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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2 "행복해지라고요… 제가 행복해지지 않으면 소중한 사람을 결코 행복하게 할 수 없다고 말하더군요. 게다가 행복해지지 않으면 제가 범한 죄의 아픔을 진정으로 느낄 수 없다고도 말입니다."
두 팔을 잃어 세상에 대한 분노와 마치다에 대한 원망으로, 전 여차친구에 대한 회개하는 심정으로 노숙자가 된 이소가이에게 마치다가 한 충고였다. 스스로가 행복해져야 누구에게든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잘못에 대한 아픔도 진심으로 느낄 수 있다고.. 이 말을 했던 마치다는 이미 행복을 느끼고 있었으리라. 진심으로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그렇게 말을 하지 못할 테니까.. 늘 무표정에 싸늘한 시선이라.. 마치다가 행복을 느낄 거라 생각도 못했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다행이다..는 생각을 했다. 마치다는 감정이 아예 없는 게 아니였다. 감정을 나눌 사람이 없었을 뿐. 그에게 감정을 나눌 사람들이 생겨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야기가 너무 과격하게 전개되고 끝에서는 화급히 마무리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별 하나를 뺐지만 그래도 흡입력 하나는 정말 대단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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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간을 구별하는 기준은 단 하나밖에 없다. 머리가 좋은 인간인가, 나쁜 인간인가. 그뿐이다.
이 말만 들어봐도 주인공이 얼마나 매마른 인물인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매말랐다는 표현은 그래도 어느 정도 사람의 감정이 느껴지기라도 하지, 마치다는 정서적으로 고장난 사람같다. 그러나 책을 읽어 나가면 이렇게 보이는 마치다가 누구보다 더 사람답다는 걸 보고 느끼게 된다. 미안함, 죄책감, 책임감, 의리, 보답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에 대한 구별과 주관. 마치가 곁에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건 마치다가 어떤 인물인지를 잘 보여준다. 처음에는 마치다를 꺼려하고 거부했던 사람들도 마치다를 겪어가며 그에 대한 생각과 태도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마치다가 하는 말과 행동을 지켜보며 책을 읽는 나 역시도 그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깨닫게 되는 재미가 꽤 크다. 그리고 무로이라는 남자가 보여주는 일그러진 애정과 집착과 소유욕이 이 책을 읽는 재미를 한층 더해주었더랬다.
추리소설로 분류가 되어 있는 건 작가의 전작들 때문인가 싶고. 추리보다는 휴먼쪽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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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대감이 삭제된 터널의 연속 천재적 두뇌를 가진 불운한 소년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출생신고도 되지 않아 호적이 없는 채로 살아온 주인공 ‘마치다 히로시’는 아이큐가 160 이상에, 한 번 본 것은 사진을 찍듯이 기억에 새길 수 있는 ‘직관상 기억’이라는 능력을 가진 범상치 않은 소년이다. 학교에도 갈 수 없고 사회적으로도 존재할 수 없었던 마치다는 매일을 어두운 터널 속을 걷듯이 학대당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공원에서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미노루를 만난다. 미노루는 늘 허기지고 혼자였던 마치다에게 매일 주먹밥을 직접 만들어다 주었다. 마치다가 인간을 구별하는 기준은, 머리가 좋은 인간인가, 나쁜 인간인가 하는 것뿐이었지만 미노루는 마치다가 처음 접한, 구별이 되지 않는 인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