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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관한 짧은 고찰 -【사랑의 기초- 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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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이제는 추억으로만 느끼는 나이가 되어서인지, 사랑과 함께 떠올려지는 그 애틋하고도 간절함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랑하면 ‘그런 때가 내게도 있었지.’ 하며 대담한 척 하곤 한다. 열렬히 사랑해서 결혼한 것은 아니지만, 남들보다 긴 연애시절을 거치고 남은 것은 사랑보다 더 끈끈한 우정, 보다  진한 감정으로 결혼하였기 때문에 더 좋은 면도 분명히 있는 것 같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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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이제는 추억으로만 느끼는 나이가 되어서인지, 사랑과 함께 떠올려지는 그 애틋하고도 간절함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랑하면 그런 때가 내게도 있었지.’ 하며 대담한 척 하곤 한다. 열렬히 사랑해서 결혼한 것은 아니지만, 남들보다 긴 연애시절을 거치고 남은 것은 사랑보다 더 끈끈한 우정, 보다  진한 감정으로 결혼하였기 때문에 더 좋은 면도 분명히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생활이  가끔 외롭고 서글픈 이유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알랭 드 보통의 사랑의 기초-한 남자를 읽으면서 비로소 그 정체를 알게 되었다. 내 안에  맴돌았던 양가 감정에 대해서 동지적 연대감을 강하게 느끼게 되는 것은 알랭드 보통이 스스로가  마흔에 접어들며 느끼는 사랑과 결혼에 대한 짧은 고찰들이기 때문이다. 서로를 열렬히 사랑해 결혼에 성공한 부부인 벤과 엘로이즈를 중심으로 가정생활, 자녀양육, 사랑과 섹스 등에 관한 느낌을 솔직하고도 담백하게 이야기를 해나간다

 

사랑

미치도록 사랑한 벤과 엘로이즈,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랑이라는 감정보다는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고통이 찾아온다.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지 않고, 배우자와의 애정관계에도 문제가 생기고 결혼을 하자마자 배우자는 교육자로 변신하여 끊임없이 생각을 개조시키려 들때, 더욱 그렇다. 벤은 자신의 결혼생활을 되짚어보면서 자신의 삶에 어떤 것이 문제였을까를 생각해보게 되는데 열렬히 사랑했던 엘로이즈가 여자의 의미가 아닌 그저 '인간'으로 여겨지게 되면서 결혼이라는 제도가 가지고 있는 모순까지도 생각해본다. 결국 결혼이란 부르주아가 발명하여 부르주아들의 강력한 옹호와 지지속에서 발전해오며, 결국 계급과 제도의 산물이었으며 , 우리가 믿고 있는  낭만적인 사랑 또한 부르주아의 발명품이라고 믿게 된다.  자본주의의 스트레스를 견디기 위해 낭만적 사랑에 매달린다는 생각을 하며  프로이드의 " 그들은 사랑하면 정욕이 사라졌고, 정욕을 느끼면 사랑할 수 없었다." 에서처럼 일부일처가 주는 결혼제도의 부당함을 생각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벤에게 찾아온 한 번의 사랑, 가슴이 두근거리고 섹스가 know라는 동의어로 인식된 여자와의 외도를 통해 결국 그것이 결혼과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또한 깨닫는다.

이어 일상으로 돌아와 바쁘고 정신없는 회사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남은 저녁시간을 근사하게 보내는 공상을 하며 퇴근하였지만, 현실에 그를 기다리는 것은 다음과 같았다.

 

두 아이, 조금 지친 아내, 그리고 모종의 위기.

 

 

가족

《정진홍의 사람공부》에서 부모가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도전과 응전의 정신, 그 가치만 가르치면 된다고 하였듯이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 내가 아이들에게 가장 가치있게 생각하는 부분도 그런 정신적인 부분이다. 지나치게 영민하고 아름다운 유년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 , 자연과 이어져있는 순수한 생각들, 밤마다 잠들어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무한한 경이로움을 느끼는 그 달콤한 순간들을 사랑하지만, 그 배후에 전개되는 어른이기에 감당해야 하는 고달픈 삶을 느낄 때마다 가슴 속에서부터 차오르는 외로움과 고독은 어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만큼 아이를 키운다는 것과 부모로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벤에게서 그런 느낌을 공유하게 되었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이다. 부모로서의 감정은 아마도 같은 부모라면 매한가지 인가 보다. 벤은 아이들에게 요즘 부모들이 과잉보호하는 모습에서 그럴 필요가 전혀 없으며, 자식들이 부모가 되어서도 부모의 그늘에 두어서는 안된다고 한다.(나역시도 그런 생각을 해 왔기에 )  자식에게 높은 지능보다는 비전과 야망을 품은 정신력, 거절이나 실패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심리적 유연성등을 물려주어야 한다고 할 때, 부모로서 심히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특별한 나는 세월이 흐르면 점점 희미해져갈 필요불가결한 환상이다. 그 결과로 얻게 된 자기연민의 마지막 흔적조차 사라질 마흔 살 무렵이 되면 헛된 꿈에서 깨어나 우리의 어리석음과 죄 많음을 똑똑히 바라보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섹스

벤은 결혼 후 성적욕망을 아내에게 충족시키지 못하자  밤마다 인터넷 포르노에 중독되어가며, 자신의 욕망의 메커니즘에 대하여 생각하는데 현대의 결혼은 섹스, 사랑, 가족이라는 세가지 욕구를 조화시킬 수 있는 무대로 정의되었다고 한다. 이 중 어느 것에도 조화롭지 않은 순간 , 결혼생활은 헝클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사랑해서 결혼했음에도 어느 것 하나 충실할 수 없으며 세월이 흘러가며 진정으로 사랑해서 결혼하는 사람이 있을까 회의하는 모습에서는 왜 그렇게 공감이 가는 것일까.

 

엘로이즈 때문에 몹시 화가 났을 때는 그녀가 차에 치여 죽어버리면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십 분 뒤에는 엘로이즈가 없으면 죽을 것 같이 느껴졌다.

