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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어왔다. 워낙 경쟁이 치열했던 직업을 가진 탓에 젊은 날의 나를 지탱시켜 주었던 책은 자기계발서였다. 특히 양장본임에도 너덜너덜해져 최근에 다시 구입한 <세상을 보는 지혜>는 험한 세상에서 나를 바르게 살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인생의 지침서였다. 이제는 자기계발서로 나를 다잡기엔 늙어버린 이유도 있지만, 어느 정도 내 삶에 틀이 잡혀있기에 읽지 않는 이유도 있다. 그래도 여전히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지는 거 보면 아직 더 살아야 삶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으려나...이 책은 마치 자기계발서를 일상에 적용하여 이야기로 보여주는 ‘눈으로 보는 자기계발서’ 같다. 심리 치유 소설이라는 새 분야를 탁월한 스토리텔링형식으로 풀어가고 있다. 《신은 언제나 익명으로 여행한다》는 표지에서 느껴지는 그대로 아날로그적 감성을 느끼게 한다. ![]()
태어나면서 버려졌고, 거듭된 불행속에서 앨런 그린모어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버리지 않는 어머니로 인해 어머니가 원하는 삶을 살았던 앨런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사랑하는 여자 오드리가 떠나자, 자살하기 위해 에펠탑으로 올라간다. 자살하기 직전, 에펠탑에서 만난 이브 듀브레유와 이상한 거래를 하게 되는데. 이 남자는 앨런 그린모어에게 남은 삶을 변화시켜 주겠다고 한다.
“ 자네가 죽지 않고 삶을 계속하겠다면 내가 자네를 돌보겠네. 자네가 바른 길로 들어서도록, 자기의 문제를 스스로 풀어갈 수 있도록, 그래서 자네가 행복해지도록 만들어주겠네. 그 대신……. 내가 말하는 모든 걸 행해야 해. 삶 속으로 ……. 뛰어들라는 소리지.”
이제껏 남에게 맞추어오며 살았던 앨런 그린모어에게 자신에게 각인되어 왔던 것들이 앨런 스스로를 불행하게 했으며 삶에서 희생자로만 살아왔다는 질책을 하며 앨런이 삶의 패배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인생의 희생자로서 살면서 희생에 대한 보상으로 인정을 받고 싶어 하고 인정을 받지 못하면 푸념과 불평,불만을 가슴 속에 담아두고 살았던 삶을 버리고 이제부터는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야 한다며 듀브레유는 몇가지 주문을 하는데,
첫 번째 미션은 빵집에 가서 빵을 여러번 주문하고 여러번 거절후에 그냥 나오는 것. 두 번째 미션은 고급시계점에서 시계 마구잡이 고르다가 그냥 나오기. 세 번째 미션은 택시를 타고 기사에게 무조건 딴지걸기.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고 살았던 앨런에게 이런 것들은 힘든 주문이었다. 처음에는 부끄러움과 창피함으로 시작되었던 미션들을 수행해가면서 그린모어는 자신의 삶이 무엇이 잘못되어 있는지를 깨닫게 되는데 우선 이런 미션들이 요구하는 것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반대입장을 내보이게 하는 것이었다. 이십사년을 살면서 처음으로 해보인 '나'를 내보이는 행위였으며 그 행동으로 인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방법을 습득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희생자로 자처하면서 행복해질 순 없어. 그런 건 존재하지 않네
친아버지와 양아버지 모두에게 버림받았으며, 어머니에게 억압당한 어린 시절을 보낸 앨런은 비로소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깨닫고 어렸을 때부터 부족함이나 실수, 실패라는 부정적인 말들이 사고방식으로 굳어져 스스로를 항상 무능한 존재라는 자기비판으로 대해왔다. 그리고 그런 부정적인 생각이 뇌에 깊이 새겨지게 되어감에 따라 성인이 되어서도 줄곧 자신을 부정해왔다는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처음으로 자신의 욕구에 충실하게 표현할 수 있을 때 앨런은 자신을 옭아매던 굴레의 일부가 떨어져나가고, 불필요한 매듭 같은 것이 풀어진 기분을 느낀다.
