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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A Murder is Announced (1950년)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크리스티의 또 다른 탐정 미스 마플이 등장하는 소설이다. 이 책의 출판 연도가 1950년도지만, 이미 마플은 그 전인 1930년도 작품에서부터 활동을 하고 있었다. 해문 출판사에서는 그녀의 첫 등장이 좀 뒤에 나온다. 다시 한 번, 원래 출판 순서대로 책이 나오지 않는 것에 아쉬움을 느낀다.
마을 신문에 이상한 광고가 실린다. 오후 여섯시, 한 집에서 살인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고였다. 호기심을 가진 마을 사람들이 그 집으로 모이고, 시간이 되자 사건이 발생한다. 집 주인이 빗나간 총에 맞고, 그녀를 공격한 청년이 죽어버린 것이다. 사람들은 자살이라고 하지만, 경찰은 어딘지 모르게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한다. 그리고 미스 마플이 등장하여, 타살 설을 주장한다.
1950년이니까, 2차 대전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영국이 배경이다. 그래서 배급제에 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그리고 거의 모든 면에서 아끼면서 사는 생활상이 잘 드러나 있다. 석탄이나 옷 배급에 관한 얘기가 일상 대화에 등장하는 걸 보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 그 때는 그랬구나. 요즘 한국 상황이 불안한데, 나중에 진짜 전쟁이 나면 저런 생활을 하게 될까? 아니면 더 비참하게 될까?
하여간 그런 상황이니 돈이 절실했고, 그것을 위해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 추측했다. 엄청난 돈을 받을 기회가 생겼는데, 자칫 잘못하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될 지경이니…….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의 목숨을 그렇게 빼앗아도 되는 건 아니다. 그건 절대 아니라고 본다.
어쩌면 이 책의 살인범은 너무도 소심하고 마음이 여려서, 지레짐작으로만 살인을 저지른 것 같다. 옛말에 ‘도둑이 제 발이 저리다’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데, 혼자 전전긍긍하다가 억측을 하고 급기야는 살인까지 하고 만다. 만약 범인의 성격이 대범했다면, 그 사람들은 죽지 않았을까? 으음, 잘 모르겠다. 그런 성격이었다면 또 거기에 어울리는 살인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미스 마플은 노처녀 할머니다. 결혼을 하지 않고, 시골 마을에서 살고 있다. 유명한 작가인 조카와 사이가 좋다. 겉으로 보기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작은 할머니지만, 사건이 발생하면 엄청난 추리력을 보여준다. 연세가 있으셔서 많이 돌아다니는 건 못하고, 간단한 탐방이나 이야기를 들으며 단서를 모아서 조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 책에서도 사건이 발생한 저택을 방문하고,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
나중에 그녀가 사건을 설명할 때, 앞부분을 다시 읽으면서 ‘아, 이 부분을 놓쳤네.’라며 아쉬워했다. 분명히 읽은 부분인데! 역시 내 관찰력이나 추리력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어쩌면 범인을 찾아내겠다는 일념으로 깐깐하게 책을 읽는 게 아니라, 그냥 작가가 써놓은 대로 즐기면서 읽어서가 아닐까 하는 위로도 해본다. 그래, 그럴 것이야. 원래 작가들은 함정을 많이 파놓잖아. 난 그냥 책을 즐기고 싶었던 거야. 그런 거야. 뭔가 처량하다.
