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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떠나보내고 집을 정리하면서
"부모님을 떠나보내고 집을 정리하면서" 내용보기
누군가 옆에 있던 사람이 죽는다는 거 그거 생각도 하기 실은 이야기이다. 아직 나에게는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는 내용이지만 그래도 저자의 마음에 들어가 같이 아파했던 것 같다. 저자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2년 후에 어머니도 돌아가시는 슬픔일이 일어난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얼마나 슬픈가?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그래도 어머니가 살아계시니 다행이지만 어머니가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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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옆에 있던 사람이 죽는다는 거 그거 생각도 하기 실은 이야기이다. 아직 나에게는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는 내용이지만 그래도 저자의 마음에 들어가 같이 아파했던 것 같다. 저자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2년 후에 어머니도 돌아가시는 슬픔일이 일어난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얼마나 슬픈가?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그래도 어머니가 살아계시니 다행이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혼자 남는 고아가 된다. 고아라는 거 어른이든지 아니던지 둘 다 너무 슬픈 것 같다. 혼자 외롭게 있어도 슬픈 대 아무도 없다는 거 너무나 슬프다. 저자인 리디아 플렘은 벨기에 출신 정신분석학자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에서 집안을 정리하면서 이야기가 전개 된다.

 

부모님 집을 정리해야하는데 거기서 오는 갈등들이 대단하다. 과연 내가 정리해야하나 아니면 다른 사람을 시켜야 하나. 부모님 물건을 내 맘대로 정리해도 되는 건가? 누군가에게 물건을 줘야하나? 아님 팔아야하나? 내가 다 가져가야하나? 집안 구석구석 부모님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 그 물건들을 정리하는 아픔이 너무 강하다. 어느 날은 아픔이 커서 정리를 못하고 어느 날은 추억을 생각하면서 거기에 빠져 정리를 못하고 친척들이나 아는 분들에게 주기도 하고 소중하기에 내가 집으로 가져오기도 한다. 그런 아픔들이 너무 절실히 나타난다. 너무 많은 아픔을 여러 장에 표현하려니 사실 조금 읽다가 지루한 감도 느껴졌지만 읽다보니 그 아픔에 나도 빨려 들어간다.

 

부모님 물건을 정리하다보니 부모님들의 과거나 절실하게 나타난다. 내가 몰랐던 것 궁금했던 것들이 나오면서 아파하고 슬퍼하고 부모님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특히 아버지는 부모님을 모두 유태인 학살로 어린나이에 일었다. 그 아픔을 저자에게 비밀로 해서 저자는 몰랐다. 아버지 어린 나이에 할아버지랑 할머니 그리고 다른 형제들을 아우슈비츠에서 잃은 것이다. 그런 아픔을 이겨내면서 살아서 더욱 가슴 아프다. 어머니도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할머니)를 살리기 위해 수용소에 잡혀가면서 할머니가 도망가기 위해 시간을 끌어 고문을 받으셨다. 어머니는 몸이 약하셨다. 결핵이라는 병을 달고 살았던 것이다. 저자는 이런 사실들도 모른다. 부모님들의 아픔이 너무 커서 눈물이 난다.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이 밀려오는 것이다.

 

부모님들의 750통의 편지가 남겨졌다. 그 편지를 다 읽는 데 2년 정도 걸쳐서 읽고 받아 적고 부모님의 마음을 공감하고 슬픔을 같이 느꼈다. 부모님이 유태인학살에 피해 다닌 이야기. 두 분이 너무 사랑하는데 만나기 어려운 이야기, 어머니가 아파 병원에 입원한 거, 아버지회사, 어머니를 만나기 위한 두 분의 아픈 사랑. 부모님은 서로 너무나 외로워서 더욱 사랑하신 것 같다. 편지 하나하나 읽는데 내 가슴이 더 아프다. 부모님은 자클린(재키)과 보리스로 편지를 주고 받으셨다. 책 보다가 편지 읽는 재미가 아주 좋았다. 절실한 사랑, 감동적인 사랑.

 

편지를 하나 적어본다. 어머니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계시면서 의사 선생님이 편지를 못 쓰게 하는데 아버지가 걱정이 된 엄마가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이다. 두 분이 결혼하기 전이다.

보리스, 내 사랑,

월요일 아침 여덟시. 글을 써도 된다는 허락을 받지 못했지만, 자기한테 아무 소식도 못 전하는 게 맘에 걸려서. 게다가 전보를 보내면 더 걱정할 거 아냐. 어제 아침에 각혈을 했어. 태어나서 처음이야! 지난밤엔 두 번째 각혈을 했지. 난 몸이 무척 약해졌지만 결국에는 모든 것이 잘 해결될 거라고 생각해. 자기 편지는 나에게 엄청난 기쁨을 주지만 언제쯤 답장을 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 미안해 자기야. 난 자기 생각을 아주 많이 해. 내가 세상 그 무엇보다 더 자기를 사랑한다는 걸 믿어 줘. 다정한 키스를 보내며. 온통 자기 생각하며. 재키. p204~205

 

저자가 이런 편지를 읽으니 얼마나 슬프리.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도 슬프고 이런 내용들도 너무 슬프다. 그렇지만 두 분의 사랑이 너무 애절하다. 다행이 결혼해서 저자를 낳으셨으니 참 다행이다. 다른 내용들의 편지는 긴장되는 장면들도 나오고 학살과 건강이란 것에서 이겨내는 부분도 나온다. 엄마가 당한 고문들은 너무 슬프다. 아버지는 부모님이 일직 돌아가셔서 남에게 키워졌다. 살기위해 총알 속을 뚫고 먹을 것을 구하는 장면도 나오고 전쟁이란 거 너무 슬프다.