 

유난히 피곤한 날 이 책을 읽었다. 아이들은 빽빽대고 남편은 늘 공사가 다망하고 , 나는 집안일의 스트레스와 동시에 업무의 스트레스로 졸도할 지경이었다. 우린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린 정말 사랑했을까? 를 떠올린다. 알랭드 보통이 말하는 궁극의 결혼의 모습 - 사랑, 가족, 섹스-에 대해서 생각해 보건데, 나는 유명한  연예인들이 텔레비젼에 나와서 말하는 '저 행복해요' 라고 말하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믿지 않는다. 행복하다고 자랑하는 부부치고 이혼 안하는 부부 없으며, 경제면에서 클리어한 부부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결혼은 알랭 드 보통이 말한대로 자본주의 속 계급과 제도의 산물일지도 모른다. 언제나 외국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우리나라 성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때마다 성에 대한 자유로운 표현이나 인식이 부러울 때가 있다.(?) 그만큼  '성'(섹스)라는 욕망의 메커니즘이 지나치게 솔직한 나라의 작가가 말하는 성과 일반적으로 한국에서의 성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랭드 보통이 말하는 사랑과 결혼과 섹스에 대한 탐구에는 동지적 연대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결국 부부생활의 진리는 '우리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연습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가 있어야만 궁극의 결혼생활을 할 수 있다는 알랭드 보통의 이야기는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결혼탐구서와 같은 느낌이다.

 

지극히 평범한 삶이라는 엄청나게 어려운 과제를 그럭저럭 계속해나가는 단순한 일, 이것이 진짜 용기이며 영웅주의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2 2012.06.10. 신고 공감 15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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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고백을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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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먹을 수 없는 상태, 어떤 열병과도 같은 것 , 유일무이한 어떤 대상이 소중한 존재로 여겨질 때 우리는 사랑을 떠올린다. << 사랑의 기초 >> 한 남자 편은 아름다운 로맨스를 통해 완성되었다고 믿은 사랑의 귀결인 결혼을 소재로 연애를 하던 때와 사뭇 다른 결혼 생활의 단조로움을 토로한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하는 이와 함께 살면서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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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것도 먹을 수 없는 상태, 어떤 열병과도 같은 것 , 유일무이한 어떤 대상이 소중한 존재로 여겨질 때 우리는 사랑을 떠올린다. << 사랑의 기초 >> 한 남자 편은 아름다운 로맨스를 통해 완성되었다고 믿은 사랑의 귀결인 결혼을 소재로 연애를 하던 때와 사뭇 다른 결혼 생활의 단조로움을 토로한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하는 이와 함께 살면서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지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계급과 제도의 산물인 결혼으로 벤과 엘로이즈는 하객들 앞에서 서로의 욕구를 채워주는 부부로 공인되었지만 엘로이즈는 남편보다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아 부으며 지냈다.

 

 

    ‘그들은 사랑하면 정욕이 사라졌고, 정욕을 느끼면 사랑할 수 없었다.’

    는 정신분석하자 프로이트의 말대로 부부는 연애 때와는 달리 곁에 있어 소중한 대상임을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서로에게 무덤덤해져버렸는지도 모른다. 벤은 피상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는 결혼 생활의 고독을 쉽게 극복하기 힘들었고, 수면부족에 시달릴 때마다 그는 온라인 세계를 염탐하며 채워지지 않는 욕구를 달래 보지만 그것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았다. 온라인 세상에 빠져들수록 자애로운 아버지, 한 여자의 남편, 다정한 친구, 직장인으로서의 자기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들로부터 그를 떼어놓았다. 정신적 방황과 갈등을 겪으며 그는 누구에게도 말하기 힘든 내면에 비밀의 방을 하나 만들어 두고는 바람직한 인간 이미지에 부합하기 위해 스스로를 검열하며 자신을 달래어 왔다.

 

 

   예의바른 태도로 타인을 배려하도록 교육받아온 벤은 기존의 질서를 따르며 자기 역할에 충실한 삶을 바탕으로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는 일을 꿈꾸면서도 그의 내면에는 기존의 통념을 뒤엎으려는 생각이 끼어들어 쉽게 융화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깊은 사랑에 빠져 결혼에 이른 연인은 그 사람의 영혼과 접속할 준비가 되었을 때 결혼이라는 통과의례를 거침으로써 부부로 공인받으며 가정을 이루지만 아이들이 태어나고 나면 반려자에 대한 관심은 퇴색되어 진부함으로 치달을 때가 있다. 아이들 행복을 위해 유지되는 결혼생활에 묶여 헌신적인 사랑을 위해 진정한 인간이 될 권리를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벤과 엘로이즈가 구축한 세계는 행복한 부부의 모습에서는 조금씩 비껴가는 느낌이다. 아이들에게 다정하고 친근한 아빠로 다가서려는 노력을 아끼자 않는 벤은 무탈하게 자란 아이가 자신만의 인생을 살 수 있기를 바라며 아빠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로맨스와 에로스, 가족이라는 세 가지를 완벽하게 융화시킨 결혼 생활도 있겠지만 궁극적인 행복으로 추구하며 잇는 결혼생활은 신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보는 냉소주의자도 도처에는 흔하다. 부부의 고착화된 삶이 배태하는 역할을 벗어나 남편이 가사 일에 동참하고 육아를 병행함으로써 벤은 채워지지 않는 욕구가 늘어났지만 아내에게 이해와 공감을 얻어내는 일이 쉽지 않았다. 쉽사리 소유하여서는 안 될 대상과의 쾌락은 금단의 영역에 존재하는 그녀를 취함으로써 벤을 들뜨게 했고, 생물학적인 절박함으로 벤은 베키와 황홀한 시간을 보내지만 그녀를 소유하지 못하여 의기소침해졌음을 밝혔다. 결혼생활을 통해 특정한 사람에게만 실망하겠다는 맹세에 대한 배신으로 불리는 한순간의 외도나 바람을 떠올리며 벤은 자신의 모습을 마음에 비춰 본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일은 그 사람의 욕구에 극도로 예민해진다는 뜻임을 잘 알면서도 결혼이라는 제도로 공인받은 뒤로는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는 노력에 게을러져 상대에게 허무감과 고독감을 더하는 일은 용인하고 지나칠 일은 아니다. 벤은 엘로이즈와의 결혼 생활을 반추하며 채워지지 않는 욕구를 부당한 방법으로 채우지 않는 이유는 겸손함을 아는 남편, 자식들의 거울로 자리하는 아버지 역할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벤은 궁극적인 사랑으로 일상화된 결혼 생활이더라도 인간은 본질적으로 다른 누군가에게 전부가 될 수 없다는 진실을 일깨우며 다른 누군가를 총체적으로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살아가는 일이 절실함을 받아들였다. 우리가 부모의 약점을 낱낱이 알아차리고도 인내심을 잃어버리는 방향으로 발달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질서를 잡아놓은 것처럼 결혼 생활에 대한 환상을 하나씩 걷어내는 일부터 시작함으로써 진화해가는 부부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n*****9 2012.11.25. 신고 공감 14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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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자의 사랑, 삶에 대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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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을 읽다보면 거의 대부분 ‘그래서 왕자와 공주는 행복하게 오래 오래 살았습니다.’로 끝난다. 특히나 공주, 왕자, 또는 남자, 여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면 슬픈 이야기보다는 행복하게 살았다는 해피엔딩이 아무래도 더 마음에 와 닿곤 했다. 그래서 우리는 꿈 꿨는지 모른다. 결혼 = 사랑의 결실, 혹은 결혼 = 영원한 행복이라고... 하지만 결혼을 하고 제일 먼저 떠 오른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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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을 읽다보면 거의 대부분 ‘그래서 왕자와 공주는 행복하게 오래 오래 살았습니다.’로 끝난다. 특히나 공주, 왕자, 또는 남자, 여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면 슬픈 이야기보다는 행복하게 살았다는 해피엔딩이 아무래도 더 마음에 와 닿곤 했다. 그래서 우리는 꿈 꿨는지 모른다. 결혼 = 사랑의 결실, 혹은 결혼 = 영원한 행복이라고... 하지만 결혼을 하고 제일 먼저 떠 오른 생각은 결혼 = 영원한 행복(×) 결혼 = 또 다른 전쟁(○) 이 등식이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혼이란 현실은 결혼 밖에서 보는 것과 180도 완전히 다르다. 결혼한 친구들의 이야기는 그냥 이야기 일 뿐. 현실은 사람마다 모두 다른 모습으로,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어진다. 이럴 줄(?) 알았다면... 결혼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결혼은 현실이란 친구들의 이야기도 결국 나에게 현실이 되지 않았기에 흘려들었고, 결혼을 하고 나서는 이래서 현실이라고 하는 구나 하는 고개 끄덕임의 연속이 된다.

