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책을 읽다가, 음악을 듣다가, 텔레비전을 보다가 생각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 내가 느끼고 있는 것, 내가 경험한 것들이 모두 역사가 되는 것은 아닐까? 시대를 바꾸는 엄청난 사건이나, 인물만이 역사는 아닐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매일이 모여 시간의 필름이 완성되고 그것이 모여 역사가 혹은 야사가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래서 가끔 친정집에서 만나게 되는 나의 어린 시절에 깜짝 놀라곤 한다. 내가 이런 아이였구나 하는 내 개인의 역사. 사진과 일기장 그리고 편지와 잡다한 소품들. 그 당시엔 그것들이 가장 소중했던 내 인생의 최고였지만 이제는 아무것도 아닌 일들.
겪어보진 않았지만 근대 조선 시대 하면 암울하고 모든 것이 정지된 정적인 세상을 연상하게 된다. 희망도 없고, 미래도 꿈꿀 수 없는 시대. 하지만 그 시대에도 사람들은 살았고, 아이들은 태어났고, 또 누군가는 죽어갔다. ‘이토록 아찔한 경성’이란 책은 근대 조선인들의 욕망과 사생활을 이야기 한다. 모두 6부로 구성된 이 책은 광고, 대중음악, 사법제도, 문화재, 미디어, 철도로 본 그 시대의 풍경을 설명한다. 이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그리고 흥미 있게 읽은 부분은 광고다. 광고하면 세련되고 다양한 표현을 먼저 떠올리는데 근대 조선엔 왠지 그런 일이 상상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광고는 “쇠가죽, 호랑이 가죽, 사람 머리털, 호랑이 발톱은 사들이고 자명종 시계, 뮤직 박스, 성냥은 판다.”라고 하는 1886년 2월 22일자 ‘덕상 세창양행 고백’이다. (13) 이 한 줄의 광고를 통해 읽을 수 있는 그 시대는 호랑이 가죽과 발톱을 사들인 것으로 봐서 실제 한반도에 호랑이가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시대의 모든 것을 담아냈다고 하는 광고는 그 시대의 기록이자 역사책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여 본다. 우스운 건 광고라는 말 대신에 ‘고백’이라는 말을 쓴 것이 재미있다. 1909년 대한수도회사의 수돗물 광고는 획기적이기도 하다. 그 당시에 물은 공짜로 마셨는데 위생적인 물은 돈을 내고 마셔야했다. 지금은 당연하게 내는 수도세가 그 당시에는 엄청난 저항을 불러일으켰다는 사실. 언제나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되는 시기엔 반발이 장난 아니다. 또한 통신 판매의 원조 격인 한양상회의 통신판매 광고는 예나 지금이나 소비자의 마음을 잡기가 쉽지 않음을 말해주는 것 같다. 내가 어릴 때만해도 있었다는 우량아 광고. 이 광고의 진실은 조선총독부에서 우량아로 키워야 한다는 사회적 담론을 담았다는 것이다. 잘 키워 전쟁터에 징용 보내 병사로 쓰기 위한 것이었다니...
이밖에 식민지 시대에 들어온 엔카가 우리 식의 트로트가 되었다는 것, 그래서 논쟁이 많았다는 사실, 일제시대 잘못 길들여진 사법 제도가 아직도 그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우리 문화재의 수호자였던 간송에 대한 안타까우면서도 자랑스러운 사연, 라디오와 신문으로 본 미디어의 역사, 철도로 본 그 당시의 사회상까지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볼 수 있다.