 

인생, 분석, 사랑, 우정, 흐르는 시간, 음악, 질병,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고양이와 눈의 아름다움, 튤립 한 다발이 만들어 내는 우아한 곡선, 책의 보고, 홍차 향기 ...... 이 모든 것이 상처를 봉합했다. 조금씩 상처가 아물어 가고, 손가락 끝으로 흉터를 쓰다듬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저자는 서서히 아픔을 치유해 가는 것 같다. 그렇지만 너무 아프기에 글로 쓴 것 같다. 부모님의 유산을 정리하면서 그 것들과 나눈 대화. 혼자 말하는 고독한 수다들로 물건에 영혼이 담겨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밭을 정도로 절실하게 표현된 그런 책이다. 부모님에 대한 마음이 절절히 느껴지는 그런 책이다. 이렇게 돌아가신 다음에 후회하지 말고 언제 닥칠지 모르는 인생이니 돌아가신 다음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부터 잘해야 할 것 같다. 최선을 다해 주변인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자. 특히 부모님께 효도합시다.

 

<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서평한 책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k*****7 2012.06.11. 신고 공감 10 댓글 22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가 감정적으로 느끼는 부분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우리가 감정적으로 느끼는 부분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내용보기
막상을 책을 보니 펼칠 수가 없었어요 어떤 내용일까? 마냥 두렵고 또 어떤 내용일까도 궁금하고 책을 잡았다 다시 놓고 다른 책을 읽고를 반복하다 끝내는 책을 펼치면서 한장한장을 넘길 수가 없게 다시 생각하게 되고 다시 똑같은 내용을 읽게 되는데 우리들이 느끼는 감정을 너무나 정확하게 글로 표현을 하고 있슴에 놀랐습니다. 하지만 나 또한 이런 생각을 안 한 것은
"우리가 감정적으로 느끼는 부분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내용보기

 

 

막상을 책을 보니 펼칠 수가 없었어요

어떤 내용일까? 마냥 두렵고 또 어떤 내용일까도 궁금하고 책을 잡았다 다시 놓고 다른 책을 읽고를 반복하다 끝내는 책을 펼치면서 한장한장을 넘길 수가 없게 다시 생각하게 되고 다시 똑같은 내용을 읽게 되는데 우리들이 느끼는 감정을 너무나 정확하게 글로 표현을 하고 있슴에 놀랐습니다. 하지만 나 또한 이런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해도 어느 선을 넘기지 못하고 또 뭔가 머리에 떠오르는 것 같으나 표현법을 이날까지 살았지만 못했고 이런 생각들을 표현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 알고는 있지만 말로나 글로는 표현을 못했엇는데 이런 나의 마음을 속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한장한장이 그냥 설 넘길 책장은 아니더라구요 너무나 우리의 감정들을 어떻게 이렇게 정확하게 표현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심리적인 부분을 너무 표현을 잘해 뒀어요 늦게 읽은 것에 후회가 되는 책입니다. 아마 이책은 출생에서 죽음까지의 심리를 다룬듯합니다. 예전에 누군가 한말이 생각나요 자식을 위해서 중년의 나이가 되면 집안을 정리해줘야 한다고 ,,,자식들이 다 처리할려면 너무 힘들다고 미리미리 정리를 해 자식들 짐 덜어져야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책을 읽으면서 정말 자식들이 나의 집을 비우는것이 어떤 마음인지 또 어떤 기분인지 또 내가 부모의 집을 비우는 기분은 어떨지 등 읽는 동안 그냥 마음이 뭐라고 표현을 할까요 후련한듯 하면서도 왠지 한편으론 마음이 무겁고 하지만 이일은 나혼자 피해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다 당하는 일이라 받아들어야 하는 것이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우리의 탄생을 지켜보았던 이들이

