 아이의 정서적인 교육방식에 대해 늘 고민하는 벤은 한편으로는 가정을 버리는 상상에 사로잡힌다. 우연히 한 여자를 만나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는 상상이다. "자본주의의 스트레스를 견디기 위해 우리는 낭만적 사랑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다"며 벤은 자신에게 주어진 본능으로 새로운 사랑을 찾아나선다. 하지만 그는 한편으로는 가정의 소중함을 알고 그것을 지키려는 남자다. 상상이 끝나면 곧바로 다시 딸 아이에게 다가간다. 중년이 되어버린 그에게 아주 소중했지만 죄책감의 근원이 된 한 번의 외도 후에 그는 좀더 어른스러워지고 책임감이 강해진 자신을 발견한다. "사회적 관계의 모순 중 하나는, 우리가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보다 좋아하지도 않는 이들에게 훨씬 더 잘해주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 책의 정서는 시니컬하다. 그래서 벤은 괴로워한다. 그가 괴로워하는 대상은 이런 것들이다. "채워질 수 없는 정서적 욕구, 부조리하지만 억제할 수 없는 욕정과 그로 인한 수치심, 더 좋은 아빠가 아니라는 죄책감, 언젠가 집을 떠나 버릴 아이들에 대한 서늘한 예감 - 그들은 벤과 엘로이즈에게서 생명의 피를 다 빨아먹은 뒤에 조용하고 음산해진 과거 속의 집을 어쩌다 한 번씩 의무감으로 들르곤 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벤은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을까? 헬리콥터를 타고 날아오르는 마지막 장면은 다소 작위적이지만 한편으로는 깔끔한 엔딩으로서 근사하다. 낭만적인 연애와 결혼이라는 관념이 생겨난 유래, 자본주의를 만든 부르주아가 지금의 결혼관을 왜 필요로 하게 되었는지, 일 년에 여섯 번 섹스하는 부부가 어떻게 행복한 가정을 유지할 수 있는지 등 다른 알랭의 글들처럼 그의 자전적인 내용이 담긴 이 소설은 많은 부부들과 특히 남자들에게 뜨끔한 상황을 재현하면서 공감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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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현의 마지막 연애소설이라니, 게다가 알랭 드 보통의 17년만의 신작 소설이라니!! 두 권 다 놓칠 수 없지싶어 바로 손에 넣었다. 간만에 소설의 맛을 제대로 느끼며 한 장 한 장 아끼며 읽었다. 정이현의 소설은 그야말로 한때 다수의 소개팅을 하며 느꼈던 갈팡질팡 재고 간보고 어색하기도 했던 남녀관계의 감정롤러코스터를 너무 날것이 아니게, 달달하면서도 쌉싸름하게 잘 표현했다. 뭐랄까 그런 사소한 감정의 곡선을 그리는데에는 정이현 작가만큼 재밌게 글을 쓰는 작가도 흔치 않은 것은 사실. 오랜만에 정이현 작가의 그 속도감있게 읽히는 책을 보게 되어 우선 반갑다!!
알랭 드 보통의 책은 그야말로 남자들의 속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난 여자이지만 결혼한 남자들의 마음이 어떨지는 안봐도 비디오다. 나도 그러한들 남자들은 안 그러할까. 사람의 몸이나 마음이나 매일매일 같을 수는 없는 것. 가족과 연인이란 말은 공용이 될 수 없다는 그 외면하고픈 현실을 남자의 마음이 궁금한 이 처자에게 알랭이 선물해준듯하다. 아~ 남자들의 마음이 이러하였구나! ㅎㅎ 이런걸 어쩜 이리도 지적으로 똑똑하게 풀어냈을까. 알랭이 천재라는건 다시금 느낌. 그리고 알랭 글이 생각보다 예전작품보다 쉬워서 더 잘 읽혀서 더 좋다. 그 전엔 읽는데 너무 오래걸렸다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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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이십대 후반 남녀의 연애 이야기와 런던의 삼십대 후반 남자의 결혼 이야기. 언뜻 들으면 서로 별로 상관없는 소설인 듯하지만 읽어보면 이 두 권이 참으로 잘 어울리는 한 세트란 생각이 든다. 결혼을 기점으로 남녀의 사랑을 비포와 애프터로 나눠서 모두 보여준다.
