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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운 좋은' 인생을 살고 있는 조동우 대표의 성공스토리
"생각보다 '운 좋은' 인생을 살고 있는 조동우 대표의 성공스토리" 내용보기
생각보다 나쁘지만은 않은 인생 대뜸 '그의 인생은 나쁘지만은 않더라'고 말하면 이상할까? 하지만 어떡하랴. 정말로 그의 인생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던 것을. 조동우. 그는 너무 무관심했던 죄로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나온 남자다. 둔한건지 미련한건지, 순한건지 감이 안 잡히지만 한 가지 확실한건 '이 남자 인생은 거짓말처럼 술술 잘도 풀린다'는 것. 때론 부럽고 때론 저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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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나쁘지만은 않은 인생

대뜸 '그의 인생은 나쁘지만은 않더라'고 말하면 이상할까? 하지만 어떡하랴. 정말로 그의 인생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던 것을. 조동우. 그는 너무 무관심했던 죄로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나온 남자다. 둔한건지 미련한건지, 순한건지 감이 안 잡히지만 한 가지 확실한건 '이 남자 인생은 거짓말처럼 술술 잘도 풀린다'는 것. 때론 부럽고 때론 저주하고 싶을 정도로 술술 잘 풀린다. 운을 가장한 필연인건지 단순한 운인건지 모르겠지만 사주팔자 확인해보면 원래부터 그런 인생을 살게끔 되어 있지 않았을까? 아무튼 에스코트주식회사 대표 조동우는 참 재미있는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다. 친구에게 배신 받고 감방에서 썩어가다 사회로 복귀한 그는 얼굴에 마가 잔뜩 낀 여자를 만났고 그 이후 안 풀리는 일 하나 없이 술술 잘도 풀리는 멋진 인생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정말 이런 사람이 눈 앞에 있으면 발로 엉덩이를 확 걷어차주고 싶을 정도다. 남들이 지독하다고 평하든 불쌍하다고 평하든 그는 그 자신의 인생이 썩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말한다. 생각보다 나쁘지만은 않다고. 그런데 내가 보기에도 그의 인생이 나쁘지만은 않다. 아니 전혀 나쁠 것이 없다. 기회에 둘러 쌓여 있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으니까. 그에게는 '주변에서 사람을 끌어 모으는 힘'이라도 있는 것 같다. 그 스스로는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지만 우연찮게 주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그를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에스코트 하는 것은 조동우씨, 그 한 사람이지만 정작 에스코트를 받는 사람 역시 조동우 본인인 것이다. 그는 자신의 애마를 수리하기 위해 카센터를 찾아갔다가 '넬'을 만난다. 정확히는 '넬'이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를 키우는 여자, 소희를. 그것을 시작으로 그는 '에스코트주식회사'를 시작한다. 처음엔 두리뭉실하고 본인조차 뭐가 뭔지 모르는 상태로 일이 돌아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뚜렷한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고 그는 스스로가 속한 곳을 '에스코트주식회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에스코트주식호사 조동웁니다. 하하."

 

이 한 마디는 그가 누구인지를 말해주는 가장 큰 대목이 아닐까? 『에스코트주식회사』는 생각보다 흡입력이 강해서 몰입하기가 쉬웠던 책이다. 장면 전환이 확확 바뀌었고 속도감도 빨랐지만 무엇보다 명쾌했다. 평범한 로맨스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될지도 모르겠으나 이 책을 로맨스로 치부하기엔 쫄깃하지 않다. 로맨스라기엔 쫄깃한 감이 떨어지고, 인생소설이라기엔 교훈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성장소설이라기엔 need와 want가 명료하지 않다. 이 책을 처음부터 찬찬히 뜯어보고 싶진 않다. 그저 재미로 간편하게 읽고 덮어버리는 것으로 만족하고 싶다. 누군가는 이 책을 샅샅이 훑어보고 장르를 파악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읽고 싶지 않다. 조동우라는 남자의 인생보다는 그가 속한 회사에 더 관심이 가고, 그 회사보다는 조동우라는 남자에게 더 관심이 가기 때문. 조동우. 대체 이 남자는 누굴까? 싶다가도 저 한 마디만 들으면 "아하!" 싶다. 마지막에 가서는 잔잔한 미소가 입가에 머무르게 만드는 남자, 조동우. 지금부터 이 남자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려한다.

 

 