이 책에서 미스 마플은 부정직한 눈에 대해서 얘기한다. 그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다.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절대 눈을 돌리거나 깜박이지도 않는 그런 눈을 말하지요.” - p.97
오타가 있었다. p.202 밑에서 세 번째 줄 크래독 경감의 대사 “우리는 사람들이 진신을 말해주기를 바랍니다.”에서 ‘진신’이 아니라, ‘진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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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살인'이라는 제목을 보고 이 책을 선택한 사람은 아주 작은 배신감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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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즈를 탄생시킨 최고의 추리소설작가 코난 도일, 그리고 그와 필적될 정도로, 어쩌면 더 큰 영광과 명성을 누렸던 작가 아가사 크리스티. 그녀가 탄생시킨 벨기에 출신의 명탐정 엘큘 포와로와 미스 마플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예고 살인〉은 그 중 미스 마플이 활약하는 작품입니다. 어느 조용한 시골 동네에서 벌어진 믿을 수 없는 살인사건. 이를 둘러싸고 점차 드러나는 음모와 충격적 결말. 추리소설의 모든 미덕을 갖추고 있는 이 작품은 아가사의 뛰어난 문장력과 번득이는 재치를 느낄 수 있는 명작 중 하나입니다. 책을 구입한 것이 언제인가 살펴보니 무려 20년이 지났더군요. 사실 요즘 제가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찾아내는 재미에 푹 빠졌거든요. 읽어야 할 책이 산더미이지만, 문득 어린 시절에 읽었던 책들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때 독서의 느낌이 지금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추리소설의 묘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 의견이지만, 우선 범죄자의 시선입니다. 범인은 최대한 완벽한 범죄를 꿈꿉니다. 그리고 철저한 준비와 사전 계획을 통해 범행을 저지르죠.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범인을 의식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또 하나의 시선, 즉 탐정의 시선이 있습니다. 탐정은 시시콜콜한 것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기억합니다. 또한 찾아내죠. 때론 너무나 사소한 것 하나가 범인을 밝혀내는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뭐 대부분 범인은 사소한 실수 하나로 꼬리를 잡히고 말죠. 이 과정을 처음부터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재미를 선사합니다. 독자 역시 탐정과 같은 시선으로 사건을 차근차근 살펴나가기 시작하고, 나름대로 범인을 짐작합니다. 결말에 이르러 범인의 실체가 드러났을 때의 그 충격. 혹은 스스로 생각했던 이가 범인으로 밝혀졌을 때의 흥분은 이루 말할 수 없죠. 미스 마플은 80세에 가까운 노처녀입니다. 아가사 크리스티는 미스 마플의 모델이 자신의 할머니라고 밝힌 바 있지만, 독자들은 오히려 아가사의 분신으로 미스 마플을 생각하곤 했습니다. 뜨개질을 좋아하고, 조용하면서도 때론 수다떨기를 좋아하는 노부인. 하지만 사소한 그 무엇도 놓치지 않고 결국 범인을 찾아내고야 마는 놀라운 추리력은 엘큘 포와로와 함께 아가사 소설의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어린 시절 홈즈, 뤼팽과 함께 포와로, 미스 마플은 매우 친근한 캐릭터였습니다. 홈즈와 함께 아가사의 작품을 통해 추리소설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고, 지금도 추리소설을 무척 즐기고 있습니다. 비록 본격 문학의 눈으론 추리 소설이 다소 홀대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엄연히 추리소설도 문학적 가치와 구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매력은 결코 작지 않죠. 지역 신문 〈인사란〉에 버젓이 게재된 살인예고, 모두들 그 광고를 게임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게임에 동참하기 위해 예정된 시각에 예정된 장소로 향하죠. 사실 그 예고에 언급된 장소. 즉 블랙로크 여사가 살고 있는 리틀 패덕스에서조차 알지 못하는 광고였습니다. 여사는 그런 광고를 낸 적이 없거든요. 어쨌든 이웃 사람들은 게임을 위해 그곳에 당도하고, 예정된 시각이 되자 갑자기 전원이 꺼집니다. 사람들은 누군가 자신의 귓가에 “당신은 이제 살해당합니다”라고 말할까 두려워합니다. 그럼 자신은 피해자가 되어 비명을 지른 채 쓰러진 척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어둠 속 울리는 연이은 총성에 모두들 얼어붙고 맙니다. 이는 게임이 아니었습니다. 잠시 후 불이 켜진 뒤, 나타난 놀라운 광경.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요?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작품. 〈예고살인〉. 자, 미스 마플과 함께 범인 찾기에 나서볼까요? “고통이란 그것을 겪은 뒤에 오는 최상의 기쁨의 시기를 어떻게 즐겨야 하는가를 가르쳐 준답니다.” |