 

여기 책 한권을 만났다. 사랑해서 결혼한 그들, 그 남자의 이야기. 결혼한 중년의 여자 입장이 아닌 남자 입장 이라는 게 많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알고 싶지만, 알긴 쉽지 않고, 말하고 대화하고 싶으나 쑥스러워 눈 마주치기도 쉽지 않은 중년 부부의 속마음. 여자의 입장이란 내 자신을 그대로 대입하면 되지만 남자의 마음은 사실 알 길이 없었는데... 물론 이 책에 남와 있는 이 남자가 모든 중년 남자를 대표하거나, 대변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이렇게 생각하며 사는 중년 남자가 우리 주변에 있구나 하는 생각으로 읽게 된다면 좋을 것 같다.

 

남자 주인공 벤은 결혼해서 런던 북부에 살고 여섯 살, 네 살배기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아내 엘로이즈에게 때때로 깊은 애정을 느끼지만, 아직도 사랑의 진앙은 처음 만났던 그 순간에 머물러 있다. 엘로이지를 만나기전 몇몇의 사랑을 만나고 헤어졌으며 지금의 아내를 만나 평범한(?) 결혼 생활을 유지 하고 있다. 그런 결혼 생활 속에서 그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이야기 한다. 사랑의 본질, 감정과 이성, 가정의 필요성, 아이들, 그리고 사랑, 외도를 바라보는 벤의 시선, 결혼이라는 제도 등.... 바삐 움직이는 생활 속에서 잊고 지낼 법 한 생활 속 감정들이 중년 남자 벤의 시선으로 잔잔하게 그려진다.

 

그 중 벤이 생각하는 부모 되기에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부모 되기’란 겉보기엔 전혀 대수롭지 않은 일들, 가령 학교 숙제를 도와주거나 아이가 만든 레고 공항을 칭찬해주고 있는 순간에도 마천루의 기초를 다지는 작업만큼이나 까다롭고 고된 작업을 매일 수행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74) 아이들을 키우면서 단순 반복(?)되는 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곤 한다. 하지만 그 단순한 일이 마천루의 기초를 다지는 작업만큼 까다롭고 오래 반복해야 한다는 말에서 공감이 갔다. 또한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모든 소통에는 어떤 함의가 있으며, 만일 그것이 부정적이라면 비난과 원망이 잇따를 수 있다. 따라서 결혼이란 대단히 주의해서 다루어야 하는 무엇이다. (153) 라고 이야기 하듯 결혼은 지키고 이루기가 더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누구나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고 바란다. 내가 선택한 사랑이 어떤 후회도 없기를 꿈꾼다. 하지만 결혼이란 일방적으로 한 사람이 노력하고 이끈다고 일정하게 굴러가는 바퀴가 아니다.

 

벤 역시도 원한다. 극적인 운명. 지금 자신이 가진 것을 지켜내는 것, 온전한 정신 상태와 생활할 수 있는 경제력을 유지하고 결혼생활에서 살아남고, 아이들이 잘 되는 것. 이런 평범한(?)한 일들이, 이런 계획들이 영웅이 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그는 알게 된다.

 

지극히 평범한 삶이라는 엄청나게 어려운 과제를 그럭저럭 계속해나가는 단순한 일. 이것이 진짜 용기이며 영웅주의다. (165)

 

한때 대단한 뭔가를, 남들과는 다른 빛나는 인생을 살고 싶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이 만큼 나이를 먹고,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면서 평범한 삶을 산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 하루 삼시세끼를 먹고 아이들과 이야기하고 혹은 아이들과 전쟁을 치르고, 남편과 즐거운 한때를 맞이하고, 내 주변의 사람들을 살피고 사랑하는 일. 이런 일들도 역시...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 즐겁게 해 보게 된다..