한 가지. 일제강점기의 변호사들 중에 조선인의 영웅으로 불린 일본인이 있었다는 사실은 매우 놀랍다. 후세 다쓰지라라는 사람은 인권 변호사이자 사회운동가로 일본 내 농민, 노동자, 부락민을 위해 국외에서는 식민지 민중의 권리 보호를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조선의 독립 운동을 지지하고 독립 운동가들을 위해 적극 변호를 했는데 그래서 수차례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하고 투옥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유럽에서는 후진국이었던 독일의 사법제도를 그대로 가져온 일본, 그리고 일본의 사법제도를 그대로 가져온 우리나라. 해방이 되고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사법제도에서 우리식의 삼각 균형을 이루어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주변을 돌아본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 텔레비전이나 노트북현재는 최첨단의 기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역사 속에 남겨질 고철 덩어리가 될지 모르겠다. 오늘 하루하루가 나의 역사가 된다고 생각하니 기분 좋게 그리고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졌다. . |
|
최근 출판가의 흐름 중 하나가 방송된 내용을 묶어서 만든 책들이 많다는 것이다. 다큐멘터리, 기획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책으로 나와서 독자들에게 사랑받게 돼 방송사의 효자상품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토록 아찔한 경성'도 방송 프로그램의 내용을 펴낸 책인데 OBS에서 100회 남짓 방송된 '세상을 움직이는 역사' 중 조선에서 펼쳐지기 시작한 근대의 풍경을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는 광고,대중음악, 사법제도, 문화재, 미디어, 철도 여섯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근대성의 양상을 전개하고 있는데, 각 키워드마다 그 분야 전문가가 내용을 설명하고 각 키워드 끝에 저술가 남경태와 그 분야 저자가 토크하는 구성으로 짜여져있다. 거론되고 있는 여섯 가지 주제 중 특히 대중음악과 사법제도 편에 관심이 많이 갔다. 대중문화에 대한 담론 자체를 굉장히 즐기는지라 트로트역사는 내게 아주 재미있는 키워드였다. 우리나라에 대중가요가 싹 튼 시기는 20년대 후반 30년대 초반이었지만 이 당시에는 대중가요가 대중적이진 못했다. 트로트는 일본의 영향으로 탄생했고, 또 일제 후반기 일제문화에 거부감없는 세대에 의해 세련된 노래로 받아들여진 것이었다. 반면 신민요는 향토적이고 촌스러운 음악이라는 선입견이 형성됐다. 이 지점에서 이영미의 지적에 뜨끔했다. 세련됐다고 반응하는 것이나 높게 평가하는 것은 단지 취향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그런데 사법제도 관련 내용은 대중가요보다 더 눈여겨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시기 일제에 의해 도입된 사법시스템은 지금까지도 우리 법운용 시스템에 엄청난 영향을 드리우고 있으니,시종일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면서 읽게 됐다. 일제시대 때 경찰과 검찰에 힘이 쏠리고 변호사가 적었던 것은 피의자 혹은 피고인의 권리와 인권은 보호받지 못하는 방향으로 법적용이 이루어지는 결과를 빚었다. 법치주의보다는 수사편의적인 나쁜 관행이 자리잡게 만들었다. 지금 변호사 수가 많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일제 시대 법체계의 잔재를 여전히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 근대정신의 기반이 법치주의와 이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제에 의한 사법제도는 결국 제국주의의 통치편의로 인해 퇴색하고 만 것이었다.
이 책의 제목에 인용돼 있는 경성은 지명이라기보다는 조선인들에게 영향을 미쳤던 근대문명과 문화를 대표하는 표현으로 사용했다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막 근대적 문명이 들어오던 시기의 경성 사람들을 떠올려봤다. 모던보이와 모던걸들이 등장하고 방송국이며 신문사가 생겨났을 거리. 그리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트로트 노래하며 아찔까지는 몰라도 적어도 조선 그 어느 곳보다 먼저 최첨단 근대 문명의 세례를 받으면 서서히 그 문명에 취해갔을.