우리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삶을 살아야 한다. 앨런의 변화과정은 그런 '나'를 바로볼 수 있도록 한다. 앨런의 변명과 자기부정은 비단 앨런의 것만이 아닌 우리가 평상시 자주 하던 변명이자 자기부정이다. 그 속에 ‘나’와 닮은 앨런의 모습을 보며 혼자 웃다가 울기도 한다. 남을 의식하느라고 할 말도 제대로 못하고 가슴속에 꾹꾹 눌러 담다가 화가 되는 경우도 있었기에 앨런의 모습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나'를 찾아가는 앨런의 모습처럼 타인의 시선에 갇힌 '나'의 모습이 아니라 자유와 기쁨이라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내어보고 싶다. 듀브레유의 훈련으로 자신의 존재를 바로보게 되자 두 번째 훈련은 타인의 소통하는 방법을 배운다. 이것은 칼 야스퍼스의 “인간은 다른 이에게 자신을 내줌으로써 비로소 인간이 된다.” 는 의미를 상처 치유에 적용해 볼 수 있다. 혼자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기에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때 '타인을 위한 사랑이 상처의 항생제가 된다' 는 것을 앨런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기존에 앨런을 지배하였던 타인에 대한 불신과 삶의 회의가 반전되며 진정한 자아를 찾으며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앨런은 새롭게 태어난다. 소설의 마지막에 듀브레유의 눈에 가득찬 눈물을 보며 , 소설속에 가득한 '상처의 항생제'를 통해 우리의 아픈 상처에서도 꽃이 피어나기를 ... ^^
《네 이웃의 세계를 껴안아라, 그리하면 그 세계가 네게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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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부터의 귀환 스물네 살 청년 앨런 그린모어는 지금까지의 초라한 삶에 대한 앙갚음으로 화려한 자살을 결심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에펠 탑으로 갔다. 먼저 에펠 탑 2층[한국식으로는 3층]에 있는 쥘 베른(Le Jules Verne) 식당의 여자 화장실을 지나, <외부인 출입금지>라고 써있는 작은 방의 창문을 통해, 철근으로 된 장선(長線, joist)1) 위에 발을 딛고, 한 걸음씩 착실하게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 순간 그는 “오늘밤 에펠 탑과 나는 완전히 하나이다. 나는 지금 금빛의 철근 위를 걷고 있는 중이다.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묘하고 매력적인 맛의 습하고 미지근한 공기를 천천히 들이마시면서…… 내 발 밑에, 그러니까 123미터 아래, 파리가 내 눈앞에 길게 펼쳐져 있다. 파리는 내가 자신의 매력에서 헤어나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내 피가 대지를 비옥하게 적셔주길 바라며 그때까지 꾹 참고 기다리고 있다. 한 발 더…… 지금의 이 행동은 내가 충분히 생각한 다음에 결단을 내리고, 차근차근 준비해온 것이다. 목표도 의미도 없는 삶을 조용히 끝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삶은 수고할 가치가 있는 거라곤 단 한 가지도 내게 허락해주지 않았다.2)” 죽음과 입맞춤하려던 순간 그의 눈 앞에 잔기침 소리와 함께 이브 듀브레유(=이고르 듀브로프스키)라는 인물이 나타나 그에게 제안을 했다. “자네가 바른 길로 들어서도록, 제대로 자기 삶을 이끌 수 있는 남자가 되도록, 자기의 문제를 스스로 풀어갈 수 있도록, 그래서 자네가 행복해지도록 만들어주겠네. 그 대신 자넨 내가 말하는 모든 걸 행해야 해. 삶 속으로 …… 뛰어들라는 소리지.3)”라는. 진리를 탐구하다 절망한 파우스트 박사가 메피스토펠리스의 거래를 받아들였듯이, 의미 없는 삶을 끝내려던 앨런 그린모어도 이브 듀브레유의 매혹적이고 기이한 제안을 수락한다. 첫 번째 과제, 타인의 의견과 다른, 자신의 의견을 단호하게 이야기 하라. 앨런 그린모어의 과거를 들은 이브 듀브레유는 앨런 그린모어에게 “(자네의 경우, 핵심이 되는 문제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었어. 자네가 그걸 의식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넨 자신을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이 뭘 원하는지도 표현하지 못하고 있더군.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뜻을 거스르는 것과 솔직하게 거절하는 것을 무척 힘들어하지. 한마디로 진짜 자신의 삶을 살고 있지 않는 거야.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두려워서 그들의 뜻에 따라 행동하고 있단 말이네4)”라고 지적하면서 거절할 수 없는 첫 번째 과제를 내주었다. 