YES마니아 : 로얄 k*****3 2012.06.25. 신고 공감 8 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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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솔직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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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랑의 기초』 세트 중에 알랭 드 보통이 맡은 남자가 말하는 사랑에 관한 내용으로 정이현의 [연인들]이 현재 우리나라 20~30대의 젊은이들의 사랑을 담담하게 그려냈다면 이 이야기는 지구 반 바퀴를 돌아야 도착하는 영국의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알랭 드 보통은 불꽃같은 사랑의 결실로 결혼에 성공한  한 남자의 그 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그려내고 있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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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랑의 기초』 세트 중에 알랭 드 보통이 맡은 남자가 말하는 사랑에 관한 내용으로 정이현의 [연인들]이 현재 우리나라 20~30대의 젊은이들의 사랑을 담담하게 그려냈다면 이 이야기는 지구 반 바퀴를 돌아야 도착하는 영국의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알랭 드 보통은 불꽃같은 사랑의 결실로 결혼에 성공한  한 남자의 그 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그려내고 있다. 


19세의 벤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에게 말도 못 붙일 만큼 소극적인 남자였다. 그러나 그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자연스럽게 두 명의 여자와의 만남을 거쳐 현재의 아내인 엘로이즈와 결혼을 하고 지금은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벤은 자신이 가족을 사랑하고 있다고 믿는 만큼 가족에게 애정을 보이려고 하지만 그 일이 말 만큼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닫는다. 그는 궁극의 결혼이란 로맨스와 에로스와 가족이 삼위일체 되는 행위로 그 후에는 더할 수 없는 안정과 행복을 얻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일상은 그렇지가 못하다.


벤은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늘 자신이 하는 일이 남들처럼 안정적이지 못한 데에 대해 자괴감을 느낀다. 자신이 사회적으로 실패하게 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지만 그것은 누구에게도 내보일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어려운 때일수록 아내만이 자신을 위로해줄 거라는 믿음은 점점 강해져가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벤이 결혼을 하게 된 이유가 되기도 한다. 벤은 하루 종일 업무에 시달리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에 가장 감미로운 공상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집에 돌아가면 자신이 밖에서 받은 모든 수모와 스트레스를 풀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다. 그러나 막상 집에 들어가면 현실은 언제나 뒤죽박죽인 채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풍경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담담하게 살아가는 한 남자의 모습을 가장 솔직하게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 결코 집에서는 보이고 싶지 않은 남자들의 불안이나 무기력한 마음이 여자인 내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무거워 보였다. 벤은 언제나 마찬가지로 출근을 하고 일을 하고 평온한 얼굴로 집에 돌아오지만 그가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혹은 집에 돌아와서도 가정을 지키기 위한 그의 노력은 사투에 가깝고 가장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은 늘 벤의 몸을 짓누르고 있어서 보기에 안타까웠다.


남자들은 표현을 잘 하지 않으니 웃으면 기분이 좋은가보다, 입을 다물고 있으면 기분이 나쁜가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렇게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자신의 능력에 대해 의기소침하고 주변의 성공한 사람들에 대해 열등감을 느끼고 있는 것을 보니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그 짐을 조금은 덜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귀가 길에 벤이 상상했던 소박한 즐거움-따뜻한 우유한 잔에 따뜻한 물을 받아서 발을 담그고 있으면 아내가 두 팔을 껴안으며 모든 걸 이해한다는 미소를 짓는 거-은 집에 도착하는 즉시 유리처럼 깨진다는 사실이 우리의 일상과 너무 잘 맞아떨어지는 내용이어서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남편이 원하는 것은 겨우 혼자만이 가질 수 있는 조용한 공간, 따뜻한 목욕물, 이 정도인데 남편이 돌아오기만 하면 가정에서 일어난 일들을 해결하라고 다그쳤던 사실이 미안해지는 부분이었다. 이렇게 굳이 남자들이 표현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남자의 입장을 솔직하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벤은 지친 일상을 핑계로 베키와의 외도를 마다하지 않았으면서 그 후에는 아내를 볼 때마다 미안함을 느끼며 결혼제도에 대한 오래 고민한다. 그리고 벤은 일상의 평온함이 지켜지고 있을 때는 몰랐던 것. 평범한 삶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남다른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동화 속에는 늘 “왕자와 공주는 결혼을 하고 잘 살았습니다”로 끝이 난다. 그래서 결혼 생활에 대해서는 그 환상의 여운만 남아있다. 그러나 막상 결혼을 하고나면 그것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제야 알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제목처럼 한 남자의 이야기다. 남자로 산다는 것. 남자들은 언제까지나 소년의 모습이 있다. 그것은 나이와는 상관없는 것이다. 남자는 어머니와 아내, 딸로 이어지는 여자들에게 늘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소년이다. 이런 이야기를 솔직하게 잘 표현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내용이 조금은 딱딱하게 전개되어서 내용 속에 푹 빠져들게 하지는 않는다. 자전적 소설이라는 알랭 드 보통의 이 소설은 우리가 알듯말듯했던 남자의 속성에 대해 조금 더 알려준 책이라고 생각한다.


t******e 2012.07.12. 신고 공감 7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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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초 [한 남자] / 알랭 드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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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결실, 연애의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는 결혼(結婚).. 결혼을 결심했을때 나는 어떤 심정이었었던가 ...갑자기, 문득 궁금해졌다. 일단 독신주의자는 아니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고 오랜 교제를 하면서 어차피 헤어질 것이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결혼을 하는 것이순서라는 생각.. 기절할 것 같이 황홀하고 감동적인 그런 이벤트로 청혼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이 사람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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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결실, 연애의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는 결혼(結婚)..

결혼을 결심했을때 나는 어떤 심정이었었던가 ...갑자기, 문득 궁금해졌다.

일단 독신주의자는 아니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고 오랜 교제를 하면서 어차피 헤어질 것이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결혼을 하는 것이순서라는 생각..

기절할 것 같이 황홀하고 감동적인 그런 이벤트로 청혼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이 사람이 내 사람이려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고 이 사람외의 다른 사람과의 인연은 상상할 수가 없었던....

동갑내기 연애결혼이 그렇듯 부모님께서 아주 흔쾌히 쌍수 들고 찬성하시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절대 그 결혼을 안 돼 하면서 머리에 수건 질끈 동여매고 돌아눕는 일은 없었고

그렇게 어찌보면 예정된 항로로 서서히 나아가는 배처럼... 그렇게

교재 7년후에 난 결혼이라는 것을 했다..