책을 다 읽고는 방송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한번도 이 방송을 본적은 없지만 책을 보니, 어떤 형식으로 짜여진 프로그램인지 짐작이 갔다. 요즘 역사를 다룬 다큐나 여러 패널을 불러놓고 대담 형식으로 진행하는 프로도 있고, 다양한 포맷으로 역사를 다루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방송사 입장에선 전파로 나간 내용을 활자로 펴낸다는 의미 외에도 수익을 안겨주는 효자상품이 될 수 있고, 출판사 입장에선 방송을 통해 홍보가 되고 검증된 컨텐츠를 출판한다는 면에서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이런 장점을 살려서 더 많은 방송 프로그램 역사책들이 나오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
|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많이 공부할 수 있었던 책입니다. 처음에는 경성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고, 시대적 분위기만 알고 있어서 관심을 가졌던 것인데, 경성이 시대적으로 처음 근대화가 진행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소소한 문화적 매력이 느껴지는 면도 있었지만, 사회적으로는 참 힘든 시기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가 빼앗긴 것들도 많았던 시기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여섯가지 챕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크게 여섯가지 사회 문화를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광고, 대중음악, 사법제도, 문화재, 미디어, 철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광고는 신문 지면에 나오는 광고의 모습들이 직접 실려있어서 보는데 가장 재미있던 챕터였습니다. 그리고 대중음악은 같은 이영미의 예전 다른 트로트만을 다룬 책에서도 읽었었던 내용들이 담겨있어서 반가웠던 챕터였습니다. 사법제도, 문화재는 개인적으로 재미없고 딱딱했는데, 왜냐하면 일본에게 빼앗기는 듯한 관계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힘든 모습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디어는 우리나라 사회의 근대화를 이끌어준 역할을 하는 것에서 희망적인 챕터라고 생각했습니다. 국민들이 많이 아는 것이 힘이 된다는 사실이 지금 현대에 와서는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에 있었던 시기에는 그것이 필사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편의 다큐멘터리 혹은 생생한 역사책을 읽은 느낌이 가장 컸다고 생각합니다. 딱딱한 시대별 역사를 공부했던 국사책보다는 이렇게 하나하나 집중해서 재밌게 읽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책을 통해 재미있는 역사 책을 많이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
|
이토록 아찔한 경성
방송 채널이 많아지면서 꼭 보고 싶은 좋은 방송임을 알지만, 모두 다 볼 수 없는 아쉬움이 남을때가 많다. 특히 역사나 다큐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나름 챙겨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이 번에 OBS방송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역사>라는 제목의 방송 내용이 책으로 묶어 출간되었는데, 사실 이런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방송을 몰랐지만 [이토록 아찔한 경성] 이라는 책 제목을 본 순간 꼭 한 번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또한 방송되었던 내용도 시간을 내서 꼭 다시보기를 하고 싶어진다. 최근에 다시 공부를 시작하면서 여러가지 역사에 대해 배우고 있는데, 하나씩 알아갈수록 역사공부 재미에 푹 빠져들고 있는 중이다. 일제 강점기 조선을 강제 점령한 그들은 우리나라 근대는 자신들에 의해 발전되었다고 말하곤 한다. 과연 그들은 식민지의 발전을 위해서 철도를 놓고, 라디오를 보급했던 것일까.
[이토록 아찔한 경성]은 한 장씩 책 장을 넘겨갈 때마다 잘 알지 못했던 식민지의 현실과 그 시대의 우리 국민들의 애환이나 고통을 읽어낼 수 있다. 사실 책을 읽기 전 역사 교과서에서 만날 수 있었던, 공부로만 알고 달달 외었던 한국사의 한 부분인 일제 강점기에 대한 지식은 극히 일부분 이었음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광고부터, 미디어, 철도까지 모두 여섯가지의 주제에 담긴 내용은 그 분야의 전문가 선생님이 하나 하나 사진이나 그림 자료와 함께 깊이있는 관련지식을 전해준다. 또한 '만약에' 라는 코너를 두어 진행자와 전문가 선생님의 문답식 대화가 이어지는데,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한 내용이나 의문이 가는 내용들을 다른 각도에서 문제의식을 통해 생각을 달리 해볼 수 있다는 것이 공감이 많이 가는 부분이었다.