연인들의 씬은 상큼하고 매력적이지만 또 한편 굉장히 현실적인 내용들이 들어 있다. 21세기 대한민국 이삼십대들의 연애와 결혼에 관한 고민들이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한 남자의 씬은 결혼 후에 찌질해지는 부부의 고민들이 참으로 솔직하게 담겨 있다. 이렇게 살 거라면 결혼....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 연애도 해봐야 맛이고, 결혼은 안 해봤으면 말을 말어, 인 것을...
리얼 버라이어티보다 더 사실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사랑 비포&애프터. 이렇게 알찬 구성을 생각해낸 작가들이 대단한 거 같다. 소설을 재밌게 읽은 게 참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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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현의 연인들. 알랭 드 보통의 한 남자. 두 작가들은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소설을 썼다.
<연인들>은 디테일이 탁월한 리얼러브 스토리. 이삼십대 연인들이라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이야기다. 기억 속의 첫사랑도 운명적인 마지막 사랑도 아닌, "바로 지금 우리의 사랑"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사랑은 언제나 바로 지금 현재의 사랑이 가장 절실하고 절박하니까. 내가 지금 누구를 사랑하고 어떤 것들을 함께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설령 잠시 동안의 사랑일지언정, 깊이 빠져 있는 동안에는 전부를 던질 수 있으리란 착각이 꼭 필요하다. 핑크빛이지만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
<한 남자>는 까칠하고 유머러스한 결혼생활백서. 주인공은 계속 아내와 아이들과 일과 섹스에 대해 고민하고 투덜거린다. 기혼남의 속마음이 이럴 것이다, 라고 짐작했던 것이 사실로 확인된다. 그렇지만 한 남자의 주인공은 굉장히 열정적이고 낙관적이고 긍정적이 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라도 해야 살 수 있으니까. 평범한 삶을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의 어려움, 이라는 대목에서 크게 공감했다.
연애에서 결혼까지, 그 일상과 이면, 환상과 현실, 기대와 좌절이 작가의 스타일에 따라 각기 다르게,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된 느낌이다. 뭔가 굉장히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었다. 올해 읽은 가장 기억에 남을 소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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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들른 서점에서 내가 좋아하는 정이현 작가의 신간 도서가 눈에 띄어 주저 없이 샀던 책 '사랑의 기초'는 일단 정이현 작가의 예전 글들과 마찬가지로 책장이 술술 넘어갈 만큼 매우 흥미로웠다. 내가 정이현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여자의 삶이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그리고 흥미롭게 그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 또한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30대 중반의 나에게 20대의 방황하고 고민했던 청춘의 시절들 그 중에서도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들로 힘겨워했던 시간들을 떠올려 볼 수 있었고 추억에 잠기게 해 주었다. 알랭 드 보통의 글을 읽을 때에는 결혼 생활의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면들에 대해 여러 시각으로 생각할 수 있었으며 육아와 직장 생활로 지쳐 서로에게 점점 멀어져 가는 것 같은 우리 부부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어 준 듯해 매우 진지하게 읽을 수 있었다. 전체적인 편집과 구성도 매우 마음에 들고 사랑에 대한 각기 다른 나라의 다른 성별이 썼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고 생각한다. 허구성이 강한 소설이지만 현실을 바탕으로 한 것이면서 두 작가와 현대인들의 사랑에 대한 생각과 시각들이 다양하고 세밀하게 담겨있기에 더욱 매력적인 이 두 권의 책을 나는 사랑과 설렘이 가득한 이 봄날이 가기 전 반드시 읽어 볼 것을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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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나누고 마침내 결혼을 하게 되고, 어쩌면 사랑이야말로 세사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모든 관계에는 시작과 끝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중간의 과정들이 제각각이기에 누구나 자신의 사랑은 소중한 것 같다.