 

 

 

     결혼은 연애와는 많이 달랐다.

     오랜 교제기간을 갖었지만 결혼 초 서로 다른 점이 눈에 보이고 그게

     나에게는 부당, 불편으로 다가올 때 자주 다툼이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이 틀림(wrong)이 아니라 다름 (difference)라는 것을 알게 되고

     서로를 인정해주기까지 또 많은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연애하는 기간에는 서로에게 촛점을 맞추고 그 감정에 충실하면 크게

     문제가 없었던 것 같은데

 결혼은 그로 인해 생기는 많은 관계과 또 책임 그리고 생활이라는 것이 동반되는 아주 복잡한 의식이라는 생각을 살면서 하게 된다.

 

알랭 드 보통의 <한 남자>는 결혼해서 현재 런던 북부 근교에 빨간 벽돌로 된 빅토리아풍의 주택가에서 여섯살,네살배기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벤과 엘로이즈 부부의 이야기.. 그 중 벤의 이야기이다.

소설이라고 하기 보다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그리고 가장으로서의 한 남자의  얘기를 하고 있다.

맘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입으로 표현할 수 없었던

그렇게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혹시 나만 이런 거 아니야 하면 감추고 있었던

남편들도 나처럼 저런 생각을 하고 있단 말이지 하면서 동지감을 느낄 수 있는

뜨끔 , 후련 한 이야기들이다

간혹 지금의 이 생활을 깨뜨리고 싶지는 않지만 약깐의 짜릿한 일탈을 꿈꾸게 되고

또 그런 생각이나 행동에 땅을 치고 후회하는 모습..

아내, 남편, 아이들 그들과의 관계가 때로는 거추장스러워 모든 끈을 끊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지만 막상 그들이 없는 삶을 생각하면 더욱 끔직함으로 몸서리를 치게 되는 모습..

 

사랑을 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 듯 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주위의 모든 것은 암전상태가 된 듯 오로지 그 사람밖에 보이지 않았던 그 시절의 사랑하는 방법과 결혼 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그 사랑을 지켜나가는 방법은 또 다른 것일 것이다.

그래서 사랑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는 것 같다.

항상 그 빛깔로 있어야하는 그 무엇인가만을 기대하는 것 보다

배우자로서 엄마로서 아빠로서 그리고 자식으로서 해야하는 사랑의 방법을 조금씩 달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해도 후회하고 하지 않아도 후회하는 일이라는 결혼

해보지 않고는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하는 결혼 생활..

결혼후에 오는 많은 것들에 대해 사실 신중하게 고민하지 않고 그저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결혼이라는 것안에는 그 자체가 주는 안락함. 따뜻함. 행복함이 존재한다

반면  씁쓸함, 고달픔, 무미건조함이라고 하는 것도 분명 존재 한다.

다만 그것이 녹아있는 농도를 옅게 하고 그 안에서 기쁨을 찾아내는 것,,

그것은 각자의 몫이라는  작가의 말에 공감한다...

 

 

 

 이 소설은 '오래된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초초의 행복감이 자취를 감춘 뒤에 내가 그토록 매혹되었던 낭만적 사랑의 시기가 지나고 나면 사랑에  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낡은 사랑의 초상이 독자들에겐 암울하게 비쳐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작가인 나는 이것이 진지하고 성숙한 ,조심스럽지만 보다 희망적인 답이 되길 바랄 뿐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YES마니아 : 플래티넘 n******m 2012.06.11. 신고 공감 7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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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낭만주의 시대 안에서 사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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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한 세상을 로맨티스트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단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하나는 세상과의 다양한 교감을 약간은 편광된 필터를 통해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모두를 받아들이다보면 간혹 너무 거친 알갱이들이 많아 로맨티스트로서의 감각이 마모되어 무뎌질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선별적으로 받아들인 교감을 자신만의 앰프(AMP,Amplifier)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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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한 세상을 로맨티스트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단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하나는 세상과의 다양한 교감을 약간은 편광된 필터를 통해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모두를 받아들이다보면 간혹 너무 거친 알갱이들이 많아 로맨티스트로서의 감각이 마모되어 무뎌질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선별적으로 받아들인 교감을 자신만의 앰프(AMP,Amplifier)를 통해 일부는 증폭시키고 일부는 약간의 변조(Modulation)의 과정을 거치게 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서 세 번째인 각각의 교감을 자신만의 궤변에 믿음을 더해 엮어내는 작업이 수월하고 더 그럴 듯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맨티스트는 피곤하다. 자신의 삶과 감정, 행동에 일일히 의미와 정당성을 부여하는데, 남들보다 손이 훨씬 더 많이가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종종 로맨티스트로의 삶을 살아가는데 투자해야 하는 노력에 비해 큰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거나, 스스로가 로맨티스트로서 쌓아간 위태로운 모습을 한 삶의 탑 중심이 흔들려, 기초 설계부터 문제가 있다고 진단이 이루어지는 많은 경우, 어느 날 갑자기 로맨티스트로의 삶을 훌훌 털어버리는 사람들의 경우를 접하게 된다. 세상은 그들을 아저씨 또는 아줌마라 부른다.

 

사랑에 눈뜨기 시작한 나이부터 늘 지금까지도 궁금한 것이 하나 있어왔다. 세상은 개개의 구성원들이 사회 속에서 꼭 필요한 존재로 살게 하기 위해 어린시절부터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 어설프지만 세상에 대해 인식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 작업을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도와 왔다. 그런데, 어쩌면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이유이며 에너지원, 즉 원인이기도 한 사랑에 대해선 가르침은 커녕 어떤 힌트도 주지 않는다는 것이 그것이다. 인생의 품질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게 바로 사랑인데도 말이다.

 

그것이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고, 사회가 다른 교육 프로그램들과 마찬가지로 획일적 잣대를 드리워 사랑의 시작과 유지, 결말에 대한 정답을 내 놓을 경우 결국 사랑에도 서열화가 이루어지는 더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런 밑그림 없이 백지위에 그려나간 많은 사랑의 그림이 결국 다시 그리기엔 너무 많이 진도가 나간 상태에서야 '아뿔사..'라는 감탄사를 호출하는 현실 역시 결코 바람직하다고는 보기 힘들지 싶다. 어짜피 한 번 뿐인 인생인데..