정말 일제가 아니었으면 우리나라는 근대를 맞을 수 없었을까 생각해볼 수 있었고, 여러가지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여러 등장인물이나 사건을 통해 많은 공부가 되었지만, 가장 뿌듯하고 감동적인 인물로는 '사법제도로 본 근대의 풍경'에서 만난 '후세 다쯔지'라는 일본인 변호사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전에 그저 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어느 시대나 정말 양심을 가지고 자신의 조국이 식민지로 만든 조선 인을 위해 조선 인을 변호해주는 일을 도맡아서 하면서 번호사 자격도 수 차례 박탈당하고, 투옥되기도 했다니 이런 분들을 보면 정말 존경하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독립을 지지하면서 특히 독립운동가들을 위해 적극적인 변호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과연 그와 같은 상황이 온다면 그처럼 양심이 시키는대로, 참 지식인다운 행동을 취할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해보기도 했다.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또 다른 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는데, 4부이 '문화재로 본 근대 풍경' 내용에 많은 비중을 두고 소개되고 있는 간송'전형필' 선생님에 대한 내용이었다. 수 많은 재산을 국보급 문화재를 찾는데 쓰면서도 일제강점기인 그 시대에 꿋꿋하게 한국인의 의지를 보여주곤 하시던 모습과, 문화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엿보게 되면서 새삼 간송 미술관의 작품들을 만나고 싶어졌다. 특히 지금처럼 빈부의 격차가 심하고 재벌이나 부자들이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동네 골목 상권까지 마구 쓸어가고 있는 현 상황을 보면서 참다운 의인이란 무엇이며, 정말 부자가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에 대해 깊이 느끼게 되었다. 정말 간송 같은 분이 우리 주변에 많이 나오기를 나도 바라는 마음 간절하기만 했다.
'한편 일본이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조선의 물자를 일본으로 가져 가는 것을 알고 있는 지식인들은 철도 건설을 반대합니다. 기차가 다니지 못하게 철로 위에 커다란 바위를 얹어놓는다든가 전선을 잘라버린다든가 여러가지 방해공작을 합니다. 그러자 일제는 엄청난 포고령까지 냅니다. '철도를 파괴하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 라고 말이지요. 이렇게 해서 불과 몇 년 사이에 일본군한데 체포되어 조선 정부에 넘겨져 사형당한 사람이 40명이 넘습니다. 이만큼 철도에는 많은 눈물과 고통이 있죠,' ( 본문 277쪽 ) |
|
우리나라의 역사를 아는 것에 대해서 아주 즐거워하지만 실은 일제 강점기때의 역사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 애써 알고 싶지 않았던 역사의 한 자락이었다고 말할까. 하지만 뻥뚫린 구멍처럼 어느 한 면의 역사를 모른다면 어떻게 우리의 역사를 논할 수 있을까란 생각도 해본다. 우리 역사 속에서 근대화의 시작을 알렸던 일제 강점기, 그때의 우리는 어떠했는지 그 이야기를 살펴 볼 수 있는 이 책은 OBS 특별기획 [세상을 움직이는 역사]란 강의 프로그램을 엮은 것이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중반을 이르는 우리 역사 속의 이야기를 분야별로 담아내고 있다. 광고, 대중음악, 사법제도, 문화재, 미디어, 철도로 본 근대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음으로 그 시대를 알아가는 일이 그닥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요즘은 티비 속의 광고 하나만 보아도 재미나다는 생각이 드는데, 우리 광고의 시작은 언제였을까.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광고가 그다지 재미나기만 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전쟁에 임하라는 광고가 실리기도 했으며 조선총독부가 한국의 지배계층을 파악하고 식민지 이념을 전파하기 위한 의도의 '신사명감'에 이름을 올리라는 광고를 하기도 했다고 하니 말이다.
