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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을 관찰한 책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파브르 곤충기를 떠올릴
것이다. 그 전체적인 이야기를 모두 읽은 사람이 있을 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 편 이상은 모두 읽어보지 않았을까 한다.
적어도 축약본 한권 정도는 집에 있었던 기억을 갖고 있지 않을까 한다. 나에게도 파브르 곤충기는 그런 책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참
좋아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 과학적인 부분은 제외하고 파브르 곤충기는 상당히 매력적인 문학 작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내가
읽었던 파브르 곤충기가 진짜 원본에 얼마나 가까운 번역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 책은 곤충들에 대해서 호기심을 갖게
만든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호기심은 다른 곤충에 관련되 책들을 조금은 쉽게 선택하게 만들었다고 할 것이다.
이 책 '꿀벌의 민주주의'는 상당히 도전적인 제목이라고 할 수 있다. 원제도 'Honeybee Democracy'이니,
우리나라에서 자극적으로 붙인 제목은 아니다. 하지만 역시 곤충과 민주주의는 미묘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도 민주주의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을 갖고 있는 이들이라면, 사람들에 비해서 훨씬 단순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고 있을 곤충의 세계가 민주주의를
보여준다는 것에서 호기심과 함께, 비판적인 생각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은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금방 사라지게
된다. 왜냐하면 이 책은 기본적으로 꿀벌의 생태를 관찰한 결과물이며, 그 사실적인 결과에 대한 해석에 우리들이 갖고 있는 시각을
더한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꿀벌의 생태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꿀벌의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집단이 나누어지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과정을 통해서 꿀벌들이 보여주는 행동을 해석한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바로
민주주의 모습을 그 속에서 발견한다. 여러가지 선택지를 갖고, 그 선택지를 두고 집단이 꿀벌의 입장에서는 긴 시간을 들여서 토론을
하면서 하나의 가장 최적의 결과를 찾아가는 과정은 마치 우리가 하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부르는 그 선거와 닮아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장일치로 나아가는 그 모습에서 작가는 다수결에 의한 민주주의가 아닌, 서로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합의를 통해서
결론을 도출하는 민주주의의 모습을 찾아낸다. 그것이 바로 이 책 '꿀벌의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꿀벌의 생태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를 이루고 사는 생명체들이 자신들의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보여주는 그 합의의 모습에서 작가는 우리들 인간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 고민할 것을 요구한다. 단순한 다수결이 민주주의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꿀벌을 통해서 보여주면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