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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을 비전공자의 시선에서 아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씌여진 책이다. 사람마다 어렵다는 기준이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아직도 물리학은 쉽지 않은 영역임에는 틀림이 없다. 용기를 내어 도전해 본다. 책 서두에 저자가 물리학을 강조하는 부분에서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어 옮겨 본다. " 현대사회가 얼마나 과학에 의존하고 있는지 알 수 있지요. 그런데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과학에 대해 전혀 모른다면 사회의 유지와 발전 그리고 우리의 미래에 있어서 얼마나 치명적일까요?"(35) 중국은 지도자층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공계 출신이라는 점을 알고 있는가? 자연현상을 과학적으로 다룬 학문이 물리학이며 물리학을 통해 논리적 사고와 합리적 사고를 기를 수 있다면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이들이 반드시 공부해야 할 영역이 물리학이 아닌가 싶다. "과학적이란 여러 가지 단계로 의미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성입니다. 다음으로 논리적인 추론과 분석 그리고 정량적인 성격도 필요하죠"(44) 물리학은 뉴턴역학에서 상대성이론, 양자역학으로, 21세기에는 복잡한 현상을 다루는 '복잡계'가 물리학의 중요한 주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물에 대해서는 다 아는 것 같지만, 물에는 모두 67가지의 이해하기 어려운 성질이 있다. 물은 다른 물질과 달리 액체 상태일 때보다 고체 상태에서 밀도가 더 낮다. 얼음이 물에 뜨는 현상을 보면 알 수 있다."(155) 유리는 액체일까? 고체일까? 유리는 액체다. 아주 느리지만 유리는 서서히 흘러내린다. 가루는 고체일까? 액체일까? 알갱이 하나하나로서는 고체이지만 전체로서 흐른다는 점에서는 액체다. 물리학에서는 어느 한쪽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물질들을 복잡흐름체라고 부른다. "물질은 네 가지 상태가 있다. 고체, 액체, 기체, 그리고 플라스마. 플라스마는 별이나 우주 공간의 물질이다. 전기를 띤 알갱이들로 이루어져 있다"(157) "구성원 하나하나가 아니라, 구성원 사이의 관계에서 떠오르는 전체의 집단성질이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는 자연현상의 핵심이라는 점이다."(164) 우리가 자주 하는 말인 '부분을 안다고 전체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처럼 물리학에서는 분자, 원자, 쿼크 등 구성원 하나하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 간의 상호작용을 매우 중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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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은 어렵게 느껴진다. 복잡한 수식과 개념들, 그리고 가끔은 상식에 어긋나는 것 같은 이론들이 펼쳐지기도 하고, 아득히 멀리 있는 것들에 관해서 마치 실험실 탁자 위에 있는 무엇을 설명하는 것처럼 풀어내는 것 또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크고 먼 이야기를 잠시 제쳐두면, 결국 물리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여기를 설명하기 위한 학문이다. 무작정 무시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말이다. 물리학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우리는 굉장히 엉뚱한, 세상에 관한 일그러진 관점을 가질 수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물리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 다만 어느 정도 교양으로 알아둘 필요는 있다고 보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비전공자들을 위한 교양물리학책이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뉘는데, 1부에서는 물리학에 관한 일반적인 설명들(물리학이란 무엇인지, 물리학과 다른 학문들 사이의 차이점은 무엇이고 하는 것들)이 담겨 있고, 2부에서는 물리학에서 연구하는 대상들에 관한 논의를 담고 있다. 그리고 3부에선 21세기 물리학이라는 이름으로 비교적 근래의 물리학 연구 주제들을 몇 가지 소개한다. 전반적으로 전문적인 용어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어렵게 느껴지는 수식들도 일부러 뺀 느낌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여느 물리학 책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언급되는 용어들을 순우리말 용어로 바꿔서 설명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블랙홀은 “검정구멍”, 화이트홀은 “하양구멍”. 흔히 통일장이론이라고 부르는 개념은 “통일마당이론”으로 표기한다. 이전의 용어에 익숙하다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나름 의미 있는 시도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대학 비전공자들을 위한 교양서로 사용되었다는 것 같기도 한데, 딱 그 정도 수준에 추천해 줄만해 보인다. 나름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고등학생들에게도 권해 줄만 하고. |
얇지만 고전역학부터 양자역학, 그리고 복잡계까지 물리학의 변천사를 결코 얕지 않은 내용으로 개괄하여 집어주는 좋은 책이다. 이런 책 대부분이 고전역학과 양자역학만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복잡계까지 다루는 면은 확실한 장점이다. 이 책으로 그동안 명확하지 못했던 복잡계와 창발의 작동원리나 개념이 좀 정리된 느낌이다. 하지만 블랙홀은 검은구멍, 빅뱅을 대폭발로 쓰는 건 뭐 그러려니 하더라도, 트위터의 트윗을 지저귐이라고 쓰는 건 좀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어쩔 수 없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