우리의 옛 가요인 트로트, 조선인이 작사 작곡을 한 노래 낙화유수가 등장한 것은 1927년이었다고 한다. 트로트가 정착하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로 당시 신교육을 받고 일본어도 잘 하는 대도시의 교육받은 젊은이들의 노래였다고 한다. 일제강점기때 경찰은 치안과 사법제도의 핵심 인사였다. 경찰이 유죄라는 심증을 두고 조서를 작성하였다면 99%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 구조였다고 한다. 우리의 수많은 문화재를 지켜냈던 간송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어 흥미롭고 소중하며 고마운 시간이었다. 1920년대 일본은 친일 기업이나 지주들, 친일파 단체에 신문을 허가해주었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당시 친일 단체였던 곳에서 발행한 것이다. 1897년 일본이 조선의 정부를 장악하면서 경인선 철도 부설권을 가지게 되었고, 러일전쟁을 코 앞에 두고는 철도 건설을 재촉하기도 했다고 한다.
우리 역사 속에서 근대의 모습들을 다양한 분야를 통해서 알 수 있게 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중반에 이르는 우리 역사의 근대 이야기를 들으면서 몰랐던 부분을 채워내는 시간이 된 것 같다. 애써 외면하고싶기만 했던 일제 강점기의 시대, 하지만 우리의 역사이기에 외면만 하고 있을 수는 없기에 이 책을 통해 그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쉬운 접근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책은 만약에라는 코너가 있어 강연자와 남경태 선생님의 역사적 사실을 가정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도 실려 있다. 광고, 대중음악, 사법제도, 문화재, 미디어, 철도라는 것을 통해 본 우리의 근대 모습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
|
대학 시절, 도서관에 가면 신문자료실이 있었다. 처음엔 자료를 찾기 위해 드나들기 시작했는데, 옛날 신문을 읽다보니 ‘그 시대에도 이런 일이 있었나?’할 정도로 재미있는 일들이 있어서 나중에는 심심 파적으로 뒤적이기도 했다. 그렇게 읽을 때면, 본문의 신문기사도 흥미로웠지만 그보다는 “만물상”, “휴지통”같은 가십란이나 하단에 실린 옛날 광고들이 더 눈에 들어오곤 했다. 한편으로는 촌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 시대치고는 무척 앞선 감각이 엿보이는 것도 있었다. 어렸을 때 보던 제품들의 사진을 접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였고.
역사는 늘 반복의 연속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도 어쩌면 예전 어느 때인가 있었던 일일 수도 있다. 그래서 지난 역사와 문화를 돌아보는 것은 현재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된다. 옛날 신문의 사건 내용이나 광고를 읽을 때면 어떤 면으로는 지금까지 반복되는 역사의 한 장면을 접하게 된다.
<이토록 아찔한 경성>은 그런 면에서 볼 때, 지금의 시점에서 지난 문화를 뒤돌아보는 또 하나의 시각이다. 이 책은 OBS의 특별기획 <세상을 움직이는 역사>의 일부 내용을 책으로 묶은 것으로, “광고, 대중음악, 사법제도, 문화재, 미디어 그리고 철도”라는 6가지 측면에서 조선의 근대화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책의 내용은 대중 혹은 청소년층이 이해하기 쉬운 문체로 구성되어 있다.
광고나 대중음악, 미디어는 현재의 대중문화와 가장 밀접하고 가깝게 와닿는 부분이어서 대부분의 내용이 흥미롭게 읽혀진다. 더불어 지금처럼 세련되고 감각적으로 발달하기 이전까지의 광고나 미디어의 원형질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사법제도나 철도 부분에서는 일제강점기라는 고통스러운 시대의 현실이 엿보이기도 한다.
