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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소설이다 여인들은 어머니라는 호칭을 얻는 순간 어머니가 안아야 할 고통과 또 존경스러움을 동시에 감싸안는듯하다. 섬 여행자인 저자는 나그네가 되어 여섯 해 동안 이 나라의 섬과 항구 포구를 떠돌며 수많은 어머니들을 만난다.
"성도 이름도 없어요. 누구 즈그 어메라고 부르고, 아무 것이네 하고, 성도 이름도 없이 살아요." 그것이 어머니들의 삶이었다. 그것 뿐인가? 집을 떠나 시집이라고 온 것이 사람구경조차 할 수 없는, 그런 인적조차 드문 섬에서 도망치고 싶은 순간들을 감내하며 남편을 자녀들을 앞세우고 인고의 세월을 사셨던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잔뜩 실려있다. 꼭 어머니라면 그런 공통분모를 안아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제는 할머니가 스스로 고향이 되었다. 타향 사는 자식들의 고향, 자기 고향은 잊어버리고 자식들의 고향이 된 어머니. 세상 모든 어머니는 누구나 자식들의 고향이다. 몇일 전, 요양병원에 계신 형님의 시어머니를 찾아뵈었다. 한 세기를 사셔서 이젠 거동조차 하실 수 없이 된 분. 거두절미하고 병원에 누워계신 그 모습을 뵙는 다는 사실 만으로도 도무지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렀었다. 아들의 얼굴을 잊을세라 손이 사라져 버릴세라 손을 잡고 계신 어머니, 자신만을 보라고 하신 어머니, 보고 싶어 눈물을 흘리면서도 바쁘니까 오지말라고 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새삼 자식을 길러온 시간들이 오버랩되었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어머니들에게서 그런 공치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것이 오랜 어머니들의 모습이고, 마음이다.
오래된 섬의 전통을 없애 버리고 시멘트로 획인화시켜 버린 새마을운동이란 것이 얼마나 허약하고도 날림이었는지 오늘 새삼 확인한다. 시대가 변하면서 인간 삶의 환경도 발전이란 이름하에 변해가지만 어머니라는 자리 또한 변해가 '자아실현'이라는 이름하에 어머니를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게 시대는 변했다. 그렇지만 이렇게 이 나라 구석구석 어머니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계셨던 어머니들이 계셨기에 장성한 자식들이 이 나라를 떠받치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보게 한다.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밥 한그릇, 물 한그릇 대접할 것 없어 애닮아 하는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그 공통된 마음. 어머니만이 부여받을 수 있는 그 마음. 그런 어머니들의 이야기였다.
"가지 마시오. 나는 사람 구경 못 하고 사요. 어서 들어오시오." 저자는 차라리 이 어머니들께 유일한 친구가 되었고, 상담가가 되었다. 어디다 말하고 싶어도 그럴 사람조차 없는 어머니들께, 또 오래도록 가슴에 묻어둔 가슴아픈 사연들을 지나가는 나그네는 그저 들어드리는 가장 훌륭한 상담가였다. 정처없는 발길이었지만 그는 진주를 만들어 오신 어머니들의 사연을 그렇게 한올 한올 엮어 내고 있었다. 여기 어머니들을 만나면서 나의 어머니를 떠올리며 새삼 감사의 마음을 가져볼 수 있겠다. 설령 내 어머니만은 이런 어머니상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여기 어머니들을 떠올리며 위로 삼을 수 있는 그런 시간을 저자는 독자에게 던져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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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자식들한테 위인이고 성인이다.” 