그것은 “자네 의견이 타인의 의견과 불일치할 수도 있다 사실을 두려움 없이 받아들이는 것과 당당하게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는 것, 그리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반대의견을 말하는 것을 배우는 걸세.5)”였다. 첫 번째 과제를 위해 매일 빵집에 가서 주문한 것을 두 번 취소한 뒤 사는 일을 2주간 반복한 끝에 앨런 그린모어는 낯선 사람에게 그 사람의 의견과 다른 자신의 의견을 단호하게 말할 수 있었다. 이제 앨런 그린모어는 더 이상 누군가의 추종자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두 번째 과제, 타인의 평가에 얽매이지 마라. 똑 같은 상황에서 동일한 행동을 하더라도 행동의 주체에 따라 사람들의 평가가 다르고, 또 다르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런데 여기에는 행동의 주체가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바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앨런 그린모어의 경우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안 그러면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고, 필요로 하지도 않을 것 같다고 여겨 스스로를 타인의 평가에 얽어맨 것이다. 그러다 보니 매일 늦게 퇴근하다가 어쩌다 한번 일찍 퇴근하는 것조차 상사로부터 불쾌한 지적을 받게 된다. 결국 스스로 희생자를 자처하는 셈이 되니 행복해질 수 없을 수 밖에. 행복한 희생자란 환상 속에서나 존재하니까. 세 번째 과제, 타인의 결정에 영향을 미쳐라. 두 차례 주어진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앨런 그린모어에게 주어진 세 번째 과제는 상사들(팀장과 부장)으로부터 “꼭두각시”라는 단어가 나오도록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앞의 과제들과 달리 이번 과제는 앨런 그린모어에게 이브 듀브레유의 의도에 대한 의문을 짙게 만들었다. 그는 누구이며,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그 역시 나의 연약함에 이끌려 내게 접근한 악한은 아닐까 6)” 어쨌든 세 번째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우리가 흔히 쓰는 “역지사지(易地思之)”였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에게 이해 받기를 원하기 전에 먼저 상대를 이해하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상대를 이해한다는 것은 “상대방이 생각하는 것을 생각하고,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고, 그가 행동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즐겁게 느껴질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세계 속에 들어(간다는 것)7)”을 의미한다. 그렇게 됐을 때 우리는 비로소 상대방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고, 그의 세계를 껴안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제 당신은 상대방을 변화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웃의 세계를 껴안아라, 그리하면 그 세계가 네게 열릴 것이다 소설 속에서 프랑스 정신분석학계의 중심인물이었던 자크 라캉의 질투를 자아낸, 빛나는 재능과 막대한 유산을 가졌던 정신분석학자였던 이고르 듀브로프스키(=이브 듀브레유)가 내세운 마지막 과제를 오해한 앨런 그린모어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덩케르 컨설팅의 회장 자리에 입후보한다. 이브 듀브레유(=이고르 듀브로프스키)의 의도는 당(唐)나라의 임제 선사(臨濟 禪師; ?~867)가 “逢佛殺佛하며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逢祖殺祖하며 (조사8)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逢羅漢殺羅漢하며 (아라한9)을 만나면 아라한을 죽이고), 逢父母殺父母하며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 중략 ~ 始得解脫하야 (그래야 비로소 해당하여) 不與物拘하고 (사물에 구애되지 않고) 透脫自在니라 (투철히 벗어나서 자유 자재하게 된다.)”라고 말한 것처럼 여러 차례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앨런 그린모어가 이제는 자신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때가 되었다고 판단해서 그러한 과제를 제시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웃의 세계를 껴안을 수 있게 된 앨런 그린모어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을 설득하는데 성공해서 덩케르 컨설팅의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글쎄, 덩케르 컨설팅이라는 상장회사의 회장으로 선출되었다고 자유롭게 되었는지 혹은 행복하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최소한 더 이상 과거와 달리 타인의 시선에 얽매인 삶에서 벗어난 것은 확실해 보인다. -----------------------------------