| 살인을 예고하는 광고가 신문에 실리고 그 광고를 보고 호기심에 살인 장소로 모인 사람 중엔 진짜 한 남자가 죽게 된다. 경찰은 자살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의 미쓰 마플은 의혹을 느끼고 사건을 캐기 시작한다. 미쓰 마플같은 상류층 노부인이 살인에 관심을 둔다는 것이 항상 의아스러웠는데 에르네스트 만텔이 쓴 <즐거운 살인>이라는 책을 읽고 어느 정도 그런 주인공이 등장하고 항상 정해진 장소에서 사건이 발생해야만 하는 타당성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그것은 아가사 크리스티가 작품을 쓴 시대의 주 독자층이 어떤 사람들이었는가 하는 점과 작품을 쓰는 작가가 어느 계층의 사람이었나를 생각하면 아주 간단한 일이다. 그렇다고 작품의 재미가 반감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저 그 동안 책을 읽으면서 품었던 의문이 풀렸다는 뜻이고 내가 생각하고 있던 점을 쓴 작가가 있다는데 놀랐다는 것이다. 살인의 동기는 언제나 한정되어 있다. 미치광이의 무차별 살인이 아닌 경우에는 항상 돈, 질투, 원한 때문에 사람들은 살인을 한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이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말지만 어떤 사람은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도 한다. 살인을 위한 주변 환경이 그 사람에게 조성되어 목을 조여 오기 때문이다. 살인을 예고한다??? 기발하지 않는가... 역시 아가사 크리스티는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천재적 재능의 소유자였음에 틀림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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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14 애거서 크리스티 - <해문> \5,000 셜록 홈즈, 아르센 뤼팽, 에르큘 포와로.. 이 독특한 단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독자는 어렵지 않게 이 단어들이 추리 소설 속 인물의 이름이라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코난 도일, 모리스 르블랑,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이들에 의해 가슴 졸이면서 책장을 넘기는 독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명탐정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냉철한 분석과 위험한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강인함이 독자로 하여금 그들에게 빠져들게 만든다. 하지만, 우리는 탐정들의 강인함을 너무 남자들에게만 한정짓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실, 생각해보면 유명한 여자 탐정의 이야기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저 떠오르는 것은 추리소설의 여왕이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것 뿐.. 추리 소설은 오로지 남성의 공간이라는 시각이 깊게 자리 잡고 있는 느낌이다. 여자 탐정의 활약이 돋보이는 작품은 없는 것일까? 우연히 나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예고살인>에서 그 인물을 만날 수 있었다. 80세의 노처녀로 묘사되는 제인 마플양의 활약이 <예고살인>의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었다.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지는 여자 명탐정의 활약과 예고된 살인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나로 하여금 이 작품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확실히, 여자라는 이유 때문일까 마플양은 그간 봐오던 탐정들과는 조금 느낌이 달랐다(틀리다가 아닌, 다르다이다). 왠지 모르게 친근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 이 느낌은 나만 느낀 것이 아닌 듯,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도 마플양 앞에만 서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서슴없이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약간은 수다쟁이 스타일인 그녀에 이끌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털어 놓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다른 탐정 소설들에 비해 탐정과 등장인물의 관계가 비교적 평등해서, 영웅적 속성의 탐정 혼자 이야기를 풀어가는 기존의 방식에서 조금 벗어나게 만들었다. 이 점 때문일까, 지금까지 봐왔던 추리 소설에서는 독자가 다소 방관자적 존재였는데 <예고살인>에서는 직접 사건에 참여하는 능동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참여하는 독자'가 가능했던 것이 오로지 마플양이라는 인물 때문인 것만은 아니다. <예고살인>의 곳곳에 흩뿌려진 여러 가지 복선들 역시 독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사실, 추리 소설을 많이 접하지 않은 독자들은, 작품 속의 단서를 눈치 채지 못하고 뒤늦게야 '아, 이런 것이 있었구나.'라고 하며 무릎을 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것이 작품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지만, 재미를 제대로 즐기는 것을 힘들게 만든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참 씁쓸하다. 마니아가 되어야만 추리 소설의 알맹이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인가! 애거서 크리스티는 <예고살인>을 통해서 이 불공평함(?)을 해소시켜 주었다. 추리 소설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도 쉽게 눈치 챌 수 있는 복선을 제시하여, 그것을 보고 독자들이 직접 추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인 트릭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풍부한 보여주기와 도움 인물들의 단계적인 배치가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렇듯 <예고살인>은 참여하는 재미를 극대화시켰다는 점에서 무척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추리 소설을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범행 동기가 조금 약하다는 점에선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범인이 살인을 저질러야 할 필연성이 부족한 느낌이랄까..