이유인즉 자식을 위해 몸과 마음 다 바치는 위인, 자식을 위해 기꺼이 십자가를 지는 성인이라는 책속에 나와 있는 말에 어머니 생각을 하면서 공감 200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내 자신이 어머니이자 딸이라는 두 사람 몫을 살고 있는 현실, 아직은 어머니라는 자리에는 내 어머니의 모습과 비교 했을때 부족한 점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기도 한다. 어머니는 항상 자식을 최우선으로 하신다.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까지 자식은 나이가 들어 늙어서도 어머니에겐 항상 챙겨주고 걱정해 줘야하는 어린 자녀에 불과하다는 것이 우리 어머니들의 자식사랑이실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여섯 해 동안 섬과 포구를 돌면서 만난 수많은 어머니들을 소개한다. 여행길에 만난 어머니들 중에는 올 수 없는 자식들 때문에 마음이 짠하여 놈(남)의 자식이 와도 그냥 맘이 설렌다고 하신 어머니도 계셨고, 처음 보는 나그네 저자에게도 드릴 것이 없다며 뭐라도 대접하고 싶어 하고 대접해야만 마음이 편한 어머니도 계셨고, 여태까지 자식들 때문에 걱정해 본 적 없는 것이 무엇보다 큰 행복이라는 어머니도 계셔서 마을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하시지만, 어느 어머니는 병들어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봐 극약을 지니고 다니신다는 어머니는 목숨을 부지하고 살아온 이유도 자식때문이요, 이제 목숨을 버리는 이유도 자식을 위해서라는 말에 왜 이리 가슴이 짠해져오는지 모르겠다. 자식이 뭐길래 자식 때문에 살고 자식 때문에 죽어야하는지, 자식은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알기는 하는 것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생각나는 얼굴이 우리 어머니셨다. 시골에서 평생을 자식을 위해 일하면서 한시도 편하게 쉬지 못하시고, 여행 한번 마음 편히 다니지 못하시고, 찬밥이 있으면 무조건 따스한 밥보다도 찬밥을 먼저 드시는 분. 아무리 따스한 밥 드시라해도 어머니 자신은 찬밥이 좋다며 그것을 굳이 잡수시는 모습에 솔직히 찬밥이 좋으신 어머니가 어디 계실까. 자식이 찬밥 먹을까 두려워 본인이 좋다며 드시는 것이겠지요. 이렇게 항상 짠한 모습을 보이시는 분이 우리네 어머니이신 것이다.
“우리는 놀러 한번 못 가고 버는데, 자식들은 그게 아니잖아요.” “밤에 색시 데려다 놓고 아침에 군대 가 버린 신랑” “날마다 일만 하고 살았응께 손도 발도 오그라졌소”
이런 글귀들만 보더라도 어머니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어머니의 행동과 모습들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었는데, 앞으로는 조금더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소설이다.” 소설속에서나 나올만한 이야기가 우리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책은 어머니를 둔 분들이라면 모두 한번씩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우리 어머니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을거라 확신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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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엔 섬이 많다.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섬도 족히 100개는 될 듯하다. 무인도도 있지만 대개는 사람이 살고 있다. 내가 알지 못한다 하여도 그 땅에선 생과 사가 존재한다. 육지와 다리로 연결이 되어 있다거나 고기잡이 등을 통해 고소득을 기대할 수 있는 곳엔 어김없이 젊은이들이 산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득이 보장되지 않는 곳에 남은 이들은 어르신들뿐이고, 대부분이 여성이다. 게 중에는 일찌감치 남편이 사망해 혼자서 억척스레 자녀를 키워 대학가지 보낸 이들도 제법 많다. 원래는 시댁이었고 남편의 고향이었지만 뭍으로 나가 사는 자녀가 찾아올 수 있어 제 고향도 아닌 곳을 고향처럼 여기며 살고 있다. 섬을 여행하는 저자의 발길을 좇았다. 