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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color이 사라진 세상이 어떨지, 평소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사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색이 사라지기 전과 후에, 색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정작 세상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라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샤를로트는 시각장애가 있지만 위축되지는 않는다. '감각 하나가 결핍된 것은 사실이지만 나머지 네 개의 감각이 너무나 날카로워서 눈이 보이는 사람들의 측은해하는 눈길을 잘 느끼는 것이 오히려 문제'일 정도다. 그녀는 색과 소리라 결합된 공감각을 느끼는 남자와 단 한 번의 사랑을 나누고 홀로 아이를 키우며 산다. 그녀를 흠모하는 한 남자는 색연필을 만드는데, 평소보다 20배가 넘는 안료를 써서 마지막 색연필을 만들고 공장은 문을 닫는다. 그런데 이때부터 세상에 색이 사라진다.
평소 모노톤을 선호하고 그 고급스러움을 향유하며 어두운 안색을 지닌 사람들은 바로 문제를 깨닫지 못하지만, 점점 미칠 지경에 이른다. 색이 없는 음식에서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고, 색이 없는 자연에서는 감동을 받을 수 없다. 띠 색이 다 같아 보이기 때문에 유도를 더 이상 하지 않으며, 종말을 두려워하며 종교에 심취한다. 몇몇은 깨닫는다. 그동안 그나마 색들이 자신의 불행을 조금 감춰주었다는 사실을.
좋은 점이 없지는 않다. 녹색이 없어져서 아이가 처음으로 시금치를 먹고, 옛날 책을 보는 기분이라 시리즈 장르물을 읽지 않는다. 흰색, 회색, 검은색에 대한 지각 능력이 날카롭게 벼려지기도 한다. 샤를로트는 말한다. 20세기 초부터 우리의 옷장에서 선명한 색들이 사라진 만큼, 색의 부재가 세계화되고 현대화된 세상의 논리적이고 필연적인 진화는 아닐까?
다채로운 감각과 경험을 하려는 욕망을 이용하여 범죄가 일어나는 세상에서, 색은 한 아이의 그림을 통해 되찾아진다. 이 과정에서 나름의 액션이 일어나지만 크게 긴장감이 느껴지지는 않고, 나름의 의미가 있어 보이는 애정신은 갑작스럽게 느껴진다. 프랑스 문학 특유의 분위기인가 싶기는 하다.
색의 지각과 활용에 관한 역사적 사실과 상상이 버무러져 읽는 재미가 있었는데 스토리는 다소 약하게 느껴졌다. 관련하여 '색도둑'이라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이 떠올랐고, 소설을 그림책으로 바꾸어 짧고 강렬하게 표현하면 흥미로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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