우리는 그들의 죽음을 지켜본다

우리가 이세상에 내놓은 이들이 우리를 땅에 묻으리라

우리는 부모의 어린시절과 청년시절을 알지못한다

우리가 우리 자식들의 말년을 알 수 없는 것처럼 그들은 우리의 말년을 알 수 없다

우리는 그들이 만든 가족 속에서 태어나고 우리가 만든 가족속에서 죽는다

난 이책을 읽으면서 이 글귀가 나의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 계속 되는 생각에 책을 읽다가도 덮게 되고 생각하게 되고 다시 죽음을 생각하면서 그속에서 우리의 탄생도 생각하게 되고 참 삶이 뭐라 표현을 못하면서 나의 마음 한자리가 허전하면서도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생각한 것을 이제 정리를 할 수 있어서 이제 나의 생각을 말로써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k*****6 2012.06.03.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삶은 죽음을 껴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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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실체에 대해 말하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주인을 잃고 남겨진 물건들의 이야기를 하면 맞을까. 유산을 정리한다는 건 힘든 일이다. 리디아 플렘의 『수런거리는 유산들』은 부모님의 유산으로 남겨진 집을 정리하면서 상실의 슬픔과 애도를 기록한 책이다.    부모님의 공간은 그들의 부재를 증명한다. 병원에 계시다고 믿고 싶어도 현실은 거짓을 곧 드러낸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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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실체에 대해 말하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주인을 잃고 남겨진 물건들의 이야기를 하면 맞을까. 유산을 정리한다는 건 힘든 일이다. 리디아 플렘의 『수런거리는 유산들』은 부모님의 유산으로 남겨진 집을 정리하면서 상실의 슬픔과 애도를 기록한 책이다.

 

 부모님의 공간은 그들의 부재를 증명한다. 병원에 계시다고 믿고 싶어도 현실은 거짓을 곧 드러낸다. 저자는 부모님의 집을 정리하는 게 싫고 두렵다. 왜 자신이 그러한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화가 난다. 남겨진 자의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주저한다. 건강하지 않았던 어머니의 손때가 묻은 잡다한 것들, 어머니가 소중하게 간직한 손수 만든 옷들, 외가와 자신이 태어났을 상황에 대한 기록들. 어머니와 아버지가 서로에게 보낸 750통의 편지. 저자의 부모는 젊은 시절 나치 수용소에서 보냈고 그곳에서 살아남았다. 잔인한 고통의 시절을 살아온 그들의 연애편지를 읽기가 겁나는 건 당연하다. 외동딸에게 그 경험을 들려주고 싶지 않다. 털끝만큼도 그 시절에 닿기를 바라지 않았던 것이다.

​

 그들은 한 번도 그 편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기에 그것은 영원히 봉인되어야 맞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알지 못하는 부모님을 만나는 건 얼마나 기쁘고 감격적인 일인가. 사랑을 담아, 서로를 그리워하며 안타까워하는 편지를 통해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더 사랑할 계기가 되었다. 부모님의 삶을 향한 의지와 자신을 향했던 사랑도 함께. 죽음은 이렇게 우리 가까이에 머물고 있다.

​ 

 ‘슬픔은 더욱 깊어진다. 허전함과 결핍함, 동요의 순간들과 함께. 상냥함이 깃든 슬픔이 퍼지는 것은 더 나중이다. 부드러운 아픔이 떠난 사람의 이미지를 둘러싼다. 죽음이 우리 안에 똬리를 틀었다. 그 흐름에는 지름길이 없다. 거기서 빠져나올 수도 없다. 죽음은 삶에 속하며, 삶은 죽음을 껴안는다.’ (119~120쪽)

​

​ 그러니 부모님의 죽음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진다. 그들의 공간과 물건을 영원히 간직할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한꺼번에 정리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건 당연한 게 아니다. 사라졌다고 해서 사라진게 아니라는 걸 우리는 이미 안다. 사랑하는 이들의 부재는 크면 클수록 그들의 존재감도 커진다는 걸 말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애도의 기록이자 죽음에 대한 『수런거리는 유산들』은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한다.

​

 ‘무의식이 과연 죽음을 아는지, 단지 이별만 아는 건 아닌지, 나는 잘 모르겠다. 영원히 헤어진다는 건 무슨 뜻일까? ‘영원히’라는 건 또 무슨 뜻일까? 사는 법을 배우려면 인생을 송두리째 쏟아부어야 할까? 우리는 성인이면서 마음 한구석에는 아직 어린아이로 남을 수 있을까? 몸속에 지나간 세월의 흔적을 켜켜이 간직하는 나무들처럼?’ (325쪽)

 

 우리는 죽음에 대해 많이 안다고 자부한다. 죽지 않는 사람은 없으니까. 누군가는 죽음을 준비하며 살기도 하고 누군가는 죽음과 멀찌김치 떨어져 지내기 위해 노력하고 누군가는 죽음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려 한다. 죽음은 그렇게 우리 삶에 존재한다. 동시에 부재한다.