 

이 말이 사랑의 대상을 잘 못 선택한 것에 대한 푸념으로 해석되어서는 곤란하다. 누구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할 즈음엔 다른 대안들에 비해 약간이거나 월등하거나 탁월한 선택을 한 것이니, 그 대상이 달라졌다 한들, 그 흔들림이 안정될 리는 만무하니까. 어짜피 내가 흔들리면 내 눈에 비치는 대상이 무엇이건, 누구이건 다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게 마련이다. 사랑의 문제도 그렇다. 이를테면 대상의 문제가 아닌 방법(Solution)의 문제인 것이다.

 

방법론에서 가장 흔히 하는 패착은 상대를 사랑하려는 노력보다, 스스로가 사랑받는 존재가 되기 위해 더 노력을 기울이는데서 온다. 스스로의 그런 노력에 못미치는 상대상의 사랑에 대해 실망하면서 관계는 흔들리고, 그런 실망이 만들어내는 불만이 벗겨낸 자신의 가면에 상대방이 흠칫- 하면서 관계는 깨어지는 것이다. 소중한 존재로 다루어지길 원한다면, 먼저 상대 역시 그런 바램을 가지고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깨닫고 상대의 그런 소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게 사랑을 통해 발전하고 행복을 향해 나아가는 올바른 사랑법이다.

 

가끔은 어떤 사람이 하는 사랑이 비단 둘 사이의 관계를 넘어 그 사람의 삶 전반을 지배해간다는 생각도 든다.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충분히 사랑받지 못하면, 즉 가까운 이들에게 소중한 존재로 다루어지지 못하면 그는 다른 부분을 통해 이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사회 속에서 존경받고 중요한 존재로 대접받기를 열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열망은 대체로 허무하며 그래서 이들 역시 대체로 불행하다. 사회의 평가는 의외로 즉흥적이며 냉정하고, 또 이기적이기 때문에 열열한 지지라는건 애초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존재하지도 않는 것에 대해 열망을 품은 셈이고 이는 그를 연인이나 배우자에 이어 또 다시 불행을 덧칠하는 결과만을 초래한다.

 

낭만주의는 거짓된 마음이 가진 위험을 경고했지만, 어쩌면 스스로의 마음과 행동을 일치시키려는 것 만큼이나 위험한 일이 없다고 이 책은 경고한다. 분별없는 감정에 솔직해진다는 건 스스로가 가진 삶의 정체성을 비윤리적 욕망이나 의미없는 짜증, 이유없는 허무나 지나치게 무책임한 흥분에 맏겨버리는 셈이니까. 어른으로 사랑하며 산다는 것은 통제되지 않는 감정의 좌충우돌 속에서도 행동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함을 의미한다. 가끔은 행동과 감정의 현격한 괴리를 감내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것이 분별이고 그것이 성숙한 삶이다.

 

이 소설에서 벤이 보여준 선택은 비록 허무하기는 하지만, 상당히 희망적이다. 그는 스스로의 감정을 비교적 솔직히 직면하면서도 감정에 모든 걸 맏기지 않는 성숙함을 보여준다. 대개의 많은 중년의 인생이 아마도 그러할 테지만, 그 중 많은 경우는 그 안에서 희망의 메세지를 찾아서라기 보다는 일종의 업(業, Karma)이나 천형(天刑, Devine Punishment)이라 생각하고 체념과 순종의 자세로 그 허무를 받아들인다. 그런 삶에 누적되어 쌓이는 건 결국 '자기연민' 뿐이다. 어른의 사랑은 아이일 때 자신이 어떻게 사랑받았는지를 추억하고 갈망하는 게 아니라, 부모가 우리를 사랑하기 위해 무엇을 희생했는지 상상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 성숙한 사랑의 기초, 즉 바탕은 주체와 대상의 재정립이다.



p***i 2012.07.19. 신고 공감 6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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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사랑'에 대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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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많이 읽었던 동화의 결말은 대부분 이렇게 끝난다.   "그래서 공주와 왕자는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 한 문장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결혼을 해 본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일테다.   이 소설은 열정적인 사랑이 결혼으로 이어지고 난 후의 이야기다.  함께 있으면 마냥 즐겁고 행복해서 결혼 했지만, 오래도록 행복할 거라는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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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많이 읽었던 동화의 결말은 대부분 이렇게 끝난다.

 

"그래서 공주와 왕자는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한 문장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결혼을 해 본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일테다.

 

이 소설은 열정적인 사랑이 결혼으로 이어지고 난 후의 이야기다. 

함께 있으면 마냥 즐겁고 행복해서 결혼 했지만, 오래도록 행복할 거라는 그들기대가 어떻게 현실로 실현되는지... 낭만적인 '연인' 관계가 끝나고, 그 후 시작된 '부부'의 모습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소설의 카테고리를 하고 있지만, 결혼과 오래된 관계에 대한 에세이다.

 

정이현의 '사랑의 기초'가 결혼의 연인들 이야기면, 알랭드 보통의 '사랑의 기초'에는 결혼후의 의 이야기다. 낭만적인 사랑이 결혼이라는 결실로 엮어지고, 서로가 서로에게 평생 충실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서약이 어떻게 현실과 접목되어서 변질(!)되어 가는지가 현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그래서 시종일관 씁쓸하다. 결혼한 내 입장에서 수긍이 가고, 바로 우리 부부의 이야기 이기도 하니까. 남편의 머리속에도 어쩌면 같은 생각이 들어있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처음엔 열정적이었다가 점차 시드는 게 사랑의 속성이기도 하고,

또 결혼을 통해 상대방을 "내꺼!" 로 소유했다는 안도감이 서로에 대한 긴장과 설레임을 빼앗아 버려 사랑에 대한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결혼이라는 제도의 단점일 수도 있겠다. 아니 사랑이 일상과 맞닥뜨렸을 때의 얘기다. 일상을 살아가는 데는 '사랑' 말고도 다른 이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의무', '책임', '희생' 그런 것들도 덩달아 따라온다.

 

언젠가 책에서 읽었는데, 행복과 불행의 수치가 어느 것이 높으냐에 따라, 행/불행이 결정지어진다고 한다. 숫자는 잘 기억 나지 않지만, 아주 근소한 차이라도 행복이 조금 더 우세하면...