1) 건물을 지을 때 천장이나 바닥 등을 받치는 들보 2) 로랑구넬, <신은 언제나 익명으로 여행한다>, 김주경 옮김, (열림원, 2012), p. 8 3) 로랑구넬, 앞의 책, p. 28 4) 로랑구넬, 앞의 책, p. 51 5) 로랑구넬, 앞의 책, pp 51~52 6) 로랑구넬, 앞의 책, p. 230 7) 로랑구넬, 앞의 책, p. 153 8) 조사(祖師) : 1종(宗), 1파(派)를 세운 승려 9) 아라한(阿羅漢) : 나한(羅漢), 응공(應供) 등으로도 불리는, 깨달음에 이른 경지에 도달한 성자(聖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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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제목과 멋진 디자인, '로랑 구넬'이라는 그럴듯한 저자명. 그리고 심리소설이라는 새롭고 매력적인 장르의 책이었다. 기대반 걱정반의 마음으로 처음 몇장을 넘기면서 뭔가 또 속은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여러 수식어들로 포장되어 있긴 했지만 흔한 자기계발서임이 분명했다. 그것도 500페이지짜리 자기계발서. '선물', '시크릿', '꿈꾸는 다락방' 같은 실망스러운 기억들이 스쳐가며 입가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생각을 내려놓지 못한채 구성은 실망스럽지만 몰입도는 남다른 책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책은 에펠탑에서 자살하려는 스물네살 청년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 자리에서 어떤이와 계약을 맺고 그 계약조건을 하나하나씩 실천해 나가며 새로운 사람으로 탈바꿈한다는 내용이다. 뭔가 멋진 듯 하면서도 자살과 계약의 이어짐이 매끄럽지 않다. 하지만 계약 이후 전개되는 이야기는 꽤 흥미진진하다. 마치 추리소설처럼 끝없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단서와 실마리들이 읽는 이를 점점 몰입시켜 나간다. 하지만 보고 나면 허무해지는 헐리우드 영화처럼 허망한 결론이 결국 실망하게 만든다. 여러 영화의 결론들이 모두 뒤섞여있는 모습니다. 이 책을 그냥 버릴까도 생각해봤다. 고물상에 뒤섞여 있는 책을 어떤 중고책 매매상이 골라내고 몇년간 어느 중고책방에 놓여있다가 나처럼 재수없는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해봤다. 하지만 결국 그렇게 하지 못한건 다른 번지르르한 자기계발서와 다르게 어설프지만 아주 예리한 충격이 있기 때문이었다. '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지녀야 한다는 메세지였다. 책에서는 험악한 택시기사에게 그리고 손님들이 줄지어 서있는 빵집 계산대에서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라던지 '이 빵 말고 다른걸로 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었다. 혹시라도 잘 모르는 타인에게 안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그리고 동료에게 까칠한 사람으로 남기 싫어서 내 생각과 다른 결정에 'NO'라고 말하지 못한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에. 그리고 이제는 그렇게 자기표현을 자제하고 사는게 마치 예의바르고 점잖은 것인냥 사는데 익숙해졌기에. 과연 솔직하게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NO'라고 말하는 게 꼭 예의없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의시간에 평소와는 다르게 - 물론 완곡한 표현이었지만 - 'NO'라고 말해보았다. 결과는 역시 기대 이하 였지만 다음날 동료들의 태도를 보며 그렇게 말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오랫동안 책장에 꽂여있는 이 책을 볼때마다 나는 필요할 때 'NO'라고 말하고 있는지 자문하게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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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너무나도 흥미롭고 뇌리에서 쉽게 잊혀지지 않던 리뷰가 있었다. 당장이라도 만나보고픈 강렬한 호기심이 이는 책이었다. 무조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였을까? 이 책은 고마운 인연이 닿아 내게로 왔는데 그때는 한창 서평을 써야할 책들이 많았고 봐야지하면서도 미루다가 여러모로 바쁜 지금에서야 읽게 되었다.