r*********s 2016.12.12.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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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기와 채우기는 함께 이루어진다.
"비우기와 채우기는 함께 이루어진다." 내용보기
인정하기 싫지만 자녀라면 누구나 부모의 죽음을 경험하게 된다.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라고 해서 그것이 결코 자연스러운 일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남겨진 자녀에게 그 상실감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이라 강요하고 있다.  누구나 겪게 되는 일이니 유난떨지 말라고.  하지만 여기,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까지 떠나보낸 리디아 플램은 자신의 책 [수런거리는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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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하기 싫지만 자녀라면 누구나 부모의 죽음을 경험하게 된다.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라고 해서 그것이 결코 자연스러운 일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남겨진 자녀에게 그 상실감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이라 강요하고 있다.  누구나 겪게 되는 일이니 유난떨지 말라고.  하지만 여기,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까지 떠나보낸 리디아 플램은 자신의 책 [수런거리는 유산들]에서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부모의 죽음은 가장 가슴 아픈 상실이며 무엇과도 비교될 수 없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므로  상실감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애도의 기간이 꼭 필요 하다고.  그래서 리디아 플램은 장례식이 끝난 후 부모가 살던 집을 비우는 일을 하면서 자기 방식대로의 애도 기간을 가지게 된다.  부모의 소유였던 물건들을 그들의 허락 없이  처분히고, 정리하고 결과적으로 비워내야 하는 일은 부모의 부재를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비워내는 행위인 동시에 리디아 플램의 내면에 부모의 기억들을 채워넣는 일이 되었다.  부모의 집에 남겨진 수많은 물건들 - 청구서, 영수증, 편지들, 어머니가 직접 만든 옷들, 어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가 만든 레이스 징식들까지 - 을 통해 함께 했던 경험들을 떠올리며 추억할 수 있었다.  그 추억은 행복했었던 기억도, 서로를 용서하지 못했던 가슴 아픈 기억도 존재했다.  그렇게 부모의 집에 남겨져 있는 수많은 물건들은 끊임없이 말을 건네고 있었다.  

 

리디아 플램의 부모는 2차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그 곳에서 살아남은 남자와 여자는 요양원에서 만나 전쟁과 병마와 죽음을 넘어서 사랑을 쟁취해 내었다.  하지만 그 남녀가 살아가는 내내 지독한 트라우마로 남겨져 있는 수용소에서의 생활은 자녀인 리디아에게는 철저히 차단되었다.  아마도 그 부모는 리디아에게 그 끔찍했던 기억을 남겨주지 않기위해 부단히도 노력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리디아는 부모의 집을 비우는 일을 하면서 그 기억, 수용소에서 부모가 경험햇을 모욕감과 배고픔, 고통을 맞닥뜨리게 되지만,  그러한 경험은 부모가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리디아가 막연하게만 느껴왔던 공포심을 걷어내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그녀의 부모가 나누었던 750여통의 연애편지는 리디아가 부모의 젊은 시절 받아야만 했던 상처를 이해하고, 그 사랑의 위대함을 깨닫도록 해주었다.  나는 아직도 우리 부모님의 젊은 시절을 온전히 알지 못한다.  여태까지는 그것을 알아야 할 필요성도 못느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은 부모님의 사생활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부모님의 연애이야기라던가, 어머니 아버지의 어린시절을 알고 싶어졌다.  친척들의 대화를 통해 막연하게만 느끼고 있는 아버지의 젊은 시절의 방황,  그 방황의 이유를 알게된다면 지금의 아버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부모님의 죽음을 경험하는 것은 늦으면 늦을 수록 좋을 것이다.  차라리 겪지 않는다면 더 좋을 것이고.  하지만 부모가 자녀의 탄생을 지켜보는 것만큼이나, 그 자녀가 부모의 죽음을 지켜보는 것은 의무이자 책임이기도 하다.  그러니 유난을 떨어라.  이 세상에 부모님이 안계시다고, 이 상실감을 어떻게 하냐며 통곡하라. 충분히 아파한 만큼, 그 빈자리가 큰 만큼, 그 자리에 오롯이 부모님과의 기억이 자리할테니. 부모님이 곁에 없을 지라도 그분들이 사용했던 물건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이야기를 건낼 것이다.  그 물건은 정리되고 처분되어 비워지겠지만, 그 물건과 함께 했던 부모님과의 추억은 차곡차곡 우리의 가슴 속에 쌓여져 나갈 것이다.  부모님은 이 세상에 없어도 그 자녀인 내가 존재하는 한, 그분들 역시도 나와 함께 할 것이다. 

 

 

h****i 2012.05.31. 신고 공감 2 댓글 7
리뷰 총점 종이책
무의식은 죽음을 모른다. -[수런거리는 유산들]
"무의식은 죽음을 모른다. -[수런거리는 유산들]" 내용보기
올 한 해동안 무수히 많은 인상적인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운 좋게 이 책을 읽고 사유하게 된 시간이 나에겐 억세게 운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된다. 이 책을 읽을 당시에 심하게 아파 앓아 누운 소중한 사람을 간호했었다. 병실의 모든 불들이 꺼지고 작은 조명등 한 켠에 이 책을 펼쳐 놓고 오래 오래 한 줄 한 줄을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어떤 책들은 다 읽고 나서도 2차 트라우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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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동안 무수히 많은 인상적인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운 좋게 이 책을 읽고 사유하게 된 시간이 나에겐 억세게 운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된다. 이 책을 읽을 당시에 심하게 아파 앓아 누운 소중한 사람을 간호했었다. 병실의 모든 불들이 꺼지고 작은 조명등 한 켠에 이 책을 펼쳐 놓고 오래 오래 한 줄 한 줄을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어떤 책들은 다 읽고 나서도 2차 트라우마를 남기기도 하니까. 누구나 삶에 자신하며 산다. 내일이 영원히 이어질 것처럼, 영원히 불멸의 삶을 살 것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어느 누구나 죽는다,는 이 단순명쾌한 진실 앞에 인간은 나약함을 들키고 만다.