나이 든 분들만 섬에 거주하진 않을 터인데도 그의 시선은 유독 할머니들을 향했다. 철이 들 만하면 죄다 죽어버렸다는 영감 탓이 크다. 누가 되었건 사람을 그리워하며 살아온 이들이어서 그런지 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분들에게선 장벽이랄 게 느껴지지 않았다. 수염을 제법 기른 저자에게 나이 들어 보이는데 뭣하러 수염을 기르냐며 제법 농을 친다. 그러면서도 하나같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무어라도 내어 놓으려 안간힘을 쓴다. 젊은 남자가 혼자 돌아다니는 게 제 아들과도 같은 기분이 들어서였을 게다. 오지 않는 제 자녀 대신 잠시나마 보듬어주고픈, 그것이 어미의 심정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어느 어머니가 따스한 마음을 지니지 않았겠느냐마는 이는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인심이었다. 도시의 기본 질서는 다들 잘 알다시피 경쟁이다. 남의 자녀가 잘 되면 상대적으로 제 자녀는 뒤쳐지는 게 바로 도시의 법칙이다. 그래서 도시에서는 ‘우리’라는 단어는 쏙 들어가고 오로지 ‘내 아들/딸’만이 존재한다. 하지만 섬에는 그와 같은 경쟁이 없다. 젊은이들이 이미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기도 하고, 치열한 경쟁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드센 억양이 절로 느껴지는 사투리로부터 그녀들이 이제껏 버티어왔을 삶의 모진 시간들을 느꼈다. 이제라도 편히 두 발 뻗고 쉴 수 있으면 좋으련만, 여든이 훌쩍 넘어서도 그들은 일을 했다. 평생을 일을 하며 살아왔으니 익숙하기 때문인 것일 텐데 안타깝게도 그와 같은 부지런함에 대한 보상은 없었다. 오히려 인근에 발전소 따위가 들어서면서 많은 사람들이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빚도 다 갚고 살 만하니까 덜컥 암에 걸렸다는 보령 월도의 한 아주머니의 고백에 가슴이 시리다. 위에서는 적지 않은 보상금을 받게 될 것이라 말을 했지만, 개발은 돈은커녕 병만 안겨다 주었다. 동시에 잃은 것도 있었다. 천예의 갯벌이 물길이 막히면서 사라졌다. 주민들의 밥줄과도 같은 어장 역시 나날이 줄어들었다. 이런 것으로 보아 섬의 본디 주인인 주민들은 개발로부터 철저히 소외를 겪고 있었다. 제 의견과는 다른 길을 걷는 섬의 변모하는 모습을 나날이 바라보며 늘어만 가는 것은 어쩌면 한숨뿐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섬에 가고팠다. 바람에 지붕까지 다 날아가 혹 무너지지는 않을까 두렵다는 그 집 처마 밑에 머물러 보고 싶다. 자연의 혹독함보다 강한 게 어머니의 사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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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에 이름 몇 글 적히지 않아도
(최종규 . 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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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전이란 책을 처음 보았을 때 겉표지에 있는 수더분한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청소년용이 책이 아닌가하고 오해를 했었다.하지만 이 책은 '보길도 시인'으로 불리던 저자 강제윤이 고향 보길도의 찻집 '동천다려'를 접고, 2006년부터 200곳도 더 되는 섬을 여행하면서 자연스레 만난 수많은 '어머니'를 마주치면서 느끼게 된 감정을 적은 에세이 집이다. 책 서문을 보면 아래와 같은 글귀가 있는데 이 책을 쓴 동기가 명확히 나와 있다. 위인전에 나오는 위인이나 성인들은 너무도 멀리 있다. 그들은 천상의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보인다.그래서 손 내밀어도 가 닿을 수 없다. 하지만 늘 이땅에 발 딛고 있는 위인과 성인도 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자식들한테 위인이고 성인이다.