에스코트주식회사 그리고 위로

책을 덮고 난 후 위로를 받았던 적은 손에 꼽을 정도. 대놓고 '내가 널 위로해줄게.'라고 말하지 않아서 더욱 값진 위로를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에스코트는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이나 단체가 무사하도록 유도하거나 호위하는 일'이지만 이 책에서의 에스코트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다친 마음에 위로를 건내는 일'이 『에스코트주식회사』 속에서 이야기하는 에스코트가 아닐까? 사람을 상대하면서 다치고 너덜거리는 마음을 책 속 에스코트주식회사 대표인 조동우씨를 통해 위로 받고 보살핌 받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사실 조동우라는 남자는 위로에 강한 남자가 아니다. 입에 발린 말을 선뜻 내놓을 수 있을 정도로 영악하지도 않고, 여자 앞에만 서면 말을 더듬을 정도로 쑥맥에 순둥이라 그 흔하디흔단 위로인 "괜찮을거야." 한 마디도 똑바로 내뱉지 못한다. 하지만 그의 어수룩함과 당황해하는 모습이 충분히 위로가 되어 돌아오고 다친 마음을 쓰다듬어주고 있음을 그 자신은 알고 있을런지. 실제로 에스코트 받지는 못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에스코트가 '위로'라면 등장인물들 못지 않게 독자들 역시 충분한 에스코트를 받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에스코트주식회사』에서 집중해서 봐야할 것은 무엇일까? 동우와 소희의 러브전선도 아니고, 동우 주변으로 꼬여드는 여자 고객들도 아니고, 친구에게 배신당한 동우의 리얼스토리도 아니다. 그저 그가 에스코트하는 것만 바라보면 된다. 어떻게 에스코트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에스코트를 통해 그가 해내는 것이 무엇이고, 그에게 돌아오는 보상이 무엇인가를. 표면적으로 그는 '대가'를 받지만 사실상 '위로' 받고 있는 쪽이기도하다. 조동우는 친구에게 배신당해 감방에 들어갔다 나왔지만 첫 고객인 소희를 만나 그녀를 에스코트하며 사회에 당당히 첫 발을 내딛게 된다. 그렇게 그의 위로는 시작된다. 왜 그의 주변에 여자 고객들만 줄줄이 모여드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건 그가 그녀들을 에스코트하면서 정작 위로 받고 있다는 것. 그녀들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보다 그가 의뢰를 받아 줄 것인지, 잘 해결해 줄 것인지만 바라보고 있다. 그녀에게 조동우라는 남자의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에겐 자신의 속마음과 사정을 털어 놓을 누군가가 필요하다. 그런 친구가 있다면 세상에 더 이상 바랄게 없겠지만, 조동우에게는 자신의 고객들이 곧 친구이자 그러한 존재나 마찬가지다. 자신의 과거를 알고도 색안경 낀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 이들. 오히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이들. 그런 이들이 있기에 조동우는 예의 웃음을 지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하." 너털웃음 같기도 하고 인위적인 웃음 같기도 한 이 웃음은 조동우씨의 전매특허가 되고 말았다.

 

"에스코트씨 맞죠?"
"아, 그럼 의뢰하신 분이세요?"
"네. 제가 그 사람이에요."
"어쨌든 왜 그렇게 위험한 짓을 했어요?"
"과연 에스코트씨가 날 구해줄 수 있을지 궁금했거든요."
"네? 무슨 말도 안 되는, 만약 내가 늦게 왔으면 어쩌려구요."
"늦게 왔으면요? 그럼 내 소원대로 됐겠죠."
"소원이라뇨?"
"저는 죽는 게 소원이에요. 에스코트씨는 제가 죽는 걸 막아줘야 해요. 그게 저의 의뢰랍니다."

 

터무니 없는 의뢰가 들어오기도 한다. 시도 때도 없이 자살할 궁리만 하고 있는 여자의 의뢰를 받고 조동우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녹초가 되어 버린다. 그녀에게도 '그럴 수 밖에 없는 사정'이라는게 있었다. 요즘들어 사람들이 자기의 욕구를 참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내다 못해 남에게 피해까지 입히게 되는 것도 각자의 '사정' 때문이겠지만, 그 '사정'이 주는 악영향을 끌어안고만 있다보면 결국 곪아 터져 자신과 남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것 아닐까? 그리고 누군가가 자신들을 돌봐주고 위로해주기를 간절이 원했던 것이 아닐까? 바로 이 여자처럼. 자살시도를 하려는 여자를 막으려 하루 종일 동문서주하며 뛰어 다닌 것도 모자라 이젠 철부지 딸이 자기 엄마를 꼬셔달라고 찾아오기까지 한다. 에스코트주식회사는 평온한 날이 없다. 헌데 이런 황당무계한 의뢰에도 제 할일 다 하는 조동우라는 남자는 참 재미있는 사람이다. 이 남자, 거물이 될 지도 모른다. 책상과 쇼파만 넣으면 꽉 차는 천사호에 둥지를 틀고 있지만 언젠가는 사고 한 번 크게 칠 날이 있을 것 같다. 

 

 

한 번쯤 에스코트 받고 싶은 남자

사람들이 쉽게 죽음의 문턱을 넘고, 자기 혼자 죽기 억울에서 죄 없는 사람까지 끌고 죽어가는 한국 사회가 필요로하는 코드는 바로 위로. 이 위로를 114 안내원양 같은 멘트나 날리는 조동우씨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천사호의 방문을 두드리든, 그의 선불폰으로 전화를 걸든 "에스코트주식회사 조동웁니다."하는 말만 들으면 안심하고 '위로'를 맡길 수 있지 않을까? 제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의뢰인을 지켜주려는 이 남자에게 하루라도 좋으니 에스코트를 부탁하고 싶다. 이런 사람이 정말로 있다면, 에스코트주식회사가 있다면 속는셈치고 맡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으니.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이 사회에서 마음이 착 가라앉는 평온한 위로 한 줄 받고 싶다면 그의 이야기로 뛰어드는 것은 어떨까? 『에스코트주식회사』 속 조동우를 향해 힘껏 다이빙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주말이어도 좋고, 틈새시간이어도 좋으니 언제 어디서든 문 활짝 열고 기다리고 있을 조동우를 향해 다이빙을 해보자. 혹시 아는가? 위로보다 더 값진 것을 선물 받을 수 있을지.

 

b*****l 2013.12.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