 

리디아 플렘은 자서전과도 같은 자신의 이야기들을 마치 한 편의 수필처럼, 소설처럼 들려준다.

부모의 죽음 앞에서 남겨진 것은 거대한 공간들과 그 안에 담긴 물건들을 정리하는 일이라는 이 과제가 정신분석학자인 저자에게는 엄청난 상처와 시련이었다는 것을 이 책을 보니 알겠다.

<누구나 언젠가는 고아가 된다.>는 말은 그래서 아프다. 내가 기억하는 최근의 가장 가슴아픈 신문 기사는 노령의 부부가 동반자살을 선택한 것이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바쁘게 힘겹게 살아왔는지 모른다는 부부의 유서는 오래지 않아 발견되었다. 다른 이들처럼 나도 사람들의 자살과 죽음에 크게 놀라지 않아하고 있을 때였다. 그러던 차에 읽게 된 이 책과 노부부의 죽음은 오랫동안 머리속을 혼란하게 했다. 사람은 가고 없어도 물건은 남는다. 자식이 부모의 물건들을 하나 하나 정리하면서 느끼게 될 혼란과 슬픔과 가슴아픈 통증과 충격이 고스란히 이 책 안에 살아 들어있다.

 

수런거린다, 는 말이 좋다. 이미 가고 없는 사물들이 내는 소리, 주인 잃은 물건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 하고 여기저기 고아처럼 웅성거리는 소리, 닫혀진 서랍, 쓰지 않게 된 물건들, 책들, 앨범들, 각종 고지서들, 지나간 모든 세월들이 그 안에 가득 들어 있을 테니까.

<쉬운 게 하나도 없었다. 물건들마다 그들의 부재를 떠올리게 했고, 결핍감을, 고독감을 되살려 놓았다. 그 과업이 나를 짓눌렀고, 그 집에는 물건이 넘치게 많았고, 고통은 지독히도 생생했다.>

아 정말 그럴 것이다, 그럴 것 같아, 탄식과 공감이 저절로 우러나오는 책이다. 책의 내용의 대부분은 유산들과 그 속 깊은 이야기들과 남겨진 물건들에 대한 추억과 탄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이 빛나는 이유는 자아와 무의식의 깊숙한 내면의 심층까지 저자가 파고들어 마치 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정신분석을 받는 듯한 저자와 같이 수런거리는 유산들을 같이 들여다보는 슬픔과 탄식, 안타까움을 동반한다는 데 있다. 실컷 울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도 하지만 어떤 슬픔은 지독히 차올라 연기처럼 피어오르지도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지 않고 흩날리기도 하는 것이니까.

 

애도하는 자식이 있다는 것, 정신적으로 충일한 저자가 죽음을 이야기하고 우리의 내면에 깔린 도저한 언어로는 알기 힘든 것들을 건드려 터뜨려 준다는 점에 이 책의 매력이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는데도 오랜 기다림과 인내가 필요하다. 내가 사랑하는 이의 병실에서 본 것은 어둠 속에 스며드는 불빛들이었고 나의 슬픔과 번뇌와는 무관하게 소란스러워 보이는 창 밖으로 보이는 바깥 세상 풍경들이었다. 이 세상은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재미있어지고 점점 더 가벼워지고 있다.

슬픔도 소비되고 기쁨 역시 소비된다. 쉽게 구매가 가능한 물건들처럼 말이다. 수런거리는 유산들을 읽고 나면 딱 이 문장이 남는다. "우리가 매일 서로의 품속에서 잠들 수 있다면 얼마나 근사할까" 죽음은 그것을 갈라 놓는 가장 리얼한 현실이고 우리의 무의식은 남겨진 물건들을 추억하며 기억하는 한은 영원히 그 품 안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 완성도 깊은 책을 만나 기쁘다.

 

수런거리는 유산들

 

 

 

k******r 2012.07.16.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수런거리는 유산들] 부모를 떠나보낸 한 정신분석학자의 애도 심리 에세이
"[수런거리는 유산들] 부모를 떠나보낸 한 정신분석학자의 애도 심리 에세이" 내용보기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두 분류로 나누어질 것이다. 부모 중 한분과(어떤 경우엔 모두일수도 있겠지만) 이미 이별을 경험했거나 아니면 아직 그런 경험이 없거나.   어느 한분이든 누군가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이자 상처이다. 설령 그분의 죽음이 예견된(병환 등의 이유로) 것일지라도 말이다.   이 책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부모를 떠나보낸 한
"[수런거리는 유산들] 부모를 떠나보낸 한 정신분석학자의 애도 심리 에세이" 내용보기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두 분류로 나누어질 것이다. 부모 중 한분과(어떤 경우엔 모두일수도 있겠지만) 이미 이별을 경험했거나 아니면 아직 그런 경험이 없거나.

