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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이 흩날리는 이야기, 꽃 아래 봄에 죽기를
"꽃잎이 흩날리는 이야기, 꽃 아래 봄에 죽기를" 내용보기
봄만 되면 꼭 보게 되는 꽃이 있다. 남쪽으로부터 개화가 되어 점점 위로 올라오는 꽃... 진하지도 않은 옅은 분홍빛이 고와서 자꾸 올려다 보게 되는, 바람이 불거나 떨어질 때면 꽃비가 내리는 듯 하여 마냥 걷고 싶어지기도 한다.   꽃 아래 봄에 죽기를...   마치 옅은 분홍빛의 그 꽃을 연상시키는 이 말처럼 신기하게도 아직 필 수 없는 꽃임에도 피어난 꽃 아래 봄에 한 남
"꽃잎이 흩날리는 이야기, 꽃 아래 봄에 죽기를" 내용보기

봄만 되면 꼭 보게 되는 꽃이 있다. 남쪽으로부터 개화가 되어 점점 위로 올라오는 꽃... 진하지도 않은 옅은 분홍빛이 고와서 자꾸 올려다 보게 되는, 바람이 불거나 떨어질 때면 꽃비가 내리는 듯 하여 마냥 걷고 싶어지기도 한다.

 

꽃 아래 봄에 죽기를...

 

마치 옅은 분홍빛의 그 꽃을 연상시키는 이 말처럼 신기하게도 아직 필 수 없는 꽃임에도 피어난 꽃 아래 봄에 한 남자가 생을 마친다. 가타오카 소교, 하이쿠(*일본 고유의 단시형) 시인인 남자는 가족없이 홀로 살아가다 생을 마치는데 그에게는 말 못할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그와 가장 가깝게 지냈다고 할 수 있는 프리랜서 작가인 이지마 나나오는 그런 그의 비밀을 추적해나간다.

 

이 밖에도 '가족사진', '마지막 거처', '살인자의 빨간 손', '일곱접시는 너무 많다', '물고기의 교제' 등 다섯 단편은 어느 마을 한적한 곳에 위치한 맥주바인 '가나리야'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주인인 구도 데쓰야는 가게 손님들의 일이나 듣게 되는 일들을 단번에 추리하고 의문점등을 해결해나간다.

 

구도 데쓰야, 그는 사건의 전말을 알아내는 솜씨가 전문가의 그것 못지 않고 요리 또한 잘하니 가히 매력적인 캐릭터랄까?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는 사소한 것 하나라도 주의 깊게 듣고 쉬이 잊지 않는데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들어주고 추리를 함에 있어 천부적인 소질을 지닌 듯 하다는 데 있다.     

 

헌데 정작 '구도 데쓰야'라는 인물, 본인에 대해선 거의 드러나는 점이 없다. 앞서도 말했듯 가나리야의 주인이고 요리를 잘하고 손님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추리에도 타고난 소질이 엿보이는 정도...? 이쯤되면 그가 어째서 그런 가게를 운영하고 어쩜 그리 추리를 잘 하는지 궁금해질 법도 하다.

 

연작 미스터리 단편집인 만큼 여섯 가지의 단편 중 구도 본인에 관한 이야기가 한 편쯤 들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

 


이 책은 별로라는 평과 좋았다는 평, 둘 다를 접하고도 보게된 작품이다. 작품을 고를 때, 평을 우선시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가도 별로라는 평을 접하게 되면 슬며시 내려놓게 되는데 그러다 또 좋은 평을 접하면 다시 한번 봐볼까?하는 마음이 들게 되고 결국 읽게 된다.

 

그렇게 해서 보게 된 책이라도 경우에 따라선 정말 읽지 말 걸 그랬다고, 혹은 읽지 않았으면 후회할 뻔 했다고 생각되는 작품들도 꽤 많이 만나게 되는데...

 

이 작품은 다행히 만나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일상의 이야기에 '추리'라는 양념을 버무린 몇몇 단편은 추리에 대해 잘 모르기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기도 했지만 또 몇몇 단편은 그런 부분을 만회할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특히 '마지막 거처'란 단편은 강가에 오두막을 짓고 사는 노부부와 우연히 그들을 찾은 사진작가의 이야기인데 왠지 마음 한켠이 아릿하면서 따뜻해져왔다. 어딘가에 저런 인연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읽는 내내 미치오 슈스케의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이란 작품이 생각났다. 잔잔한 분위기와 작품내 배어있는 따뜻함이 어딘가 모르게 이 작품과 닮은 느낌이 든다.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은 추리에 대한 기대를 잔뜩하고 읽었던 만큼 꽤 실망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조금 생각이 달라졌달까? 작품을 대할 때 추리면 추리, SF면 SF... 등 너무 장르를 구분해 읽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슬며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을 덮으며 앞으로 더이상 그의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하니... 못내 아쉽다.   

 

 

 



k****e 2012.09.23. 신고 공감 9 댓글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