'신은 언제나 익명으로 여행한다'
가끔 드는 의문은 정말 신은 존재하는 걸까? 지금도 어디에선가 나를,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걸까? 이 책 제목처럼 정체를 숨긴 채 어딘가 여행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언제나 그렇지만 명확한 해답은 없다. 다만, 생각할 뿐이다. 그렇지 않을까? 혹은 그럴 리 없다로.
앨런 그린모어는 태어날 때부터 불행했다. 친아버지는 없었고 어머니는 너무도 일찍 그의 곁을 떠났다. 무슨 인생이 이렇게까지 불쌍해...란 생각이 절로 들만큼 그의 인생은 즐거움,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그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온 미국을 떠나 어머니의 고향인 프랑스로 갔고 거기서 '덩케르 컨설팅'이라는 인력채용관련 회사에서 일하게 된다. 그닥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채 살아가던 그는 어느날, 오드리라는 근사한 여자를 만나게 되고 사랑과 행복을 느끼게 되지만 그녀는 돌연 자신의 곁을 떠나버린다. 지독한 절망에 빠져 자살 충동마저 느끼게 된 그는 결심을 실행하기 위해 에펠탑에 오른다. 그리고 거기서 그는 '이브 듀브레유'라는 남자를 만나 자신의 진정한 삶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드는데...!!!
듀브레유가 시키는데로 과제를 수행해나가는 앨런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꼭두각시 같고 조금은 바보스러운 느낌도 받았지만 그보다 더 강하게 느낀 건 은연중에 앨런의 모습을 하고 있는...나였다. 그가 어떠한 상황에 처해질 때마다 어...나도 그런 것 같은데...란 생각을 하면서 빵집도 회사도 듀브레유의 집도 앨런과 같이 따라다니고 있었다. 왠지 의기소침하고 당당하지 못한, 자신감이 몹시 결여된 앨런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달까? 그렇게 따라다닌 시간이 장장 한달... 잠시 한눈을 팔기도 했지만 이렇게 오래도록 그를 따라다니게 될 줄은 몰랐다.
힘든 건 힘들다. 아닌 건 아니다. 예쁘다. 멋지다. 사랑스럽다... 감정을 표현하는 말들은 이루 셀 수 없이 다양하지만 정작 입밖으로 나오는 말들은 고르고 고른 몇 가지에 불과하다. 그만큼 우리는 감정 표현에 인색하고 서툰 것 같다. 이 생각을 더 많이, 더 깊게 할 수 있게 하는 몇몇 구절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 타인의 평가에 몹시 얽매인 삶이 되었어. 그래서 문득 자신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끼는 순간... ... 다른 사람들을 원망하게 되는 거야. ] p108
[ 자유는 우리 안에서부터 나와야해. 자유가 외부로부터 오기를 기대하지 말게. ] p109
[ 자기 존중감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거야. 자신의 가치를 깊이, 그리고 충분히 확신하지 못한 사람들은 약점을 보이기 마련이고, 악한 사람은 신기하게도 그걸 즉각 알아차리지.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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