이 책은 성인전이고 위인전이지만, 우리 바로 곁에 가까이 있는 성인과 위인들의 이야기다 경배받아 마땅한 거룩하고 성스러운 이름,어머니 내어머니와 이땅의 모든 어머니께 이 책을 바친다. 이 책 겉표지에 세상의 모든 어미니는 소설이다란 글귀가 적혀 있다.이게 무슨 뜻일까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잘 몰랐는데 읽다보니 자연스레 그 말 뜻을 알수 있었다.이 땅에 살고 있으신 어느 어머니가 삶에 대한 애환과 자식에 대한 사랑이 없겠냐만은 저자가 다닌 200여개의 섬에 살고 계신 어머니들의 삶의 질곡은 육지에 계신 어머니들에 고단함에 더하면 더했지 덜하단 생각이 들지 않는다. 결혼하자 마자 군대간 남편이야기,풍랑을 맞아 육지 근처까지 헤엄쳐 왔다 죽은 남편,풍이나 치매가 오면 자식들을 위해서 스스로 죽을려고 약을 준비하 어머니등 어머니마다 갖고 계신 이야기는 소설 못지 않게 흥미진진하다.그래선지 어느 어미니는 작가에게 ‘내가 세상 산 이야기를 소설로 쓰면 열 권은 너끈히 나올 것’라고 말했는데 정말로 이 책속에 나오는 어미니들이 이야기를 소설로 꾸민다면 200편이 넘는 훌륭한 소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수 많은 어머니들의 삶을 보았는데 과연 내 어머니의 삶은 어땠을까하는 생가각이 문득 들었다. 지금은 머리가 하얘지신 어마니.바쁘다는 핑계로,먹고 살기 힘들다는 핑계로 시골에 계신 어머니늘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전화조차 자주 하지 못하는 내 어머니의 삶은 어떠셨을까 10남매속에 3녀로 태어나 먹고 살기 힘들어 입하는 더는 심정으로 일찍 시집간 두 언니를 대신해서 어머니는 어린시절부터 물지게를 지고 돈을 버셨다는 어머니,고등학교를 간신히 졸업하고 조그만 회사 경리 사원으로 들어가 그리 많지 않은 월급으로 자그마나 식구가 누울수있는 집 하나 장만하시려고 밤새 일하셨다는 어마니,자신은 못 배웠으나 동생들은 대학에 가야 한다면 3명의 동생을 대학에 보낸 어머니,집안을 보살피시느라 30이 넘으셔도 결혼을 못하시고 자신의 혼수를 동생에게 주신 어머니, 참 어머니의 삶도 이 책에 등장하는 여느 어머니 못지않게 드라마틱하고 소설 같은 삶은 살아 오셨단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보면서 과연 그런 어머니에게 나는 무엇을 해드렸나 하는 반성을 뼈저리게 하게된다. 이 책을 읽으면 다시금 어머니의 사랑에 대해 느끼게 되는데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그간 받은 어머니의 사랑의 만분지 일이나마 되돌려 드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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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소설이다
이 책의 부제이기도 한 이 문장에는 이 세상 어머니들이 겪었을 삶의 애환과 기쁨이 듬뿍 들어 있다. 한 사람의 인생이 그 자체로 소설이자 영화와 같다면 우리 주변에 있는 그 어떤 사람도 소설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보길도 시인'으로 유명한 저자가 전국을 돌아 다니며 소설의 주인공들을 만난 이야기를 이 책에 담고 있다.
진달이섬이라는 참 예쁜 옛 이름을 가진 영광 낙월도에서 저자가 만난 한 아주머니의 따뜻한 인심에서 因緣이라는 말의 의미를 느낀다. 부잣집 남편 따라 시집을 왔다가 가세가 기울어서 안 해 본 장사가 없었다는 그 여자 분은 배고픔의 설움과 나눔의 행복을 알고 계셨다. 처음 보는 저자에게 선뜻 밥상을 내 주시는 그 분에게서 우리는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말의 참 뜻을 알게 될 것이다. 고흥 거금도에서 만난 할머니에게는 서른 세 살 막내가 불의의 사고로 죽은 아픈 기억이 있었다. 세상에 나오는 순서는 있어도 가는 순서는 없다는 말이 있지만, 자식을 앞세 운 부모의 심정은 오직 그 당사자들만 알 수 있을 것이다. 막내 아들은 그렇게 허망하게 보내셨지만, 할머니는 오늘도 아들의 남겨진 처자식을 위해서 약초를 깨 팔고 계신다고 했다. 아들의 몫까지 여든 셋의 어미가 대신 짊어 지고 가는 것이다. 보령 효자도에 할머니는 돈을 잘 벌지만 그만큼 씀씀이가 커서 걱정인 아들 이야기를 하면서도 장동건 만큼이나 잘생겼다고 연신 자랑을 하신다. 저자는 이렇게 서해와 남해의 크고 작은 섬들을 돌아다니면서 각자 한 가지 사연은 가지고 있는 이 땅의 어머니들을 만난다.