문화재 부분은 간송 전형필 선생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국가는 고사하고 어느 기관도 해내지 못한 일을 개인의 힘으로 지켜낸 간송의 업적은 이루 말로 다할 수가 없다. 또한 2011년에 5억 5천만원에 클리블랜드 박물관에서 낙찰받아 가져간 <10폭 병풍 책가도>나 일본 센소지 사에서 소장하고 있는 <수월관음도> 등에 대한 글을 읽자면, 반출문화재에 대해 또 한번 되새기게 된다. 글 내용 중, 반출문화재에 대한 현실적 대안을 제시한 점도 눈에 띈다.
책의 내용은 대상이 청소년층인가 싶을 정도로 쉽게 씌여있다. 대중성을 염두에 둔 탓이겠거니 하고 넘기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각 분야에 대해 깊이있고 심도있게 다루지는 못한 감이 있다. 간송에 대한 일화나 신문에 대한 이야기 등도 기존에 많이 알려진 내용에서 더 많이 나아가지는 않은 듯하다. 전체적으로 잘 읽히기는 하되, 책의 제목처럼 ‘아찔’한 문화이야기는 아니다. 아마도 프로그램을 책으로 다시 엮다보니 생기는 간극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부제에서처럼 “근대 조선인들의 욕망과 사생활”을 여섯 가지 측면에서 조명한 책이다. 시대적으로는 일제강점기라는 핍박받고 고통스러운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와중에도 신문물과 새로운 제도는 당시 사람들의 생활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고 있었다.
근대의 여러 가지 풍경은 당시 문화의 원형질이 현재의 대중문화의 바탕이 됨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의 문화와 제도에 대한 내용을 읽다보면 언뜻언뜻 현재의 모습이 그대로 오버랩되기도 한다. 근대의 풍경을 “간략하고 쉽게” 이해하고 싶은 이라면 권할만한 책이다. |
|
아이들을 키우면서 공부를 더 하게 된다. 국어, 영어에 이어 역사까지도. 아직은 아이들이 어리지만 조금 더 크면 어디 놀러가거나 하게 되면 물어보고 할 텐데, 그럴 때 설명을 잘 해주는 멋지고 똑똑한 엄마가 되고 싶은 욕심에 말이다. 하지만 역사를 공부해보자 하니 너무나 방대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고, 그렇다고 역사의 시작이 되는 구석기부터 하자니 지루했다. 그러다 보게 된 이 책은 역사 공부의 재미를 알게 해주고, 다양한 각도에서 역사를 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해주었다.
이 책은 우리의 역사 중 암울한 시기였던 근대 조선 시대를 광고와 대중음악, 사법제도, 문화재, 미디어, 철도 이 여섯 가지의 관점으로 재조명해 보여주고 있었다. 새로운 각오로 바라보는 근대 조선은 참 색달랐다. 그동안은 근대 조선 시대하면 일제강점기 하는 식으로만 생각했기에 더 그랬다. 하지만 그 시대에도 우리 땅에는 우리 민족이 살고 있었고, 이 책은 그 시대에 우리 민족이 어떻게 살고 있었는지 조금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식민으로써만이 아닌 조선인으로서의 삶과 생활에 대해서 말이다.
책이 아닌 방송을 통해 먼저 보여주었던 내용이어서 그런지 책의 내용은 알찬 내용으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역사적 지식이 깊지도 많지도 않은 나에게도 쉽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방송을 만들 때는 중학생 정도의 수준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이 책의 모티브가 된 방송은 그 기준에 딱 부합하는 방송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미처 보지 못했던 방송이었는데, 책을 통해서라도 만나볼 수 있게 되서 참 다행이다 싶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책을 다 읽은 뒤에 이 책의 모티브였던 OBS의 <세상을 움직이는 역사>를 꼭 봐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한 가지 주제가 끝날 때마다 각 주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역사토크는 앞서 나왔던 내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다양한 관점이 들어 간 질문과 답을 통해 나 역시 토크장에 참석해 역사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듯한 느낌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 책은 역사에 대한 마침표가 아닌 물음표를 남기며 역사에 대한 질문이 곧 역사에 대한 답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간송 전형필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전형필 선생님은 일제강점기 때 우리 문화재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을 하신 분이었다. 물론 그 분이 당시 막대한 자금이 있으셨기에 가능한 일이긴 했지만, 그것보다는 그 분이 바른 생각을 가지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려운 시기에 편하게 사실 수 있었음에도 나라를 위해 사신 그 분이 너무나 대단해 보였다. 게다가 전형필 선생님이 설립하셨다는 간송 미술관에 가게 된다면 우리 문화재들에 대해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받게 될 것 같다.