"아~ 행복해!"

"그럭저럭 괜찮은 인생이야!" 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든다는 거였다.

 

결혼 전과 결혼 후를 비교해 봤을 때 어느 역할이 더 우세한지에 따라서 행/불행이 결정이 된다.

 

기쁨, 즐거움, 만족  VS  의무, 책임, 희생

 

결혼 초기에는 상대방이 품고 있는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책임과 의무로 나 자신의 즐거움을 양보한다. 그러나 중반 이후로 접어들면, 더 이상 양보하기가 싫어진다. 상대방이 좀 더 많이 의무를 이행했으면 바라게 된다.

 

기쁨과 즐거움은 줄어드는 반면 의무와 책임은 점차 커지기 때문에, 오른쪽(의무, 책임, 희생)에 깃발을 더 많게 한다.  그래서 부부보다는 결혼전의 연인일 때가 더 행복한가 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조금 안도가 되는 것은 이 점이 대부분의 커플에 해당된다는 점이다. ㅠㅠ



s***r 2012.10.12. 신고 공감 3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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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초_한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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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통해서 그에 대한 이야기는 간간이 보았다. 도서관의 신착도서 코너를 구경하다 집어든 책이었는데 쉬이 읽혔다. 주로 출퇴근 길에 나를 심심하지 않게 해주었다. 정이현 작가와 같은 주제로 소설을 썼다는 기사를 접했었다.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서 알랭 드 보통의  서재를 구경하다가 '자기만의 방'을 추천한 걸 보고 올초에 버지니아 울프도 만났다. 그녀의 메시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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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통해서 그에 대한 이야기는 간간이 보았다. 도서관의 신착도서 코너를 구경하다 집어든 책이었는데 쉬이 읽혔다. 주로 출퇴근 길에 나를 심심하지 않게 해주었다. 정이현 작가와 같은 주제로 소설을 썼다는 기사를 접했었다.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서 알랭 드 보통의  서재를 구경하다가 '자기만의 방'을 추천한 걸 보고 올초에 버지니아 울프도 만났다. 그녀의 메시지는 알겠는데, 그녀가 비평한 여성작가의 책들을 하나도 읽은게 없어서 그녀가 비판한 내용을 깊이있게 공감하지는 못했다.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처음으로 접했다. 이 책은 결혼한 남자가 느끼는 일상을 재미있으면서 분석적으로 그려냈다. 나의 궁금증을 해소한 측면도 있지만 공감을 사는 장면도 많았다. 앞으로 그의 책을 계속 읽을거 같은 예감이 든다.

y******y 2013.07.04.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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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초- 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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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현과 공동작업 한 알랭 드 보통의 『사랑의 기초-한 남자』를 읽고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랭 드 보통이 작가 대담에서 언급했듯이 ‘결혼의 곤란한 점은, 해보지 않고서는 결코 알 수도 느낄 수도 경험할 수도 없는 것들 투성’이기 때문이다. 20대이거나 30대라 해도 아직 미혼인 경우엔 아마도 이 소설을 적극적으로 공감하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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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이현과 공동작업 한 알랭 드 보통의 『사랑의 기초-한 남자』를 읽고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랭 드 보통이 작가 대담에서 언급했듯이 ‘결혼의 곤란한 점은, 해보지 않고서는 결코 알 수도 느낄 수도 경험할 수도 없는 것들 투성’이기 때문이다. 20대이거나 30대라 해도 아직 미혼인 경우엔 아마도 이 소설을 적극적으로 공감하기 어려울 것 같다. 또 알랭 드 보통이 얼마만큼 결혼 생활에 대한 리얼리티가 충만한 소설을 썼는지 깨닫기도 어려울 테고.


“이 소설은 ‘오래된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최초의 행복감이 자취를 감춘 뒤에, 내가 그토록 매혹되었던 낭만적 사랑의 시기가 지나고 나면, 사랑에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낡은 사랑의 초상이 독자들에겐 암울하게 비쳐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작가인 나는 이것이 진지하고 성숙한, 조심스럽지만 보다 희망적인 답이 되길 바랄 뿐이다. ” - 작가의 말에서.


결혼 전에는 ‘결혼은 현실이란’ 얘기를 참 많이도 들었다. 그러나 막상 결혼을 하고 7년을 보내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그 말이 무얼 의미하는지 절실히 공감한다. 결혼 할 때만 해도 서로 사랑하는 우리 둘이 그저 행복하게 알콩달콩 살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서로 다른 가풍 속에서, 다른 환경에서, 다른 성격으로, 다른 방식으로 양육 되 온 두 사람이 만나 한 가정을 이루고 성인으로써 독립을 하고, 둘의 아이를 키우는 일은 생각보다 낭만적이지 않았다. 그건 정말 현실이었다. 한 번도 연습 해보지 않은 남편, 아내 노릇, 자식 노릇, 부모 노릇을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고, 쉽게 보였던 부모님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분들이란 것을 내 자식을 키우며 깨닫게 되었다.


알랭 드 보통은 『사랑의 기초-한 남자』를 통해 기혼자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이런 어려움을 현실적이면서도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기존에 출간되었던 우리 소설에 나타나는 ‘부부’의 모습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고 세부적인 감정 표현이 잘 묘사되어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정이현은 ‘첫 독자의 말’에서 이 소설을 두고 “판도라의 상자다. 최초의 독자로서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낭만적 사랑의 영속성을 굳게 믿는다면, 그 꿈에서 영원히 깨고 싶지 않다면, 이 소설의 첫 페이지를 열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진실을 알고 싶다면? 말할 것도 없다. 이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하면 된다.”고 말했다. 나는 이 말에 이백프로 공감한다.

그러나 낭만적 사랑의 영속성을 굳게 믿는 연인들이 이 책을 읽는다 해도 큰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어차피 그들 눈에는 이 책이 비현실적으로 보일 테니까. 우리 커플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테니까.


“사랑은 간절한 바람, 아무것도 먹을 수 없는 상태, 어떤 열병과도 같은 것, 끊임없는 성적 판타지,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유일무이하게 타당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느낌을 뜻했다.”