(구체적 계획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느낌.. 이 때문에 이야기가 쉽게 진행되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다음에 일어날 이야기를 비교적 쉽게 예측할 수 있었기에, 추리 소설이 주는 특유의 긴장감을 느끼기가 어려웠다. 그저 무난한 느낌의 작품이랄까...? 어려운 트릭을 피함으로써 독자의 참여를 극대화시킨 <예고살인>이란 작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은 덜했지만, 애거서 크리스티의 여러 작품들 중에서 이토록 그녀와 가까워질 수 있는 작품은 없을 것이다. 그녀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마플양의 활약과 독자들을 작품 속에서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게 한 그녀의 배려에 힘입어 조금은 색다른 애거서 크리스티표 추리 소설을 즐길 수 있었다. 추리 소설에 입문하는 독자에겐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그리고 마니아 층 독자들에겐 작가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어떤 작가의 '또 다른 매력'이란, 마니아 층 독자들을 위한 것이 아닐까) 이 작품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탄생될 제2, 제3의 마플양을 기대하며, 작품 속에서 그들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그것이 항상 흥미로운 거라네, 팽팽한 실처럼 긴장된 순간에 사람들이 목격한 것. 더 흥미로운 것은 그들이 보지 못한 것들이지." - p46 "일반적이군-역시 불일치와 대조가 역력해. 긴장된 순간에 대해서 각기 다른 사람이 설명하는 것은 절대로 일치하지 않거든. 하지만 결정적인 상황은 명백하군." - p92 "나는 금방 그가 부정직한 눈을 가졌다는 것을 알았지요. 부정직한 눈이란 것은-.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면서도 절대 눈을 돌리거나 깜박이지도 않는 그런 눈을 말하지요." - p98 "사람들은 살인자들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잊어버린 답니다. 그들도 인간이지요. 사람은 애처롭기도 하지만 때로는 너무 위험한 존재예요. 특히 샬로트 블랙로크처럼 나약하고 인정이 많은 살인자라면 말이에요. 나약한 사람은 한번 두려움을 느끼게 되면 정말 걷잡을 수 없게 되지요." - p2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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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불은 애거서 크리스티가 1950년에 발표한 ‘예고 살인’을 읽었습니다.
밀실 살인이나 광장 살인, 불가능한 상황에서 연출한 살인 등과 함께 예고 살인은 추리소설이 보여주는 예술 살인의 하나입니다. 이 작품에서 범인은 마을 소식지에 살인을 예고하고 사람들이 모이게 한 뒤 뜬금없는 살인을 저지릅니다. 물론 의미가 숨겨져 있습니다.
솔불은 마플 여사가 등장하는 작품을 처음 읽었습니다. 노인네답게 수다 떨며 상대의 마음을 읽고, 자신의 경험을 되새기며 인간성을 떠올립니다. 그리고는 사건을 해결합니다. 인간 심리를 중시하는 건 포와로와 같지만, 개성은 천양지차입니다. 매력 있습니다.
사건의 근간이 되는 트릭은 ‘장례식을 마치고’와 같더군요.
추리소설을 읽고 나서 범인에 공감할 때, 우리는 자신이 지닌 어두운 면을 한번 쳐다보게 됩니다. 그런 만큼 자아가 확장합니다. 이 작품도 자아를 확장시킵니다. [인상깊은구절] 마플 양이 말했다. “과거를 기억하고 있던 유일한 사람이 가 버린다면 혼자 남게 되죠. 나는 조카들이나 친절한 친구들이 있기는 하지만, 내 소녀 시절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내 과거를 함께 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지요. 나는 오랫동안 혼자였답니다.” (202쪽) |
| 사건이 일어나면 제일 먼저 제외대는 대상이 있다. 바로 피해자이다. 피해자는 피해자라는 이유만으로 범인에서 제외된다. 허나 과연 그럴까... 마플 여사는 여기서 양념처럼 등장하며 그녀의 등장신은 몇장면 되지 않는다. 허나 마지막에 예기치않은 그녀의 연기를 볼 수 있으니 또한 놀라지 않을수가... 살인을 예고하는 범인이라면 꽤나 자기 자신을 높이 평가하고 있거나 완전범죄를 꿈꾸는 사람들이리라. 제목만으로도 구미가 당기는 크리스티의 <예고살인>. 드넓고 평온하기 그지없는 시골에서 무려 세건의 살인을 보는 것은 실로 섬짓하기까지 하지만 마지막에 밝혀지는 범인을 보노라면 안타까운 마음만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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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살인'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고, 크리스티 여사의 분신이라 일컬어지는 제인 마플이 나오는 작품이라 정감이 간다. 작품의 배경은 치핑 클래그혼이라는 작은 마을... 너무나 평범한 전형적인 영국의 시골 마을의 금요일 아침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치핑 클래그혼 마을에는 이곳 사람들이 '가제트 지'라고 부르는 '노드 벤헴 뉴스 앤드 치핑 클래그혼 가제트'지가 금요일마다 배달된다. 모든 사람이 구독하는 이 신문에 '10월 29일 금요일 오후 6시 30분, 리틀 패덕스에서 살인이 일어날 예정. 여러분 이 예고를 믿으시오' 라는 기묘한 광고가 실린다. 작은 공동체 사회였던 치핑 클래그혼 마을은 기묘한 흥분에 휩싸이고 사람들은 나름의 기대를 가지고 리틀 패덕스를 방문한다.