 

어느 한분이든 누군가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이자 상처이다. 설령 그분의 죽음이 예견된(병환 등의 이유로) 것일지라도 말이다.

 

이 책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부모를 떠나보낸 한 정신분석학자의 애도 심리 에세이"이다. 누구라도 부모를 떠나보낸 사람이라면 거의 모든 것에서 공감을 얻을 만한 책인 것 같다.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어머니가 살아생전 쓰시던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나는 단순히 그분의 물건을 정리한 것이 아니라 그분과의 추억을 정리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책속에 저자 역시도 여읜 지 2년 만에 어머니와도 작별하면서 부모님의 집을 비운다는 것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이런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앞으로의 일에 대한 감정적 대비가 될 것이며, 이미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자 리디아 플렘과 함께 제대로된 애도를 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부모님을 떠나보내고 우리는 얼마나 제대로 애도 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아픔을, 슬픔을 얼마나 제대로 표현했으며, 그분들을 제대로 애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궁금한 내용이자 리디아 플렘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나의 모습을 다시금 되돌아 보게 되는 순간 순간들이였다.

 

이 책을 읽다보면 애도 에세이임과 동시에 부모님의 발자취를 남기는 그런 책이 아닐까 싶다. 두분이 살던 집을 비우면서 느끼는 감정과 그 과정에서 부모님의 물건들을 자신의 보금자리로 가져오는 것은 그분의 유산들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느낌이다.

 

그리고 스물셋의 아버지와 스물다섯의 어머니가 3년간 주고받았던 연애편지 750통을 통해서 그분들의 삶에 대한 기록하고 있다는 생각까지 든다. 결코 평범하다고 볼 수 없는 삶을 살았던 두 분의 이야기를 통해서 한 개인의 삶이 아닌 시대의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까지 든다.

 

집을 정리하면서, 그리고 두분의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저자는 두분을 진심으로 보내드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에 저자에게는 이 모든 과정들이 부모님을 애도하는 행동들로 여겨진다.

 

그러므로 이 책은 두 분류의 독자들에게 각기 다른 의미로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g*****s 2012.06.0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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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런거리는 유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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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생각해도 황당하리만큼 날씨도 기분도 좋았기에 어떤 말로도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그날의 기억. 마치 드라마처럼 갑작스럽게 아버지를 먼저 떠나보내고 무척이나 힘들었던 시간을 보냈다. 아무런 준비도 아니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조차 나누지못한채 황망했던 오래전 기억들을 위로받고 싶었나보다. 제목을 보는 순간의 끌림! 정신분석학자이기도한 작가가 부모님을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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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생각해도 황당하리만큼 날씨도 기분도 좋았기에 어떤 말로도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그날의 기억. 마치 드라마처럼 갑작스럽게 아버지를 먼저 떠나보내고

무척이나 힘들었던 시간을 보냈다. 아무런 준비도 아니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조차

나누지못한채 황망했던 오래전 기억들을 위로받고 싶었나보다. 제목을 보는 순간의

끌림! 정신분석학자이기도한 작가가 부모님을 떠나보낸 후의 애도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심리 에세이다. 저자는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난 뒤 부모님이 사시던 집을

‘비우는’ 일을 해야했다. 부모님의 손때가 묻어 있고 가족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

그러나 이젠 주인을 모두 잃은 유품들을 정리해야하는 것이다. 아~ 그랬겠구나.

이제사 친정어머니 혼자서 감당하셨을 힘든 시간을 떠올려보았다. 옷이며 구두며

눈길 닿는 곳 하나하나에서 떠올랐을 아버지, 행복하고 그리운 추억과 사연들을

마주하고 남겨진 빈자리에 혼자서 얼마나 그립고 외롭고 슬프셨을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조금이나마 그 마음을 헤아려보고 있다.

 

물건은 우리 삶의 동지와도 같아서, 우리의 몸짓과 습관을 알려준다. -226

부모의 집을 비우는 일은 단번에 진행되지 않는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지

저자는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버릴 것, 나눠줄 것, 간직할 것을 분류하기도 쉽지

않았을테지만, 어떤 때는 작은 천 조각을 보고 그 기억 속에서 아주 오래토록

망연자실 했으리라. '수런거리는 유산들'이란 제목이 너무도 마음에 와 닿았다.

부모님의 웨딩케이크에 꽂혀 있던 신랑신부 인형, 부모님의 집에 걸려 있던 그림

엄마가 쓰시던 스카프 등등 이렇게 하나씩 부모님의 물건을 집으로 가져오고 또

주위에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줌으로써 마침내 물건 정리는 끝났다.

그리고 읽지 않은채 덮어두었던, 부모님이 결혼 전 주고받았던 연애편지가 들어

있는 상자 세 개가 남았다. 저자는 알지못했던 부모님의 젊은 시절, 꿈, 두 분이

겪어야 했던 시대적인 아픔과 절대 잊을 수 없는 고통, 두 분의 만남과 결혼까지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어서 자신이 기억하는 부모님의 모습, 함께한 추억들을

떠올리며 그 시간들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고 부모님을 떠나보내고 난 뒤

견디기 힘들만큼 슬펐던 자신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시간이기도 했으리라.