저자가 만난 어머니들에게는 우리들이 그런 것처럼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다. 다만 그동안 저자처럼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같이 공감해줄 사람이 없었던 것 뿐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분들이 그런 아픔과 설움을 표현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 땅에 여자로, 또 어머니로 태어났으니 그것을 묵묵히 짊어 지고 가는 것이다. 이 책이 인상 깊었던 또 한 가지 이유는 저자의 감정이나 의견이 들어가 있는 부분들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최대한 저자의 주관적인 관점을 배제한 이유는 오로지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던 저자의 의지라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마치 책 속의 어머니들 앞에서 이야기를 직접 듣는 듯한 기분이 느껴졌다. 이 책을 통해서 어머니들에게도 그분들 나름의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오늘 저녁 우리들의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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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인이자 섬 여행가 강제윤이 여행을 하면서 만난 수많은 어머니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책이다. 책을 내면서 남긴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다. 위인전에 나오는 위인이나 성인들은 너무도 멀리 있다. 그들은 천상의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보인다.그래서 손 내밀어도 가 닿을 수 없다. 하지만 늘 이땅에 발 딛고 있는 위인과 성인도 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자식들한테 위인이고 성인이다.이 책은 성인전이고 위인전이지만, 우리 바로 곁에 가까이 있는 성인과 위인들의 이야기다. '책을 내면서 中'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위인전에서 보는 사람들과 다를 수 있다. 어머니라는 완벽한 이미지가 아닌, 우리 곁에 있는 인간으로서의 어머니, 이 책을 보며 만나볼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소설이다. 표지에 있는 그 말이 특히 와닿는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다양한' 소설이다.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을 통해 어머니라는 다양한 소설을 읽어본다. 우리가 '어머니'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올려야만 하는 완벽한 이미지가 아니라, 현실 속의 어머니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에서는 경직되고 진지하고, 불효를 자책하게 되는 그런 이미지화된 어머니가 아니라,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그것이 좋았다. 정이 느껴지고, 삶을 엿보게 되는 그런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모여서 '어머니전'이라는 책이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한 것은 그림과 어우러졌기 때문일 것이다. 중간중간 나오는 박진강 화가의 작품에 눈길이 간다. 사실 이 책을 선택해서 읽게 된 이유는 표지의 그림이 70% 정도 차지한다. 인상적인 그림이어서 눈길이 갔고, 전체적인 분위기상 읽을만할 이야기라 생각되어 읽게 되었다. 마음을 끄는 그림이었고, 마음을 풀어주는 글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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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섯해동안 이 나라의 섬과 항고 포구를 떠돌며 수많은 어머니를 만났고 그 기록을 한 권의 책으로 펴낸 저자인 강제윤님에 대한 이해가 우선 필요하겠다. 저자는 1988년 『문학과 비평』을 통해 등단한 시인으로 문화일보의 '평화인물 100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청년시절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혁명가로, 인권운동가로 살았으며 3년 2개월의 옥고를 치른 바도 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유인도 섬 500개를 모두 두 발로 걷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섬에서 섬으로 유랑 중인 저자는 벌써 7년째, 250개쯤의 섬에 발을 들였다니 대단하다. ? 실상 삶에는 표지석 따위는 없을지도 모른다. 삶은? 정해진 방향을 따라가는 일이 아니라 늘 새로운 방향을 만들어 가는 일이다. 시인은 섬에 다니는 이유에 대해 말하길 “섬에는 우리가 잃어버린 고향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난개발, 연륙교 같은 것들로 사라질 섬의 풍경, 오래된 삶의 이야기를 기억하기 위해 섬에 간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젊은 사람들은 애들 공부시킨다고 나가고, 사업해 갖고 나가고, 노인들만 살아요. 노인들만 할 수 없이 오도 가도 못 해요."(p.77) 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농어촌의 현실이다. 어떤 마을은 칠십이 다된 노인들이 막내취급을 받는 형편이니 농어촌의 노인들은 한마디로 외롭다고 할 수 있겠다.
