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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의 작품들을 읽으며 시작된 프랑스 문학에 대한 호기심이 번역가 김화영 선생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결국 이 책까지 찾아 읽게 되었다. 카뮈라는 나무 한 그루만 보다가, 그 나무가 자라난 '프랑스 문학'이라는 거대한 숲의 토양이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이 책은 19세기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부터 시작해 프루스트, 그리고 누보 로망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현대 소설이 어떻게 태동하고 변화해 왔는지를 추적한다. 사실 전공자가 아닌 입장에서 마냥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소설의 기법이나 미학적인 부분을 다룰 때는 꽤나 집중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김화영 선생님 특유의 유려하고 우아한 문체 덕분에, 딱딱한 이론서라기보다는 깊이 있는 문학 강의를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아 듣는 기분이었다. 특히 현대 소설이 왜 과거의 소설과 다를 수밖에 없는지, 작가들이 '새로운 글쓰기'를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는지를 설명하는 대목들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동안 막연하게 "어렵다"고만 느꼈던 프랑스 현대 소설들이 조금은 친근하게 다가온다. 내가 좋아하는 카뮈나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앞선 거장들의 계보 위에서 탄생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직 이 책의 모든 깊이를 다 이해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앞으로 프랑스 소설을 읽을 때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줄 든든한 지도를 얻은 기분이다. 문학을 조금 더 깊이 있게 파고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