<사랑의 기초> '연인들'과 '한 남자'는 각각 서울에 사는 젊은 연인과 런던에 사는 두 부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한 남자>에 실린 정이현 작가와 알랭 드 보통의 대담을 읽어보니 정이현 작가는 요즘 20대 젊은이들의 가장 '보편적인 사랑'을 담아내고 싶었다는데, 정말 장면 장면들이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결국 서로 먼저 상처 받지 않으려고 미적지근한 이별 방식을 택하지만, 그게 결국은 지금 너와 나, 우리의 사랑이야기가 아닐까. 두근거리는 관계의 시작부터 서로에 대해 불만이 쌓여가는 권태기, 그리고 이별의 장면을 정이현 작가만의 장기인 관찰력과 생생한 묘사로 잘 그려냈다. 다 읽고나면 조금 씁쓸하지만 어쨌든 이게 바로 우리의 가장 '보편적인 연애'의 모습이니까. 요즘 이 소설만큼 연애들 담백하게 그려낸 작품을 본 적이 없는 듯하다. <한 남자> 역시 알랭 드 보통이라는 작가의 장기를 잘 살려낸 작품 같다. 그는 전작들을 통해 모던한 사회의 이면들을 인문학적 시선으로 잘 짚어냈는데, 이번에는 '결혼'이라는 주제를 브르주아 계층의 낭만적 산물이라는 재미있는 해석으로 풀어간다. 결국 결혼생활은 현실이라 했던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것처럼 열렬히 사랑을 나눈 두 연인도 결국 결혼생활에 접어들면 모든 것이 일상의 풍경이 되어버린다. 주인공 벤도 권태로움과 양육의 부담으로 괴로워하고 외도의 유혹에도 넘어갈 뻔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것에 필요한 건 연습과 용기였다.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용기.
연애에서 결혼까지 사랑의 모든 장면들을 담고 있는 <사랑의 기초>, 이 책을 읽고나니 다시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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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초 명성에 그동안 늘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알랭드 보통의 문체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 정이현의 사랑의 기초만 읽었다.
이 책은 한 연인의 만남에서 헤어짐까지의 과정을 담담한 문체로 써내려간 책이다. 대다수의 연인들이 필수적으로 겪게되는 설레임과 현실에 직면하면서 겪는 어려움.. 결국 이별.. 이는 기초적인 루틴을 보여주긴 하지만, 모든 연인이 이런 결말로 끝을 맺지는 않을 것이다. 똑같은 설레임을 느끼고, 똑같은 당혹스럼움을 느끼고, 똑같은 다툼을 하다가 서로에게 지치기도하고.. 하지만 그 시기를 잘 넘겨낸다면 책에서 처럼 서로 이별하지 않고, 다시 설레임에서부터 시작하겠지.
한번쯤은 남의 연애스토리를 훔쳐보는 듯한 이 책을 읽어 볼만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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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집필 한 사랑이야기는 이 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리 새로울 것도 없는데 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
첫 독자의 말이라는 소 제목을 달고 책은 시작한다. 공동집필 된 책을 처음 읽었던 내가 느낀 그들은 한 마디로 지성과 감성이라는 다분이 이분적인 감각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이래서야 같은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품고 있던 내게 걱정 말라는 듯 서로 다른 이야기 라는 작가의 말이 나온다. 그저 공동작업을 했다는 것을 알고 의외의 반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우선 얊아보이는 알랭 드 보통의 한 남자라는 부재가 달린 사랑의 기초를 읽었다. 역시나 그의 문체는 사랑의 기초라는 제목 답게 한 남자의 일생을 다분이 현실적이면서 세밀하게 묘사해 나갔다. 더 이상 관계를 원치 않는 아내와 처음에는 감흥이 없던 아이들, 도덕적 회의를 들게 한 여인까지. 벤이 겪었던 일들을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그려낸 알랭 드 보통은 나에서 비롯된 일인칭이 아니어서 오히려 더 작품 속 인물에 한층 더 다가간 느낌이었다. 반면 정이현의 사랑의 기초는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연인들의 만남부터 이별까지를 소소하게 그려낸다. 알랭 드 보통의 첫 독자의 말에서 처럼 그녀의 소설을 통해 한국의 현대사를 엿 볼 수 있었다. 1984년 생인 민아를 통해 한국고유의 고부갈등과 1982년 준호의 생을 통해 그 시대 유행했던 이름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책은 단순한 연애 스토리가 아니라 두 인물의 생을 조명하면서 그들이 형성 할 수 밖에 없었던 성격과 행동 패턴을 보여준다. 그렇게나 다른 그들이 만나 사랑을 한다. 그래서 이해라는 것이 필요하고 그 필요가 충족 되지 않았을 때 깨어져 나가는 파편에 그들이 아파하는 것을 보여준다. 사랑이 그리 달콤하지 않음을 그 끝이 마지막이 아님을 보여줌으로써 정이현은 사랑의 기초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처음 그들이 공동작업을 한다고 했을 때 이어지는 부분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건 나의 오산이었다. 글을 읽을 때 느껴지는 동질감이 책장을 넘기면 넘길 수록 다가왔기 때문이다. 역시 섣부른 판단은 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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