역사에 관심은 있어 역사에 대해 더 알고는 싶지만, 그동안 해온 스타일의 역사 공부가 지겹다면 이 책을 한 번 보라고 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 복잡하고 어려운 암기 위주의 지식이 아닌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생활에 대한 이해를 통해 전과는 다른 역사를 만나게 될 테니 말이다.
- 연필과 지우개 - |
|
이토록 아찔한 경성 김병희,김인회, 이수광, 이영미, 이충렬, 최영욱 지음 꿈결
지은이 소개하자면 김병희(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김인회(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수광(소설가), 이영미(대중문화평론가), 이충렬(작가), 최영욱(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등이 각 분야에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나만의 평점은 ☆☆☆☆ 정도. 역사를 좋아하고 또한,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학생이로서,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일제 강점기의 역사를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광고, 대중음악, 사법제도, 문화재, 미디어, 철도로 총 6개의 주제에 대하여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만약에' 같은 코너까지 재미있게 설명해서 좋았다. '문화재'에서 나온 '간송 전형필' 이라는 책도 읽어보고 싶다. 읽고 서평을 써야하는 의무감이 없는, 단순히 읽고 싶어서 도서관에서 찾아 선택한 책이라 더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풍경에서 찾아낸 근대 조선인들의 욕망과 사생활을 담고 있다. 2013.6.18(화) 이지우(중3) |
|
아이들을 키우면서 공부를 더 하게 된다. 국어, 영어에 이어 역사까지도. 아직은 아이들이 어리지만 조금 더 크면 어디 놀러가거나 하게 되면 물어보고 할 텐데, 그럴 때 설명을 잘 해주는 멋지고 똑똑한 엄마가 되고 싶은 욕심에 말이다. 하지만 역사를 공부해보자 하니 너무나 방대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고, 그렇다고 역사의 시작이 되는 구석기부터 하자니 지루했다. 그러다 보게 된 이 책은 역사 공부의 재미를 알게 해주고, 다양한 각도에서 역사를 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해주었다.
이 책은 우리의 역사 중 암울한 시기였던 근대 조선 시대를 광고와 대중음악, 사법제도, 문화재, 미디어, 철도 이 여섯 가지의 관점으로 재조명해 보여주고 있었다. 새로운 각오로 바라보는 근대 조선은 참 색달랐다. 그동안은 근대 조선 시대하면 일제강점기 하는 식으로만 생각했기에 더 그랬다. 하지만 그 시대에도 우리 땅에는 우리 민족이 살고 있었고, 이 책은 그 시대에 우리 민족이 어떻게 살고 있었는지 조금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식민으로써만이 아닌 조선인으로서의 삶과 생활에 대해서 말이다.
