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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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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문화사에서 근래 전 5권 양장으로 리처드 F 버튼 경의 '천일야'를 완역해서 낸 것 같다. 관심이 가긴 하나 이미 범우사판 전 10권본을 가지고 있는 터라 '복습'의 한 계기가 마련되었을 뿐이었다. 공부 못 하는 애들이 본래 이 책 저 책 정신없이 넘나드는 법 아니었나. 버튼 경의 원저 역시 총 10권으로 되어 있기는 하나, 이 범우사판은 권나눔에서 처음과 끝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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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문화사에서 근래 전 5권 양장으로 리처드 F 버튼 경의 '천일야'를 완역해서 낸 것 같다. 관심이 가긴 하나 이미 범우사판 전 10권본을 가지고 있는 터라 '복습'의 한 계기가 마련되었을 뿐이었다. 공부 못 하는 애들이 본래 이 책 저 책 정신없이 넘나드는 법 아니었나.
버튼 경의 원저 역시 총 10권으로 되어 있기는 하나, 이 범우사판은 권나눔에서 처음과 끝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고 들쭉날쭉이다. 독자는 혹 영문과 번역본 상호 대조를 위해서라면 '몇째 날'인지의 표시에 눈을 둘 필요가 있는데, 아직 잘 보지 않아 모르겠으나 동서판이 이 범우판보다 그 인덱스에 편집상 더 세심한 주의를 준 것 같다. 구경할 기회가 있으면 이후에, 정보를 위해 그 점 추기하든지 하겠다.

범우판 삽화(내가 아직 궁금한 것이, 대체 이 일러스트는 출처가 어디냐는 점이다. 출판사는 서지에서 아무것도 밝히지 않고 있으며, 트리니티컬리지刊 Shammer 에디션의 경우 이 책과는 그저 판이하기만 한 도판이 수록되어 있을 뿐이다)는, 근엄한 외모와는 달리 엄청 색의 미학과 경계에 탐닉했을 법한 버튼 경의 도수 높은 에로티시즘을 시각적으로 잘 반영하는, 애들에게 보이지 말아야 할 색정적 장면과 터치로 가득하다. 되풀이되는 말이겠으나 이 삽화들의 컬러와 수위란, 외설적이라며 눈이 찌푸려지기보다, 네 줄 건너 낯이 뜨거워지기 십상인 버튼 경의 질펀한 구연에 제격으로 잘 어울린다는 말이, 냉소 아닌 直敍로 여겨질 만큼이다.

김병철 선생의 번역에 대해서는 불만을 토로하는 독자가 다수고, 어떤 이의 경우 '다시는 아라비안 나이트를 읽지 않겠다'고 말하기까지 하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버튼 경의 원저와 어느 정도 대조해 가며 읽은 결과를 말하자면, 김 선생은 할 만큼 했다는 것이다. 버튼 경 자신이 대단히 고답적이고 현학적인 스타일을 유지하는 데다, 아랍 텍스트의 번역이라는 좋은 구실의 차일까지 마련되어 있어, 그러잖아도 운문과 산문의 구분이 모호한 텍스트에 간단 없이 삽입되는 시가의 난해한 꼬임이란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When the pretty ones deign with him company keep..

도치와 행간 걸림의 정신 없는 횡보와 음영 속에, 극동의 이름 없는 독자는 머리 속에 작열하는 라임과 엑센트의 시로코에 휘말려 일사병에 걸릴 지경이다. 원문이 이러니 악조건 속에서 분투하는 역자에 너무 지청구해 댈 일은 아니다. 버튼 경의 손발이 오그러들 만한 언사의 번잡은 for the love of love 같은 어구에 이르러서는 거의 유치함이 느껴질 정도인데, 그걸 한국어로 무슨 재간이 있어 근사히 재현하겠는가. 포기할 건 포기하는 게 속 편한 법이다.

외설스러운 묘사가 많고, 어떤 대목은 도착적 성행위-행태를 미화하는 분위기가 분명 있다. 아이들 동화 읽던 기분으로 접근하다간 큰 코 다치는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s****o 2011.04.18. 신고 공감 2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