그러나 정작 집주인인 블랙로크 양은 그런 광고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갑자기 방문한 사람들에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마을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6시 30분은 다가오고 마침내 그 시간이 되자 집안의 모든 불이 꺼진다. 그리고 "손들어! 손들어! 어서!" 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게임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재미있어 할 때 갑자기 권총 소리가 울린다. 그 소리는 방 안의 만족스러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방안은 여자들의 비명소리로 가득차게 된다.
거실에 불이 들어왔을 때, 사람들은 거기서 호텔에서 일한다는 청년의 시체를 보게 된다. 이로써 가제트지의 광고가 살인게임이 아니라 실제의 살인예고였음이 증명된 것이다. 리틀 패덕스는 곧 사건을 수사하려는 사람들로 가득차게 되고 당시에 현장에 있었던 인물들이 모두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그런데 그 때 경찰서로 제인 마플의 편지가 도착한다. 단순한 노처녀 할머니의 편지로 여겼던 경찰은 헨리 경에 의해 그녀의 능력을 전해 듣고, 마플 양이 사건에 발을 들여놓게 되면서 살인의 베일이 벗겨지기 시작한다. [인상깊은구절] 데이어스 홀은 전쟁중에 시달려 온 것이 분명했다. 아스파라거스 밭이었던 곳에 무성하게 자란 개밀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아스파라거스가 그런 과거를 설명해 주는 것 같았다. 곳곳에 개쑥갓과 메꽃, 그리고 식물의 기생충이 눈에 띄었다. 어떤 노인이 언잖은 얼굴로 삽에 기대어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이 보였다. "헤이메스 부인을 찾고 있는 모양이군요? 나도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소. 그 여자는 언제나 자기 생각대로만 하니까. 충고 같은 것이 통하지를 않소. 아무 소용이 없지요. 도대체 들으려고 하지 않으니. 요즘 여자들은 그런 걸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고요! 그들은 바지나 입고 틀랙터를 굴릴 줄 안다고 뭐든지 다 아는 걸로 생각한다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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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받아든 신문에는 리틀 패덕스에서 살인이 일어날 것이라는 글이 실려 있었다. 예고된 시간에 일어난 정전. 그리고 세 발의 총소리. 포와로와 함께 애거서 크리스티를 대표하는 탐정인데 이상하게도 미스 마플이 주인공인 책은 거의 못 읽었다. 범인은 미스 마플을 이웃으로 둔 걸 한탄해야 할 것 같다. (범인도 미리 이웃에 명탐정이 살지 않나 잘 확인해야 할 것 같다. ㅋ) |
| 최근에 모 출판사에서 '살인을 예고합니다'라는 제목으로도 나왔다. 이 책 속의 살인은 그렇게 신문의 짧은 광고에서 시작된다. 지방신문의 광고란에 살인이 있을 것이라는 광고가 실린 것이다. 호기심 많은 이웃들은 아마도 '살인게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살인이 예고된 장소를 방문한다. 그런데, 그런 기대와는 달리 실제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미스 마플이 등장한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들을 읽다 보면 작가가 살았던 시대 배경과 그 때의 영국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장면들을 상상할 수도 있다. 이 책에서도 호기심 많은 영국 시골의 사람들과 시골의 분위기를 마음껏 느낄 수 있다. 지금 해문출판사의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을 다 모으고 있는 중인데, 이제 절반 정도를 샀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애거서 크리스티가 정말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들은 시간을 뛰어넘는 걸작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