소설은 이런 사랑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왜 결혼이 현실이라는지, 기혼자로써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만큼 현실적으로 그려져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다. 그런 과정을 겪어온 터였기 때문에 더 재밌게 읽었던 것 같다. 그런데 문득 섬뜩해졌다. 시공간을 달리하며 살아온 그와 내가 같은 경험담을 쏟아 낼 수 있을 만큼 결혼으로 인한 관심사와 고민거리가 세계 공통이라는 사실에..

이 순간에도 지구촌에는 서로의 영원을 맹세하며 결혼하는 커플들과 결혼 후 세금을 내야하고, 집 장만을 해야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고 교육시키고, 가정이 파괴되지 않도록  경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고민에 휩싸인 부부들이 먹고 자고 일할 것이다.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랑의 에로틱함과 낭만성이 어떻게 깨어지는지 확인하려면 〈부부침대〉를 읽어보면 된다. 연인일 때는 서로를 탐하기 위해 끊임없이 눈치를 본다. 결혼 후라면 그런 눈치 따위는 보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반복되는 일상과 육아에 지친 나머지 부부 둘 중 하나는 항상 먼저 곯아떨어질 테니까. 낭만은 사라지고 어느 순간부터 각자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숙면을 취하기 시작한다. 땀띠 날 만큼 끌어안지도, 팔베개를 하지도 않는다. 부부 침대에서 일어나는 일은 내일의 전투를 위해 에너지를 생성하는 일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부부들은 평생 견고하게 애정을 쌓아가며 산다. 이미 좋은 한 팀이 되었기 때문이다. 팀원으로써 각자 해야 할 일들을 충실히 수행하고 미래를 계획한다.

그게 우리들의 부모이고, 결혼이라는 제도의 실상이다.


벤은 극적인 운명을 원했다. 그런데 이미 그런 운명을 가졌음을 이제 깨달았다. 이 모든 것을 잘 지켜내는 것, 온전한 정신 상태와 생활할 수 있는 경제력을 유지하고, 결혼생활에서 살아남고, 아이들이 잘 되는 것. 이런 계획들은 노르웨이 시인의 서사시만큼이나 영웅이 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한때 그는 용기를 다르게 상상했다. 어렸을 적 그는 용을 잡고 사막을 가로지르는 행군을 그렸었다. 지금 그는 새로운 그림을 가졌다. 진정한 용기는 불안에 시달린다고 쉽사리 파괴되지 않는 것이다. 상대의 약한 모습에 좌절하여 상처주지 않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을 자신과 똑같이 상처받은 사람들로 보는 것이다. 자신과 같은 죄에 오염되었다고 아이를 비난하지 않는 것이다. 미치거나 자살하지 않는 것이다.

지극히 평범한 삶이라는 엄청나게 어려운 과제를 그럭저럭 계속해나가는 단순한 일. 이것이 진짜 용기이며 영웅주의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알랭 드 보통이 생각보다 더 영민하고 섬세한 작가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류의 내용은 자칫 잘못하면 사회 고발적이 되거나 신파조로 흐르기 쉬운데 빙판위에서 넘어지지 않고 화려한 동작을 선보이는 피겨스케이팅 선수처럼 능숙하고도 명쾌하게 소설을 시작하고 끝맺었기 때문이다. 작가 대담에서 그는 ‘이런 어려움을 무릎 쓰고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부부들을 위한 책, 동지적 연대감을 나눌 수 있는 이야기를 써 보고 싶었다.’고 말했는데 그의 집필 의도가 선명히 드러난 소설이다.  

아이를 키우며 오늘도 직장에서 집안에서 고군분투 하는 모든 부부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YES마니아 : 로얄 h******6 2013.04.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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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초 한 남자 -알랭 드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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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으로 이루어진 사랑의 기초를 사놓고 우연인지 정이현씨 부분부터 읽었는데 특별한 의심없이 이 두권은 당연히 연결되어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정이현씨의 내용에서 특별히 여성편향적인 시각에서 쓰여졌다고 느꼈던 부분이 없긴 했던 것 같다. 하여간 이 알랭 드 보통의 사랑의 기초 (부제는 한남자)라는 책은 앞서 말한 책과는 내용적으로는 전혀 상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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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으로 이루어진 사랑의 기초를 사놓고 우연인지 정이현씨 부분부터 읽었는데 특별한 의심없이 이 두권은 당연히 연결되어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정이현씨의 내용에서 특별히 여성편향적인 시각에서 쓰여졌다고 느꼈던 부분이 없긴 했던 것 같다. 하여간 이 알랭 드 보통의 사랑의 기초 (부제는 한남자)라는 책은 앞서 말한 책과는 내용적으로는 전혀 상관이 없었던 책이었다.

 

책의 서두에서 저자는 경고한다. 결혼생활의 낭만을 지키고 싶다면 이 책을 여기서 덮으라고. 나야 그럴 결혼생활이 없으니 계속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 않아서인지 이 책은 상대적으로 파트너 작품보다는 재미가 없었다. 그냥 한남자가 부인과의 성생활에 대해 고민하고 아이들을 귀찮아 하면서도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또 우연히 찾아온 외도의 기회를 차버리지 않고 즐긴 후 다시 또 자신의 생활로 후다닥 돌아오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였다. 물론 그러한 와중에 철학적으로 고민하는 흔적이 여기저기 넘쳐흐르기는 한다. 나야 심각하게 곱씹어가며 읽어나가지는 않았지만.

 

냉소적인 표현도 종종 등장한다. 정확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배우자란 서로 토닥이며 의지가 되고 어쩌고저쩌고 웃고 즐기는 그런 상대가 아니라 만약 나중에 내가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후회할 대상이 생긴다면 그게 바로 배우자일 것이다라는 식으로 말이다. 오히려 책 뒷편에 실린 두 작가의 서면 대담을 옮겨놓은 부분이 의외로 흥미로웠는데 각자의 작품에 대해 서로의 해석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로서는 이 둘이 이런 내용의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하더라는. 작품을 해석하는 시각과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에서 부러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글에서는 서신(이메일이겠지?)으로 주고받은 내용을 연속으로 게재하고 있어 마치 대화같은 느낌을 주고 있긴 하지만 과연 실제 오프라인에서도 이분들은 다른 사람들과 이런 대화를 스스럼없이 나눌 수 있을까하는 뜬금없는 궁금증이 들더라는.



b******o 2012.08.12. 신고 공감 1 댓글 0