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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영화 베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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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고의 흥행 감독이라는 강제규 감독이 만들었던 이전 영화들을 보면서 느끼는 점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장면들과 구성 요소들을 교묘히 차용한다는 점이다.예를 들어 "쉬리(1999, 한국)"에서 남한 특수부대 요원들이 치밀한 조사 끝에 급습한 장소가 전혀 엉뚱한 곳이고, 같은 장소라고 여겨졌던 북한 요원들이 있는 장소는 관객의 허를 찌르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는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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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고의 흥행 감독이라는 강제규 감독이 만들었던 이전 영화들을 보면서 느끼는 점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장면들과 구성 요소들을 교묘히 차용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쉬리(1999, 한국)"에서 남한 특수부대 요원들이 치밀한 조사 끝에 급습한 장소가 전혀 엉뚱한 곳이고, 같은 장소라고 여겨졌던 북한 요원들이 있는 장소는 관객의 허를 찌르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는 설정… 하지만 이와 거의 유사한 상황이 "양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Lambs, 1991, 미국)"에도 나온다. "태극기 휘날리며(2004, 한국)"의 전투 씬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 1998, 미국)"와 너무 흡사해 당시에도 구설수에 올랐다(하지만 워낙 관객몰이에 성공했기 때문에 전쟁영화의 트렌드 정도로 넘어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걸린 듯 하다.


영화 곳곳이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물론, 자신의 영화인 "태극기 휘날리며"의 잔상들로 가득하다. 거기다 사견이기는 하지만 "에너미 앳 더 게이트(Enemy at The Gates, 2001, 미국/독일/영국/아일랜드)"를 베낀 흔적도 역력하다. 단순히 판빙빙이 분한 저격수가 나와서 그런게 아니라 소련의 총알받이로 몰리는 장동건과 오다기리 조가 처한 상황이나 도주하는 아군에게 총질하는 소련군 장교의 모습이 아주 판박이다. 소련군과 독일군과의 전투 장면에 나오는 폐허가 된 도시도 비주얼 적으로 "에너미 앳 더 게이트"를 많이 연상시킨다. 또 추락하는 전투기가 달리는 장동건을 살짝 비켜 나가는 장면의 카메라 앵글은 헐리웃 영화에서 하도 많이 본 장면이라 식상하기까지 하다.


이 외에도 너무 억지를 쓰는 것 같아 그냥 넘아갈까 했지만 소련 포로 수용소의 김인권의 모습은 예전 조형기가 나왔던 윤흥길 원작 소설을 드라마화 한 "완장"을 떠오르게 한다. 또 소련군 탱크를 상대로 싸우는 자폭 특공대의 모습은 자꾸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양말 폭탄을 떠오르게 하고...


사실 이 영화의 가장 큰 약점은 어설프고, 허술하며, 상황에 안맞는 드라마다. 장동건과 오다기리 조가 겨루는 마라톤 경기는 1,500미터 육상 경기인 줄 았았다. 그 당시에도 분명히 2시간 이상을 달렸을 텐데 시간의 흐름을 그렇게 밖에는 표현 못하는지 가장 짜증나는 부분은 장동건이 맡은 김준식을 성인 군자로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마라톤 우승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강제 징용되어 전장에서 겨우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데, 자신을 인간적으로 멸시하고, 처형하라고까지 명령한 오다기리 조를 왜 살려주는지 납득을 할 수가 없다. 김인권이나 일본군 악질 장교로 나왔던 몇몇은 효과적으로 캐릭터를 살려놨는데 김준식은 배알도 없는 인간으로 만들어놨다. 대신 죽어주는 듯한 유치한 설정의 끝 장면을 보면서, 또 김준식이라는 이니셜 붙은 뒷장면이 사실은 오다리기 조였다는 "반전"은 짜증까지 엄습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강제규 특유의 감정을 절제 못하고 여기 저기서 주먹질을 남발하는 부분은 "태극기 휘날리며"를 능가한다. 이러니 드라마가 고급스럽지 못하고 설득력을 잃어 빌빌대다가 저렴한 CG 전투 장면 몇 번 보여주고 흐지부지 끝을 맺는다. 그 와중에 독일군들과의 이런 저런 에피소드들은 왜 이리 어색하고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의 외국인 재연배우들을 연상케 하는지


사족) 소련군 포로 수용소에서의 강제 노역 장면은 그나마 볼 만 했다. 더구나 김인권이라는 배우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정말 연기하는 배우


j***n 2016.05.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