책이 아닌 방송을 통해 먼저 보여주었던 내용이어서 그런지 책의 내용은 알찬 내용으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역사적 지식이 깊지도 많지도 않은 나에게도 쉽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방송을 만들 때는 중학생 정도의 수준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이 책의 모티브가 된 방송은 그 기준에 딱 부합하는 방송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미처 보지 못했던 방송이었는데, 책을 통해서라도 만나볼 수 있게 되서 참 다행이다 싶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책을 다 읽은 뒤에 이 책의 모티브였던 OBS의 <세상을 움직이는 역사>를 꼭 봐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한 가지 주제가 끝날 때마다 각 주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역사토크는 앞서 나왔던 내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다양한 관점이 들어 간 질문과 답을 통해 나 역시 토크장에 참석해 역사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듯한 느낌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 책은 역사에 대한 마침표가 아닌 물음표를 남기며 역사에 대한 질문이 곧 역사에 대한 답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간송 전형필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전형필 선생님은 일제강점기 때 우리 문화재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을 하신 분이었다. 물론 그 분이 당시 막대한 자금이 있으셨기에 가능한 일이긴 했지만, 그것보다는 그 분이 바른 생각을 가지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려운 시기에 편하게 사실 수 있었음에도 나라를 위해 사신 그 분이 너무나 대단해 보였다. 게다가 전형필 선생님이 설립하셨다는 간송 미술관에 가게 된다면 우리 문화재들에 대해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받게 될 것 같다.
역사에 관심은 있어 역사에 대해 더 알고는 싶지만, 그동안 해온 스타일의 역사 공부가 지겹다면 이 책을 한 번 보라고 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 복잡하고 어려운 암기 위주의 지식이 아닌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생활에 대한 이해를 통해 전과는 다른 역사를 만나게 될 테니 말이다.
- 연필과 지우개 -
|
|
얼마전 [갑신년의 세친구]를 쓴 안소영 작가가 우리동네에 있는 어린이 도서관에 와서 강연을 했다. 갑신정변을 일으킨 세 주역인 김옥균, 홍영식, 박영효를 모델로 하는 청소년 소설이었다. 그들의 계획이 3일만에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조선은 망국의 길을 걷게 된다. 개화기의 조선을 생각하면 가슴이 쓰라리다.
[이토록 아찔한 경성]은 한일 강제병합 후 서울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었다. 개화에 눈 뜨기 시작한 조선의 근대 풍경 소묘라고 부제를 붙일만한 책. 신문에 난 점잖은 광고(이 물감은 빗도 곱고 드리기도 쉬운 상등 물감이니 사다드려보시오-염료광고)를 보고 그 시대에 광고고 있었다는 점에 경이로움을 느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감동을 느낀 부분은 간송 전형필 선생님이 우리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서 전 재산을 쏟아부은 것이었다. 때로는 이미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중 소재 파악이 되면 그곳까지 가서라도 되찾아 오기도 했다고 한다. 집 몇십채 값을 호가하더라도 반드시 찾아와야한다고 생각되면 돈에 구애되지 않고 거금을 들여서라도 찾아왓다고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아주 잘 실천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기차가 조선에 놓여지면서 시간 개념이 없었던 우리 민족에게 하루 24시간에 대한 시간개념이 념이 자리잡으면서 좀더 생활이 타이트 해졌을 거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그러나 그 시대의 대중문화들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대중문화가 아니다. 가요나 영화, 기차, 신문등 모두 일부 상류층에서나 향유할 수 있는 귀족 문화였지 일반 서민 대중들은 누릴 수가 없었다. 그리고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일본 순사는 인권 유린의 최첨단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흘렀지만 우리 문화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 것은 뭐니뭐니 해도 일본 순사가 아니었나 싶다. 내가 어릴때 부모님들이 자식들이 말을 안들으면 위협하는 농담이 " 순사가 잡아간다." 였다. 지금도 아기들이 조그마한 잘못을 하거나 때를 쓰면 "경찰아저씨가 잡아간다"라고 아기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문화가 남아있다. 일제의 잔재가 가장 심하게 남아있는 부분이 사법권에 있다니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힘들 수 밖에!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은 1577년 선조대 민간에서 만들었던 조보였다고 한다. '민간조보' 다. 이 신문의 생명은 고작 3개월에 그치고 만다. 만약 이 '민간조보'가 계속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프랑스나 영국처럼 혁명이 일어나 조선 왕조가 빨리 무너지고 공화국이 되었을까? 그것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외세의 침략에 효과적으로 대응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신문이나 언론의 위력은 대단한 것이니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