 

그들은 이제 여기 없기에 나의 기쁨과 고통을 알지 못한다. 나는 마음속으로

그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사, 결혼, 책, 생일, 여행, 자라는 아이들,

인생의 모든 것에 대해. -324

k*****m 2012.06.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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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런거리는 유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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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고, 늘 우리 곁에 있는데도 우리는 언제나 나와는 상관없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죽음이 나의 사랑하는 가족과 연결됐을 때 죽음은 고통과 슬픔, 분노, 뒤엉킴, 망연자실 같은 감정의 형태로 실체를 드러내게 된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쉽게 겪는 죽음은 부모의 죽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벨기에 출신으로 정신분석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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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고, 늘 우리 곁에 있는데도 우리는 언제나 나와는 상관없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죽음이 나의 사랑하는 가족과 연결됐을 때 죽음은 고통과 슬픔, 분노, 뒤엉킴, 망연자실 같은 감정의 형태로 실체를 드러내게 된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쉽게 겪는 죽음은 부모의 죽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벨기에 출신으로 정신분석학자이자 작가인 저자 리디아플렘이 부모를 사별한 뒤에 애도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심리 에세이이다. 저자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만에 어머니도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의 장례를 모두 치르고 부모님이 살던 집을 ‘비우는’ 일을 맡을 사람은 그 집의 외동딸인 리디아뿐이다. 집을 비운다는 것은 부모님의 손때가 묻어 있고 세 사람의 추억이 굽이굽이 서린 물건들, 침대, 옷장, 탁자, 소파에서부터 냄비, 커피포트, 돋보기, 호두 까는 기구, 화면이 안 나오는 텔레비전, 납세고지서, 통장, 750통의 연애편지 등등 소소한 것들까지 법에 의해 상속받는다. 그러나 플렘은 부모가 생전에 자신에게 그것들을 사용하거나 처분할 권리를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호스피스 운동가이며 의사엿던 엘리자베스 큐블러 로스에 따르면 죽는 이들은 다섯 단계-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를 거쳐 죽음을 받아들인다고 한다. 부모의 죽음을 지켜보는 이들도, 죽는 이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감정을 겪으며 죽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 책은 오랜 세월 부모의 숨결이 녹아있는 부모의 물건들, 곧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산들’과 나눈 기나긴 대화, 고독한 수다의 기록으로 읽는 이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준다.

 

플랜은 “자신의 추억과 헤어지는 일, 그것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부를 잘라 내는 일이다.”고 하면서 “땅속에 묻기보다는 불태우는 의식 치르기. 더 불우한 이들에게 주기. 친구들에게 선물하기. 기념품으로 서랍 깊숙이 넣어 두기.… 그냥 주는 게 좋았고, 그에 뒤따르는 작은 빈자리가 좋았다. 그들은 물건을 가득 싣고 행복하게 떠났다. 나는 가벼워졌다.”고 말한다.

 

‘물려받은 연애편지’에는 저자의 부모가 1946년 9월 말부터 1949년 12월 1일 결혼할 때까지 주고받은 편지와 지은이의 회상을 통해 그들의 삶을 아름답게 재구성했다. 강제 이주와 전쟁, 참혹한 강제 노동, 굶주림과 모욕과 학대를 이겨내고 살아남은 두 젊은 유대인은 굳건한 사랑으로 힘든 고통과 치명적인 질병을 이겨낸다. 그들의 사랑이 너무나 아름답다.

 

저자의 부모가 나치 독일하에서의 처참한 고난 속에서 피워낸 사랑은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감동적인 이야기다. 또한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려 신음했던 수많은 익명의 사람들과 그들의 자녀에게 되물림된 상처는 유대인들 못지않게 6.25와 5.18이라는 현대사를 살아온 우리 부모와 할머니, 할아버지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이 책을 통해 자식을 위해서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시고 희생하신 부모님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에게 남겨주신 부모님의 유산은 ‘재산’이 아니라 부모님의 ‘삶’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 어떤 것보다 고귀한 정신적인 유산이야말로 우리들에게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k*****6 2012.05.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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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런거리는 유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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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 '수런거리는' 이라는 말이 참 마음에 들었다. 슬픔은 수런거린다. 아기처럼 아프다고 울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자신의 욕망에 좀 더 충실한 (?) 이들이라면, 부모님의 죽음 앞에선 우울증에 빠지거나, 약의 도움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정상적인 애도의 과정.. 즉, 수런거리는 슬픔을 어루만짐으로써 부모님을 애도하고, 인고의 슬픔의 과정을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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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 '수런거리는' 이라는 말이 참 마음에 들었다. 슬픔은 수런거린다. 아기처럼 아프다고 울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자신의 욕망에 좀 더 충실한 (?) 이들이라면, 부모님의 죽음 앞에선 우울증에 빠지거나, 약의 도움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정상적인 애도의 과정.. 즉, 수런거리는 슬픔을 어루만짐으로써 부모님을 애도하고, 인고의 슬픔의 과정을 거친다.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고, 그 분들을 기억하려는 저자의 태도가 참으로 성숙하게만 느껴졌다. 아마 저자인 리디아 플렘이 정신분석학을 전공하는 사람이어서 애도의 과정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겠지만, 그 역시 인간인데 얼마나 슬펐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어머니는 나에게 매우 헌신적인 분이시다. 다 큰 자식이지만, 늘 먹을 건 잘 먹는지, 잠은 잘 자는지, 살이 빠지지는 않았는지 (좀 빼야하긴 하지만) 걱정이 많으시다. 이런 잔 걱정을 하시며 자식을 챙기는사람이 어머니밖에 더 있으랴. 그런 분이 계시다는 것은 정신적인 지주가 살아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 분을 보내고 나면, 나는 어떤 슬픔의 과정을 겪어야 할지 앞이 막막해진다.