‘쌔가 빠지도록’ 키워 놓은 자식들은 품을 떠나고, 지아비까지 앞세우고도 고달픈 밭일, 갯일을 놓지 못하고 사는 어머니들을 숱하게도 만났다. “내가 세상 산 이야기를 소설로 쓰면 열 권은 너끈히 나올껴.” “나 세상 산 이야기를 어디다 하고 죽으까!” <본문중에서> 자식을 걱정하는 팔순의 노모에게서 삶의 나침반 같은 이야기를 듣을 수 있고?아직 식지 않은 정이 남아 있는 따스함을 함께 느낄 수 있어 좋았던 책으로 섬에서 만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질박함이 녹아나 있고 작가의 단절된 문화에 대한 지식과 섬에 대한 역사를 비롯해 <섬>으로 남아 주길 바라는 마음이 남아 있다. 가끔 만나는 섬을 닮고 바다를 닮고 달을 닮고 섬노인들을 닮은 그의 시가 가슴을 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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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내 살아온 삶을 다 말하면, 소설 한권은 충분히 쓸게다.” 이 책 「어머니전」에 나오는 모든 어머니들은 소설 그 자체입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어머니는 일제강점기에 결혼하셔서 만주로 이주해 사셨답니다. 해방 후 우여곡절을 거쳐 남한으로 돌아오셨고, 아버지는 군에 복무하셨죠. 그런데 육이오 전쟁이 터져서, 어머니는 어린 두 딸을 데리고 군인가족이라 거제도로 피난을 나오실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자고 일어나니 어머니의 앞니 한 개가 어긋나 있더랍니다.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했는데, 어버지가 전투에서 부상을 당해 부산국군통합병원으로 이송되셨다는 통지를 받으셨던 거죠. 그렇게 두 딸을 데리고 병원생활 2년을 견디어내셨고, 서울로 올라오셔서 아버지와 함께 장사를 시작하셨습니다. 그 사이 자식은 6남매로 늘었고, 오직 자식들을 위해 몸이 불편하신 아버지와 참으로 열심히 사셨습니다. 자식들 다 출가시키고 막내 아들 마흔 다섯 살에 어머니는 몸져누우셨습니다. 무거운 것들을 너무 많이 짊어지셔서 척추뼈 몇 마디가 다 녹아내리신 것입니다. 침상에서 3년을 지내셨죠. 평생 누구의 신세도 지지 않으시려 하셨던 어머니로서는 자식의 수발을 받는 것조차 무척이나 힘들어 하셨습니다. “내가 왜 이 지경이 되었노” 하실 때는 자식들의 마음도 아팠습니다. 어머니! 살갑고 다정하지는 않으셨지만, 자식을 위해선 무엇이든지 감당하셨던 분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어머니들도 나의 어머니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 책의 저자 강제윤 작가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작가지만 민주화 운동으로 옥고를 치루고, 보길도 귀향시절에는 단식투쟁으로 숲과 하천의 파괴를 막아냈습니다. 그 후 여러 섬을 여행하면서 섬들의 모습을 기록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 작업의 결과가 이 책입니다. 우리네 어머니들과 만나 대화한 내용을 꾸밈없이 날 것으로 담아낸 생생한 기록들! 정말이지 그가 만난 섬들의 어머니들은 모두 우리네 어머니이기도 합니다. 박진강 화가의 그림도 인상적입니다. 투박한 듯 정감 넘치는 그림들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어도 우리네 어머니를 만날 수 있습니다. 표지의 어머니 그림이 강렬합니다. 통영시 연화도에 사시는 어머니, “할머니 성함은 어떻게 되세요?” 라는 질문에 “성도 이름도 없어요. 누구 즈그 어메라고 부르고. 아무 것이네 하고. 성도 이름도 없이 살아요.”라고 대답하셨답니다. 아! 그래도 작가가 떠날 때, 할머니는 말씀하셨다죠. “나 이름은 윤필순이요.” 그럴 것입니다. 남편과 자식들만을 위해 살아오신 어머니들, 이름도 성도 없이 살아오셨지만, 그것을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셨지요. 고난과 슬픔도 해학과 가락으로 실어 보낼 줄 아는 어머니들은 분명 삶의 달인들이십니다. 삶이 팍팍하고 힘들 때, 어머니를 떠올리면 힘이 납니다. 삶이 지난(至難)하게 느껴질 때 어머니를 떠올리는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의 어머니를 만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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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어머니는 여성도 그렇다고 사람으로서 이렇다하게 대접을 받는 분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란 그저 품안의 자녀가 장성하고 독립하고 그 후까지도 걱정하며 자신을 아끼지 않고 평생을 희생하신 분이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보면 자녀가 눈에 밟혀 입에 넣지 못하고 자녀가 먹은 후에라야 마음을 편해진다는 분이셨습니다. 밥상위에 맛있는 반찬은 항상 남편 몫이며 자녀의 몫이었고, 자녀가 나중에 장성한 후에도 자신의 어머니가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게 살아오신 분이죠. 가족 나들이에서도 언제나 집을 지키겠다고 남는 분도 어머니, 궂은일을 보면 밤을 새워서라도 홀로 담당하신 어머니십니다. 우리나라의 어머니치고 구구절절한 사연없으신 분이 안계실정도로 어머니란 이름에는 온갖 수많은 이야기거리들이 내재해 있습니다.
