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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다큐멘터리 만화 수준이 한 단계 도약하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음악가이자 자유기고가인 단편선은 최근에 출간된 다큐멘터리 만화 『사람 냄새』(보리, 2012년)와 『먼지 없는 방』(보리, 2012년)을 극찬했다(단편선, 「언론 접근 금지! 도대체 무슨 만화이기에…, 프레시안, 2012년 5월 18일). 단편선은 “이 두 권의 만화책이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가지는 의미는 각별하다”고 평가한다. “한국형 신자유주의의 역겨운 기만”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사회적 맥락을 떠나서라도 이 두 권의 만화책은 ‘내용’과 ‘스타일’의 측면에서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비로소 다큐멘터리 만화에서 ‘작품다운 작품’을 만나게 된 바탕에는 ‘새만화책’이라는 만화 그룹이나 『사람 사는 이야기』시리즈 작업 같은 것이 있음은 물론이다. 『사람 사는 이야기』두 번째 작업은 첫 번째 작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첫 번째 작업에는 12편을 실었는데 이번에는 14편을 실었다. 김홍모, 임성훈, 이종규, 김용희가 새로 참여했고, 최호철과 유승하가 빠졌다. 내용도 다양하여 김홍모는 학생 운동을 하다 감방에 들어가 조폭들과 같은 방을 쓰게 된 경험을 풀어「좁은 방」을, 임성훈은 7만원을 내고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찬성 집회에 참가하게 된 사연을 풀어「나의 애국… 보수 집회 답사기」를, 이종규는 임신을 반갑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내용의「응애? 응애!」를, 그리고 김용희는 1987년 구로구청 부정선거 사건을 다룬「데자뷰 19871216」을 쓰고 그렸다. 작품들마다 저마다의 빛깔로 참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난번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내가 깊이 공감한 주제는 ‘청춘’이다. 특히 울지 않는 소년이 글을 쓰고 최인수가 그림을 그린「청춘은 아름다워?」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 거기에는 돈이 없어 마음껏 공부를 할 수 없었던 내 청춘이 있거니와 힘들게 살면서도 가족을 위하는 요즘 청춘의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하마탱은 법대생이다. 법대에 들어갔을 때 판사가 될 것이라고 아버지가 자랑하고 다녔다는 아들이다. 그러나 지금의 아버지 어머니는 경제력이 없다. “총체적 난국”이라고 한다. 교수님은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고시를 준비하면 딱 좋을 것이라고 유혹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마탱에게는 달리 선택권이 없다. 취직하여 가족들을 챙기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취직하겠다는 아들을 보고 어머니가 “마이 컸네, 아들-”하고 말하자 하마탱은 “아인데- 아직도 애긴데-”하고 애교를 부린다.
나머지 작품들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열심히 살자」: 다단계에 빠진 가난한 대학생 이야기 -「SNS의 전사들 강릉을 말하다」: 2011년 강원도지사 선거 투표 독려를 불법 선거로 몰아 여당이 저지른 불법콜센터 사건을 묻으려고 한 사건 -「변호사들」: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들 이야기 -「도심속 식물여행」: 겨울을 견디는 냉이 이야기 -「헬스王」: 몸짱이 되고 싶어 헬스장에 간 사연 -「재일교포 2.5세 노란구미의 신혼 일기」: 탈모에 대한 이야기 -「나무 이야기」: 북미 원산으로 솔잎이 세 개인 리기다소나무 이야기 -「따뜻한 사람, 체」: 여행을 통해 라틴 아메리카를 새로 발견한 체 -「당당한 한국현대사」: 왕정복고를 꿈꾸었던 이승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