 

이 책엔 어머니와 아버지의 연서를 통해 그분들을 기억하려는 저자의 슬픔의 과정이 담겨있다. 저자의 부모님은 나치 시대에 무서운 독재 정권하에서 불어로 된 서찰을 주고받으며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서로에 대한 확신으로 평생을 살아오셨다. 그 분들의 연애편지 300여통이 이 책 속에 애틋하게 펼쳐져 있다. 육신은 썩어 없어지지만, 정신은 없어지지 않는다. 이분들의 연애편지가 불후의 명작으로 쓰여지지는 못했을지언정 딸의 손끝에서 책으로 다시 태어나 언제까지나 딸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라 생각하니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 이 또한 자식으로서 해드릴 수 있는 마지막 효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부모가 남겨줄 수 있는 유산은 돈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였다. 유산이라고 하면 돈을 생각하기 쉽지만, 수런거리는 유산.. 편지들 속에 숨어있는 수런수런하는 옛날의 기억을 유산으로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정신적인 유산이야말로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부모와 자식간에 함께 한 시간들, 서로 나누었던 소통들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으니 말이다.

 

c*****1 2012.05.2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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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런거리는 유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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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수런거리는 유산들'은  정신분석학자이자 작가인 지은이가 부모를 사별한 뒤에 이어진 애도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심리 에세이다. 저자는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난 뒤 부모님이 사시던 집을 ‘비우는’ 일을 해야했다. 부모님의 손때가 묻어 있고 가족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이 남겨져 있다. 하지만 이제는 주인을 모두 잃은 유품들을 정리해야하는 것이다.   비우기는 마음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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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수런거리는 유산들'은  정신분석학자이자 작가인 지은이가 부모를 사별한 뒤에 이어진 애도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심리 에세이다. 저자는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난 뒤 부모님이 사시던 집을 ‘비우는’ 일을 해야했다. 부모님의 손때가 묻어 있고 가족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이 남겨져 있다. 하지만 이제는 주인을 모두 잃은 유품들을 정리해야하는 것이다.

 

비우기는 마음을 가볍게 한다. 이렇게 고백하면 너무 파렴치한가?

물론 우리는 돌아가신 소중한 부모님을 깊이 사랑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를 지치게 하고, 들볶고, 피곤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제 우리가 귀찮은 사람이나 악몽을 몰아내듯 그들을 비울 차례가 되었다(p.27)


‘기억’이란 마치 만화경과 같다. 들여다볼 때마다 매번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만화경 속에는 아름다운 색깔의 조그만 돌들이 가득 들어 있다. 흔들 때마다 다른 그림, 다른 조합을 보여준다. 작가는 인간의 절대고독감을 상실과 재생을 포함해 심리적인 기저를 샅샅아 훓어 내려간다.

 

나는 증여에 찬성하고 상속에 반대한다.

반드시 유언장을 남기고, 자신이 물려주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누구에게 주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할 것이다.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의 인계가 그저 저절로 이루어져서는 안 될 것이고,

선택이나 선물, 분명하고 신중하고 깊이 숙고한 양도가 되어야지,

그저 관례나 소극적인 방임, 체념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p.39)


사람들은 삶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독립적인 존재로 죽음이라는 것을 생각한다. 우리의 탄생을 지켜보았던 이들이 우리는 그들의 죽음을 지켜본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죽음이라는 렌즈로 인생을 바라본다면 새로운 시간을 얻을 수 있다. 죽음은 '나'라는 존재 속에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것이며, 그 사실은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망각할 수가 없는 것이다. 확실히 그것은 진리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동시에 죽음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배워야만 할 진리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어떠한 진리도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을 치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어떠한 진리도 어떠한 성실함도 어떠한 강함도 어떠한 부드러움도 그 슬픔을 치유할 수는 없는 것이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순간에는 가장 작은 부분조차도 소중하게 느껴진다. 매일 보는 저녁노을과 가로수, 가족이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그렇다면 매일 죽는 연습을 하면서 산다면 우리 삶이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k****0 2012.06.06.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