내 나이 사십을 넘기고 나서도 어머니란 단어에 차마 풀리지 않는 느낌이 남아있습니다. 일찍이 효도하며 섬기지 못한 죄송스러움,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며 살았어야 하는데 왜 어머니 앞에서는 철부지처럼 어머니 마음을 헤아려드리지 못했는지에 대한 죄책감 등등으로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언제쯤이면 어머니란 단어에 배인 그 감정을 투명하게 알아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나는 불편해도 되지만 자식만큼은 조금이라도 불편해서는 안 되는 법이 세상어디에 일방적인 법이 있을까요? 오직 자녀를 바라보는 어머니께만 적용되는 방식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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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를 낳고 키우는 저도 아이들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지만, 감히 어머니의 흉내 낼 수가 없습니다. 일평생을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어느 때에는 남편의 부재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 도움 없이 오직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일관되게 살아오신 길, 어머니께서 살아온 한 생이 불편하고 고생에 더 익숙했었다니 엄마의 지난 삶이 한없이 가엾게 느껴집니다. 이 책 어머니 전에는 한국적 어머니의 삶과 애환이 그려져 있습니다. 베고픔과 고생을 아는 어머니께서는 남의 자식이라도 배곯는 사람을 보면 지나치지 못하고 후하게 한 상을 차려놓으시는 분이셨고, 길을 가다가도 곤경에 처한 젊은이를 볼 땐 내 자식을 떠올리며 넉넉지 못한 주머니를 털곤 하십니다.
얼마 전 딸과 함께 떠났었던 제주여행에서 해녀의 삶에 대하여 자세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제주 서귀포의 한 어머니를 보면서 생각했었답니다. 왜 하필이면 ‘제주에는 여자가 더 많은 것일까?’라고요. 우리나라 역사의 암흑기가 있었지만 제주도까지는 일제의 횡포가 미치지 않은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온전한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리가 알고 있는 ‘해녀’라는 단어조차도 일본표현이라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답니다. 우리말로 ‘잠수’ 도는 ‘잠녀’가 맞는 표현이며 ‘잠수’라는 말에는 남녀 구분이 없었다고 하네요. 제주는 섬이기 때문에 주민들은 대부분 어부나 잠수로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특히 잠수에 대한 관의 수탈이 심해서 제주 ‘잠녀’의 생은 한으로 얼룩진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16세기 후반에는 공납과 부력, 가혹한 세금을 감당할 길이 없어 수많은 제주 남자들이 육지로 탈출을 했었다고 하죠. 해서 200년 동안이나 출륙 금지령이 내렸었고, 그 때부터 잠수일은 여자의 몫이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제주에서 나오는 각종 혜택은 육지에서 받으면서도 제주는 유배의 땅으로 명망(名望) 있는 선비들이라면 한번쯤은 제주에 유배되었던 기록을 가진 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제주해녀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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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평생 동안 자식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어머니, 품안에 있을 땐 끼니 챙겨주랴 그리고 바람막이가 되어 주시느라 바쁘셨고, 자식이 장성한 후에는 자식들에게 걸림돌이 될 새라 아니면 부담을 지울까 얼른 자식 집에 달려가 의지할 생각조차 못하시는 분입니다. 현대를 고령화 사회라고 하죠. 우리 부모님들이 수명만 길어진 것이 아니라 자녀들과의 단란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지, 이런 과제가 해결되려면 무엇부터 실천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많이 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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